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홀아비의 탑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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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찬TO
작품등록일 :
2024.08.04 22:24
최근연재일 :
2024.09.0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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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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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17화. 10층(3)

DUMMY

“지환이! 방패!”


사람 키만한 나무 곤봉이 무시무시한 바람소리를 내며 떨어져내렸다.




홍사장이 나무 곤봉을 향해 정권을 내질렀다. 주먹부터 팔꿈치, 어깨까지. 뼈에 소름이 돋는 것마냥 찌릿했다.


“크윽, 지환 괜찮냐!?”


홍사장과 함께 방패로 곤봉을 버텨낸 지환이 컥하며 참았던 숨을 내뱉았다.


홍사장의 일격이 위력을 반감시켰음에도, 마치 벼락이라도 때려 맞은 것처럼 전신이 후들거렸다.


광부 시절 인솔 헌터에게 트롤의 한방 한방은 달리는 트럭에 부딪히는 충격이라기에, 마음속으로 조소한 적이 있었는데.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트롤의 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레드 조져!”


홍사장의 지시에 따라, 일렬 진형의 후미를 담당하던 레드가 유령처럼 나서더니 트롤의 허벅지를 순식간에 베었다.


트롤은 허벅지에서 피가 흘러내려도 무덤덤할 뿐이었다.


그저 자신의 일격을 막아낸 홍사장과 지환을 불쾌한 눈빛으로 내리깔아봤다.


크르릉─︎!


트롤이 콧김을 뿜으며 다시금 몽둥이를 하늘로 쳐들었다.


“지환, 흩어져라! 산개형으로!”


사색이 된 홍사장이 자신의 뒤에 서 있던 지환을 옆으로 밀어버리고, 자신도 반대편으로 몸을 던졌다.




허벅지를 벤 레드는 그대로 트롤의 뒤를 잡았다. 이가 빠진 숏소드가 트롤의 등짝을 섬전처럼 내리그었다.


레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검날에 걸리는 감각이 영 거슬렸다.


마치 강철문에 대고 칼질을 하는 기분이었다. 핏방울이 아니라 불꽃이 튀는 느낌.


트롤은 가끔 어깨만 움찔할 뿐 딱히 등을 방어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레드의 찡그린 눈썹이 꿈틀거렸다. 애초에 트롤과 도검류는 상성이 좋지 않았다.


대검류인 클레이모어나 태도급이 아니면, 트롤의 단단한 피부와 극도로 압축된 근육을 베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으드득, 어금니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숏소드를 쥔 레드의 손등에 범람하는 강줄기처럼 푸른 혈관이 튀어나왔다.



‘어차피 넌 무식하니까 머리 쓸 생각은 버려라. 차라리 무식함을 장점으로 살려라. 넌 무식함에도,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해라. 대신 포기하지마.’



스승이 입버릇처럼 꺼내던 말이었다. 처음엔 머리가 나쁘니 노력하라는 뜻이 기분 나쁘게 다가왔다.


하지만 수련을 거듭하면 할수록 레드는 깨달았다.


머리가 좋으면 몸이 편하다? 아니, 몸이 불편하고 머리가 편한 게 낫지.


무식하다고 조롱받아도 괜찮다. 복잡한 이 세상, 단순하게 살자.


레드의 좌우명이었다.


허벅지에 힘을 몰았다. 레드의 앞꿈치가 바닥을 꾸욱 짓누르며 흙덩이를 한웅큼 뒤로 밀어냈다.


“뒤지삼.”


레드가 사선으로 총탄처럼 발사됐다.


그의 숏소드가 폭풍이 되어 트롤의 등짝을 향해 몰아쳤다.




콰앙


흙바닥을 내려친 곤봉 주위로 토사가 폭발하듯 퍼졌다.


방패로 가려 쏟아져내리는 토사를 막아낸 지환이 벌떡 일어났다. 입속에 흙이 잔뜩 들어갔는지 혓바닥이 까슬거렸다.


침을 뱉을 시간조차 없었다. 지환은 즉시 호흡을 멈추고 트롤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트롤의 입가에서 새어나오는 끈적한 침들이 느릿하게 단단하고 각진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뜨끈해지는 이마를 지각하며 지환은 깊은숨을 내쉬었다.


그는 달아오르는 심장을 달래며 우선 차분히 전장을 파악했다.



3년 전, 폐급인 주제에 헌터를 목표로 삼는 바람에 죽어라 공부해야했던 자료와 논문들.


지환의 머릿속에 펼쳐진 빽빽한 노트가 파라라락 소리를 내며 넘어갔다.


지환의 인지 속에서 트롤과 관련한 정보들이 취합되며 핵심으로 달려간다.


회색 트롤의 약점은 목과 복부 그리고 오금.


