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드론 특전대 창설
우리 한민족의 조상은 과연 아프리카 초원에 살던 흑인 일까요?
77. 드론 특전대 창설
“북한 정찰총국에서 우리한테 들통났다고 통영 해저터널 폭파시도를 포기할까요?”
김세희 단장이 좌중을 둘러보며 미심쩍은 표정을 짓는다.
“그러게요. 제 생각에도 무슨 다른 방법을 써서라도 꼭 폭파할 것 같은데요.”
윤지은차장도 세희의 생각에 공감을 표하며 석 달 만에 만난 문도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저께 이란에서 귀국해서 저녁에 회식하며 근상이랑 영란이를 포함한 여럿이 만나 이란 얘기만 실컷 들었고, 어제는 진주에 내려갔다가 오늘 오후에 올라와서 이제야 네 사람이 시흥 삼통사 본부에 오붓이 둘러앉아 작전회의를 하는 중이다.
“그렇지요. 그 놈들이 오래 전부터 벼르고 있던 일이고, 짱개한테 듣기로는 중국과 한국간의 서해 해저가스관 사업을 방해하려고 그런다는데, 우리한테 들켰다고 북한에서 쉽사리 포기하겠나 싶네요. 이대로 방치하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국방부나 청와대에 보고를 할 수도 없는 일이고 말이지! 심통, 무슨 좋은 생각 없는겨?”
문도가 사령관 이정훈의 의향을 묻는다.
“음, 그러잖아도 그 점이 아무래도 걱정돼서 내가 어제 군에 관련 있는 한 분을 만나 뵙고 왔다. 잘 해결될 거니까 너무 염려들 안 해도 될 겁니다.”
“뭐? 군에 관련 있는 분을 만나고 왔다고? 그럼 벌써 군에다 얘기를 한 거야?”
문도가 깜짝 놀라서 소리치고, 나머지 두 사람도 정훈을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응, 예비역 대장인데 군에 영향력도 있고 믿을 수 있는 분이야.”
“예비역 대장? 네가 그런 사람을 어떻게 알아?”
문도는 아무래도 믿기지가 않는 모양이다.
“응, 실은 2주일쯤 전에 아버지한테서 연락이 왔었어. 고교동창생인데, 전에 합참의장을 지낸 분이 드론에 관심이 많다며 나를 좀 만났으면 한다고.”
“뭐? 합참의장을 지낸 사람이라고? 합참의장이면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고, 현역군인 중에서 최고 우두머리 아니야? 그런데, 그 양반이 드론은 왜? 그래서 그 분을 만났다고?”
얘기를 듣는 세희와 지은도 군부의 상당한 위치에 있었던 분을 만났다니까 잔뜩 기대 어린 시선을 보낸다.
“응, 그래서 그 때 만나 뵈었더니 우리 국가방위에 관해서 상당히 재미있는 말씀을 하시더라.”
정훈이 들려준 얘기는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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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이재성사장 아들인가? 아버지 학창시절 모습을 많이 닮아서 영특해 보이는 구만.”
전 합참의장이던 유진중대장이 정훈을 지긋이 바라보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예, 장군님은 TV에서 여러 번 봐서 잘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정훈도 처음 만난 사이지만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매스컴을 통해 많이 보았고 아버지에게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자네는 군대생활을 어디서 했는가?”
“예, 육군 제22보병사단 강원도 고성 뇌종부대에서 철책선 GOP근무를 했습니다.”
“아, 그랬는가? 아주 최전방에서 훌륭하게 군복무를 마쳤구먼! 허허.”
유 장군이 기특한 듯 정훈을 바라보고 웃는다.
“자네 모친도 곽지수장군 부인과 동창이라는 것 같던데?”
“예, 어머니하고 여중 동창이고, 아버지가 결혼하실 무렵에 그 분하고 대문을 마주보는 집에서 사셨다고 들었습니다.”
