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홀아비의 탑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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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찬TO
작품등록일 :
2024.08.04 22:24
최근연재일 :
2024.09.0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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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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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도축 길드

DUMMY

“안녕하세요.”


지환이 인사를 건내자, 전화 중이던 길드 접수원이 잠깐 손을 들어 기다려달라는 표식을 보냈다.


“네, 네. 저희 길드에서 매칭하신 헌터십니다. 아뇨, 요리사가 아니라 헌터라구요!”


잠시 후 전화를 끊은 접수원이 지환을 보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 10층 헌터 등록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연락을 받아서 왔는데요.”

“네, 맞아요. 우선 저희 길드장님께서 간단한 면접 후에 10층 헌터 보증인으로서 등록을 도와드리겠다고 하셨어요.”


접수원이 안내소 안쪽에 벨을 눌렀다. 잠시 후 2층 계단에서 새로운 접수원이 내려왔다.


“엘린 비서, 이 분이 오늘 예약하신 박지환 헌터님.”


엘린이라 불린 접수원은 지환에게 가볍게 목례를 했다. 지환은 사무적으로 보이는 그녀의 행동에 머쓱해하며 인사를 받았다.


“길드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시죠.”


엘린의 안내로 지환은 1층에 엘리베이터 앞으로 향했다. 관계자외 사용금지라고 붙어있는 엘리베이터. 지환은 길드의 엘리베이터를 타는 게 처음이었다.


5층. 엘리베이터에 탄 엘린은 5층을 눌렀다. 소문이 사실이었다. 길드의 계단은 4층까지만 연결되어 있고, 엘리베이터로만 갈 수 있는 숨겨진 5층이 존재한다고 했는데.


띠링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숨겨진 장소 치고는 평범한 사무실이었다. 파티션으로 나뉘어진 사무실에서 대략 20명 정도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이쪽입니다.”


엘린을 따라 걸어가니, 길드장이라는 푯말이 붙어있는 문이 하나 등장했다. 엘린은 문을 연 채 지환이 들어갈 수 있도록 대기했다.


소리없이 문이 닫혔다. 방 중앙에 놓인 커다란 집무실 책상위는 온갖 서류들이 아슬아슬하게 쌓여있었다.


한 남자가 서류들에 둘러쌓여 있었다. 깡마른 체구에 신경질적인 표정과 다크서클. 그는 한 손으로는 머리카락을 쥐어잡고, 다른 손으로는 쉬지않고 펜을 돌리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책상 위에 서류를 노려보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왼쪽 눈이 오른쪽 눈보다 두 배는 큰 짝눈. 지환은 남자의 서슬퍼런 안광에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오늘 접수를 도와주신다고 하셔서 방문했습니다. 헌터 지환입니다.”


길드장은 홍사장보다는 어려도 자신보다는 나이가 많아보였다. 대략 50대 정도. 마르고 날카로운 인상의 길드장이 펜을 책상 위에 내려놨다.


“지환 헌터님. 제 시간에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마장동 도축 길드의 길드장 허승입니다.”


인사를 마친 허승은 지환에게 책상 앞쪽에 비치된 회의용 테이블에 앉기를 권했다.


지환이 테이블에 앉자, 허승은 산처럼 쌓인 서류들을 뒤지며 무언가를 찾았다. 그를 기다리며 지환은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허승 길드장은 자신을 왜 부른 것일까? 일반적으로 헌터가 11층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10층 헌터로 등록된다.


면접? 30층 40층 헌터도 아니고, 겨우 10층 헌터를 길드장이 대면해야할 연유가 없었다. 이건 듣도 보도 못한 처사였다.


지환은 입안이 썼다. 결국 답은 하나였다. 자신이 폐급이라 10층 헌터 등록을 말리려는 의도겠지. 자신의 길드내에서 매칭한 헌터가 사냥 중에 사망하면 처리가 귀찮을 테니까.


“아, 드디어 찾았네.”


상념에 잠겨있던 지환이 허승을 쳐다봤다. 허승의 손에는 얇은 책자 같은 게 들려있었다.


회의 테이블 상석에 앉은 허승이 책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지환은 영문을 몰라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책자를 살폈다.


익숙한 제목이 책자의 겉면에 박혀있었다. H매거진. 발매한지 겨우 이틀이 지난 이번 달 호였다.


