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선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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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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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콜라
작품등록일 :
2024.08.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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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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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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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5화

DUMMY

강태현은 4라운드 5번으로 뽑혔다.

전생에는 9라운드였다.

작년의 활약과 올해 각종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을 하는 명문고에서 자신을 보여줄 기회를 많이 얻었기 때문이었다.


전생에도 지명을 받았으니 이번에도 받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높을 줄 몰랐다.

너무 화가 나고, 짜증도 나고.

복구했던 나노입자마저도 다시 부셔질 거 같은 기분이었다.


날 뽑겠다고 찾아온 지방대학의 관계자도 몇몇 있기는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이유?

돈!

대학생활하면 돈이 엄청 많이 들 게 뻔한데 감당할 자신이 없었고, 부모님도 여력이 없었다.


코인?

계속 불어나고, 앞으로도 불어날 게 눈에 선한데 차라리 대학을 포기하지, 왜 코인을 포기하나?


“다른 애들은 몰라도 너는 혹시나 지명될까 했는데...”


감독이 아쉽게 날 바라보며 말하셨다.

작년부터 시작해 대회에서 시합마다 내 존재감이 두드러졌으니 기대를 하셨나 보다.


“전 맞춰 잡는 스타일이고, 구속이 너무 느리잖아요.”

“...널 뽑겠다는 대학도 있는데 대학은 안 간다고 했지?”

“네.”

“기성이는 춘천에 있는 춘천우성대로 간다더라. 짜식, 프로에서 뽑아준다는데 왜 포기하고 대학을 간다는 거야? 내가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이 없더라. 니가 좀 말려봐라.”


덕죽도 출신도 프로에 지명을 받았다!

이런 것도 학교의 위상이나 자신의 경력에 중요하기에 감독은 물론이고, 교장까지 나서서 기성이를 설득하려 노력했지만 기성은 쇠심줄처럼 고개를 저으며 대학을 고집했다.


“이미 해봤는데 소용이 없었습니다.”


기성이는 3년 동안 룸메이트였고, 야구부에서 제일 친했기에 프로를 포기하려고 할 때에 설득을 해보려 했다.


“기성아, 왜 프로에 안 가? 대학에 가도 결국 프로를 가려는 거잖아. 설마 더 높게 지명을 받고 싶어서 그래?”

“그런 거 아니야. 대학도 제일 수준이 낮은 곳으로 가잖아. 더 높은 지명을 노렸으면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 선택했겠지."

“그럼 왜?”

“나... 입스가 두려워.”

“입스 극복했잖아?”

“하지만 또 나오면? 프로에 갔는데 또 나오면? 방출되고 버림받으면 그때는 대학조차 못 가잖아?”


기성의 속내는 바로 이거였다.


“입스에 대한 두려움은 어쩔 수 없이 평생 가지고 가는 거야. 내가 난독증이 있어도 살아가는 거처럼. 그렇다고 언제까지 프로를 피하려고? 결국 프로 가야하잖아?”


나노의 도움으로 난독증 극복했지만 이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도 4년 후면 낫겠지. 지금은 도저히 자신이 없어. 제발 부탁이니까 이 얘기 그만 해. 감독님이랑 교장 선생님까지 나서서 얼마나 날 들들 볶았는지 아냐?”

“후우, 그래. 미안하다.”


기성이는 결국 대학으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다.


“흠흠. 철호는 전학은 안 가지?”


감독이 눈치를 보며 물었다.


“그럼요. 지금 3학년 2학기인데 무슨 전학이요? 그리고 이제 저 말고 후배들에게 기회 많이 주세요.”

“선발 안 나가려고?”

“제가 후배들 막는 거 같아서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속마음은 의욕이 나질 않았서였다.

나노는 유전자를 바꾸는 거라든가, 신체발달이 몇 달 후면 완성된다고 하면서 이제 구속이 빠르게 오를 거라고 했다.


‘몇 달 후...이미 지명은 끝났는데?’


