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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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그림/삽화
아침10시10분
작품등록일 :
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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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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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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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여친을 사겨도 되나?

DUMMY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헬스장 다니지 마십시오.”


이건 또 뭔가? 리무진을 타고 왔더니 5층 정도되는 작은 빌딩에 다달았고 남자들의 안내로 2층에 올라가자 중년 남자가 있었다.

인사만 나누고 차를 권하더니 숨을 돌리자 마자 한 소리였다.


“왜요?”


“그 헬스장에 다니시지 않는다면 저희가 작은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NENO 어떻습니까?”


응? 니노? 말로만 소형이고 크기는 중형급인 전기차? 정부보조금 지원받아도 4천만원은 줘야 살 수 있는 차다.

그런데 강렬한 호기심이 내 뒷머리를 당겼다.

그 헬스장이 도대체 뭐길래? 뭐가 있길래 비싼 전기차까지 주면서 다니지 말라는 건가?


“다시 여쭤볼게요. 왜 그 헬스장에 다니지 말라는 겁니까?”


내 질문에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깔끔한 슈트를 입은 남자가 말없이 나를 바라본다.

그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이 들어있지 않았다. 남자의 성격이 지극히 사무적이고 냉철하게 느껴졌다.

잘 관리된 얼굴과 빗어넘긴 머리, 은행 본점 부장급이나 이사를 하면 딱 어울릴만한 모습이다.


“이유는 묻지 마시고요.”


남자는 침착하게 낮은 어조로 말한다.

난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무실은 흰색페인트로 칠해져있고 에어컨, 전기포트, 정수기, 컴퓨터, 복사기등 기본 전자제품은 구비되어 있지만 텅비어 있는 느낌이다.

책상과 그 앞에 마주보게 놓여진 소파와 탁자.

남자의 정체를 알만한 것들은 아무것도 찾을수가 없었다.

말이나 행동으로 보아 조폭이나 흥신소 같은 사람들은 아니다. 그랬다면 이렇게 정중하게 말할리 없지.

그래 나를 태우고 온 리무진만 해도 너저분한 인간들이 폼재면서 끌고 다니기엔 너무나 비싼 차다.

외국 귀빈이 올때나 사용한다면 몰라도.


“만약 제가 그 제안을 거절하면 어떻게 되죠?”


난 내 호기심을 충족시킬수 있을때까지 물어보고 확인하고 싶었다.


“어떻게 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어차피 언젠간 그만 다니실거 아닌가요? 전기자동차에 더해서 로얄호텔 스파 회원권도 드리죠. 잘 아실 겁니다. 로얄호텔 스파 회원권은 아무한테나 주지 않는다는걸, 팔아도 1억은 쉽게 챙길 겁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탈렌트 헬스클럽은 선남, 선녀들이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그래 연예인도 몇명 다니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어느 총 맞은 놈이 1억 4천만원이나 돈을 들여서 단지 헬스클럽 다니지 말라고 한단 말인가?

그 순간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차지혜씨 때문인가요?”


내 질문에 남자의 동공이 순간이지만 잠시 흔들렸다.

내 예상이 맞았던 것이다.


‘나 돈 많아요.’


차지혜가 한 말이 기억났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염치없는 놈 아니니까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전해주세요.”


내 말에 남자가 씨익 웃는다.


“작가셔서 그런지 판단이 빠르시네요.”


“그리고 어줍잖게 자동차니 호텔스파 회원권이니 이런거 주면서 사람 회유하려고 하지 말고요.”


내 말에 중년남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가시죠. 댁까지 모셔드리겠습니다.”


“아니오 됐습니다. 내가 알아서 가죠. 또 보지 맙시다.”


그렇게 말하고 건물에서 내려왔다.

나를 데리고 왔던 두 덩치가 리무진앞에 서서 나를 기다렸지만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기분이 착잡했다. 마음속에 있던 찝찝함의 주머니가 터져버린 느낌이다.

난 압력에 굴복해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 저런 소리를 한 것은 분명 아니다.

그래 나도 양심은 있다. 32살이나 먹은 이혼남.

그 엘프공주 같이 예쁜데다가 모든걸 다 갖춘 여자가 내게 어울리기라도 하냐?


솔직히 말하면 차지혜와 손잡고 같이 산책하고 맥주를 마실때 너무나 행복하고 좋았다.

꿈이라고 느껴질만큼 정신이 아른해질만큼 기뻤다.

그런데 그건 남자사람친구, 딱 거기까지여야만 한다.

내 추잡한 욕망에 착하디 착한 차지혜가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된다.




***




조기철 맷돼지 트레이너의 1 대 1 레슨은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운동을 하자마자 곧바로 몸에 효과가 나타나니 안 할수가 없었다.