“아하, 그런 인연이 있어서 안팎으로 절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된 모양이구먼!”
곽 장군은 서울에 거주하면서 서산 해미읍성 근처에 농장을 갖고 있는, 충북 증평 제13공수여단장출신의 곽지수 준장을 말한다.
그도 역시 정훈의 아버지와 고교동창이면서 부인들까지 여중동창인 관계로 남달리 가깝게 지내고 있는 사이다.
“내가 얼마 전에 해미에 가서 곽 장군과 얘기를 하다가 자네가 드론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네. 자네 회사제품이 국내 드론 중에서 최고 수준이고, 외국에도 수출을 하고 있다면서?”
“예, 뭐.. 좀 그렇습니다. 하하.”
정훈도 솔직히 자기 드론 만큼은 세계제일인데 불필요게 겸손한 표현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 혹시, 한 번 뜨면 15시간 정도 비행할 수 있는 드론도 제작이 가능한가?”
정훈의 자신감 있는 대답에 만족을 했는지 유 장군이 본론을 끄집어 낸다.
“예, 그 정도는 지금 다량으로 생산해서 이란 건설현장용으로 수출도하고 있습니다.”
“아, 그런가? 역시 자네를 만나게 되어 다행이네. 허허.”
유 장군이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요, 혹시 드론으로 정찰비행만 하는 게 아니고, 어떤 화물을 싣고 나르면서 15시간 비행시간을 맞추려면, 현재는 화물의 무게가 30Kg정도로 제한이 됩니다만..”
정훈은 유 장군이 계획하는 것이 단순한 정찰목적은 아닐 것이고, 여차하면 적군과 교전도 고려하고 있을 거라 짐작하며 에둘러 물어본다.
“아, 그렇지! 음.. 화물은 말이야..”
유 장군이 잠시 뜸을 들이며 정훈에게 차를 마시라고 손짓으로 권한다.
“음.. 내가 자네 부친과 중학교 때도 한 반에 있어서 부친의 보수적이면서도 중립성이 강한 성정을 잘 알고 있네. 그래서 그런지 자네를 오늘 처음 만났지만 자네 부친과 같은 생각과 사상을 갖고 있을 걸로 믿고 싶구먼!”
말을 하면서 유장군이 정훈의 눈망울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예, 저도 어쩌면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정훈이 솔직히 털어놓고 유장군을 안심시킨다.
정훈은 이미 유 장군보다 한 발 앞서서 삼통사를 구성하고 대북작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유 장군이 뭔가 민간인 차원에서 드론으로 대북 방어작전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는 정도는 짐작을 하고 있다.
“실은 가능하다면 드론에 기관총을 장착해서 휴전선 일대를 감시할 계획이네만 그건 좀 어렵겠지?”
유 장군이 속내를 털어놓으며 정훈을 빤히 바라본다.
“아, 역시 그러시군요! 그런데, 기관총은 무게가 상당하지 않습니까? 무게도 무게지만 사격 시에 반동이 심할 텐데요!”
정훈이 역시 짐작은 했지만 그냥 소총 정도가 아니고 기관총이라고 하자, 드론에 설치해서 발사할 때 반동에 의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생각이 앞선다.
“음.. 아무래도 공중에서 지지대도 없이 기관총을 발사하면 드론이 오히려 뒤로 물러나겠지?”
“예, 그럴 겁니다. 드론이 뒤로 심하게 물러나서, 아마 정조준 사격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훈이 망설임 없이 대답을 한다.
“그러겠지! 그런데, 내가 어느 대학교 물리학 교수한테 농담처럼 그 문제를 얘기했더니, 그 양반 말로는 사격하는 정반대방향으로 공포탄을 함께 발사하면 작용과 반작용이 상쇄되어서 혹시 괜찮을 지도 모르겠다고 하더구먼. 그래서 드론에 장착하고 한번 시험발사를 해볼까 생각도 하고 있네!”