마음이 꽤나 허전했고, 마운드에 서는 것도 싫어졌다.

내 생각보다 내 마음은 지명을 더 많이 기대했던 거 같다.


“후배들? 쟤들은 올리면 바로 탈락이니까 올리지 않는 거지.”

“그래도요. 전... 당분간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저도 졸업하고 먹고 살 방법을 찾아야죠.”


일이라는 건 막일.

그러니까 돈 버는 일에 집중한다는 얘기였다.

대회를 나가게 되면 아무래도 일은 멈춰야 했다.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에 감독은 설득을 포기했다.


“후우, 알았다.”


8월 이후로 가을에 벌어지는 대회에서 나는 빠졌다.


“아쉽지 않아? 난 좀 아쉬운데?”


은비가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니가 왜 아쉬운데? 지명 못 받기 바란 거 아니야?”

“그랬지. 하지만 니가 실망하니까 마음이 아파. 그리고 넌 응원할 맛이 있잖아. 나가면 이기니까.”

“니가 볼 때는 쉽게 이기는 거 같지만 마운드 위에서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지 알아?”

“무슨 스트레스?”

“애들이 실책을 한두 개 하는 게 아니잖아. 그때마다 아웃될 게 아웃이 안 되고 진루하니까 스트레스 받지. 실점까지 가지 않도록 하려고 공 하나 던질 때마다 머리를 엄청 써야 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고.”

“아! 그건 그렇네.”


은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갖고 싶은 선물 말해봐.”


9월에 은비 생일이 있었다.


“으음... 비싼 거.”

“겨울에 입을 가죽점퍼 사줄게.”

“엥? 겨울에 입을?”

“넌 몸매가 좋아서 더울 때는 좀 벗어야 더 눈에 띄잖아. 그리고 비싼 옷은 겨울옷이라는 거 몰라? 너 가죽점퍼도 없잖아.”

“오호~ 생각이 깊은데? 지금 겨울 옷 세일 중이라 그런 건 아니고?”

“그런 것도 있고. 나도 가죽점퍼 없어서 하나 사고 싶기도 하고.”

“흐흐. 커플로 사자.”

“그래!”


대회도 빠진 상태에서 막일로 돈을 번 후에 이걸로 인천 구월동으로 나가 백화점에서 세일 중인 가죽점퍼를 나 하나, 은비 하나 이렇게 커플로 샀다.

맛있는 것도 사먹으며 마지막 배 탈 시간까지 열심히 놀았다.

수업은 오전만 하면 끝이었다.

더는 야구부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기성이는 대학에 가게 되며 숙소에서 좀 일찍 나갔다.


“미안하다.”

“니가 뭘 미안해?”

“흠흠. 그냥. 철호 너는 숙소 안 나가?”


고3은 나와 기성이 뿐이라 기성이가 나가버리면 고3으로 숙소에 남는 건 나 하나가 된다.


“집에 가기 싫어. 그냥 여기 있으려고.”

“언제든 공 던지고 싶으면 전화해라. 내가 다 받아줄게.”


피식.


“대학에서 빠른 공이나 받아. 느려터진 내 공은 받아서 뭐해.”

“너도 140은 찍었잖아? 그렇게 느린 건 아니지. 독립구단은 생각 안 해봤어?”

“거긴 돈 내야 하잖아? 그냥 좀 놀다가 군대 갈래. 군대 다녀와서 여유가 생기면 그땐 모르겠다.”

“흠흠. 계속 연락하자. 알았지?”

“그래.”


기성이나 떠나고, 후배들이 들어오지 않는 동안 숙소 한 채는 온전히 나 혼자 썼다.

부모님은 집으로 오라 하셨지만 섬이 편하다면서 남았다.

훈련도 안 하면서 숙소에 있는 게 눈치가 보였지만 그냥 버텼다.

다만 회비는 꼬박꼬박 냈다.

이것마저 안내면서 숙소를 차지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감독도 고2, 고3 때에 큰 활약을 해준 나였기에 봐주셨고.

