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대군을 총으로 쏴 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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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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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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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모기장 수정(9월 13일 / 오후 1시 44분)

DUMMY

14화 모기장



간절하게 바라던 이조판서가 한밤의 꿈으로 끝나자 신숙주의 속은 말이 아니었다.


‘목숨을 바쳐 충성할 각오도 있고 열심히 했고 한명회와 거리도 두었는데 어찌.’


참으로 한스러웠고 번복을 청하는 건 어렵지만 쓰린 속을 작게나마 달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알현을 끝낸 뒤 한명회를 쳐다보며 말했다.


“감회가 새롭겠구려. 아.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는 걸 보니 미치도록 좋아서 어지러운가 보오. 그럴 만도. 소가 뒷걸음치다 개구리를 잡듯. 벼랑 끝에 대롱대롱 달려서 허우적거릴 때 뭐라도 잡았더니 성은이었소. 오. 이조판서라니. 뭐요? 그 표정은? 지금 대감 됐다고 유세라도 부리는 것이오? 어림도 없소!”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솔직하고 담백하게 진심을 입 밖으로 꺼내는 건.


그런데도 해소할 수 없는 쓰라림은 갈증처럼 더 커져만 갔으니, 모든 건 이조판서라는 넉 자가 심장에 새겨진 탓이다.


‘이조판서. 이조판서. 그토록 목 놓아 갈구했건만 한명회라니.’


오늘 밤은 지독하게 취할 예정이었다. 술 좋아하는 정인지를 찾아갈까, 싶기도 했다.


“전하께서 오충의 일을 함께 논의하라고 이르셨네.”

“아! 전하께서 그리 하교하셨습니까?”

“말투는 그게 또 뭔가.”

“송구합니다. 조금 전에 소인이 실수로 제대로 존대하지 않았기에 지금이라도 예를 갖춘 겁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는 아무런 말도 없다가 예를 갖춘 지금 굳이 트집을 잡으시다니. 정2품답지 않은 옹졸함이 아닌가 합니다. 부디 일국의 판서답게. 육조의 선두에 선 이조의 수장답게 체통과 품위를 지키십시오.”

“하. 적당히 하게. 기분 별로야.”

“이런! 고작 정3품에 불과한 도승지 영감 따위가 정2품 이조판서 대감을 불쾌하게 했군요!”

“제기랄! 좀 닥치라고 했네! 이 빌어먹을 정3품 영감탱이 따위야.”

“······.”

“하. 어쨌든 어명은 어명이니 오충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 것이야. 좋은 생각이 있나?”

“······.”

“안 들리나?”

“······.”

“뭐하나?”

“대감께서 영감탱이에 불과한 소인에게 닥치라고 이르셨기에 닥치고 있는 것이지요?”

“이 미친 씨······그냥 나가 죽게.”

“그리고 어명을 이르셨는데 정3품에 불과한 소인이 뭘 알겠습니까. 일인지하 만인지상이 아닌데도 도승지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흔드시는 정2품 이조판서 대감께서 과감한 계책을 꺼내는 겁니다. 거는 기대가 큽니다. 그래서 벌써 죽을 수는 없지요. 감탄하고 감탄한 뒤에 생각해 볼 겁니다.”


한명회는 몸서리를 치며 그냥 걸어갔다. 조금이라도 빨리 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아니, 신숙주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신숙주······내가 기필코 죽일 것이야.”

“오돌오돌 떨리는군요? 명나라가 선전포고해도 이 정도는 아닐 겁니다.”

“하······!”


한명회는 등을 돌렸고 신숙주는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죽어도 안 해.’


신숙주는 단호했다.


왜?


‘이조판서에게 오충을 살피라고 하셨다. 이는 모욕을 주기 위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번 이조판서 인사는 명예가 아니라 오물을 뒤집어 쓴 것이나 다름이 없어.’


경혜공주의 말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상황은 그랬다.


‘이런 건 가능하지도 않고 될지라도 고생만 하겠지. 흥! 한명회가 대감이 됐으면 그런 일은 알아서 해야지. 나는 모르는 일이다.’


신숙주, 그는 정말 단호했다.


*****


대뜸 찾아온 경혜공주를 바라보는 양녕대군의 속내는 온탕과 냉탕을 굉장한 속도로 오가고 있었다.


‘금상과 가장 가까운 혈육인 공주가 나를 찾았다.’


금상은 왕위에 오른 이후에도 수시로 공주의 궁가를 들렸다. 계유정난 당시 왕을 손쉽게 잡은 건 경혜공주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었다.


‘공주는 나를 원망하니 자기 의지로 오지는 않았을 터. 그래. 금상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왕실의 어른인 나를 대우하려는 것이렷다.’


흡족했는데 이 때문에 또 불편한 것도 있었다.


수양대군이 걸었던 반역의 행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양녕대군으로서는 금상의 누이이자 문종의 적녀인 경혜공주가 껄끄러웠다.


게다가 부마인 영양위 정종도 수양대군에게 모진 탄압을 받았으니 마주 보는 게 영 그랬다.


