패시브로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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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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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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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DUMMY

“베스씨? 아프잖아. 쉬어야지.”

“갈라실로 이동하면서도 요리 다했는걸요. 요리는 실컷 해요.”

“음.”

핸서는 서둘러 덧붙였다.

“베스 형은 요리 좋아해서 항상 식사 당번을 했어요. 드셔보셨잖아요. 맛있지 않았어요?”

“맛있었지. 요리 잘하더라.”

“한 달에 1골드만 주세요.”

1골드?

공짜나 다름없는 비용에 일하겠다?

로건은 이해했다.

자신과 함께 있는 동안은 식비가 공짜니까.

“채용할게. 그럼 지금 바로 가서 얘기해. 준비할 거 있으면 미리 챙겨두라고.”

핸서는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그건 계약 위반인데요. 저는 내일 아침까지 로건님 곁에 있어야죠.”

“의뢰인이 괜찮다는데 무슨 위반이야? 내일 아침에 군터씨와 같이 오라고 해.”

“그, 그럼······.”

평소의 핸서라면 근무 시간을 다 채웠을 것이다.

그러나 로건의 마음이 바뀔까 싶어서 얼른 갈라실 영지로 떠났다.


로건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1일 1교대.

군터는 내일 아침에 온다.

이틀에 한 번씩 군터에게 검술을 배우고, 군터가 오지 않는 날에는 마법을 공부한다.

중간중간 남는 시간에는 마법 공부, 명상.

일단 마법 횟수를 늘려야 하기에 당장에는 마나를 늘리는 명상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마을 주위도 살펴볼 생각이었다.

‘아직도 상식이 부족해.’

로건 레스터의 기억이 있어서 최소 기본은 알았다.

그러나 에반의 아들은 수도의 저택에서 보호받으며 살았던 터라 한계가 있었다.

틈틈이 이 용병들과의 대화도 필요하리라.

어쩌면 경호보다 더 필요한 일이었다.

‘오늘은 이쯤 하자. 나름대로 바빴어.’

그는 일찌감치 명상에 들어갔다.

하루하루.

차곡차곡 마나가 쌓이는 재미가 그만이다.

이슥한 밤.

로건은 거의 5시간이나 명상을 한 뒤 생각에 잠겼다.

‘마법 책을 구해야 하는데······.’

패시브로 입이 쩍 벌어지는 재능을 흡수했다.

그런데 할 수 있는 마법은 저 레벨대 마법뿐.

물론 이 마법들도 좋다.

그러나 발전이 없다.

액티브 스킬을 뭐 어떻게 해서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은 어리석다.

게임의 스킬은 고정적이니까.

마나를 더 소모한다고 마법 위력이 느는 게 아니었다.

운용 방법도 에반의 마법서에 적힌 파이어 볼과 비교하면 상당히 단순하다.

표적에 날리면 끝.

그에 반에 에반의 파이어 볼은 크기, 강도, 변형, 속도 등 온갖 응용이 가능하다.

당연히 발전할 수 있고.

진정한 마법이다.

‘게임의 마법서는 어차피 구할 방법이 없어. 이 세계의 마법을 익히면 돼. 패시브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테니까.’

로건은 종이와 펜을 꺼내어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갈라실은 대 영지.

인구는 수십만 이상.

갈라실 백작은 너그러운 귀족.

용병 길드.

노예 경매장.

마법 상점.

뱅가드 상단.


“상식이지만 핵심 정보이기도 하지.”

종이를 내려다보는 로건의 눈매가 좁아졌다.

‘돈 없이 되겠어? 들에서 풀떼기 캐 먹고, 산에서 사냥해서 고기 먹고? 그러면 실력은 언제 쌓아? 그게 다 시간인데.’

로건은 고개를 저었다.

“개천에서 용이 나온다고? 지렁이만 나오거든. 그게 확률이고 팩트야. 돈을 써. 투자를 해야 결과도 좋게 나오는 법이다.”

현대인의 사고방식다웠다.

에반과의 약속으로 1년 동안 안전하게 지내야 한다.

방구석에서 숨만 쉬는 건 무능의 극치.

마법과 검술에 집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로건은 방을 나와 마당에서 바람을 쐬었다.

겨울바람이 그의 머리를 맑게 했다.

로건은 오늘 핸서와 돌아다니며 마법 상점에 들렀다가 속으로 기겁했다.

원하는 물건은 있는데 미치도록 비싸다.

마법 책은 3천 골드.

일반 책도 백 골드는 기본이었다.

‘필사하면 몇 푼 되지도 않는 거. 그건 아는 것이 돈이고 힘이란 뜻이다. 당연하지. 마법은 특히 더 그래.’

집에 필요한 물건을 채우고 나니 남은 돈은 50골드 남짓.

이젠 정말 돈이 필요했다.

‘그냥 로건의 인장 반지에서 1만 골드를 찾을까?’

