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법사였던 제갈세가 고명아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공모전참가작

이갓짓
작품등록일 :
2024.05.23 21:21
최근연재일 :
2024.08.21 17:29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7,085
추천수 :
161
글자수 :
215,266

작성
24.07.22 20:08
조회
124
추천
3
글자
11쪽

소가주 경합전. (8)

DUMMY

소가주 경합전. (8)


단상 위, 윤종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드디어 만났군 제갈천.”


제갈천은 윤종을 가소롭게 보며 자신이 위라는 듯한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네놈에게는 묻고 싶은 것이 많다. 어떻게 진법을 빠져나온 거지?”


“밧줄을 자르고 꽁무니 뺀 녀석한테 말해주고 싶지 않아.”


“그래. 일단 좀 맞고 시작하자. 운 좋게 연희를 이겼다고는 하나, 네놈은 절대 나를 이길 수 없어.”


“그건 자만이야. 그 말 돌려주도록 하지.”


“아니, 난 네놈의 훈련과정을 지켜봤지. 속도가 조금 뛰어나다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 않나? 네놈에겐 막힌 벽과 같았던 지은을 이긴 자가 나다.”


“훈련 중에 쥐새끼가 한 마리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어. 그럼 그걸 지켜볼 시간에 나를 처리했어야지. 훈련으로 기진맥진했을 때가 아니고선 기회가 없을 텐데? 앞으로도 말이야.”


“반갑자도 안 되는 내공을 가진 놈이 기어오르는구나. 그런 내력으로는 휘두르는 네놈의 검은 그저 빈 깡통일 뿐.”


“상대를 가늠하는 것부터 틀렸다, 이놈아.”


윤종은 내력을 끌어올렸다. 갑자 이상의 내력이 전신을 감쌌다. 그리고 가속화 마법을 사용해 전광석화 같이 이동후 몸에 회전을 더해 묵중한 각(脚)법을 구사했다.


천은 팔을 올려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그 충격으로 연무장의 끝까지 땅이 파일 정도로 내동댕이 쳐지며 굴렀다.


천은 윤종의 빠른 속도가 장점이란 것을 알고 공격을 대비하고 있었지만, 방심한 틈에 눈앞에서 펼쳐진 공격은 밖에서 관전할 때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윤종의 공격은 천에게 어떠한 상처도 입힐 수 없어야 했다. 천은 필요이상의 내공이 실리지 않은 공격으로는 상처조차 입힐 수 없는 사파의 무공인 격하불괴(隔下不壞)를 익히고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공격은 막은 팔은 커다란 망치에 맞은 듯 얼얼했고, 그리고 충격으로 인한 폭발력은 더욱 엄청났다. 천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다시금 윤종을 응시했다.


‘분명 내공은 형편없을 정도로 수준 이하인 놈이었는데.’


천은 이상함을 느끼고, 그의 내력을 살폈다. 그러자 반갑자였던 윤종의 내공은 갑자를 넘어서다 못해 넘쳐흐르고 있었다.


“어떻게 며칠 만에 이렇게 성장한 거지? 아니, 네놈! 내력을 숨겼구나.”


“‘내력을 숨겼다’라? 그래, 그렇다고 치자. 너도 그 추잡한 전략들을 숨겨놨는데 나라고 안 숨겼을까.”


“영악한 놈. 너무 만만하게 봤어. 그래봤자 아직 애송이일 뿐, 전력으로 간다.”


천은 귀신같은 보법으로 환영을 만들어 뇌음독수(惱陰毒手)를 꽂아 넣으려 했다. 윤종 또한 천기신행(天氣神行)을 펼치며 그의 움직임을 피했지만, 그가 준비한 사파의 보법인 구미종보(九迷從步)는 천기신행의 허점을 파고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천기신행에게만큼은 좋은 상성을 가진 보법이었다. 그렇기에 천의 보법이 윤종의 신속함을 따라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닿지 못했다. 마치 그의 보법을 놀리듯, 아주 간발의 차이로 모두 닿지 못했다. 닿기 위해 뻗어진 뇌음독수(惱陰毒手) 또한 윤종의 기이한 술법으로 불에 타 독이 발산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더욱 괴롭혔다.


