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법사였던 제갈세가 고명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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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이갓짓
작품등록일 :
2024.05.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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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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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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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주 경합전. (7)

DUMMY

소가주 경합전. (7)


경기가 시작되자 아니나 다를까 탁한 흑마법의 기운이 슬금슬금 지은을 향해가고 있었다. 윤종은 정신을 집중해 그 기운을 뿜어내는 자 찾아다녔다.


‘찾았다 요놈!’


윤종은 결국 관중석 사이에서 흑마법을 시전하고 있는 자를 발견했다.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 머리를 굴렸다. 최대한 잔인한 고통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보는 눈도 많은데 데려가 팰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 그거면 좋겠군.’


윤종은 흑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했다.


“너도 똑같이 흑마법에 당해봐라.”


흑마법이란 마나의 가장 어두운 속성만을 사용하는 마법이다. 게다가 흑마법을 사용하면 마나는 흑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윤종의 마나는 티 없이 맑은 마나를 가졌다. 그래서 선뜻 흑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았지만, 마나가 더럽혀질 수 있는 벌주를 무릅쓰고 끝내 [악마와의 조우]라는 흑마법을 시전 했다.


탁한 흑마법의 기운을 없애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연희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그저 단발성의 육체적 고통을 주는 것보다 더욱더 괴로운 고통을 느끼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악마와의 조우].


윤종이 마법을 시전 하자 지은을 바라보고 흑마법을 시전 하던 그의 동공이 시커멓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소리를 내지르며 손발을 마구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 그가 가장 공포스러워하는 형태의 악마가 등장했다.


그것은 눈앞에서 사라지지도 만져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기력이 다할 때까지 저 지독한 악마와 눈을 마주한 채로 살아야 할 것이다. 아마 앞도 제대로 볼 수 없고 애써 눈을 감으려 해도 느껴지는 공포 앞에 서서히 말라죽어갈 것이다.


“꼴좋다.”


윤종에 마법에 당한 이는 공포에 질려, 관중석에서 한바탕 소란을 일으키고 쫓겨났다. 멀리서 그 모습을 본 제갈극이 그를 따라나섰다.


‘설마, 마공이 걸린 것인가?’


제갈극은 불안한 마음으로 마공의 시전자를 찾았다. 그가 위치한 곳은 궐문 바로 옆 음지의 구석이었다.


“저 자식 대체 저기서 뭐 하는 거야?”


그의 옆에는 마침 한바탕 소란을 일으켜 그를 쫓아낸 비호대원이 구시렁거리며 연무장으로 복귀하고 있었다.


“뭐 저런 미친놈이 있냐? 혼자 뭐가 보인다고 저렇게 난리를 부리는지 원.”


제갈극은 비호대원에게 그의 처우에 관해 물으려다 그의 혼잣말을 듣고는 괜히 말을 걸어 그와 얽히는 것을 자제했다. 비호대원이 떠나자 마공시전자에게 다가가 소리쳤다.


“대체 여기서 뭐 하는 게냐!”


극이 계속해서 말을 걸었지만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겁에 질려 계속 죄송하다는 말과 꺼지라는 말을 반복하며 머리를 조아리고 머리를 땅에 박으며 자학하는 광인이 되어 있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살려주세요.. 흑흑. 으. 으. 으. 꺼지라고! 꺼져! 제발 꺼져주세요..”


“······.”


제갈극은 역시 마공을 쓰는 자에게 무언가 결점이 있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 통제 불능의 짐이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그 시각.


천과 지은은 누가 우세라 할 것 없이 막상막하의 실력으로 검을 주고받았다. 오는 공격을 흘리고 반격하는 정석적인 검술을 지닌 지은과, 검의 괴도를 바꾸거나 갖은 변칙을 노리는 초식들을 사용하는 천의 비무는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싸움에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동수.


그들은 서로 동수인 셈이다. 하지만 천이 노리는 건 마공으로 인한 지은의 탈진이었다. 하지만 계속된 전투에도 반응이 없는 지은을 보자 살짝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야? 아주 체력만 빠지게.”