유 장군도 그 점을 고려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저.. 그러면 이 무기장착 드론은 군에서 정식으로 제식장비화 하는 계획입니까?”
정훈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 궁금증을 물어본다.
“아닐세! 나도 그것이 문제인데, 후배들을 통해서 군의 도움은 어느 정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군에서 공식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 아니고, 나랑 곽 장군 외에 몇몇 뜻이 맞는 예비역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거라 정식 군용장비를 장착 할 수는 없다네!”
“그러면, 기관총은 아닐지라도 하다 못해 권총이라도 장착하려면 어디서 구입을 하시려고요?”
정훈은 사격 시 반동도 없는 자기의 레이저건이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꼬치꼬치 물어본다.
“음, 그건 베트남에서 비밀리에 구입해서 밀수로 들여 올 생각이네.”
“예? 베트남에서요?”
베트남이라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정훈이 어리둥절해서 눈을 껌벅인다.
“응, 베트남에 가면 이라크 무기 판매상점이 있는데, 거기에는 전 세계의 각종 총기류를 구입할 수가 있네. 물론 우리 한국의 제품도 상당수 나와있고!”
정훈을 아예 자기 대원으로 생각하고 믿어버렸는지 유 장군이 별 비밀스런 얘기까지 다 들려준다.
“······. ······.”
정훈이 어이가 없어 아무 대꾸도 못한 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래서 실제로 드론을 작전에 투입할 때는 만에 하나 발각될 경우에 대비해서 일부러 소련제 소총이나 기관총을 구입해서 사용할 생각이네!”
“아, 예!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정훈이 이해를 하고 목이 마른 지 냉수를 한 모금 들이마신다.
“그런데, 장군님! 단순히 북괴군과 교전을 고려하는 거라면 굳이 살상력이 뛰어난 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까? 북한 병사들에게 부상만 입혀도 되지 않을까요?”
정훈의 생각엔 최루가스 분사기만 달아도 되지 않나 싶은 가 보다.
“음.. 자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이 대충 몇 기나 배치되어 있는지 알고 있나?”
“이동식 미사일이요? 저는 몇 기나 되는 지는 잘 모릅니다.”
“실전 배치된 스커드 미사일이 500기가 넘고, 노동미사일은 1200기나 되네! 그것들은 한 곳에 가만히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고 움직이면서 고속도로든 운동장이든 어디서든 날려보낼 수 있는 거니까, 그 많은 미사일을 일일이 다 모니터할 수는 없지 않겠나?”
“아, 예. 정말 그렇겠습니다. 일단 발사되어서 어느 고도 이상 올라가야 남한 레이더에 탐지가 되겠네요.”
“만약에 북한에서 남쪽으로 한꺼번에 100기만 발사해도, 솔직히 우리 군에서 전부 다 격추시킬 수 없는 게 현실이네! 여남은 발만 제대로 날아와서 서울 한 복판에 떨어지면 어떻게 되겠는지 한 번 상상을 해보게나. 폭탄 때문이 아니고 차량들이 뒤엉켜서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지 않겠는가?”
정훈이 생각해봐도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서울시내는 완전히 통제불능의 아비규환의 지옥 같은 도시가 되고 말 것 같다.
“아, 그래서 드론으로 그 이동식 미사일의 동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하다가 발사조짐이 보이면 기관총 사격을 가해서 아예 미사일 발사를 무력화시키려는 계획이시군요.”
“그렇다네. 지금 계획은 적어도 드론이 50대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네. 25대씩 교대로 비행정찰을 할 생각이네. 15대 정도는 휴전선 150마일 철책선 주변을 감시하고, 나머지 10대는 북한 깊숙이 들어가서 현재 파악된 고정미사일 기지를 살펴볼까 하네!”
“한 번에 드론을 25대나 띄워서 감시한다고요? 그렇게 하려면 2교대에 예비인원까지 고려하면 전체 인원이 적어도 60여명은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정훈이 유장군이 뭔가 경찰청이나 소방방재부서의 모니터 감시처럼 드론을 한 사람이 여러 대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 않나 싶어서 인원을 언급해 본다.
