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대군을 총으로 쏴 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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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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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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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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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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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이조판서 수정(9월 13일/오후 1시43분)

DUMMY

13화 이조판서



금성대군과 성공적인 협상을 끌어낸 한명회는 들뜬 마음에 도성으로 진격했다. 그의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으나 점령지를 확보하기도 전에 심상치 않은 소식을 들었다.


‘성삼문이 파직?’


현상만 보면 좋은 일인데 본질은 그렇지 않았기에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불안함은 이미 현실이었다.


‘그, 금성대군의 땅이 몰수되었다고? 이런 씨발!’


을지문덕도 두려워할 계책으로 일을 도모했건만 결국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갔다.


살생부로 계유정난을 성공으로 이끌었으나 수양대군이 갑자기 뒤지면서 모든 걸 잃었다.


하지만 손에 올린 권력이 상당했고 뜻을 함께한 동지들도 여전했기에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수양대군의 장례를 국장으로 이끌어 왕권을 제약하고자 했으나 양녕대군이 다 망쳤다.


그래도 끝은 아니었다. 수양대군의 죽음에 담긴 의문점을 여론으로 만들어 왕을 다시 압박하려고 했으나 홍윤성이 다 망쳤다.


매번 신묘한 계책을 펼쳤으나 항상 병신들이 망쳤다.


‘씨발. 누가 일부러 방해라도 한 것처럼 인생 참 지랄 같구나.’


그래도 진짜 이번에는 변수가 없을 줄 알았는데 노비종모법은 정인지가 말아 먹었고 밑도 끝도 없이 과전법이 어쩌고저쩌고하면서 허사로 끝났다.


비극은 끝이 아니었는데 정난 공신들이 모두 패물을 반납했다는 소식이었다.


대체 어떤 귀신이 지랄처럼 곡해서 만든 신묘한 상황인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현실이었다.


결국 더는 버틸 기력이 없게 된 한명회는 망연자실하게 왕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전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신이 어명을 수행할 수가 없사옵니다. 부디 시일을 더 마련해 주시옵소서.”

“나는 좌부승지에게 특별한 어명을 내린 바가 없다.”

“······.”

“왜 그러나?”


한명회는 고소를 삼켰다.


‘수양대군과 가장 가까운 책사였던 나를 진정으로 굴복시키려는 것이로다. 아니, 나를 밟아서 과거의 수모를 모두 벗기겠다는 의도겠지. 하. 씨발 새끼가 진짜 저열하구나.’


얼마 전만 해도 허수아비보다 쓸모가 없는 왕이었다. ‘후’하고 불면 아프다고 징징거렸을 놈이 운 좋게 수양대군이 죽었다고 설치고 있다.


심지어 틈날 때마다 조롱하고 완벽하게 패배 선언을 하라며 압박하고 진정으로 충심으로 바치라고 한다.


일찍이 한신이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다녔기에 ‘과하지욕’이라는 고사가 생겼다.


그때부터 패배 선언은 최소한 가랑이는 지나다녀 줘야만 구색이라도 갖추게 되었으니 여러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 사람이 바로 한신이었다.


‘한신 새끼는 왜 가랑이 밑을 기어다녀서 남들이 다 따라 하게 만든 것인가.’


가랑이 밑을 지나가도 순간의 치욕을 참고 복수한다는 세상인데 가랑이 밑을 지나지도 않는다면 성의가 없는 것이었다.


한신이 안 그랬으면 후대가 이토록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한명회는 성질이 날 수밖에 없었다.


‘저열하구나. 용서하고 불문에 부쳤다면 그대로 끝낼 일이지.’


그러나 피할 길이 없는 한명회는 이를 꽉 악물고 말했다.


“전하. 신은 과감하게 그리고 사내답게 지략과 계책. 모든 부분에서 패배를 인정하옵니다. 부디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어?”

“예.”


왕은 잠시 자신의 지적 능력을 의심했다.


한명회의 말이 심각하긴 한데 이해도 안 되고 오히려 웃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억지로 이해하지 않고 그냥 자신의 수준에 맞게 말하기로 했다.