허승이 셔츠 앞주머니에서 마나 담배를 꺼냈다. 그는 지환에게 마나담배를 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했다. 지환은 편하신대로 하시라고 말했다. 애초에 집무실에는 마나담배 냄새가 가득 차있었으니까.


“지환 헌터님, 혹시 이거 읽어보셨습니까?”

“아뇨, 아직 안 읽어봤습니다.”

“그래요? 그럼 78페이지 한 번 읽어보시죠.”


지환은 H매거진을 들어올려 페이지를 넘겼다. 78페이지···



- 특집 기획. 폐급 각성자의 희망! 별빛! 꿈!... 그리고 요리사까지! 헌터 지환! 과연 그는 누구인가?



설마 이거··· 지환은 부릅뜬 눈으로 기사를 읽어봤다. 일정 부분 각색되고 부풀려진 자신의 이야기가 상당히 낯부끄럽게 적혀 있었다.


“길드장님, 이건··· 그러니까···”


허승은 지환의 손에 들린 잡지를 가져가 무표정한 얼굴로 기사를 살펴봤다.


“헌터 지환은 근성과 노력만으로, 남들이 폐급이라 부르는 2급 무특성 각성자임에도 마의 구간인 11층을 뚫고 10층 헌터가 되었다···

인간을 각성 등급 위주로만 판단하는 각성 만능주의인 현세태에서, 헌터 지환은 경종을 울릴만한 작은 영웅이라 불러 마땅하다···

추신,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필자는 그와 함께 탑을 공략하며 그가 차려주는 극상의 요리들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


기사의 말미를 무뚝뚝한 목소리로 읽은 허승이 잡지를 내려놨다. 팔짱을 낀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테이블 위에 잡지를 응시했다.


“반향이 크더군요. 2급 무특성 각성자가 10층 헌터가 된 경우가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고. 기사에 쓰여진 대로라면 지환씨는 가히 현세의 다윗이라고 불릴 만하니까요.”


지환은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기사가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진실이 많이 섞여있었고, 남들에게 홍사장님의 출판사를 욕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언론사, 길드, 협회, 정부 등··· 지금 저희 길드 쪽에 지환씨에 관해서 꾸준히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구설에 올라 저희 길드도 꽤나 곤란한 처지이지요.”


도축 길드가 기사에 두어번 언급됐다. 지환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길드말고는 연락할 방법이 따로 없는 상황이었다.


“음, 길드장님 죄송하게 됐습니다.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게 되었네요.”

“괜찮습니다. 딱히 지환씨 잘못은 아니니까요.”


허승이 고개를 살짝 들더니, 집무실 한쪽에 있는 미니 와인셀러에서 와인을 꺼내왔다.


“와인 좋아하십니까?”

“아, 가끔 마시는 편입니다.”


붉은 와인이 보르도 와인잔을 채웠다. 지환이 와인에 조예가 깊진 않았지만, 허승이 잔에 따르는 레드 와인은 H매거진에서 본 적이 있었다.


소위 잘 나가는 헌터들이 이름난 식당에서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주문하는 값비싼 와인이었다.


“서류를 보니 3년만에 복귀하시는 것 같던데. 왜 저희 길드와 거래를 트셨나요?”


허승의 질문에 지환은 고민에 빠졌다. 딱히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폐급인 지환을 길드원으로 받아줄 길드는 없을 테니까. 어떤 길드든 상관없었다.


“그··· 도축 길드가 한림성심병원에서 제일 가까워서요.”

“한림성심병원? 저기 사거리 지나서 어린이 공원 앞에 있는 병원?”

“네, 거기 맞습니다.”


허승의 한쪽 눈썹끝이 살짝 내려갔다. 어떤 사연인지 궁금한 눈치였다.


“성심병원에 아이가 입원 중이라서요.”

“그렇군요.”

“네, 둘째 딸이 마정석 중독을 치료받고 있습니다.”


허승이 작게 신음성을 흘렸다. 지환은 괜찮다는 듯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주먹으로 입을 가린 허승이 헛기침을 두어번 하고 말을 이었다.


“그러시군요. 그렇다면 제 제안이 더욱 지환씨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제안이요?”