전통적으로 트롤에게 상성 우위를 가진 무기들은 둔기류나 창류였다.


비록 장창은 아니지만, 지환의 손에는 단창이 들려있었다.


단창을 꼬나쥐었다. 가죽장갑과 손바닥에 감아둔 스트랩이 팽팽해졌다.


짧게 뻗으면 복부와 오금, 길게 뻗으면 목까지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그는 빈틈을 노리기 위해 천천히 트롤의 주위를 맴돌았다.



“내가 뒤질 땐 뒤지더라도 발가락이라도 하나 가져간다!”


홍사장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외치며, 스탬핑킥으로 트롤의 새끼 발가락을 마구 짓밟았다.


트롤의 새끼발가락이 기이한 각도로 휘어지며 땅에 박히기 시작했다.


트롤의 뿌연 녹청색 눈동자가 마치 렉이라도 걸린 것처럼 뚝뚝 끊어지며 홍사장에게 향했다.


지환이 호흡을 참고 반대편으로 살금살금 걸어가, 트롤의 시야에서 완벽히 벗어났다.


그는 단창의 중앙을 단단히 붙잡아 들고, 밀리지 않도록 자루 끝에 손바닥을 지지한 채로 트롤을 향해 전력질주했다.



푸욱


단창은 트롤의 두툼한 옆구리에 꽂혔다. 자루 끝이 미끄러지며 버티던 가죽 장갑이 쭉 찢어졌다.


예상보다 깊지는 않았지만, 찔리는 순간 트롤의 허리가 반사적으로 굽어졌다.


트롤의 눈동자가 빙글 돌아 지환을 향했다. 흐릿하기만 하던 녹청색 눈동자에 또렷한 의지가 깃들기 시작했다.


지환은 양손으로 단창을 쥐고 힘을 주어 단창을 뽑아냈다.


옆구리에 뚫린 구멍으로 핑크빛 내장이 혹처럼 불룩 튀어나왔다.



부아앙


나무곤봉이 공기를 가르며 수평으로 공기를 찢었다. 이미 지환은 고개를 바닥으로 숙여 피하는 중이었다.


정수리에 머리카락이 나무곤봉을 뒤따라온 바람에 거칠게 휘날렸다.


곤봉을 가로로 눕혀 들 때부터 대비하지 않았다면, 머리통이 지우개로 지운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질 뻔했다.


풍압 때문인지 귀가 먹먹하고 이명이 울렸다.


‘씨팔.’


지환은 오랜만에 속으로 당켈에게 배운 쌍욕을 내뱉었다.


트롤의 약점이 속도라고? 허접한 논문을 작성한 교수에게 절로 살심이 동했다.


적어도 공격하는 순간만큼은 트롤의 나무곤봉은 레드가 숏소드를 내지를 때와 비견할 만큼 빨랐다.


지환은 비틀거리며 두어걸음 물러났다. 그는 머릿속 노트에서 트롤의 약점이 속도라는 정보를 삭제했다.



트롤의 새끼발가락이 땅에 완전히 박혀버리자. 홍사장은 발가락을 짓밟은 채로 몸을 반쯤 틀고 기마자세를 취했다.


“이 눔 시키야! 죽어라!”


기합과 함께 그의 정권이 빛살처럼 뻗어나갔다.


빠직


트롤의 옆구리에서 두터운 콘크리트 벽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그의 일격은 지환에게 몽둥이를 휘두느라, 비어있던 트롤의 갈비뼈를 정확히 강타했다.


처음으로 트롤의 인상이 변했다. 괴물의 눈주변으로 주름이라할 만한 그늘이 드리웠다.


트롤은 몽둥이를 들고 있던 팔을 뒤로 세차게 당기며 팔꿈치로 홍사장을 노렸다.


혼신을 담은 정권이었다. 부들거리는 허벅지와 딴딴해진 종아리. 홍사장의 의지와 달리 발바닥이 한박자 늦게 떨어졌다.


찰나의 딜레이, 대가는 가혹했다.


“임다슬! 내려왓!”


트롤의 팔꿈치가 마지막 단말마를 남긴 홍사장을 후려쳤다. 그는 돌멩이처럼 시원하게 수풀 사이로 날아갔다.



푹 푹푹 푹 푹


지환의 온몸에 땀방울이 맺혔다. 내장이 새어나온 구멍을 노려 단창을 집요하게 쑤셔넣었다.


얼마나 힘을 쓰고 있는지, 턱근육이 굳고 어금니가 시큰했다.


홍사장이 목숨 걸고 만들어 낸 잠깐의 틈새였다. 그는 오로지 트롤의 툭 튀어나온 핑크빛 내장만 주시하며 쉬지않고 단창을 내질렀다.