천은 제갈극의 신호를 기다리다 결국 툴툴대며 비무를 이어가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는지 참지 못하고 내공을 끌어올렸다.


‘쯧, 이런 애송이 상대로 보여주고 싶진 않았는데.’


천은 진심으로 지은을 상대했다. 제갈세가의 무공인 대천성검법의 가장 변칙적인 검로를 가진 사(四)장 난획(亂㓰) 검로를 펼쳤다. 천의 몸이 흐려지고 어디서 검을 휘둘렀는 지도 모르게 곳곳에서 검기들이 난잡하게 사정없이 쏟아졌다. 


“오오. 저것이 바로 제갈세가의 검법!”


“오랜만에 보는군요. 천의 검법은 좀 더 변칙에 힘을 많이 두었구려.”


제갈세가의 절기에 관중들이 끌어 올랐다.


그를 상대로 지은은 같은 대천성검법으로 상대했다. 천의 공격을 막아냄과 동시에 한점 돌파에 집중한 삼(三)장 거중일검(巨重一劍)으로 상대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끊임없이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천의 검기 때문에 무공을 펼쳐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은은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는 심정으로 어느 정도 방어를 포기하고 자세를 잡았다. 


몇몇의 검기가 지은의 어깨와 허벅지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고통을 참아내며 확실한 자세를 취해 끝내 절기를 펼쳐냈다.


“거중일검!”


지은의 검은 마치 앞의 모든 것을 반으로 갈라버릴 만큼 길고 강력한 검기를 뿜어냈다.


그러자 천도 그에 맞서 검기를 한 곳으로 모아 지은의 검에 맞섰다.


쿠우 우웅!


분명 내공은 천이 앞선다 생각했지만 막상 두 내공의 기운이 붙으니 정공법을 펼치는 지은과 천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천이 조금 밀려 가슴팍에 긴 상처를 입었다.


“으윽.”


“대체 뭐 하는 거야 왜 도와준다고 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냐고!”


분노에 휩싸인 천은 저 멀리 관중석으로 돌아온 제갈극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손을 목에 가져다 대며 죽었다는 듯한 몸짓을 취했다.


천은 순간 섬뜩함을 느꼈다. 그렇다면 항상 무자비하게 상대를 농락하던 제갈극의 간계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항상 간계로 이득을 취하던 천의 입장에선 조금 공포스러운 상황이었다.


제갈극은 멀리서 그냥 모든 것을 사용하더라고 이기기만 하라는 전음을 보냈다.


“후.”


천은 한숨을 내쉬며 몸의 기운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제갈세가의 심법과는 다른 기를 발산했다.


그리고 특이한 보법으로 순식간에 지은의 옆에 나타가 그녀의 옆구리에 검이 아닌 손을 찔러 넣었다.


특이한 보법에 당황한 지은은 가까스로 그의 공격을 목검으로 받아쳤다. 하지만 그의 공격에 닿은 목검이 점점 검게 변하더니 부패하기 시작했고 결국 부러져 버렸다.


“저건 구미종보(九迷從步)와 뇌음독수(惱陰毒手)? 하하. 저놈 저거 사파의 무공을 가져와?”


제갈세가의 비무에 등장한 사파의 무공에 많은 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오히려 원로들의 표정에 작은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고, 일부 원로들 사이에서 설전(舌戰)이 일었다.


“껄껄. 솔직히 저런 부분은 나쁘지 않아. 저건 세가의 무공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는 게지.”


“아무리 그래도 저건 사파의 무공이지 않습니까?”


“초절정이 되어야 제 실력이 나오는 우리 세가의 무공을 아직 대성하지 못했기에 경합전을 위해 임시로 배워온 거겠지. 난 나쁘지 않게 본다.”


“아무리 그렇다 하여도 어찌 사파의 무공을 가지고 오다니요!”


“그럼 임시로 쓸 무공에 근본 없는 사파의 무공이 제격이지, 어찌 오랜 수련이 필요한 다른 정파의 무공을 배우겠나. 그건 오히려 더 잘못된 거야. 똑똑하게 준비한 거지.”