“음, 그렇지! 그래서 우리 `해미읍성` 호국단의 전체대원 모집목표를 90명으로 하고 있고, 지금 혈서를 쓰고 입단한 사람만 이미 40여명이 된다네. 그 중에 18명은 단순한 드론 모니터요원이 아니고, 필요 시 북한에 직접 침투해서 작전을 벌일 수 있는 정예요원이네.”
유 장군이 가늘게 뜬 눈으로 빤히 주시하며 정훈의 반응을 살핀다.
“예? 대원 90명 목표에 벌써 40명이나 참가했다는 말씀입니까? 그 대원들은 지휘부 장교님들이 포함된 인원은 아닐 테고, 당연히 실무 작전투입 행동대원 숫자겠지요?”
“당연히 대원들 숫자이고, 거의 다 공수특전단 부사관 출신들이네. 지금 위관과 영관 급을 포함한 장교출신은 나랑 곽 장군을 포함해서 아직 열명이 채 안되네.”
예비역 군인 중에 조국 방위수호를 위해 한 목숨 바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벌써 40명이나 된다는 소리에 정훈은 어안이 벙벙해진다.
아무리 합참의장을 지낸 유진중대장과 공수특전여단장을 지낸 곽지수준장이 주축이 되어서 추진하고 있다고는 해도, 가족도 있고 가정도 있는 예비역 특전대원출신 중에 애국심이 투철한 군인이 이렇게나 많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비밀리에 계획을 세우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규합하느라고 그 동안 이분들이 사비를 털어가며 남몰래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생각하니,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고 존경심이 우러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저.. 유 장군님! 실은 제가 레이저건을 개발해 둔 게 있습니다. 그것을 드론에 장착해서 사용하면 아무런 반동이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정조준 해서 표적을 맞힐 수가 있습니다!”
잠시 망설이던 정훈이 더 이상 숨길 이유가 없다 싶어서 다 털어놓기로 작정하고 말문을 열었다.
“응? 레이저건을 자네가 개발했다고? 자네한테 그런 기술도 있었어? 그 레이저건으로 실제로 시험사격을 해보기라도 했는가?”
유 장군이 깜짝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정훈을 쳐다본다.
그도 그럴 것이, 수 차례에 걸쳐 ADD(국방과학연구소)에 레이저건의 국산개발에 대해서 건의도 했고 종용도 해봤지만, 미국정부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되돌아 온 답변은 아직은 우리 기술로 군용무기화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랬는데, 친구 아들인 이 33살짜리 젊은 친구가 그 레이저건을 만들었다고 하지 않는가!
그 레이저건 파괴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몰라도, 하다못해 권총 수준만 되어도, 당장 반동문제로 대책이 안 서는 기관총대신에 드론에 장착해서 사용하면 즉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할 수 있으니까 그보다 더 좋은 방안은 없을 것이다.
어렵게시리 베트남에 가서 소련제 무기를 구입하고 밀수입해오는 번거로운 문제도 해결되어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이다.
“예, 장군님! 드론에 장착해서 서해 바닷가 바위섬에서 수도 없이 원격조정으로 시험사격을 해봤습니다. 지금 개발된 제품은 출력이 1W급인데, 북한 미사일 탄두를 타격하면 아마 그 미사일은 제자리에서 폭파해버리고 말 겁니다!”
정훈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얼굴에 미소까지 지으며 유 장군을 쳐다본다.
이 소설은 판타지가 아닙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닥쳐 올 사실을 미리 알려드리는 겁니다. 여러분의 가까운 미래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작가의말
이 글에 나오는
유진중대장과 곽지수준장 등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제63. 죽은 자의 손
제64. 원산 602 특각
제42. 농사꾼 장군
을 참조하시면 훨씬 이해가 잘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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