“윽!”


‘젠장. 정말 속도하나만큼은 괴물 같은 놈이군.’


천은 조잡한 합이 아닌, 강력한 무공을 사용하려 마음먹었다. 지은과의 대결에서 보여주었던 사(四) 장 난획(亂㓰) 검로였다. 그리고 본디의 것과는 달리, 천의 성격에 맞게 초식을 이리저리 바꾸어 여러 변초들이 섞어 넣었다.


수많은 검기들이 곳곳에서 쏟아져 윤종을 향해 날아갔지만 모두 내력을 두른 그의 검에 튕겨져 나갔다. 기이한 점은 분명 그의 검이 닿지 않는 사각에서 들어간 검기 또한 기이하게 막혀서 튕겨 나갔다.


윤종은 내력을 끌어올려 검을 마주친 것 만으로 튕겨져 나가는 내력의 힘에 심취했다. 이것이 갑자의 힘. 마법이 아닌 단련된 오라를 이용하는 기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느껴졌다. 아직은 유려하지 않은 검술로 사각에서 노려진 검기는 방어 마법으로 방어했다.


“분명 들어갔다 생각했는데.. 뒤에 눈이라도 달린 건가. 어떻게 한 거지?”


더 이상의 발출은 내력소모일 뿐이라 생각한 천은 공격을 거두었다. 그리고 틈을 주지 않고, 연희와 같은 월로신검(越路神劍)을 펼쳐내기 위한 자세와 호흡을 가다듬었다.


천의 검은 하얀빛을 발하는 연희의 것과는 달리 마치 음영이 일듯 검고 흰 검기들이 뒤섞여 뾰족한 가시가 돋친 듯한 모습으로 더욱더 커다란 기운을 만들어 냈다.


그의 검기는 유려한 연희의 검보다는 집중도가 떨어질지 모르나 결코 피할 수 없는 형상을 만들어냈다. 마치 회색의 거대한 뱀이 빠르게 움직이듯 윤종을 향해 한치의 틈도 없이 눈앞을 가득 메우며 날아왔다. 위력은 연희의 수준 혹은 그 이상이었고, 기본적인 방어 마법으로는 막을 수 없는 위력임이 분명했다.


윤종은 그의 마지막 일격필살의 기운을 그대로 맞받아칠 생각은 없었다.


검기를 발출 하기 위한 자세는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아래로 내려치는 자세이다. 더욱 강한 발출을 위해선 왼발을 내딛으며 양손으로 내려친다. 그때 그의 중심은 왼쪽발을 향해있다. 그렇기에 그저 그가 지탱한 발아래를 살짝 융기(隆起) 시키는 것만으로 검의 궤도를 좌측으로 크게 기울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그의 궤도를 틀어 튕겨내기 쉽게 사선으로 향하게 만든 뒤, 검에 내력을 쏟아부터 아래에서 위로 강력한 획을 그으며 역으로 삼(三) 장 거중일검(巨重一劍)을 만들어냈다. 거중일검의 검기에 더해 강력한 불길이 용솟음치는 고위마법인 [용의 숨결]을 사용했다. 서로 맞붙은 검기의 형상은 마치 천이 만들어낸 이무기의 몸을 꼼짝하지 못하게 조르는 화룡과 같은 모습으로 천의 비기를 감싸 하늘로 승천했다.


그렇게 마지막 천의 비기는 윤종의 털끝하나 건드리지 못한 채, 용이 승천하듯 하늘로 치솟았다.


“화룡이라는 별호가 마음에 드는데, 아직 별호를 아직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 같아서.”


윤종은 자신이 쏘아 올린 화룡을 보며 혼잣말했다. 그리고 그의 발출은 모든 이들의 시선을 하늘로 곧게 만들었다.


