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세상에서 각성해 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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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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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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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화 얼마면 되겠는가

DUMMY

부스럭. 부스럭.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 위에서 인간 남자 넷이 뭔가를 뒤적거리고 있다.


그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중년의 남자 현철이 입을 열었다.


“옘병. 오늘따라 하나도 안보이네.”


“그러게요, 형님. 이렇게 비까지 쏟아지니, 작업하기 진짜 힘드네요.”


현철의 말에 답한 것은, 몇 발자국 옆의 종팔이었다.


그의 말대로 지금 이곳에는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덕분에 네 사람은 그만 홀딱 젖고 말았다.


그들이 찾고 있는 것은 소형 마나 저장소.


바티아크인들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에너지원인 마나를 저장하는 일종의 소형 배터리였다.


덧붙여,


지금 이 곳에 모인 쓰레기는 모두 ‘샥뗌’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한때 서울이라고 불렸다던, 지금은 바티아크인들의 도시가 되어버린 ‘게힐라트’에서도 가장 못 사는 지역을 부르는 이름이 바로 샥뗌이었다.


버려진 마나 저장소를 찾기가 힘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바티아크인들 사이에서도 빈부격차는 존재했고, 없는 이들에게는 작은 마나 저장소 하나 버리는 일조차 용납되지 않았을 테니까.


“아우, 허리야. 하루 종일 이러고 있었더니 허리가 끊어지는 거 같구만.”


현철이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허리를 뒤로 젖혔다.


그러더니 아예 두팔을 쭉 뻗고는 기지개까지 해버렸다.


이를 본 종팔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형님. 그러다 관리자 놈한테 걸리면 어쩌시려고 그래요.”


“관리자는 무슨. 지금 교대 시간이라 아무도 없어. 너도 허리 좀 펴고 쉬어.”


그의 말대로 그들을 감시하던 바티아크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인간들이 잠시라도 쉬는 꼴을 못 보는 독종들이지.’


종팔은 바티아크인들이 시야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치만 볼 뿐 작업을 계속 이어갔다.


이를 본 현철이 혀를 찼다.


“누가 쫄탱이 아니랄까봐. 쯧.”


한숨을 푹 내쉰 그는 한 손을 허리에 얹고는 나머지 한 손으로는 비에 젖어 자꾸만 흘러내리는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러자 이마 한가운데 새겨진 기하학적 형태의 표식, ‘쿠다’가 드러났다.


현철뿐만 아니라 나머지 남자들의 머리에도 동일한 표식이 박혀 있었다.


쿠다.


먼 옛날 인간도 마나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모든 인간들의 이마에 이 표식이 박히게 됐고 이후로 더이상은 마나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그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뿐 이 괴상한 표식의 정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저 태어났을 때부터 있었기에 그러려니 할뿐.


“에휴.”


잠깐 숨을 돌린 현철은 고개를 돌려 아래 쪽을 내려다봤다.


그러자, 몇 발자국 아래에 잘해야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인간 남자 심율이 열심히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허리 가방에는 다른 세사람의 것과는 달리 뭔가가 잔뜩 채워져 있었다.


연녹색 빛의 마나 저장소들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다른 동료들을 훨씬 앞서가는 실적을 내고 있었던 것.


이를 본 현철은 인상을 찌푸렸다.


“야, 심율. 거 쉬엄 쉬엄 좀 해라. 니가 그렇게 다 가져가면 우린 어쩌라는 거냐?”


심율의 손이 느려지는가 싶더니, 고개를 들고 위를 올려다봤다.


평소라면 무시하고 작업을 이어갔겠지만, 오늘따라 유독 저 빈정대는 듯한 현철의 말투가 신경쓰였던 것.


그렇게 현철과 눈을 마주친 심율.


하지만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번 노려보고는 다시 고개를 숙인 채 쓰레기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현철은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요즘 것들은. 쯧.”


심율, 저 녀석.


일은 참 잘하지만, 살가운 면은 없었다.


그랬기에 평소에도 눈에 거슬릴 때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이로 밀어붙일 수도 없는 노릇.


인간들 사이에 장유유서 따위가 사라진 지는 오래였으니까.


현철은 그저 말없이 심율의 정수리만 노려보고 서 있을 뿐이었다.


그 순간,


파지지직.


현철의 몸에 전기 스파크가 발생했다.


“끄아악.”


외마디 신음 소리와 함께 의식을 잃은 현철은 그 자리에 풀썩 주저 앉았다.


이와 동시에 쓰레기 더미 아래 쪽에서 날카로우면서도 이질적인 음색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티아크인이었다.


어느새 교대를 마친 새로운 근무자가 자리로 돌아온 모양이었다.


“입 다물고 일에만 집중해!”


그의 손에는 마나 에너지를 이용해 원거리에서도 전기 충격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가 들려 있었다.