“뭐 하나?”

“예?”

“네가 나와 겨뤘다고? 웃겨서 웃는 게 아니라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는군.”

“그것이······.”

“내가 아둔한 게 아니라면 너는 그동안 나의 그림자를 보면서 혼자 주먹도 날리고 발도 차고 했다는 말이지? 실성했나? 좌부승지?”

“······.”

“너의 행동을 신경조차 쓴 적이 없다. 발로 차면 차일 것이고, 때리면 맞을 것이며, 욕하면 머리나 숙일 너를 내가 왜 염두에 둬야 하나?”

“······.”

“그 얼굴은 왜 홍시처럼 빨개지나? 홍시는 맛이라도 있는데 좌부승지가 그러니 좀 별로군. 역하기도 하고. 응?”


한명회는 수치심이 올라와서 죽을 것 같았다.


‘시발. 아니었구나. 나 혼자 염병한 것이었다. 하. 가만히나 있어야 했다.’


쥐구멍이 있다면 달려가고 싶었다.


“그래서 수행하지 못한 어명이 뭔가?”

“일전에······.”


한명회는 핵심만 딱딱 말했다.


“아. 그거?”


왕은 어명을 조금 전에 떠올렸다. 솔직히 잠시 잊고 있었던 일이었다.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서.


그것은 마치 친구에게 메로나를 사 주고 다음에 너도 사 달라고 한 뒤 까먹은 뭐 그런 거와 비슷한 거였다.


“그런데 좌부승지가 청렴하거나 공명정대한 사람은 아닌데 그 정도 패물도 여유가 없나?”


이게 아예 틀린 말은 아니라서 한명회는 궁색해졌다.


“대체 얼마나 펑펑 쓰고 살았으면 어명인데도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인지. 빌리기라도 하지 그랬나. 듣기로 도승지와도 각별하다던데?”

“전하. 신은 좌부승지와 아무런 사이도 아닙니다. 신과 좌부승지가 공유하는 건 한강 물이 전부이기에 간곡하게 청하옵니다.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도승지의 속은 한강 물 한 바가지도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좁습니다. 전하.”


격렬하게 저항하는 신숙주와 짧고 담백하게 입장을 표명하는 한명회.


두 사람은 정말 일로 만난 사이처럼 보였다.


“사용하지 않은 패물을 가져오라고 하시어 백방으로 알아봤으나······.”

“난 그런 적이 없는데 무슨 말인가?”

“예?”

“그걸 안 쓰고 있을 리가 있나. 아무리 괘씸해도 현실적인 사정까지 무시하고 어명을 내릴 수 없지. 아. 물론 도승지는 그랬다길래 그대로 가져오라고 하긴 했지.”


한명회는 신숙주를 노려봤다.


‘신숙주······이 새끼는 개새끼가 분명하다. 너는 내가 죽이고 만다.’


이를 악물었다.

바짝.


“얼마 전에 굳이 누가 물어보길래 아니라고 말해 주기도 했고. 그래서 아마 다들 그냥 냈을 건데 좌부승지는 전혀 모르나?”

“······황공하옵니다.”

“허. 조정에 말을 섞는 사람도 없나? 아. 역적 이유가 죽어서 친구가 없겠군.”

“전하. 그것은 오해이옵니다.”

“과연 전하께서 혜안이 깊으시옵니다. 좌부승지 한명회는 역적이 단말마의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은 뒤 굉장히 외롭사옵니다.”

“부디 그 입을 좀 다물게.”

“아니, 좌부승지. 어전인데 어찌 이리 무엄하오.”

“이······.”


한명회는 이제 말을 아꼈다. 아무래도 왕의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성상문이나 박팽년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금성대군과 정종은 왕의 호위 세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왕은 과감하게 칼을 휘둘렀다.


태종도 이러지는 않았다.


‘동서고금에 누가 이렇게까지 정치를 하고 철퇴를 휘두른단 말인가.’


말 그대로 예측불허였다.


심지어 오직 잣대 한 가지로만 말이다.