“미친.”


“호오! 어찌 이런 일이!”


“크하하하. 정말로 화룡과 닮았구나!”


그를 본 천의 표정은 처참했다. 게다가 모든 내력을 소모해 다리를 지탱해 서있을 힘도 없어 한쪽 무릎을 땅에 닿은 채 목검을 집어 몸을 지탱했다.


“이건 웬만한 장로들도 막지 못하는 무공인데! 분명 연희 그녀보다 더 발전시킨 무공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천은 자신의 비기를 잡기 취급하듯, 그리 쉽게 날려버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껏 나의 노력은 대체 무엇이었단 말인가? 고작 내공을 깨달은 지 일 년도 안 되는 애송이에게 참패한 나의 이십 년은 대체 무어냔 말이다!”


천에게 서려있던 독기는 어디 갔는지 사라지고, 그저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은 한 사내로 변했다.


윤종은 삶을 포기한 것 같은 그에게 다가가 한마디 했다.


“참 지저분하다 지저분해.”


“뭐라 했느냐?”


“갖은 더러운 짓은 다해놓고, 세상 모든 것을 잃은 놈처럼 서있는 꼴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군.”


“닥쳐라. 네놈이 뭘 안다고 지껄이느냐. 나는 오로지 오늘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


“그래. 과정은 좀 지저분했지만 어쨌든 결승에 올랐잖아.”


“아니. 동정하지 마라. 이제 난 인생 설계에 실패한 패배자일 뿐이다.”


“이립도 안 되는 나이로 인생의 패배를 논하다니, 엄청난 독기를 가진 독사 같은 모습에서 순식간에 이렇게 멍청한 반푼이가 되어 버릴 줄이야. 꼭 소가주만이 너의 길이 아니다. 그러니 삶을 포기하지 마라.”


“네놈은 어찌 그리 세상을 다 산 노인처럼 말하는 게냐. 네 놈 도대체 정체가 뭐냐? 반로환동(返老還童)이라도 한 것이냐.”


“그럴 리가. 아니다! 따지자면 그와 가까울지 모르겠군.”


다른 이들과 같이 넋을 놓고 화룡의 승천을 계속해서 보고 있던 진행자인 원규에게 가주가 소리쳤다.


“자. 승자는?”


“아아! 이번 소가주 경합 전의 승자는 제갈윤종입니다. 소가주가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와 아아아아아!”


모든 이들이 함께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는 제갈세가가 떠나갈 듯 엄청났다.


원로들 또한 칭찬 일색이었다.


“오래 살다 보니 별것을 다 보는구먼. 이젠 힘을 좀 빼도 되겠어.”


“그러게 말일세.”


경합전이 끝나고, 세가의 안과 밖은 모두 축제의 장이 되어있었다.


“이야~ 오늘 이곳에 온 것을 내 절대 후회하지 않아!”


“그러니까 말이야. 그런 장면을 어디서 또 보겠는가!”


“하하하하.”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며, 윤종과 천의 비무 이야기로 가득했다.


“앞으로 제갈세가에 줄을 잘 대 놔야겠어.”


“그러게 말이야. 오늘의 광경은 말로 설명해 줘도 믿지 못한 이들이 태반일 거야.”


무당의 진혁 종남의 정운이 있는 일행의 입장이 난감해져 있었다.


“가장 적대적으로 생각한 윤종이 소가주를 차지할 줄이야. 그것도 압도적으로.”


“우리에게 보여줬던 그 기운이 진법이 아니라 정말 저자의 것이었나 보군.”


“오늘을 계기로 제갈세가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떠오를 거야. 늦기 전에 어떻게든 줄을 대야 한다고!”


“분명 지금 기분이 좋겠지?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르겠어. 어떻게든 친해져 보자고.”


“후. 그래. 가보자.”