허승이 와인잔을 들었다. 지환도 그를 따라 와인잔을 들었고, 서로 가볍게 눈빛을 주고 받은 후에 한 모금 마셨다.


“사실 오늘 제가 연락드린건 10층 헌터 등록과는 상관없습니다. 절차상 10층을 통과하셨다면, 자동적으로 등록 절차를 진행되는 거니까요.”

“그럼 무슨 일로···?”


허승이 테이블에 놓인 H매거진 위로 와인잔을 내려놨다. 잔에 담긴 레드 와인이 가볍게 흔들렸다.


“우선 한번 얼굴을 뵙고 싶었습니다.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길래. 길드장 권한을 남용해봤죠.”


허승이 입꼬리가 미미하게 움직였다. 홍사장의 주장이 옳았다. 지환의 예상보다 H매거진의 파급력은 대단한 듯 싶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걸요?”

“과연 기사에 실린 내용이 사실인지.”


허승이 지환을 직시했다. 그의 안광에는 기묘한 서늘함이 담겨있었다.


눈을 마주한 지환은 거짓말은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네, 몇 가지 과장된 부분은 있지만 대체로 사실입니다.”

“그렇군요.”


자리에서 일어난 허승이 다시 책상으로 돌아가 서류 더미를 뒤졌다. 이윽고 그는 얇은 서류 하나를 들고 지환에게 돌아왔다.


“이건···?”

“계약서입니다. 도축 길드의 정식 길드원 계약서.”


지환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계약서를 살펴봤다. 맨 뒷장에 길드장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 진짜 정식 길드원 계약서였다.


“아시다시피, 길드원이 되시면 저희 길드 내 한정으로 각종 혜택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훈련소 무료 이용, 전리품 거래 수수료 감면, 매칭비 인하, 길드 내 매장 및 치료실 비용 인하 등 많은 이점이 있죠.”

“어째서 2급인 저에게 이런 제안을···”


허승이 와인잔을 들어 입속에 털어넣었다. 지환은 자신의 와인을 마시지 않고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2급 무특성 각성자를 길드원으로 받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길드원 계약에는 기본 조건 사항이라는게 있었다. 혈연, 지연, 학연이 아닌 이상, 어떤 길드라도 1급 각성자 이상은 기본 조건이었다.


혈연, 지연, 학연이 없는 이상 2급 각성자를 길드원으로 고용하는 일은 거의 전무였다.


“장점만 있는 건 아니죠. 그에 따른 의무도 따라옵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의무에 도움이 될만한 인물인지 모르겠네요.”


허승이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냉큼 계약서에 싸인부터하려 들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신중한 스타일이었다.


자신의 처지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있다. 헌터가 갖춰야할 마음가짐 중에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다.


“길드는 사기업입니다. 손해보는 장사라면 하지 않죠.”


허승이 잠시 뜸을 들였다. 차분히 자신을 기다리는 지환의 얼굴이 인상깊었다.


“하지만 장사와 투자는 다르죠. 저희는 어그레시브한 투자 방식을 고수합니다.”


호선을 그리는 허승의 눈에 서늘함이 어렸다.


“제가 보기에는 지환님은 진짜 같거든요.”

“진짜··· 말씀이십니까?”

“네. 골리앗을 죽일 수 있는 진짜 다윗.”


허승이 테이블 위에 계약서를 지환의 앞으로 밀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지환은 계약서를 들고 찬찬히 내용을 살펴봤다.


마침내 지환은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자신이 손해볼 만한 내용은 없었다.


그리고 계약기간도 딱 일년. 어차피 아무리 일러도 일년 정도는 혜빈이가 한림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저희 길드에 가입하신 걸 환영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드려야할 말씀입니다. 저를 길드원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길드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허승과 지환은 한 잔씩 와인을 더 마시며, 계약의 세부 사항들을 정리했다.



“제가 설명드린 부분은 안내서에 다 적혀있으니, 기억 안 나는 사항이 있다면 찾아보시면 됩니다.”

“네,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혹시나 안내서에 없는 점이 궁금하시면 여기로 연락 주십시요.”


허승이 지환에게 등록증을 내밀었다. 지환은 등록증에 있는 번호를 저장했다.


“저랑 바로 연락할 수 있는 직통 번호입니다.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주시면 됩니다.”