이런 정치 문법은 기존의 모든 걸 파괴하는 것이었고 어떤 이유를 들이대도 반대할 수가 없다. 만일 반대한다면 땅을 빼앗기기 싫다는 억지에 불과하다.


결과 세상은 공정해질 것이다.


‘그리한다면 선대의 재물도 고스란히 상속되겠구나. 이거 이러면 상대적 불평등이 심해지겠구나. 원통하도다. 부자가 눈앞이었거늘.’


만일 수양대군이 보위에 올랐다면 한명회는 상대적 불평등을 느끼지 못한 위치까지 갔을 것이니 생각만 해도 한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부정부패가 없는 세상은 참으로 곤란한 것이었다.


‘미친 새끼야. 정신 차려. 어전이다. 언제 죽어도 모자랄 목숨이 아닌데.’


잡생각을 빠르게 밀어내고 집중했다.


“그런데 물어볼 게 한 가지 있는데.”

“이르시옵소서. 전하.”

“얼마 전에 누이가 찾아왔었지.”


왕의 누이라면 경혜공주였다.


“제법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 가지 들어서. 너희는 어찌 생각하는지 궁금하더군.”


*****


얼마 전 모처럼 평온하게 쉬고 있을 때였다.


침전의 문이 서럽게 열리면서 누가 봐도 최선을 다한 서러운 표정을 한 사람이 영혼까지 끌어올린 서러운 동작을 보여 주면 기어이 듣는 이가 억지로 느껴질 정도로 서럽게 말했다.


단종의 누나, 경혜공주였다.


“전하.”


무슨 일일까.


“역도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한명회와 신숙주는 승정원에서 여전히 호의호식하고 있습니다.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예?”

“처음에는 이유가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한명회와 신숙주를 그대로 옆에 두시는 것도 다 계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지 않습니까.”

“무슨 말입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두 사람을 가장 치욕스럽게 벌하려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니지 않습니까.”


공주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거 아무래도 오해가 있나 보군요.”

“예?”

“한명회? 신숙주? 그······나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죽이려면 진작에 죽였고 팔다리를 자를 거면 지금이라도 가능합니다. 내가 저 두 사람을 정치적으로 견제해야 할 이유도 없고 할 필요도 없어요. 그런데 무슨 수를 씁니까?”

“······.”

“누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들을 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만하면 설명이 되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경혜공주는 쭈뼛거리고 있었다.


이유를 알 것 같았으나 부디 내 짐작이 틀리길 바랄 뿐이었다.


“전하. 어찌 이토록 모질 수가 있사옵니까.”

“무슨 말씀입니까.”


역시 일부러 물었으나 알고 있었다. 왜 이러는지.


벼락출세한 성삼문을 몰락하게 한 과전법의 경계를 넘은 농장인지 모를 그 뭔 짓을 한 사람 중에서 단종의 매형이자 경혜공주의 남편 영양위 정종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화, 양주, 경주, 금천, 통진, 광주, 옥구, 백천에 이르는 광활한 만주벌판이었다.


그래서 어명을 내려 모조리 몰수하라고 했다.


“사가의 인연을 잊으셨습니까.”


단종이 경혜공주와 엄청 친하긴 했다. 계유정난 일어났을 때도 누나 집에 놀고먹고 있었을 정도니까.


알긴 아는데 이게 좀 어려웠다. 경혜공주가 단종의 누나고 정종도 단종의 매형이긴 한데······나는 단종의 몸을 차지했을 뿐 감정적인 동화까지 이뤄진 게 아니었다.


냉정하게는 남이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형식적으로 가깝게 지낼 수는 있기는 한데 그것도 이래저래 시간도 필요하고 마음도 동하면서 친해지는 것이다.


무릇 자주 만나고 밥도 먹고 그래야만 친해지는 게 아니겠는가.


애석하게도 왕이라는 신분이 된 나는 그럴 시간도 없고, 계기도 없었다.