구멍을 찔릴 때마다 거체가 전기라도 통한 양 꿈찔거렸다.


차곡차곡 데미지가 쌓이고 있었다.



쿠어엉


울부짖음과 함께 솥뚜껑만한 손바닥이 대기를 찢는다. 지환은 황급히 창을 회수하고 방패를 들었다.


정신없이 창을 지르느라 방심했다. 타이밍을 놓친 이상, 작정하고 날리는 트롤의 손바닥을 회피하기는 무리였다.


촤아악


르니쉬 방패에 미끄러진 트롤의 손바닥이 선형을 그리며 치솟았다.


분명히 공격을 흘렸는데... 손바닥의 궤적을 따라 고무공처럼 튀어 날아간 지환은 어깨에 끔찍한 통증과 함께 속절없이 수림 위로 처박혔다.



트롤은 한쪽 팔로 찢어진 내장이 질질 새는 구멍을 막고, 다른 팔을 등 뒤로 휘둘렀다.


아직까지도 트롤의 등만 집요하게 조지던 레드가 개구리처럼 두어번 폴짝 뛰어서 거리를 벌렸다.


레드의 들썩이는 목덜미에서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무대뽀···”


레드가 트롤을 보며 씨익 웃었다. 트롤의 뿌연 눈깔에서 안개가 걷히며 또렷한 적의가 드러났다.


“정신이셈···”


분노로 점철된 트롤이 울부짖었다.






수림 위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지환이 번뜩 눈을 떴다.


“쿨럭! 쿨럭!”


잠깐 의식을 잃었던 그는 매캐한 연기를 들이마신 사람처럼 거친 숨을 토해냈다.


방패를 쥔 어깨가 나사가 몇 개 풀린듯 헐거웠다. 지환의 콧잔등이 일그러졌다.


어깨가 고장났다. 팔을 어깨보다 높이 들어올라치면, 전류가 흐르는 찌릿한 통증이 어깨부터 손끝까지 미끄러져 내려갔다.


지환은 벨트에 꽂아둔 외상회복제를 꺼냈다. 회복제를 바르자 어깨가 홧홧해졌다.


이마에 진땀이 맺혔다. 어깨가 살짝 탈구된 건가. 머릿속에 노트가 응급조치 편을 펼쳤다.


지환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동그랗게 뭉쳐서 입으로 물었다.


뿌득


아픈 쪽 팔을 나무에 고정하고 강제로 몸을 밀어 넣었다. 홀로 탈구된 어깨를 집어넣는 응급조치 방법이었다.


크으윽, 손수건 사이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끔찍한 고통이 어깨로 치밀었다.


외상회복제를 어깨에 덕지덕지 발랐다. 부상의 지표가 되는 홧홧한 감각이 이전보다 약해졌다.


주저앉아있던 지환이 조심스레 일어섰다. 다행히 바람이 빠진 듯했던 어깨가 통증과 함께 안정을 되찾았다.


온몸이 두들겨 맞은듯 욱신거렸지만, 또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지환은 거칠어진 숨을 뱉으며 전방을 응시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트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레드라고 해도 혼자서 트롤을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지환은 창을 지팡이 삼아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비명소리를 쫓아 도착한 장소에는, 성난 트롤이 레드를 향해 나무곤봉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었다.


걷느라 지친 지환이 잠시 나무에 등을 기대고 섰다.


레드가 트롤의 공격을 피하고만 있었음에도 긴급한 상황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트롤이 위기에 봉착한 듯한 상황.


공격 일변도인 트롤이 나무곤봉을 휘두를 때마다,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만큼 만신창이가 된 등짝에서 붉은 피가 뿜어져나왔다.


회색빛 가죽이 대부분 벗겨져, 생채기 가득한 붉은 근육 섬유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하긴 아무리 트롤 가죽과 근육의 질이 특출나다지만, 저만큼 난자당하면 쇠힘줄도 다져질 판이었다.


지환은 창과 방패를 쥔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다행히 손가락 마디 끝까지 무리없이 움직였다.


방패를 몸통쪽으로 붙인 채 상반신을 가리도록 들어올렸다.


불현듯 끼워맞춘 어깨로 기겁할 만한 격통이 찾아오기에 어금니를 악물었다.


마치 불에 달군 꼬챙이가 어깨를 푹푹 쑤시는 것만 같았다.


입술을 짓씹는 지환. 그의 눈동자에 독기가 차올랐다.


그는 트롤의 피투성이인 등짝을 보며 단창을 있는 힘껏 말아쥐었다.


발끝으로 땅을 톡톡 두드렸다. 지쳤어도 단거리 달리기는 꽤나 자신있었다.


스텟이 없는 폐급 헌터에게는 체력훈련이 기본 중에 기본이었으니까.