방학부터 졸업식을 며칠 앞두기까지 겨울 내내 막일을 하며 보냈다.

이 기간에 은비는 자신과 내가 노래 부르는 걸 영상으로 찍고, 사진도 잘 나온 걸로 골라 프로필을 만든 후에 여러 기획사에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답은 어느 곳에서도 오지 않았다.


은비는 크게 실망했지만 나는 덤덤했다.


“내가 말했잖아. 노래 잘 부르는 사람 많다고. 그래도 넌 예뻐서 배우로 뽑힐 줄 알았는데 의외다.”

“예쁜 애들도 흔하게 많으니까. 우리 둘 다 성형 좀 했어야 했나?”

“성형할 돈이 어디 있어서?”

“취업해서 벌까? 성형하려면 얼마나 필요하지? 2천? 3천?”

“견적부터 뽑아야겠지. 그런데 성형까지 해야 해? 난 얼굴에 칼 대는 거 싫은데?”

“난 돈만 있으면 할래. 이제 성형은 흔해졌잖아? 예뻐질 수 있고, 배우도 된다면 못할 거 없지.”

“으음.”

“혹시 너 모아둔 돈 없어?”

“고작 2백 정도야.”

“막일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고작 그거야?”

“그만큼 많이 썼으니까.”


먹는 데도 쓰고, 데이트 할 때도 쓰고, 야구부 회비도 내고.

집에 손 안 벌린 지 꽤 오래 되었고, 부모님도 내가 알아서 내 쓸 걸 해결하니 좋아하셨다.


“히잉. 돈 좀 모아서 나 성형 좀 시켜주라. 배우 되어서 갚을 게.”

“나도 해주고 싶은데 돈을 언제 모으냐? 그전에 군대 가겠는데?”

“군대 빨리 가게?”

“응. 만 20살 되면 갈 거야.”


이건 오래 품은 생각이었다.

굳이 지금 와서 바꾸고 싶지도 않았고.


“이잉. 나랑 더 많이 놀고! 친구도 별로 없는데 너까지 군대 가버리면 난 어떻게 해?”

“요즘 군대 1년 반이야. 금방 지나가. 미필보다 군필 남자친구가 더 좋지 않아?”

“그렇긴 하지만 좀 더 놀다 가지.”


은비는 계속 칭얼거렸다.


“시간 금방 갈 거야. 좀만 참아.”


#


여느 날처럼 막일을 나가려는데 나노가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친구인 은비에게 부탁해서 배를 타세요.]


‘갑자기 배?’


생뚱맞은 소리에 고개가 절로 갸웃거려졌다.


[한타니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겁니다. 저를 믿으세요.]


나노가 자기를 믿어달라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무슨 일인지는 나중에 알게 되실 겁니다.]


‘알았다.’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옷을 챙겨 입었다.

밖으로 나온 후에는 은비에게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했고,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다.

은비 네에 오자 은비 아버지를 만나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드렸다.


“어어? 누, 누구?”


은비 아버지는 날 알아보지 못하셨는데 은비랑 사귀고 있지만 은비 아버지를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나 아버지는 야구는 전혀 관심이 없으신 분이셨다.

덕죽고 야구부가 큰 활약을 했을 때에도 관심이 없으셔서 마을회관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고.


“저 한철호예요. 은비 친구요.”

”오호, 그래? 그런데 이렇게 큰 친구가 있었나?“


은비 아버지가 놀랄만했는데 현재 내 키는 188센티미터에 몸무게는 92킬로그램이 되었다.

키는 계속 커오던 거지만 훈련을 쉬면서 몸무게가 좀 더 늘어났다.

고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덕죽도로 들어올 때를 생각하면 무려 30센티미터가 컸고, 몸무게는 40킬로그램이 늘어났다.

188센티미터에 92킬로그램.

꿈과 같은 키와 몸무게가 되었다.


이제는 곰방을 나가면 덩치 좋다며 바로 일을 주었다.