이익에 눈이 밝은 이들은 벌써부터 행동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가주 경합전 당일은 어느새 어두워져 갔지만, 여느 때보다 오히려 더 시끌벅적하고, 모두 힘이 넘쳤다. 


-


소가주 임명식까지 끝나고 모든 이들이 자리를 빠져나가 축제의 현장에 뛰어들었지만, 제갈극 혼자만은 그 연무장의 관중석에서 홀로 구겨져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묵중한 목소리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극. 나의 초대장은 거부해 놓고, 관중석에서 불편하게 뭐 하고 있느냐?”


생각에 잠겨있던 극은 가주 현종을 보고는 번뜩 정신을 차렸다.


“사형! 아니, 가주. 오.. 랜 만 이오.”


“그러게 말이다. 오랜만이구나.”


“허허. 축제의 중심이 되어있어야 할 양반이 왜 이쪽으로 오셨소?”


“차마 보고 싶어서 왔다는 말은 하지 못한 채, 잠깐의 침묵이 이어지다. 가주가 운을 뗐다.”


“천이. 아주 잘 키웠더구나.”


“하하하하. 놀리는 겁니까?”


“아니. 칭찬하는 것이다. 갑자기 출가해 사파로 간다고 했을 때 정말 걱정했는데 말이다.”


“흐흐흐. 끙.”


극은 자신도 부끄러웠는지 앓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하소연하듯 편하게 말을 내뱉었다.


“저는 안될 놈인가 봅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천이를 가주로 만들고 싶었는데. 안 되는 건 안되네요.. 형님은 아주 운을 타고난 사람입니다. 형님에 이어 윤종이 그놈까지. 아주 엄청난 운을요!”


“그러게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지 모르겠군.”


“이리될 거라 예상하셨습니까?”


“아니. 나도 사실 예상하지는 못했다. 저 정도의 경지까지 달했을지는...”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마법사였던 제갈세가 고명아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5 이곳이 제갈세가가 맞는지? 24.08.21 32 3 9쪽
44 무림맹 입단 시험? 24.08.19 48 3 10쪽
43 남궁세가의 무공. 24.08.18 48 3 10쪽
42 남궁세가로의 도착. 24.08.16 65 3 10쪽
41 무녀 주화란. (2) 24.08.15 60 3 9쪽
40 무녀 주화란. (1) 24.08.11 67 3 10쪽
39 남궁수야. (2) 24.08.07 74 2 11쪽
38 남궁수야. (1) 24.08.06 85 4 10쪽
37 전쟁의 마무리. 24.08.05 78 1 10쪽
36 신마교. (6) 24.08.04 81 4 12쪽
35 신마교. (5) 24.08.03 92 2 9쪽
34 신마교. (4) 24.07.31 96 4 10쪽
33 신마교. (3) 24.07.30 95 4 9쪽
32 신마교. (2) 24.07.29 100 3 12쪽
31 신마교. (1) 24.07.28 111 3 12쪽
30 백발노괴. 24.07.25 126 2 14쪽
29 마교(魔敎)? 마(나)교? 24.07.24 126 4 12쪽
28 가주의 가르침. 24.07.23 116 3 13쪽
» 소가주 경합전. (8) 24.07.22 125 3 11쪽
26 소가주 경합전. (7) 24.07.21 121 3 13쪽
25 소가주 경합전. (6) 24.07.18 118 3 11쪽
24 소가주 경합전. (5) 24.07.17 119 3 13쪽
23 소가주 경합전. (4) 24.07.16 117 2 10쪽
22 소가주 경합전. (3) 24.07.15 119 3 10쪽
21 소가주 경합전. (2) 24.07.13 121 2 10쪽
20 소가주 경합전. (1) 24.07.10 137 3 9쪽
19 세가로의 복귀. 24.07.08 152 4 11쪽
18 대책 회의. 24.06.11 163 4 11쪽
17 대마법사시다. 24.06.10 170 4 11쪽
16 괴물의 정체. 24.06.09 174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