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법사였던 제갈세가 고명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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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갓짓
작품등록일 :
2024.05.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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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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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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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주 경합전. (2)

DUMMY

소가주 경합전. (2)


“해원아. 넌 요즘은 좀 어때?” 


제갈천은 세 자매와 어릴 적 오랜 기간 함께 세가에서 자랐기에 오랜만에 보는 친척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해원에게 불편함 없이 살갑게 질문했다. 


“나야 뭐 똑같지. 난 소가주 경합전에 관심 가질 만한 재능이 없으니까.”


“넌 대신 예술에 재능이 있잖아. 네가 선물해 준 그림은 여전히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전시 중이야.”


“몇 년 전 그림인데. 부끄럽네.”


해원은 어색하게 머리를 긁었다.


천은 따라오던 지은에게 고개를 돌려 빤히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빤히 쳐다봐? 나 또 뭐 묻었나?”


“아니, 지은아, 너 성취가 남다른 것 같다. 엄청난 기운 느껴지는데?”


“그럼, 요새 막혀있던 벽을 하나 뛰어넘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어릴 때 코 찔찔 흘리던 애가 많이도 컸다. 하하하.”


“훗, 참. 언제적 이야길 하는 거야? 예전에 천 오라비에게 무공을 배우던 나를 상상하면 큰코다칠 거야. 이번 경합전의 승리자는 내가 될 거니까.”


그 말을 들은 천은 찰나의 순간 매우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멀리서 지켜보던 연희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 이젠 우리가 경쟁자가 되었구나. 아무것도 모를 때가 좋았는데. 지금은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어.”


천은 갈수록 말끝을 점점 흐렸고, 결국 그 소리는 다른 방계들의 우렁찬 인사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


-


묘한 기분이든 제갈천은 조용히 걸으며 지난 제갈세가로 떠나기 일주일 전의 일을 회상했다.


사화련의 내각.


제갈천의 아비이자 사화련의 군사인 제갈극이 떠날 채비를 마친 제갈천에게 말했다.


“천아. 세상이 알듯이 현 가주는 불세출의 천재다. 나는 그에게 밀려 수밖에 없었기에 무력 따위 아무 쓸모가 없었지, 하지만 나는 너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무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천은 묵묵히 아비의 말을 들었다.


“그러나 너는 다르다. 시대를 타고났다. 세상이 너에게 준 기회를 잡아라. 너에겐 현종의 딸들에게는 없는 재능이 있다. 내가 그렇게 키워 냈으니까. 그저 너를 서고 지기로 만들려는 현종에게서 너를 데리고 나와 사화련으로 왔다. 언젠가 올 지 모를 기회를 위해서 말이다.”


“이미 너는 그들의 재능을 뛰어넘었다. 게다가 그의 고명아들인 윤종 그놈을 봐라.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가 틀림없다. 그러니 꼭 소가주 경합에서 우승해야만 한다.”


“소가주가 되면 크게 달라질까요?”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네가 소가주직만 차지할 수 있게 된다면 앞으로 너의 길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너는 가주의 권한을 물려받게 될 것이다. 비밀서고의 출입권한뿐만 아니라 서고의 물건을 사용할 수 있으며 그것을 보호하고 있는 백운여명진의 파훼법 또한 배울 수 있지. 뿐만 아니라 백운진의 설치법까지도 알게 될 것이야. 이 세 가지 중 하나의 정보만 알게 된다고 해도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그 누구도 너를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비전을 얻게 되는 셈이지.” 


...


“네가 지금껏 봤다시피 아비처럼 이 무식한 사파 놈들 사이에서 치일 일도 없고, 그들에게 큰소리치고 코를 납작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


“알지 않느냐. 내가 고작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사화련의 군사 따위가 되라고 이리 힘들게 가르친 것이 아니다. 너는 시대를 타고났어. 방계에선 오직 너만이 가주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게 터졌지. 현 소가주인 그녀의 앞엔 앞으로 몰락만이 가득할 것이다. 무의 길로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는 것보다 고작 사랑 따위를 택하다니 정말 보잘것없지 않으냐?”