스트레칭을 마치고 기구를 이용해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하는 동안 주변을 살펴봤지만 차지혜는 없었다.


마음이 착잡했다.

얼마나 대단한 집안이길래 그 남자들과 리무진, 어지간한 졸부가 운용하기엔 만만치 않은 것들이다.

내가 만난 40대 중년남자, 오빠라고 하기엔 나이가 많아보이고 아빠라고 하기엔 너무 젊다. 그렇다면 삼촌?

어쨌든 차지혜의 집에서 나와 차지혜를 떼어놓으려고 움직인 일이다.

그들이 그렇게 떼어놓아야 할 만큼 나는 사회 밑바닥에나 있을 존재였고 차지혜는 높은 하늘에 떠서 반짝이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이니까.

물론 몇백억이 있지만, 그리고 이제 작가로써 잘나갈 예정이지만. 그래봤자 잘나가는 이혼남이다.


옷을 제대로 갖춰서 인지 이제 땀을 별로 흘리지 않아서인지 헬스장에서 여자들이 흘깃거리면서 나를 본다.

처음엔 내가 옷을 잘못 입었든지 아니면 뭐 이상한 오물이라도 옷에 묻은줄 알고 온몸을 살펴봤다.

그런데 거울을 보고서야 그녀들이 왜 쳐다봤는지 알 수 있었다.

94킬로그램, 탄탄한 근육질에 잘생긴 젊은 남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놀라운 변화였다.


나한테 시비를 걸던 그 세놈은 문신 알바한테 얻어터져서인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운동을 정리하고 헬스장을 나설때였다.


“기만씨! 하 하.”


가뿐 숨을 쉬면서 헬스장 앞에 차지혜가 서 있었다.

상기된 얼굴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귀엽게 보이지까지 하다.


“지혜씨 왜 그렇게 땀을 흘려?”


“자, 잠깐 이리 따라와.”


내 손을 잡더니 다짜고짜 뛰어간다.

난 무슨일인지도 모른채 차지혜의 손에 끌려서 시장 골목길 사이로 한참을 돌아갔다.

사람이 없는 좁은 골목에 다다르자.

차지혜가 내 손을 놓고 숨을 고르면서 말한다.


“하아! 하아! 기만씨 사람들 찾아왔었지?”


“응.”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뭐라고 그랬어?”


여우같은 커다란 눈을 치켜뜨며 나를 바라보고 묻는다.


“걱정하지 말라고 그랬어.”


인상을 쓰며 비틀어진 얼굴의 차지혜.


“뭐? 뭐라고?”


“그럼 뭐라고 그래?”


“우리 친구잖아. 어떻게 혼자서 멋대로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숨을 헐떡이며 씩씩거리며 말하는 차지혜가 너무나 귀엽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웃어? 내가 어떻게 빠져나왔는데?”


“우리 그냥 친구잖아 남자 사람친구, 여자 사람친구.”


“아주 잠시지만 사귄 시간도 있었잖아.”


맥주 먹고 공원을 산책하며 잠시 장난으로 사귀는척 해보자며 손을 잡았던 걸 말하는 것이다.


“차지혜씨! 난 이혼 남이야. 거기다가 백수고. 지혜씨는 모든게 완벽하잖아 게다가 집안도 좋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처음부터 뭐가 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다.

내게 음료수를 줬을 때부터, 배불뚝이 돼지였던 내가 뭐가 좋다고 호감을 가졌단 말인가?

그런 여자들이 있다는 것은 안다.

성인이 되어서도 인형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이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인형놀이 하듯 사람놀이를 하는 사람, 나쁜 뜻이 아니라 인형에게 호감을 가진 것처럼 사람에게도 같은 의미의 호감을 표시했다는 뜻이다.

아마도 그런 것이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차지혜가 내게 보이는 호의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게 무슨 상관이 있어? 누가 결혼하재? 친구하자는 거잖아. 같이 맥주도 마시고 사는 이야기 하고··· 그리고 가끔 산책도 같이 하고 장난삼아 손도 잡고···”


“그건, 차지혜씨랑 어울리는 남자 친구를 사겨서 해.”


나도 단호하게 말해줄수 밖에 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차지혜는 멈추지 않을 거 같으니까.

내 말을 들은 차지혜는 화가난듯 나를 노려본다.


“왜 멋대로 결정해?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 차 준다고 그랬어? 아니면 골프 회원권이야? 나를 얼마에 판거야?”


차지혜의 분노의 시선은 경멸의 시선으로 바뀌었다.


“주겠다고 했는데 안 받았어. 그리고 지금 이야기 하는건 내 양심에서 하는 말이야. 나야 좋지, 지혜씨처럼 아름답고 우아하고 멋진 여자랑 맥주 마시고, 함께 산책하고 두런 두런 이야기하는거 마다할 남자가 어딨어? 정말 미칠듯이 좋지, 그런데 그러면 안되잖아! 지혜씨가 왜 나같은 남자랑 만나? 위험한 장난은 하지 마!”