게다가 다시 말하지만,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탈탈 털릴 때 결사옹위했던 사람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수양대군의 아이들은 그대로 두고 이들을 험하게 다루면 세상인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나 역시 이 사실을 고려하고 있었다.


내키지는 않을지라도 이런 건 생각해보긴 해야 한다. 나도 바보는 아니라서.


“영의정을 파직할 때 그 어떤 틈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누구라도 일관된 잣대를 사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왕실의 특별한 사정이 있습니다. 어찌 같은 잣대로 볼 수 있겠습니까.”

“무슨 말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한데, 사정을 봐줄 수가 없습니다. 누이께서 양해해주세요. 이번 일은 명백하게 법도를 어긴 것이니 말입니다. 사가의 인연은 내가 따로 챙기겠습니다.”


잘 이야기했으나 경혜공주는 눈물까지 보이며 하소연했다.


그래서 결국 핵심을 꺼냈다.


“계유년에 말입니다. 그 흉모한 일이 발생한 뒤 노비 5구를 받으셨지요?”

“······그건.”

“다 가져오라는 어명이 있었을 겁니다.”

“그건······.”

“예. 누이. 나는 이를 공론화하지 않았습니다. 탓을 하지도 않았지요. 이것이 나의 배려라는 생각은 어찌하지 못하십니까.”


나는 굳어버린 경혜공주의 표정을 바라봤다.


역시 한명회와 아이들의 처우는 핑계와 명분이고 땅 문제가 제일 중요한 것 같긴 했다.


“누이께서도 이 작은 배려를 살펴주길 바랍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 정도였다.


*****


왕의 이야기를 들은 한명회는 미칠 노릇이었다.


‘씨발. 다 끝난 이야기를 왜 또 하는 건데.’


최대한 침착하게 표정 관리를 했다.


“누이는 일단 돌려보내긴 했는데 영 궁금하더라고.”


대체 뭐가 궁금하다는 걸까.


“한명회 너는 역적 이유의 측근으로 계유정난을 도모했고 신숙주 너는 내게 옥새를 내놓으라고 했지. 맞다. 그러면 죽여도 되긴 하겠군. 나도 내 왕권을 확인해 보는 잣대이기도 하고.”


왕의 엄포에 신숙주와 한명회는 마른침을 삼켰다.


‘판단 잘해야 한다. 전하께서 진심은 아니시지만, 원하시는 답변이 있으실 것이다. 이걸 찾아야 이조판서가 된다.’


신숙주는 바빴다.


‘전하께서는 왕권을 확인해 보겠다고 이르셨다.’


신숙주는 결정했다.


한편, 한명회도 바빴다.


‘하. 이래서 정난 공신을 모두 살려 둔 것이구나. 조정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정난 공신은 원죄가 있기에 왕에게 항거할 수 없다. 따지는 순간 목이 날아갈 것이니 말이다.’


한명회는 오늘의 대화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했다.


‘그리고 왕은 공주의 개입을 불쾌해하고 있다. 선택할 방법은 하나다.’


두 사람의 말은 동시에 튀어나왔다.


“전하. 신 도승지 신숙주 무엇이라도 따를 것이옵니다. 죽으라면 죽을 것이며 살라면 살 것이옵니다!”

“신을 살려 주신 이유.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옵니다. 그냥 생존도 죽음도 전하께 의미가 없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쓰임이 있다면 사용하시고 보기 싫다면 내치시고 숨 쉬는 게 내키지 않다면 거두시옵소서.”


두 사람의 답변은 상당히 달랐다. 취향만 따지자면 신숙주보다는 한명회의 말이 더 끌렸다. 신숙주처럼 말하는 사람은 너무 많고.


이게 어쩔 수 없는 게 단종의 육체는 어린데 입맛도 단종 따라간다. 내가 술을 못 마시게 된 것과 같은 이치다.


무슨 말이냐고?

원래 어릴수록 불량식품에 끌리는 법이라는 말이다.


그때였다.


-위이이잉


신숙주의 시답잖은 소리를 뒤덮은 소음이 발생했다.


그 익숙한 소리에 나는 짜증에 확 올라왔다.