제갈극은 점점 감정을 끌어올리며 말했다.


“크하하하. 그러니 우리에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다. 그녀를 조금씩 긁어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해라.”


“네. 아버지.”


제갈극에 비해 천은 감정변화 없이 단단한 어조로 대답했다.


“음. 요즘 윤종, 그놈의 이름이 조금씩 들리더구나. '제갈 화룡'이라 했던가? 같잖구나.”


“네. 내공을 모으는 방법을 찾았다고 합니다. 아직 정확한 실력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느껴지는 기운으로는 갑자 아래라고 합니다.”


“크. 그렇지. 암. 갑자가 무슨 뜻이 더나 대범한 이가 수련하여 60년의 내공을 모아야 가능한 내공의 양이다. 책만 읽던 서생 따위가 아무리 기연을 얻었다 손 치더라도 천이 너를 따라오려면 십 년도 더 걸릴 것이다.”


“그러나 소문으로는 흑사대의 절반을 홀로 쓰러뜨렸고, 곤륜과 청성을 친 마교를 홀로 제압했다는 소문이 무성합니다.”


“나도 들었다. 소문을 들어보니 허황되기 짝이 없더구나. 아마 맹의 주축인 남궁세가 측에서도 그를 밀어주는  거겠지. 맹의 측에서도 제갈세가의 가주의 뒤를 이를 소가주가 사파의 사화련의 군사의 자식인 게 마음에 들지 않을테니까.”


제갈극은 빠드득빠드득 이를 갈며 말을 이었다. 


“썩을 놈들 같은 이라고. 걱정할 것은 없다. 너의 실력으로 압도하면 되니까. 그놈 따위는 신경 쓰지 말거라. 만약 실력이 안된다 해도 내게 다 방법이 있으니. 으하하하.”


-똑똑. 군사! 련주가 찾으십니다.


“아. 이런 또 난리군, 금방 가겠다. 천아 먼저 떠나거라. 난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이 많으니..”


천의 앞에서 거들먹거리던 모습과는 달리 무게 없이 빠른 걸음으로 련주의 부름에 응했다.


그런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천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소가주.. 내가 되어주마.’


제갈천의 몸에서 불길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


제갈천 그는 제갈세가에서 학문과 무공을 배운 후 일찍 이립의 나이에 사파로 떨어져 나왔다. 그때는 윤종의 내공을 모으지 못하는 몸 상태를 몰랐기에 아버지인 제갈극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제갈윤종이 열 살 때 아예 내공을 다룰 수 없는 몸을 가졌라는 소식이 들렸다. 그때부터 제갈극은 미친 사람처럼 자신의 아들이 제갈천을 극성으로 훈련시켰다. 그리고 그는 사파 놈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까지 도움을 구해가며 제갈세가에 내부를 향해 교묘한 계략을 펼쳤다.


그렇게 나는 아비가 조종하는 꼭두각시처럼 오직 이번 경합전만을 바라보며 자라왔다. 제갈극 그의 꿈을 펼치기 위해...


대체 어떤 계략을 쓴 것인지 몰라도, 제갈연희는 소가주가 될 마음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제갈극의 말대로 소가주 경합전이 예정되었다.


소가주 경합전이란, 제갈세가의 규율로 본 소가주 직책은 직계 맏이 혹은 장남이 소가주를 이어받는다. 허나 그 자가 이립의 나이에도 초절정을 이르지 못하면 직계와 방계를 포함한 모든 제갈세가의 맏이 이하의 자제가 소가주 경합전을 치르고,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우승한 자가 소가주가 된다.


이 규율로 인해 방계에서도 가주직을 물려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본래는 직계의 타락을 방지하고자 만든 선대부터 내려온 중요한 제도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삼 개월 공정한 방식을 위해 경합전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은 삼 개월간 세가에서 함께 훈련하며 생활한다.


제법 눈에 거슬리는 것은 윤종이다. 그가 내공을 되찾게 된 기간은 고작 육 개월 남짓. 그에 비해 성장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제 경합전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삼 개월 남짓. 아직 절정에도 오르지 못한 이가 초절정에 다다른 제갈천 자신을 꺾을 순 없을 것이다.