갈라실 영지의 뱅가드 지점에 가면 바로 받을 수 있는데.

뱅가드는 루덴 왕국의 모든 영지에 지점이 있는 상단이었다.

‘그건 에반님이 아들을 위해서 남긴 돈이야. 너는 자식 없었냐?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 그 돈은 되도록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어.’

로건은 아공간에서 갈색 스태프를 꺼내어 어루만졌다.

스태프에는 힐링 마법이 달려 있다.

병자를 치료해서 치료비를 받으면 되리라.

또 아메리카노 제조 레시피를 익혔다.

강력 체력 회복제.

이곳의 포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강력 체력 회복제도 꽤 쓸만할 것이다.

원두 가루가 자동 회복되는 주머니가 있어서 원료 공급에 돈이 안 들어간다.

나머지 재료는 물뿐이니 말 그대로 물장사였다.

그러나 신중해야 한다.

회복제는 자칫 파리를 꼬이게 하고 이목을 끌기에.

로건은 고개를 저었다.

‘초급이라도 마법사야. 어느 정도는 나 자신을 지킬 수 있어. 그래도 힐링은 안 쓰는 게 좋겠군. 회복제를 희석해서 팔면? 효율적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건 좀······ 어쨌거나 결론은 회복제군.’

회복제를 팔겠다면 생산자가 마법사라는 건 슬쩍 알려야 한다.

그래야 파리가 안 꼬이니까.

‘게임의 금화를 처분해 급한 불부터 꺼야겠군. 갈라실 영지는 인구가 많으니까 아무 문제도 안 생겨. 회복제는 천천히 생각해 보고.’

로건은 그렇게 가닥을 잡았다.


다음 날 아침.

로건의 집에 군터, 베스, 핸서가 함께 왔다.

“어? 핸서도 왔네? 오늘 비번이잖아.”

“하하, 그냥 같이 왔어요.”

로건은 세 사람에게 식탁에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그중 베스의 표정은 눈에 띄게 밝았다.

한 달에 1골드면 적어도 자기 밥값은 해결한 셈이다.

아니, 음식을 제공하니까 1골드가 전부 남는다.

귀족인 로건이 좀 잘 차려 먹을까.

보아하니 음식가지고 차별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몸의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베스씨, 오늘 점심부터 일하시면 돼요.”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하하, 그래요.”

군터는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로건님이 우리 세 사람을 모두 고용했죠. 성안은 물가가 비싸서 저희도 이 마을에 자리를 잡으려고요.”

“아. 그럼 더 좋죠.”

로건은 환영했다.

사람이 모이면 힘이 된다.

군터, 베스, 핸서가 마을에 있으면 귀찮은 일들을 모두 차단할 수 있고.

네 사람은 잠깐만에 다시 계약을 조정했다.


군터 일행은 마을 안에 집을 마련한다.

군터와 핸서 둘 중 한 명은 항상 로건의 곁에 있어야 한다.

마을 안에 함께 있으니 야간에는 로건의 집에서 자지 않아도 된다.

대신 군터는 매일 오전마다 로건에게 검술을 가르친다.

베스는 로건의 식사 및 집안의 잡일을 맡는다.

누구든 로건의 집에 머무는 동안에는 로건이 식사를 책임진다.


모두가 만족스러웠다.

로건은 효율을 따지는지라 매일 검술을 배운다는 것에 크게 만족했다.

‘교육비 올려달라는 말을 안 하네? 올려줄 마음이 있었는데······ 그럼 더 잘 먹여야겠군.’

군터는 가볍게 손뼉을 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일과를 시작하죠.”

모두는 바로 움직였다.

핸서는 집을 구하려 마을 촌장을 만나러 가고.

베스는 식탁부터 옮겼다.

작은 방에 있는 침대는 로건의 방으로 옮기고, 그 방에 식탁을 넣은 것이다.

그리고 후 식자재를 사러 갔다.


집 앞마당.

군터는 로건을 지도하고 있었다.

“자세가······ 좋습니다?”

“괜찮아요?”

“네, 그대로 유지하세요. 몸에 적응시키는 과정이에요.”

군터는 자주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떻게 된 거지? 참 이상하네······.’

로건은 평생 검이라고는 잡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사실이다.

운동을 해본 적이 없는 체형, 손도 무척 부드러웠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완전히 달라졌다.

아니.

정확하게는 저녁 초대를 받고 여관에서 만날 그날 밤.

낮에만 해도 평범했는데, 저녁에 가니 몸에서 군살이 사라진 것이었다.

당장 F급 용병으로 뛰어도 될 것 같다.

그것은 로건이 시스템 창을 띄우며 그 영향으로 신체 보정을 받은 것.

쿤터는 전혀 알 수 없는 현상이다.

“그만. 다음은 이 자세입니다.”

쿤터는 바닥에 앉아서 다리를 찢었다.

태권도의 다리 찢기와 똑같았다.

“이렇게요?”

“······.”