푸욱


달리는 속도 그대로 정확히 찔러넣었다. 배를 찔렀을 때보다 더욱 깊게 들어갔다.


단창이 트롤의 오른쪽 오금을 뚫고 반대편 무릎으로 튀어나왔다.


나무곤봉을 쥔 트롤이 허우적거리며 무릎을 꿇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레드가 트롤의 귀를 쥐어잡고 뒤통수에 올라섰다.


마치 톱날처럼 이가 잔뜩 나간 숏소드가 트롤의 목덜미를 섬광처럼 지나갈 때마다, 회색 피부 조각과 선연한 붉은 피가 톱밥처럼 튀어올랐다.



쿠어엉


몽둥이를 놓친 트롤이 상체만 일으킨 채 팔을 미친듯이 휘저었다.


칼질을 하던 레드가 떨어지며 바닥을 굴렀고, 그 사이 지환은 트롤의 오금에 박혀있던 단창을 회수했다.



“조심해요!”


파파파파팍


만신창이가 된 트롤의 등짝에 손바닥 길이의 화살이 우수수 박혔다.


지환이 뒤를 돌아보니, 나무에서 내려온 다슬이 앉아 쏴 자세로 손목에 착용한 연노를 조준하고 있었다.


“독화살이예요. 만지지마요.”


다슬은 화살이 들어있는 탄창을 능숙하게 갈아끼우며 말했다.


괴악한 냄새에 지환의 콧잔등이 찌푸려졌다. 살이 박힌 트롤의 등짝에서 쓰레기 타는 냄새와 함께 핏빛 연기가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트롤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팔로 등을 쓸어내리려고 시도했지만, 큼직한 어깨와 등 근육의 구조상 불가능한 몸짓이었다.


“K직장인의 분노닷!”


파파파파팍


다섯발 중에 화살 두 어발이 트롤의 상처난 목덜미에 박혔다.


트롤이 팔뚝으로 목덜미는 쓸어내렸지만, 화살에 튀어나온 부분만 부러졌을 뿐 박힌 부분은 그대로였다.


트롤이 괴악한 비명을 지르며 다슬을 향해 상체를 뒤로 돌렸다. 트롤의 목젖이 무방비한 상태로 훤히 드러났다.


푸욱


지환이 단창으로 목젖 바로 옆을 과감히 찔렀다. 굵직하게 뚫린 새로운 숨구멍으로 호흡과 섞인 붉은 피가 왈칵 쏟아져 내렸다.


제아무리 재생력이 강한 트롤이라도, 지금 상황에서 목까지 관통당하면 죽음이 드리우기 마련이다.


허공에 휘젓는 회색 팔뚝의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안 그래도 흐리던 녹청색 눈동자에서 희미한 빛깔마저 시나브로 사라졌다.


쿠웅


트롤이 마치 벌목 당한 거목처럼 앞으로 고꾸라졌다. 뚫린 목젖에서 흘러나온 피가 지면을 축축하게 적셨다.



흙바닥을 굴렀던 레드는 죽은 트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벌떡 일어선 그는 숏소드를 허리춤에 꽂더니, 갑자기 전방으로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두 마리셈!”


곁을 지나치는 레드를 쫓아 지환의 고개가 자연스레 따라갔다.


다슬의 등 뒤에서 자라난 거대한 그림자가 그녀를 뒤덮고 있었다.


다슬은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지면을 내려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석고상처럼 굳어 있었다.


또 다른 트롤이다. 지환은 지체하지 않았다. 즉시 방패를 바닥으로 내팽개치고 다리를 넓게 벌리고 섰다.


단창을 한손으로 쥔 지환은 너튜브로 봤던 투창법들을 머릿속으로 곱씹었다.



다슬을 가린 그림자는 시시각각 점차 몸집을 부풀렸다.


몸이 굳은 다슬은 간신히 눈알만 굴려 그림자를 주시했다.


커다란 그림자에서 울퉁불퉁하고 길쭉한 그림자가 앞으로 툭 불거져나왔다.


불과 몇 초에 불가한 시간, 다슬의 등짝이 식은땀으로 푹 젖었다.



마음이 급했지만 지환은 차분하게 투창 자세를 교정했다.


창의 파지(把持)는 창의 사분의 삼 지점, 양 어깨는 일자, 목표 지점보다 대략 손바닥 하나 정도 높은 손끝 위치, 중지 약지 검지로 부드럽게 감아쥐는 감각 등.


일순 지환은 자신의 신체가 마치 하나의 공성병기처럼 느껴졌다.


관절과 근육의 협응, 발끝부터 손끝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감각.


너튜브로 완성된,


완벽에 가까운 타이밍.



쉐에에에엑


섬광처럼 뻗어나간 단창이 앞서가던 레드를 순식간에 제쳤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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