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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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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
작품등록일 :
2024.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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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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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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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팀원

DUMMY

조종석과 조수석에 나란히 앉은 해수와 연서.


“이 비행선 처음인데 조종할 수 있겠어?”

“알고 보면 어렵지 않아.

여기 버튼에 불이 켜지는 것들만 조작하면 돼.

조금만 배우면 어떤 비행선이라도 조종할 수 있지.

아주 옛날 기종만 아니라면.”


“그 정도는 나도 알지만, 혹시나 잘 못 건드려서 지구로 갈까 싶어서.”

“뭐야? 날 바보로 아는 거야? 호호호”

연서는 다시 돌아간다는 생각에 맘이 편해진 거 같았다.


“델릭스 도시 행성은 어땠어?”

“뭐. 내가 본 게 있어야지.

줄곧 호텔에만 잠시 있었을 뿐인데 말야.

그래도 도시를 보니 확실히 다르긴 하더군.”


“그치? 좀 아쉽기는 하다.

다음엔 여행으로 오면 좋겠다.”

“어차피 델릭스 도시 행성 밖에는 갈 데가 없잖아,”

“호호호. 하긴 그렇지.”


비행선은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이륙하여, 소음이 거의 없었다.


“근데 아리온 행성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게 믿어지지 않네.”

“왜?”

“내가 알기로는 아리온 행성도, 델릭스 행성만큼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들었는데 말야.”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아이나스에게 물어볼 수는 없겠지?”


“어머!”

순간 뒤에서 쑥 나타난 손에 연서는 깜짝 놀랐다.


“아줌마. 벌써 이륙했으니 이거 로드 브레이크를 풀어야 해요.”

아이나스는 연서의 옆에 있는 레버를 당기며 말했다.


“아줌마라니! 난 아직 결혼도 안 했다고!”

연서는 아이나스의 손을 찰싹 때리며 말했다.


“그리고 파일럿은 나야.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


“이 아줌마 가르쳐 줘도 난리야.

아동 학대할 각인데?”

아이나스가 지지 않고 말했다.


“또! 또! 아줌마라니!”

정말 연서는 화가 난 거 같았다.


“둘 다 위험해.

아이나스는 뒤에 가서 앉아!”

해수도 엄하게 말했다.


“쳇! 나는 둘이 부부인 줄 알았네.

척 보니까 둘 다 비행선 어디 꼬라박을 거 같은데.”


“하! 하! 하!”

해수는 아이나스의 당돌한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뭘 웃어? 난 화가 나는데.”

“참아. 이러다가 마후가 아니라 너랑 먼저 싸우겠는데?”

“음, 난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은 딱 질색이야.”


“로드 브레이크도 모르는 주제에.”

아이나스도 지지 않고 한마디 했다.

생각은 했지만, 아이나스도 보통 애는 아니었다.


“어머! 쟤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것 좀 봐.”

연서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말했다.


“자! 다들 이륙하는 동안은 진정하고 평화로운 여정이 되기를 기도하자구.”

해수는 둘 다 진정시키며 말했다.


“결혼을 안 했다니 다행이네요.

저런 여자 만나면, 아저씨 평생 고생할 거예요.”

아이나스의 말에 연서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해수는 아이나스를 바라보며 입에 손을 가져다 댔다.

“쉿!”


비행선은 소음 없이 이륙해서, 델릭스 대기권을 벗어나고 있었다.

모든 계기판은 안정적으로 작동되고 있어 보였다.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게 느껴졌다.


“이 비행선이라면 하루면 도착하겠어.”

간신히 진정한 연서가 말했다.


“하루는 더 걸릴 거예요. 저는 이틀 예상해요.”

아이나스가 말했다.


아이나스가 말할 때마다 연서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무시하기로 작정한 모양이었다.

아이나스의 말에 대꾸하지 않는 걸 보면···.


“너는 참 당돌한 아이구나?”

안정권에 도달하자, 해수는 안전장치를 해제하며 아이나스에게 다가가 말했다.


얼굴로 보자면···. 음.

순수하고 예쁜 아이였다.

말꼬리를 무는 것 말고는 말이다.


“그게 제가 사는 방식이니까요.”

“그럼 궁금해서 그런데···.

아리온 행성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니?”

해수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리온 행성이라는 말을 듣자, 소녀의 표정은 시무룩해졌다.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도 알아야 너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해수의 말에 아이나스는 입을 무겁게 닫았다.


해수는 가만히 아이나스의 눈을 쳐다보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요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곁을 떠나지도 않았다.


아이나스는 해수가 대답하지 않으면 떠나지 않을 것을 안다는 듯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주 괴물이었어요.”

“우주 괴물?”

해수는 놀라서 물었다.


아이나스는 대답 대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우주 괴물?”

“우리는 우주 괴물이라고 불렀지만, 사람들은 데빌이라 불렀죠.

생긴 건 그렇게 무섭게 생기지는 않았어요.

자기 몸의 형태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으니까요.”


“형태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고?”

“그 녀석들은 환각 가스를 이용해요.”

“.....”

해수는 처음 듣는 놀라운 이야기였다.