-위이이잉


모기였다.

인류의 적 모기였다.

조선에도 모기가 있어?

없는 줄 알았지.


-탁!


모기의 생명을 거두고자 과감하게 어수를 휘둘렀으나 실패했다.


모기는 진짜 공간을 통과하는 초능력을 가진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빠르게 사라질 수가 없다.


“전하. 신 도승지 신숙주······.”


-위이이잉


“하 미치겠네.”


희한하게 신숙주가 말할 때만 모기가 날아다녔다.


-위이이잉


“더럽게 시끄러워.”

“······.”


신숙주가 눈치를 살폈다. 무시하고 한명회에게 쳐다봤다.


그래. 한명회에게 딱 어울리는 일을 찾았다.


“한명회.”

“예. 전하.”

“이조판서를 맡도록.”

“예?”

“저, 전하!”


한명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를 이조판서에? 수양대군이 뒤진 일만큼 황당한 일이다. 대체 무슨 의도란 말인가.’


반면, 신숙주의 눈동자는 불탔고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이, 이럴 수가. 필생의 공덕이 이렇게 무너지는 것인가.’


허탈했다.

죽고 싶을 만큼.


그렇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전하. 무릇 인사가 만사라고 하였습니다. 이조는 육조의 필두로서 실로 중요한 자리이니······.”

“이판.”

“예, 예. 전하. 신 이조판서 아 도승지 신숙주 그 이조판서는······.”


-위이이잉


“진짜 듣기 싫네. 이판.”

“······이르시옵소서. 전하.

“모기, 벌레, 개미나 뭐 이런 거. 오충(곤충)이라고 하지?”

“예. 하옵고 전하. 이조판서가 중요하긴 하지만 이렇게 급하게 일을 처리하실 필요는 없사옵니다. 조금 더 시일을 두고 그 예 일단은 차분하고 침착하게······.”

“그러하옵니다. 하온데 오충은 어찌 이르십니까?”

“이조판서로서 해야 할 첫 번째 일을 내리지.”

“······.”

“오충 특히 모기를 탐하라.”


한명회에게 딱 어울리는 일이다.


“예?”


그리고 진짜 그걸 떠나서 모기 새끼들 내가 박멸해 버리고 만다.


그리하여 인류사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만다.


“저, 전하. 신에게도 기회를 주십시오.”


-위이이잉!


“진짜 듣기 싫네.”


작가의말

*별다른 공지가 없을 경우 오후 1시에 맞춰서 연재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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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흑화 +15 24.09.08 5,635 220 12쪽
16 16화 영의정 +11 24.09.08 5,467 191 13쪽
15 15화 침묵해야 할 이유 수정(9월13일/오후 1시 45분) +23 24.09.07 6,309 239 12쪽
14 14화 모기장 수정(9월 13일 / 오후 1시 44분) +20 24.09.06 6,950 250 12쪽
» 13화 이조판서 수정(9월 13일/오후 1시43분) +45 24.09.05 7,549 291 16쪽
12 12화 인생 참 수정(9월13일/오후1시43분) +33 24.09.04 7,891 298 16쪽
11 11화 내가 선택한 왕의 길(3) 수정(9월13일/오후1시42분) +37 24.09.03 8,085 332 11쪽
10 10화 내가 선택한 왕의 길(2) 수정(9월13일/오후1시42분) +26 24.09.02 8,833 321 11쪽
9 9화 내가 선택한 왕의 길(1) 수정(9월13일/오후1시41분) +29 24.09.02 9,605 286 11쪽
8 8화 내가 왕인데(2) 수정(9월13일/오후1시41분) +35 24.09.01 11,186 329 15쪽
7 7화 내가 왕인데(1) 수정(9월13일/오후1시40분) +39 24.08.31 12,009 395 13쪽
6 6화 청산 수정(9월13일/오후 1시 39분) +34 24.08.30 12,751 405 14쪽
5 5화 누가 죄인인가 +47 24.08.29 13,177 481 13쪽
4 4화 내가 죄인이다 +30 24.08.28 13,442 43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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