그런데 이렇게 따지고 보면 금상과 가장 불편해야 하지만 양녕대군은 전혀 그 부분은 개의치 않았다.


더욱이 양녕대군에게 이런 인간적인 속내 따위는 그저 거치적거리는 감정에 불과하기에 얼마든지 뻔뻔하게 행동할 수 있었다.


“네가 여기는 무슨 일이더냐. 생전 찾아오지도 않더니. 왕실의 위계가 엉망이었는데 뒤늦게라도 정신을 차린 것이더냐?”

“······.”

“뭘 그렇게 빤히 보느냐. 할 말이 있으면 하고, 아니면 왜 왔느냐?”


차마 가라는 말은 안 했다. 들어야 할 말이 있어서.


‘보내도 하필이면 공주를 보내다니. 마지막까지 나의 곤란함을 보겠다는 어심이렷다.’


고약했지만 어쩌겠는가. 참아야지.


과하지욕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계속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예. 생각이라면요?”

“그······생각이 궁금하군.”

“흥.”


······흥?

한 음절이었으나 날카로운 비수의 위력을 가졌다.


이런 수모라니.

양녕대군은 찰나에 주먹을 꽉 쥐었다.


양녕대군은 참지 않았다.


“백조부에게 그 무슨 무례더냐. 네가 술이라도 마셨거나 미치지 않은 이상 어찌 감히!”

“노여움이 풀리면 다시 오지요.”

“그러나! 내가 백조부로서 어찌 한 번은 넘어가지 않겠느냐.”

“흥.”

“······휴. 나이가 들어 귀가 어둡구나.”


꽉 쥐었던 주먹은 풀리고 있었다.


‘내, 내가 증손녀에게 이런 대우를 받다니! 내가 백조부이거늘! 이게 이유 그 수양대군이 보위에 오르지도 못할 거면서 설쳐 댔기에 발생한 일이다. 왜 팔자에도 없는 왕위를 넘봐서 나를 이렇게 고달프게 만드는 것인가. 잘 죽었다. 이놈아!’


양녕대군은 수양대군을 대차게 욕했다.


“백조부님.”


경혜공주 역시 이 자리가 편한 건 아니었다.


‘전하께서 노비를 언급하며 배려라고 하셨지만, 어찌 그 넓은 땅을 다 뺏길 수 있겠는가.’


차라리 노비를 토해내고 땅을 지키면 모를까. 아니, 모두 내놓기 싫었다.


“어? 응. 그래. 음. 그래.”

“지난날의 서운함은 모두 잊겠습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털어낼 수는 없지만 어찌 속에 다 담아 두면서 앞날을 대비하겠습니까.”


경혜공주라고 하여 어찌 양녕대군을 쉽사리 용서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일을 들춰낼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내가 윗사람으로 어찌 옹졸하게 굴겠느냐. 나는 풀 앙금도 없었기에 말하지 않았을 뿐. 만일 그런 게 있었다면 먼저 너를 불러서 타일렀을 것이다.”

“무슨 말씀입니까? 말은 똑바로 하셔야지요. 백조부님은 당연히 앙금이 없는 게 맞습니다. 또, 앙금이 쌓일 일도 없어야 하고요. 설마 벌써 기억력이 엉망이 되셨습니까. 아. 그러고 보니 그럴 때도 되셨군요.”

“내가 백조부이거늘!”

“저는 기억력이 좋아서 다 기억납니다. 하나씩 다 꺼내 볼까요?”

“고단하구나. 금상께서 이르신 말이 있을 것이다. 다 말해 보거라.”


사실 양녕대군이 경혜공주가 껄끄러운 큰 이유는 따로 있긴 했다.


그녀의 말은 거침이 없었고 비수보다 따갑고 언월도보다 묵직했으며 화약 병기보다 사람을 더 찢어놓았다.


그리고 경혜공주의 말에 양녕대군의 안색이 희한해졌다. 푸른빛 붉은빛 오색찬란 영롱함이 모두 담겼으니 그야말로 어두웠다.


‘어명이 아니라 벼락출세한 성삼문을 한 번에 영의정에서 날린 일을 나더러 해결해 달라고?’


양녕대군은 죽을 맛이었다.


‘왕이 내 말을 들어 먹어야 말이지.’


곤혹스러웠다. 그냥 공주가 혼자 말하다가 성질내면서 집에 갔으면 좋겠다.


그게 안 된다면 갑자기 여기저기 아파서 잠시 혼절하고 싶었다. 나이가 많아서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 거 같다.


사실 그때 말이다. 윤씨가 사약을 받을 때 잘 숨어 있었는데 갑자기 불러서 얼마나 궁색하고 난처하고 그랬는지 모른다.


‘이게 다 수양대군 그놈 때문이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게 수양대군 이유 때문이다.


“자신 없으십니까.”

“그럴 리가 있느냐! 오냐. 그래. 내가 주상과 담판을 짓겠다.”

“기대하겠습니다. 백조부님.”