내 솔직한 말에 차지혜의 얼굴은 어느새 환하게 웃고 있었다.

돈이나 차 받고 하는 말도 아니고 아름답고 멋지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음 그렇단 말이지. 그러니까 기만씨는 내가 싫은 것도 아니고 우리집에서 주는걸 받은 것도 아니고 기만씨도 내가 좋지만 양심상 찔린다. 그 말 맞아?”


난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내가 제대로 봤다니까. 내 눈은 정확해! 생각보다 멋있는 사람이잖아.”


차지혜가 신이나서 환하게 웃는다.


“그만해 지혜씨, 나도 힘들어요. 지헤씨한테 어울릴만한 남자를 찾아.”


그렇게 조용히 진지하게 말하고서 뒤돌아서 집으로 향했다.


“기만씨! 기다려! 거기 서라고. 기다리라니까.”


차지혜가 불렀지만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다.

만약 돌아서게 된다면 이번엔 그녀를 뿌리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




“말씀 듣고 고민 많이 했습니다. 공동연출 하죠.”


갈세출이 문지향을 슬쩍 일별하고선 나를 보고 말한다.


“자신 있으세요? 혼자서 하는것 보다 어쩌면 몇 배는 어려울수 있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 물었다.


“갈선배와 며칠 함께 지내면서 별의별 이야기를 다 나눠봤어요. 의외로 우린 비슷한 부분도 많도 다른 부분도 많더라고요. 무엇보다 재미있었습니다. 함께 일하면 흥미로울거 같아요.”


“응 나도, 문후배랑 같이 드라마 이야기 하고 영화 이야기 하는게 너무 재밌었어. 20여년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더라고 대학동아리 시절 있잖아. 뭘해도 재밌을거 같았어. 다 문후배 자네 덕이야.”


“아닙니다 선배님, 저야 말로 오랫만에 설레였네요. 하하.”


이거 뭐냐? 버디 무비냐? 아니면 게이 무비야?

전에도 사이는 나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

이러다간 둘이 배드씬 찍는거 아냐?

내가 두 사람이 공동연출을 맡아 보는게 어떻겠느냐? 함께 지내면서 한번 합을 맞춰봐라 라고 제안했었는데 내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물론 잠재적인 위험성이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렇게 잘 흘러서 갈세출의 다이나믹한 카메라 연출과 문지향의 디테일하고 섬세한 카메라 연출이 제대로 결합한다면 엄청난 작품이 탄생할 것 같은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음 그럼 저도 한가지 선물을 드려야 겠네요.”


“네?”


“선물이요?”


갈세출과 문지향이 기대에 가득차 나를 바라본다.


“시청률 10% 넘으면 페이의 50%를 보너스로 지급합니다. 15% 넘으면 100%를 더 지급하죠.”


“오오.”


“으흠 그거 괜찮네.”


하지만 이정도로 끝이면 싱겁지, 무엇을 기대하던지 거기에 만족시킬 생각은 없다. 그 이상을 주면 주었지.


“두분이 잘 해내시면 영화도 두분이 감독으로 찍게 해드리지요.”


“저, 정말요?”


“영화도요?”


드라마 연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영화를 공부하면서 연출 일에 뛰어든다.

그 말은 영화를 찍고 싶다는 로망이 그들 가슴속에 펄떡이며 살아 있다는 뜻이다.

난 그부분을 알고 있었고 갈세출과 문지향에게 떡밥을 던진거다.


갈세출과 문지향의 눈빛이 강렬한 빛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만들기 시작할 드라마가 어떨지 나도 흥미진진해 졌다.

아 드라마 2화차 시나리오 써야겠네. 그만큼 내가 할 일이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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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천쯔의 초대 +1 24.09.16 470 16 12쪽
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689 19 12쪽
40 상여우 은지선 +2 24.09.14 787 23 12쪽
39 위험하다 +2 24.09.13 964 24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5 24.09.12 1,112 24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227 26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235 29 12쪽
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5 30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19 24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4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8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4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6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49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2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10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4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7 28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2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6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49 35 12쪽
21 인공지능 +2 24.08.26 2,266 40 12쪽
20 문어발 사업가 +3 24.08.25 2,320 39 12쪽
19 고수 대 고수 +2 24.08.24 2,380 36 12쪽
18 수상한 할아버지 +6 24.08.23 2,450 41 12쪽
17 왠 여자가 처들어 왔다 +3 24.08.22 2,553 46 12쪽
16 신경끄는 비용 2억 +2 24.08.21 2,563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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