삐쩍 말랐던 몸에 근육이 무려 40킬로그램이나 붙었기에 옷을 벗으면 헬스 대회에 나가도 될 정도?

가슴은 태평양처럼 넓어졌고, 어깨도 엄청 두꺼워졌다.


“얼굴이 배우해도 되겠는데?”


계속 되는 성장 속에서 얼굴에도 변화가 있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더 잘생겨진 것.

부모님의 유전자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미남이 되었다.


“아버님? 저 배 타며 일 배우고 싶은데요. 탈 수 있나요?”

“갑자기 배? 너, 혹시 소문 듣고 왔냐?”

“무슨 소문이요?”

“방송국 말이야. 낚시의 제왕이라고. 낚시하는 프로그램 있잖아. 그거 촬영 오는데 방송국에서 내 배를 빌렸거든.”

“아아, 그래요?”


이제야 나노의 의도를 알았다.


‘나노야, 나 방송국에 나가게 해주려는 거였냐? 그런데 왜 한타니라고 했어?’


[배 타면 아실 수 있습니다.]


한편 은비 아버지는 내 표정을 살핀 후에 물으셨다.


“몰랐어? 표정이 모르는 거 같은데?”

“몰랐어요.”

“배 타는 게 쉽지는 않지만 힘 잘 쓰게 생겼으니까 합격! 내일 아침 5시까지 여기로 와라.”


5시면 새벽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며 나노에게 방송에 대해서 물었다.


‘내일 방송에 누가 나오냐? 넌 알고 있지?’


[미리 말하면 재미없죠. 내일 나가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나노는 끝내 대답해주지 않았다.


다음날 새벽 4시.

알람이 울리자 바로 눈을 뜨고 일어났다.


‘후우, 피곤하다.’


사실은 제대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해서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뜬 거라고 봐도 좋았다.


[그러니까 왜 잠을 안 자셨어요?]


‘긴장해서 그런 거잖아.’


바로 일어나 옷을 입고 은비 집을 찾아갔고, 은비 아버지를 도와 짐을 나르며 낚시 준비를 했다.


“이름이 철호라고 했지?”

“네. 철호 맞습니다. 아버님.”

“그래. 덩치가 진짜 맘에 든다. 그런데 야구는 못 해?”

“아... 네.”


지명도 못 받았고, 대회에서 승리는 많이 했어도 객곽적인 지표인 구속을 보면 솔직히 잘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배 타는 건 어부가 되려는 거야?”

“생각 좀 해보고 있습니다.”


가수의 길도 막히면 진짜 은비 말처럼 어부가 될 생각이었다.

1년에 1억 벌면 은비가 결혼해준다고 했으니까.


“그럼 잘 배워야겠네. 오늘 하는 거 좀 보자.”


오전 7시 정도 되니까 촬영 스텝들이 먼저 왔다.

이후 10시 경에 드디어 MC 세 명과 오늘의 게스트가 나타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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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11 24.09.17 3,586 107 13쪽
31 31화 +5 24.09.12 4,598 132 13쪽
30 30화 +1 24.09.11 4,469 115 13쪽
29 29화 24.09.10 4,630 109 13쪽
28 28화 +6 24.09.09 5,075 112 13쪽
27 27화 +11 24.09.08 5,315 116 13쪽
26 26화 +9 24.09.07 5,419 118 13쪽
25 25화 +8 24.09.06 5,562 115 13쪽
24 24화 +7 24.09.05 5,584 121 13쪽
23 23화 +5 24.09.04 5,536 117 13쪽
22 22화 +8 24.09.03 5,633 121 13쪽
21 21화 +7 24.09.02 5,656 123 12쪽
20 20화 +11 24.09.01 5,803 10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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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3 24.08.29 5,964 123 12쪽
16 16화 +3 24.08.28 6,005 110 13쪽
» 15화 +3 24.08.27 5,990 110 13쪽
14 14화 +5 24.08.26 6,010 114 12쪽
13 13화 +6 24.08.25 6,108 124 12쪽
12 12화 +6 24.08.24 6,162 1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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