바티아크인의 목소리를 들은 남자들은 더욱 빠른 손놀림으로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 중 누구도 현철을 향해 고개 한번 돌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함께 이야기를 주고 받던 동료가 의식을 잃고 주저 앉아 신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들이 매정하기 때문에?


그건 아니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만약 이 상황에서 동료를 돌보겠다고 나섰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방금 전 현철이 당했던 것과 똑같은 처벌을 그들에게 내릴 것이 분명했다.


때문에 그들은 그저 현철이 크게 다치지 않았기를, 그리고 별탈없이 일어나 업무에 복귀하기를 마음속으로 바랄 뿐이었다.


“으. 으윽.”


잠깐 동안 정신을 잃었던 현철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허리를 숙이고 다시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 어떤 엄살이나 불평도 없이.


잠깐이나마 정신을 잃을 정도의 큰 충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 다시 일을 시작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이들은 바티아크인들의 탄압에 익숙해져 있었다.


네명의 인간들이 다시 열정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것을 확인한 바티아크인은, 우습다는 듯 콧방귀를 뀌고는 다른 현장으로 이동했다.


작업장에 안내 방송이 울리기 시작한 것은 그때였다.


[심율. 마나 저장소 분리반의 심율은 지금 바로 사무실로 올 수 있도록.]


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을 들은 심율은 순간 움찔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래 쪽을 내려봤다.


역시나 방송을 들은 관리자가 심율을 쳐다보고는 소리쳤다.


“방송 못 들었어? 심율! 지금 바로 사무실로 이동!”


“네, 알겠습니다.”


심율은 하던 일을 멈추고 쓰레기 더미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



찰박. 찰박.


심율은 쏟아진 비로 진흙탕이 되어 버린 길을 걷고 있었다.


‘왜 부른거지?’


그의 머리 속은 복잡했다.


딱히 호출될만한 이유는 떠오르지 않았다.


워낙 성실한 그였고, 기억하는 한 잘못한 일도 없었다.


다만 이렇게 업무 도중 불려가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잠시 후, 사무실 앞에 도착한 심율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건물을 둘러봤다.


1층 짜리 사무실 건물의 외벽은 마치 골격이 훤히 드러난 괴물과도 같은 기괴한 디자인이 가미되어 있었다.


‘마법을 사용해서 지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지은 이들의 마음이 얼마나 어둡길래 이런 괴상한 디자인이 나오는 건지.


“후우.”


잔뜩 긴장한 심율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었다.


그리고는 사무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잠겨 있지 않았기에 노크는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끼익.


저벅. 저벅.


문을 열자 구불구불한 통로가 나왔고, 심율은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했다.


통로에서 사무실 안쪽은 보이지 않았다.


한두번 발걸음을 옮긴 심율은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다시 걸음을 멈췄다.


“이것 참, 난감하네요.”


‘익숙한 목소리.’


쓰레기 처리장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바티아크인 발비였다.


심율을 호출한 장본인이기도 했고.


평소와 달리 매너있는 톤으로 짐작해 봤을 때,


대화 상대가 인간은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발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제가 한게츠님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지만, 하필이면 심율이 녀석을 데려가신다고 하니 말입니다. 일도 잘하고 성실한 녀석이라 저희 작업장에도 손해가 크다는 것만 좀 알아 주셨으면 하는 의미에서 말씀드리는 것이죠.”


‘내 얘기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


대화 사이에 자신의 이름이 들려오자 심율은 귀를 더욱 쫑긋 세웠다.


데려간다?


어딘가 전출이 되는 건가?


의아함에 미간을 좁히고 있는 사이, 한게츠라 불린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가는 섭섭하지 않게 쳐줄 예정이다. 단.”


‘발비에게 하대를 하는데?’


극존칭을 쓰고 있는 발비와 달리 상대는 매우 편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짐작컨데 샥뗌 출신은 아닌 것 같았다.


발비를 저리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이는, 심율이 아는 한 적어도 이 샥뗌 안에서는 한두명 밖에는 없었기 때문.


한게츠라는 이름은 그 중에 없었고 말이다.


‘굘콧 성의 하위 관리 정도 되려나?’


다시 한번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단은 직접 보고 정확한 액수에 대해서 논하기로 하지. 나와라, 인간.”


‘인간?’


나, 나를 말하는 건가?


저 안에서는 나를 볼 수 없을텐데?


심율이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이 한게츠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울려퍼졌다.


“숨어있지 말고 나와.”


마력이 실린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고


그 순간, 의식이 흐려지는가 싶더니 심율은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옮겨지는 것을 느꼈다.


이내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발비와 한게츠의 앞에 도달해 있었다.


‘마, 마법을 쓴건가?’


방금 한게츠가 사용한 것은 심리 계통의 마법 ‘보욘’이었다.


보욘에 노출된 상대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시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단, 상대의 마력 수준이 높은 경우에는 효력이 없었다.


‘보욘을 쓰는 바티아크인은 몇 안된다고 들었는데?’