제갈세가는 항상 전략적인 것을 추구했기에 사파의 무공에도 제법 관대한 편이었다. 그렇기에 원로들의 의견도 반반으로 갈리었다.


“그렇지. 이게 재롱잔치를 보는 것도 아니고 무려 소가주직을 가리는 자린데 저 정도는 나와야지. 허허허.”


“상대가 아쉽구먼. 적어도 따라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자의 실력을 압도적으로 누를만한 상대였다면 정말 볼만했을 텐데.”


“저쪽도 무엇을 준비했을지 모르는 법이지요. 혹시 압니까. 더 엄청난 걸 준비했을지.”


“허허. 지켜보세. 우리의 관심을 끌만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알겠는데. 고작 사파의 무공에 밀릴 정도라면 안될 것이야.”


천의 공격으로 부러진 검으로는 그녀의 장기인 검법을 구사할 수 없었다. 계속되는 천의 맹공에 지은은 장법인 대천성신장을 사용해 막아냈지만 장법의 경지는 극성으로 이르지 못했기에, 천의 빠르게 극성을 만든 사파의 무공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몸에 많은 독수(毒手)를 맞은 지은은 결국 피부가 검게 비틀려가기 시작했고, 그를 보다 못한 원규가 심판의 자격으로 가주와 원로의 동의를 얻은 뒤 비무를 중단시켰다.


지은과 천은 비무의 중단이유를 듣기 위에 단상 앞에 섰다. 사실 천은 자신이 사용한 사파의 무공이 책 잡힐까 두려웠다. 그러나 천에게 귀에 들린 내용은 바로 판정승으로 자신이 승리했다는 소식이었다.


제갈세가의 측에서는 사파는 정파의 무공을 배척하고, 정파는 사파의 무공을 배척하는 고지식한 일반 문파나 세가와는 달랐다. 오히려 준비성이 철저하다는 여론이 반 이상이라는 기이한 일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승리 선언과 더불어 싹 잊혔다.


그리고 자신의 승리를 위한 집착이 옳은 길이었다는 증명이 된 것 같아, 메마른 감동이 몰려왔다. 


과정이 어떻게 되었든 이기면 된다는 마법이 더 크게 천의 가슴에 자리 잡았다.


‘이제 남은 건 역시 연희인가. 그녀의 무공이 걸리기는 하지만 마공이 걸려있다면 충분히 쉽게 이길만하다.’


천은 지은의 경기에 마공을 걸지 않은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은밀히 아비인 제갈극에게로 향했다.


-


다음 경기는 바로 장녀인 연희와, 고명아들인 윤종의 경기였다. 연희에게는 사악한 성정을 가진 천이 소가주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부담감이 엄청나게 줄었다. 바로 윤종 덕분이다.


어릴 적부터 한결같은 성정을 보여온 윤종이라면 천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적이 흐르는 비무대. 연희와 윤종이 올라 서로 예를 갖추었다.


“천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부디 좋은 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수 배우겠습니다. 누이.”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검을 겨누었다. 순간 윤종의 몸이 일렁이더니 순식간에 연희의 앞에 검을 들이댔다. 연희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윤종의 검을 흘리고 반격했고 윤종은 빠른 속도를 이용해 거리를 벌리고 다시 전광석화 같은 움직임으로 사각을 노려 공격했다.


그들의 합은 윤종은 속도를 앞세워 날카로운 공격으로 상대를 혼란 시켰고, 연희는 검술의 노련함으로 유연하게 대처했다.


“윤종, 저 자 이제껏 이름이 거론 된 적도 없는데 실력이 상상 이상이네. 제갈화룡이란 별호가 정말이었나봐.”


“그러게 말이야. 하지만 역시 연희도 만만치 않아. 그녀의 유려한 검로는 절대 윤종의 검이 닿지 못할 것 같이 단단한 느낌이야.”


한 차례의 소모전이 끝나고, 본격적인 비기 싸움에 들어섰다. 연희는 검에 기를 집중시켰다. 처음부터 대천성검법의 팔(八)장까지 익혀야만 이해가능한 월로신검(越路神劍)을 펼쳤다. 말 그대로 작은 별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거대한 빛과 묵직한 일검이 윤종을 덮쳤다. 