로건은 아무렇지도 않게 쫙쫙 찢었다.

허벅지가 땅과 붙어서 개미도 못 지나갈 판.

“자, 잘하셨습니다. 잠시 그렇게 계세요.”

“네.”

로건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모두 패시브 스킬 때문이다.

마법관련 재능이 워낙 대단해서 간과했지, 체술과 단검술도 A급으로 흡수하지 않았던가.

게임에서 A급 스킬이면 어느 파티에 가도 대우받는 등급이다.


엘프 장로 레파드의 체술, A급.


체형도 조금 변했지만, 그 체술이 몸에 녹아서 몸이 연체동물 수준으로 유연해졌다.

또 운동하지 않았음에도 저절로 근육이 붙고 살이 빠지고 있었다.

이 모두가 체술의 영향.

‘엘프 캐릭터를 했고 엘프 장로의 체술을 습득했어. 절대 우락부락하게 변하진 않을 거야. 그럼 막 먹어도 살 안 찌겠네? 너무 좋잖아?’

로건이 호기롭게 말했다.

“더 어려운 자세는 없어요?”

“오호? 좋습니다. 이번에는······.”

군터는 조금씩 흥분했다.

로건은 힘이 세고 움직임도 날렵하다.

또 한 번만 보여줘도 바로 따라 한다.

시험 삼아 몇 가지 연계 동작을 보여주었는데 그것도 틀리지 않는다.

‘기억력이 정말 좋군. 습득도 바로바로 하고. 가르치는 맛이 난다.’

군터는 썩 기분이 좋았다.

의뢰를 받아 가르친 경험이 한두 번인가.

그러나 대다수는 열흘도 못 가서 나가떨어진다.

검술을 배우려면 기초 체력과 체술이 필요한데 여기서부터 콱 막힌다.

이 과정을 최소 3개월은 거쳐야 검술을 배울 수 있다.

그런데 바로 검부터 휘두르길 원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의뢰인이 고집을 피워서 할 수 없이 검술을 가르치면.

어설프게 휘두르다가 부상을 달고 산다.

그러다가 열흘도 안 되어 그만두는 것이다.

‘잘 따라오잖아? 배우는 자세가 정말 성실하군. 예상대로 괜찮은 귀족이야.’

군터는 검술 교육 의뢰가 중간에 끊어질까 봐 걱정이었는데 한시름 놓았다.


로건은 집중했다.

레파드의 체술은 재능.

그것도 레벨 1에 배운 거여서 숙련도가 없었다.

로건은 이 체술이 현실에서 어떤 권법 같은 걸로 바뀌길 은근히 기대했다.

그렇지만 변화는 없었다.

그냥 체술.

그래서 군터가 가르치는 동작을 흡수하면 숙련도가 수직으로 오르는 거였다.

로건은 이 모든 동작을 싸움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을 가졌다.

그러니 열심히 할 수밖에.

패시브에 있는 ‘하라신의 단검술’도 마찬가지.

단검술도 따로 배워야 한다.

그러면 엄청난 보정 효과가 나겠지.

단검술이나 검술이나 같은 검술.

검술 자체가 크게 발전할 것이었다.

‘패시브는 재능이야. 결국 실체화는 내가 이루어야 해.’

로건은 땀을 뻘뻘 흘렸다.

“좋습니다! 잘하고 있습니다! 열 번. 열 번만 더 해보세요.”

“네!”

군터의 요구 사항은 갈수록 많아지고.

연계 동작도 점점 어려워졌다.

얼마나 집중하는지, 로건의 얼굴이 벌겠다.

그 열기에 군터마저 주변을 잊었다.

‘햐, 군터 형이 얼마나 엄격한데 그걸 다 따라가고 있네. 귀족 나리, 대단한데?’

베스는 부엌 앞에 세워 놓은 천막을 탈탈 털고.

집 전체를 청소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주춤했다.

‘누굴 시켰길래 이렇게 청소를 잘해놨담? 공자님, 성격 나오네? 공녀님보다 더 깔끔한 체를 하시는구나?’

베스는 혀를 내둘렀다.

흙먼지가 심하게 날리는 오늘.

몇 시간만 지나도 먼지가 잔뜩 쌓이는데 방마다 먼지가 거의 없다.

부엌도 깨끗하고.

그러고 보니 넓은 마당까지 깨끗하다.

베스는 수련에 열중하는 두 사람을 멀찍이 비켜서, 집을 둘러싼 목책 근처를 빗자루로 쓸었다.

저렇게 힘을 쏟으면 반드시 보충해야 한다.

잘 먹어야 수련 성과도 더 좋겠지.

‘뭐를 좋아하시려나? 일단은 무난한 스테이크가 좋겠지?’

베스는.

아니, 핸서와 군터도 잔뜩 신경을 쓰고 있다.

로건은 성격 좋은 귀족.

의뢰를 잘 마무리하면 웃돈을 두둑하게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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