“흥! 나는 조선의 건국을 느끼고 태조부터 문종까지 모든 걸 지켜본 조선의 산 역사이니라! 기대라고 할 것도 없다. 당연한 결과가 나올 것이니!”

“그리되어야지요.”


*****


“주상!”


모처럼 상당한 기백이었는데 전처럼 문을 벌컥 열지 않고 내관들이 예의를 지키는 속도로 천천히 문을 열어 줄 때까지 기다렸다가 성큼성큼 들어왔다.


그리고 움찔했다.


‘신숙주와 한명회는 왜 맨날 여기 있는가. 음.’


은근슬쩍 가장 외진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왕실의 어른으로서 조정의 신하들이 왕과 상의하는 걸 방해할 수는 없지. 일단은 조금 기다렸다가 국사의 논의가 끝나면 나서야겠다.’


그가 멈춰 앉은 곳은 제법 그늘이 진 곳이었는데 그 꼴을 얼핏 보면 원한 가득한 귀신이 구슬프게 울며 한스럽게 쳐다보는 것 같았다.


나는 다 봤다.


위풍당당하게 들어와서 쳐다봤던 신숙주와 한명회의 고개도 돌아갔었는데, 양녕대군의 몸통을 보고 원위치하는 시간은 무려 1초였다.


그 꼴을 지켜보던 내가 민망할 정도였다.


그나저나 요즘 보니까 양녕할배가 영 기력이 쇠한 거 같다.


영혼의 단짝처럼 딜을 박아 주던 성삼문이 없어서 그런가?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서 쭈구리처럼 구석에 앉아 있는 거겠지. 진짜 을씨년스럽긴 하다.


뭐. 하던 거나 하자.


*****


왕의 말이 이어졌다.


“이판. 오충의 일은 전혀 시행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

“새로운 일이니,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사옵니다. 이조에서 원래 맡은 일도 아닌지라 어려움이 있사옵니다.”


이건 맞는 말 같기는 했다.


“영의정이 공석이라서 그런가? 하긴. 영의정을 오래 비워 둘 수는 없지.”


그 순간 신숙주의 눈이 반짝였다.


‘여, 영의정? 그래. 영의정이 공석이었지!’


신숙주의 심장은 계유정난 이후 가장 거세가 달리기 시작했다.


‘지금 굳이 언급하신다는 건? 혹시 신임 영의정이? 설마 난가? 이런!’


합리적이었다.


‘아니 그러면 오충과 모기의 일은 한명회를 모욕하기 위한 전하의 수가 아니었단 말인가. 아니, 그게 무슨 상관인가. 영의정이 다가왔는데!’


모든 게 완벽했다.


‘내가 원래 앉기로 한 이조판서 자리를 한명회가 훔쳐 갔고, 성삼문은 젊은 나이에 영의정이었다. 오!’


그는 포기하지 않은 강철의 신념과 탄탄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전하께서는! 나를?! 맙소사! 영의정이라니!’


조선의 관인 중 명석하기로 유명한 신숙주의 뇌가 굉장한 속도로 움직였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명을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무엇이 핵심이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모든 걸 순식간에 살폈다.


‘그래!’


어명을 내리기 직전!


‘전하께서 모기 때문에 노여워하셨다. 그래. 오충의 좌장은 모기였다!’


그의 두뇌는 실로 대단했다.


“전하! 신이 해낼 것이옵니다!”


마치 조조의 백만대군을 막아서는 장판교의 장비가 내지르는 일성과도 같았다.


영의정이 성큼 다가왔다.


“신을 믿어 주시옵소서.”


꿈은 이루어지는가.


*****


결연하게 붓을 움직이는 신숙주의 표정은 ‘이거 무조건 시험에 나온다!’라며 판서를 하는 대치동 일타강사의 그것과 무척 흡사했다.


“이리하면 단 한 마리의 모기도 감히 전하를 범할 수 없을 것이옵니다.”


드디어 완성된 낙서인지 도면인지를 꼼꼼하게 보다가 멈췄다.


대충 사각이고 접을 수 있고 펼치면 방에 걸 수 있는 녀석, 내가 봐도 모기장이었다.


“참으로 흔하지만, 지금은 또 기가 막힌 발상이군.”

“하하하. 하교의 의미를 이해하는 게 쉽지는 않으나 과찬이옵니다.”

“도승지. 그 흔하지만, 창발적인 생각은 방금 떠올린 건가?”

“하하하! 아닙니다. 일전에 명국 사신으로 다녀올 때 본 바가 있사옵니다.”

“좋군.”


정말 좋았다.


작가의말

빠악삐약님 추천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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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침묵해야 할 이유 수정(9월13일/오후 1시 45분) +23 24.09.07 6,309 239 12쪽
» 14화 모기장 수정(9월 13일 / 오후 1시 44분) +20 24.09.06 6,951 250 12쪽
13 13화 이조판서 수정(9월 13일/오후 1시43분) +45 24.09.05 7,549 291 16쪽
12 12화 인생 참 수정(9월13일/오후1시43분) +33 24.09.04 7,892 29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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