-


제갈천을 세가로 보낸 후, 제갈극은 다가올 경합전에서 벌어지게 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잔계를 준비했다. 그것은 바로 마공이다.


하오문의 정보력으로 상대의 힘을 무력화시키는 마공을 가진 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거금을 투자하여 오랜 기간 수소문 끝에 그자를 찾아냈다. 그 마공을 쓰는 자는 백충이라는 이름의 뼈대 없는 사파 출신의 제자였다.


그를 데려와 같은 경지의 사화련 간부들 사이의 대련 중에 그 마공을 사용하게 했다. 그러자 소문대로 그 마공에 당한 간부는 움직임이 눈이 띄게 느려지고 약해졌다. 그들의 대련은 동급이 아니라 마치 원래부터 수준차이가 심하게 나는 고수와 하수의 대결을 보는 것처럼 압도적으로 차이가 났다.


“아니! 신기하구나. 초절정의 저 살수가 저렇게 느려 보이다니.”


-그러게 말입니다. 군사.


-오오오. 기이하군.


그들의 대련을 지켜본 이들뿐만 아니라 마공에 당한 간부 역시 마공에 의해 약해졌다는 상황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오히려 자신이 느려졌다고 인지하기보다 상대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당황했다는 소리를 했다.


“정말 아무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구나. 저 사파의 내로라하는 고수들도 느끼지 못할 정도라면. 크크크. 그곳에서도 절대 들킬 일도 없겠어. 크하하하.”


제갈극은 단 하나의 변수도 용납하지 않고 멋지게 준비하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웃었다.


‘이제야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 나아지는구나. 성취가 남다르다는 제갈지은? 그녀가 만약 남은 삼 개월간 가주 현종의 가르침을 받아 경지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결코 이번 경합 전에선 절대로 천이를 이겨낼 수 없을 것이다.’


“이제야 두 발 뻗고 잘 수 있겠구나. 크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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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이곳이 제갈세가가 맞는지? 24.08.21 32 3 9쪽
44 무림맹 입단 시험? 24.08.19 49 3 10쪽
43 남궁세가의 무공. 24.08.18 49 3 10쪽
42 남궁세가로의 도착. 24.08.16 65 3 10쪽
41 무녀 주화란. (2) 24.08.15 61 3 9쪽
40 무녀 주화란. (1) 24.08.11 67 3 10쪽
39 남궁수야. (2) 24.08.07 74 2 11쪽
38 남궁수야. (1) 24.08.06 85 4 10쪽
37 전쟁의 마무리. 24.08.05 78 1 10쪽
36 신마교. (6) 24.08.04 82 4 12쪽
35 신마교. (5) 24.08.03 93 2 9쪽
34 신마교. (4) 24.07.31 96 4 10쪽
33 신마교. (3) 24.07.30 95 4 9쪽
32 신마교. (2) 24.07.29 101 3 12쪽
31 신마교. (1) 24.07.28 111 3 12쪽
30 백발노괴. 24.07.25 126 2 14쪽
29 마교(魔敎)? 마(나)교? 24.07.24 127 4 12쪽
28 가주의 가르침. 24.07.23 117 3 13쪽
27 소가주 경합전. (8) 24.07.22 125 3 11쪽
26 소가주 경합전. (7) 24.07.21 121 3 13쪽
25 소가주 경합전. (6) 24.07.18 119 3 11쪽
24 소가주 경합전. (5) 24.07.17 119 3 13쪽
23 소가주 경합전. (4) 24.07.16 118 2 10쪽
22 소가주 경합전. (3) 24.07.15 119 3 10쪽
» 소가주 경합전. (2) 24.07.13 122 2 10쪽
20 소가주 경합전. (1) 24.07.10 138 3 9쪽
19 세가로의 복귀. 24.07.08 152 4 11쪽
18 대책 회의. 24.06.11 164 4 11쪽
17 대마법사시다. 24.06.10 170 4 11쪽
16 괴물의 정체. 24.06.09 17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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