가공할 만한 위력의 비기를 본 이들은 모두는 연희의 승리를 점첬다. 


하지만 윤종은 천기신행(天機神行)에 가속화 마법을 더해, 오히려 날아오는 거대한 검기 속으로 뛰어들었다. 분명 사각이 없는 거대한 공격범위임에도 윤종은 마치 검기 자체를 통과한 사람처럼 월로신검을 지나 어느새 연희의 옆에서 검을 겨누고 있었다.


“헉!”


“이럴 수가! 한치의 틈도 없어 보이는 강력한 무공을 어떻게 뚫은 거지?”


비무를 구경하던 대부분의 이들은 윤종의 움직임을 놓치고 말았다. 눈부신 빛 때문에 기척을 놓쳤을 것이라 대부분 자신의 실력을 위로했지만, 사실 원로들마저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속도였다. 


“내가 약관의 나이의 속도를 놓치다니. 나도 많이 늙었나 보군.” 


“그러게 말입니다. 연희의 원로신검도 대단한데 저런 식으로 대처하는 것을 보니 참... 어찌 저런 속도를 낼 수 있는지. 여러모로 놀랄 것이 많은 날이군요.”


“자네는 보았는가?” 


“확실친 않지만. 어기충소(御氣衝溯)로 순식간에 하늘로 솟았고, 공중에서 천근추(千斤墜)를 사용해 빠르게 떨어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움직임은 예상보다 더 빨랐습니다. 이쪽도 무언가를 준비한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음. 무엇을 준비했는지는 결승에서 드러나겠지.”


“네. 꽤 재밌는 싸움이 되겠네요.”


“제법이군. 윤종이라 했나. 흠. 역시 과거 노사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었던 것 같네.”


승리를 거머쥔 윤종은 천과의 결승전을 준비했다. 연희는 패배했지만 자신의 최대출력을 간단하게 막아낸 윤종의 실력을 직접 느껴보고는 오히려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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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이곳이 제갈세가가 맞는지? 24.08.21 32 3 9쪽
44 무림맹 입단 시험? 24.08.19 48 3 10쪽
43 남궁세가의 무공. 24.08.18 48 3 10쪽
42 남궁세가로의 도착. 24.08.16 65 3 10쪽
41 무녀 주화란. (2) 24.08.15 60 3 9쪽
40 무녀 주화란. (1) 24.08.11 67 3 10쪽
39 남궁수야. (2) 24.08.07 73 2 11쪽
38 남궁수야. (1) 24.08.06 85 4 10쪽
37 전쟁의 마무리. 24.08.05 78 1 10쪽
36 신마교. (6) 24.08.04 81 4 12쪽
35 신마교. (5) 24.08.03 92 2 9쪽
34 신마교. (4) 24.07.31 96 4 10쪽
33 신마교. (3) 24.07.30 95 4 9쪽
32 신마교. (2) 24.07.29 100 3 12쪽
31 신마교. (1) 24.07.28 111 3 12쪽
30 백발노괴. 24.07.25 126 2 14쪽
29 마교(魔敎)? 마(나)교? 24.07.24 126 4 12쪽
28 가주의 가르침. 24.07.23 116 3 13쪽
27 소가주 경합전. (8) 24.07.22 124 3 11쪽
» 소가주 경합전. (7) 24.07.21 121 3 13쪽
25 소가주 경합전. (6) 24.07.18 118 3 11쪽
24 소가주 경합전. (5) 24.07.17 119 3 13쪽
23 소가주 경합전. (4) 24.07.16 117 2 10쪽
22 소가주 경합전. (3) 24.07.15 119 3 10쪽
21 소가주 경합전. (2) 24.07.13 121 2 10쪽
20 소가주 경합전. (1) 24.07.10 137 3 9쪽
19 세가로의 복귀. 24.07.08 152 4 11쪽
18 대책 회의. 24.06.11 163 4 11쪽
17 대마법사시다. 24.06.10 169 4 11쪽
16 괴물의 정체. 24.06.09 17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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