정확히는 군주를 모시는 성직자들만이 이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심율은 언젠가 시장 바닥에서 주워 들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정보는 나름 정확했다.


한게츠는 한반도 일대를 지배하고 있는 바티아크인 군주, 슈라크를 모시는 성직자였다.


“이 쥐새끼 같은 놈이.”


심율을 본 발비의 얼굴이 험상궂게 변했다.


인간 새끼가 숨어서 자신들의 말을 엿듣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뭐 같애 진 것.


이를 본 심율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발비의 심정을 건드려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니나 다를까.


발비가 심율을 향해 손찌검을 하려는 순간.


“그만.”


한게츠가 다시 한번 보욘을 사용해 발비의 동작을 멈춰 세웠다.


그리고 발비 역시 한게츠의 목소리에 반응했다.


미간을 찌푸린 한게츠는 발비를 노려보며 말했다.


“아까 한말은 벌써 잊은건가?”


한게츠의 성난 얼굴을 확인한 발비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한게츠님.”


발비의 이런 약한 모습을 처음 본 심율은 내심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얼마나 높은 분이길래?’


발비를 저리도 꼼짝 못하게 만들 수가 있는거지?


“흠.”


한게츠의 시선이 심율에게로 옮겨갔다.


이목구비를 자세히 훑어 본 한게츠는 마치 ‘제법이군’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벗어라.”


이번에도 한게츠는 보욘을 사용했다.


덕분에 심율은 잠깐의 주저함도 없이 옷을 훌훌 벗기 시작했다.


그의 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부끄러움 따위는 느낄 새도 없었다.


그렇게 완전히 나체가 된 심율의 몸을 한게츠는 더욱 유심히 쳐다봤다.


아랫도리까지 확인한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기까지 했다.


“얼마면 되겠는가?”


돈 얘기가 나오자 움츠려 있던 발비의 입가에 비로소 미소가 드리워졌다.


“저야 뭐, 한게츠님께서 정해주시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한게츠의 눈치를 살핀 발비가 입맛을 한번 다시고는 입을 열었다.


“삼천 아크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게츠님.”


‘사, 삼천 아크?’


내 몸값이?


발비의 말을 듣고 있던 심율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다.


보통 젊고 일 잘하는 인간 노예 하나를 들이는데 천 아크가 든다.


그것이 심율이 알고 있는 시세였다.


그런데 나 하나 내주는데 삼천 아크라고?


발비 저 녀석 너무 욕심 부린거 같은데?


하지만 이런 개소리를 듣고도 한게츠라 불리는 바티아크인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는 너무도 흔쾌히 발비의 제안을 수락했다.


“좋다. 지금 바로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지. 달쉬. 금고를 가져오도록 해라.”


그렇게, 삼천 아크라는 나름 어마어마한 액수에 심율이 팔려나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곳에 있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지금 이 순간이 앞으로 인류와 바티아크인들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거대한 역사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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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8화 포탈이 뭔지 아세요 24.09.12 25 1 13쪽
28 27화 반드시 복수한다 24.09.11 27 1 15쪽
27 26화 한시간 준다 24.09.10 33 0 13쪽
26 25화 깔끔한 솜씨다 24.09.09 38 0 14쪽
25 24화 대가를 치를 시간이다 24.09.06 45 2 13쪽
24 23화 네 녀석의 운도 여기까지다 +1 24.09.05 51 0 11쪽
23 22화 제 손을 잡아요 24.09.04 54 0 14쪽
22 21화 수색대 24.09.03 63 2 12쪽
21 20화 청계산 입구 역 24.09.02 74 0 15쪽
20 19화 조건이 하나 있어요 24.08.30 73 3 13쪽
19 18화 일종의 던전인 셈이죠 24.08.29 79 3 13쪽
18 17화 이런 사진을 24.08.28 87 3 12쪽
17 16화 저 분이 정말 24.08.27 90 2 11쪽
16 15화 패기만은 인정해주마 24.08.26 95 1 11쪽
15 14화 안 아프게 해줄게 24.08.23 103 2 13쪽
14 13화 나 혼자 간다 24.08.22 112 3 13쪽
13 12화 언제까지 도망만 쳐댈거냐 24.08.21 126 3 10쪽
12 11화 살려주세요 +1 24.08.20 139 5 12쪽
11 10화 강남 24.08.19 154 6 9쪽
10 9화 겨우 너같은 애송이라니 24.08.16 170 8 14쪽
9 8화 그냥 죽여 버릴까 24.08.15 189 9 9쪽
8 7화 인간 따위가 감히 +2 24.08.14 200 12 10쪽
7 6화 쿠다가 24.08.13 218 11 11쪽
6 5화 꽃님아 +1 24.08.12 241 11 11쪽
5 4화 내 동생은 24.08.10 284 13 10쪽
4 3화 나약한 인간이여 24.08.09 306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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