“배려 감사합니다.”


고개를 주억거린 허승이 와인잔에 남은 와인을 입에 털어넣었다. 지환은 남은 와인을 그대로 둔 채 허승을 따라 의자에서 일어났다.


“남들 보기에는 길드장이 평소에는 한가롭게 꿀이나 빠는 줄 알지만, 생각보다 무척 바쁜 자리라서요.”

“이해합니다. 높은 자리에는 그만한 책무가 따르길 마련이죠.”


허승과 악수를 나눈 지환은 집무실 바깥으로 나갔다. 허승은 그가 떠난 문을 우두커니 지켜보다가, 책상으로 돌아가 남은 업무를 이어갔다.



*



똑똑


“들어와.”


허승의 허락이 떨어지자 집무실 문이 열렸다. 비서인 엘린이었다.


허승이 서류에만 꽂혀있던 눈을 치켜떴다. 엘린을 확인한 그는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또각또각. 엘린은 거침없이 허승이 앉아있는 책상으로 걸어갔다. 허승은 서슬퍼런 눈빛에도 그녀의 걸음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이게 정말 맞습니까?”


허승의 질문에 무표정한 엘린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책상에 걸터앉은 그녀는 자켓의 포켓주머니에서 마나 담배를 꺼내 물었다.


“만나보니 어땠어?”

“성품이나 정신력은 상급 헌터 수준입니다. 마음가짐이 헌터인 척하는 놈들이랑은 비교가 되지 않더군요.”


허승은 라이터를 꺼내 엘린의 입술에 물린 담배에 공손하게 불을 붙였다.


볼이 홀쭉해지도록 담배를 빨아들인, 엘린이 담배 연기를 길게 내쉬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헌팅에 필요한 능력들은, 등록된 서류상에 기재된 바와 일치하는 걸로 보입니다. 레벨이나 상태창, 특이할 만한 사항없이 잘 단련된 일반인 수준이었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보고를 받는 엘린은 아무 반응없이 턱을 괴고 앉아 담배만 태웠다. 허승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길드장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길드원 하나 받으면 길드에서 나가는 지출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길드원은 돈이 많이 든다. 길드원에게 제공되는 이런저런 혜택들은, 다시 말해 그만큼 길드가 손해를 감수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저기 나온 기사는 사실이라디?”


도축 길드의 길드장 엘린은 테이블 위에 놓인 잡지 책을 눈짓으로 가리켰다.


“...사실이라더군요. 제가 보기에도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았습니다. 근데 아시지 않습니까. 레드 녀석이 함께 갔던거. 자기 입으로도 부풀려진 이야기도 있다고 하는 걸 보면 백프로 신뢰할 만한 정보는 아닙니다.”


허승의 대답에 흐뭇한 미소를 지은 엘린은, 담배 연기가 흩어지는 장면에 눈길을 주었다.


“아무래도 저희가 길드원으로 채용할만한 인재는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저 신념만 가진 폐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엘린은 부길드장인 허승의 불퉁한 어조에도 딱히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웃을 뿐이었다.


“도대체 왜 저런 사람을 뽑자고 하신 겁니까? 다윗이라뇨. 제가 보기에 도저히 그만한 인물로 성장할 것처럼 보이진 않았습니다.”


허승은 엘린에게 전음으로 지환이 다윗과 같은 인물이니 반드시 길드원으로 채용하라는 전달을 받았었다.


“다윗 맞아.”

“예?”

“지환, 저 인간 골리앗을 수 백기는 죽일 괴물이라고.”

“아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이십니까?”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는 허승을 무시한 채, 엘린은 면접 후에 지환을 데려다주며 보았던 충격적인 장면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지환의 백회혈 상단에 4개의 빛나는 구멍이 뚫려 있었고, 감히 재단할 수 없는 광할한 검은 우주가 그를 둘러싸고 있음을.


그녀의 눈은 종종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았다.



엘린이 팔짱을 끼고 닭살이 돋은 자신의 팔뚝을 쓰다듬었다. 도대체 얼마 만에 소름이 돋는 건지.


헛웃음을 흘린 그녀는 어느새 필터만 남은 담배를 허공으로 튕겼다.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던 담배 꽁초는 마술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작가의말

주말 잘 쉬셨나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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