“아리온 행성도 델릭스 행성처럼 멋진 도시였죠.

어느날 환각 가스가 퍼지고 사람들은 서로를 죽이기 시작했어요.

결국 전쟁으로 망했지만, 나중에야 알았어요.

우주 괴물 짓이었다는 걸 말이죠.”


“본 적은 있니?”

아이나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온 행성에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죽이는 걸 봤어요.”

“어떻게 생겼어?”

“그냥 사람처럼 생겼어요.”

“사람처럼?”

“네, 하지만 다른 게 있었죠.”

“뭐가 달랐지?”


“붉은 눈과 땅에 끌리는 팔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환각 가스에 취한 사람들의 눈에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고 했구요.”


“얼마나 많았어?”

“숫자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꽤 많이 돌아다녔죠.”

“어떻게 너는 환각 가스를 피했지?”

해수는 호기심에 넘쳐 물었다.


“저는 환각 가스에 취하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모르겠어요.”

“우주 괴물을 죽여본 적 있어?”


마지막 질문에 아이나스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눈에 눈물을 글썽였다.

“그래, 좋아.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아도 돼.”

해수는 아이나스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안아주며 말했다.


“그놈들이 우리 가족을 죽일 때···.

죽였어요.

꽤 많은 놈들을 죽였죠.

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았어요!”


아이나스는 억울한 듯이 울부짖었다.


“잘했어. 괜찮아.

너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야.”

해수는 자신의 가슴에서 울먹이는 아이나스의 원한이 느껴졌다.


해수는 앤더슨 대령이 말한 외계 생명체의 실마리를 찾은 듯했다.

하지만 아이나스가 말한 종족과 앤더슨 대령이 말한 종족이 같은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앤더슨 대령이 보내준 자료를 본다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아이나스는 한참을 해수의 품에서 울다가 잠이 들었다.

해수는 조용히 아이를 안아, 수면 캡슐에 눕혀주고 캐노피를 닫았다.


“사연이 많은 아이로군.”

해수는 조수석에 앉으며 말했다.


연서도 기분이 누그러들었는지 조용히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서의 눈에도 눈물자국이 맺힌 것을 보고, 다행히 크게 싸우지는 않을 거라는 안도가 들었다.

연서가 왜 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이를 다루는 재주가 있네요.”

“그럴 리가···.”


하지만 사람을 만남 경험이 많지 않으니, 편견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후가 우릴 보면 반가워할까?”

“아무 표정 없을걸요?”


연서의 말대로 마후는 우리를 보고 아무 말 없었다.

아이나스를 보고도, 그저 하늘을 향해 고개만 쳐들고 한숨을 쉬었을 뿐이었다.


“델릭스 음식은?”

마후가 물었다.


“그게 앤더슨 대령의 장례 기간이라, 모든 식당이 문을 닫고 밖에 나갈 수 없었어.”

아차! 마후가 부탁한 음식을 깜빡했다.

하지만 해수는 태연하게 말하며, 연서를 쳐다보았다.


“마···. 맞아요.” 연서는 당황한 듯 말했다.

그러자 마후는 한번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고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저 아저씨 더럽게 못생겼네.”

마후가 들어가자, 아이나스는 말했다.

아이나스도 마후의 더러운 인상을 보고는 그 앞에서 말하지 않은 것 같았다.


‘얘도 인상 보고 진상 피는구나!’

마후의 첫인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니까···.

역설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인상이 꽤 나쁘지 않다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아이나스가 대했던 태도를 보면 말이다.


해수가 아이나스를 데이비드의 방으로 안내한 후, 로건의 작업실로 가서 컴퓨터를 작동시켰다.


앤더슨이 자료를 보냈다면, 더 많은 정보가 있으리라···.

“피곤하지 않아?”

연서는 로건의 작업실로 가는 해수를 보고 말했다.


“찾아볼 게 있어서 말야.

먼저 푹 쉬어. 내일은 출근해야지.”

연서는 하품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난 먼저 잘께.”


로건의 컴퓨터에는 앤더슨 대령의 방대한 자료가 도착해 있었다.

“휴! 이걸 다 보려면 며칠은 걸리겠는걸?”

하지만 해수는 아이나스를 생각하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앤더슨 대령의 자료에 의하면, 우주에는 꽤 많은 외계 종족이 존재했다.

데빌로 불리는 외계 종족은 셀백타이탄으로, 앤더슨 대령이 말한 고지능 외계 종족은 아니었다.


하지만 야비하고 잔인한 종족 중의 하나였다.

그들은 놀이로써 약한 생명체를 죽이는 살생을 즐겼다.

자신들의 환각 가스로 생명체끼리 파멸을 불러오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았다.


환각 가스는 채취에 실패해서 성분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우주 광물을 태울 때 발생하는 가스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앤더슨 대령 역시 그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델릭스 886 행성에서 채취된 광물들을 정제하면서 가스를 모아 연구해 본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환각 가스는 찾을 수 없었다.


문득 다른 로건의 자료가 생각났다.

어떤 외계 생명체가 화염으로 사라질 때, 환각을 느낀 적이 있다는 기록이었다.

해수는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방대한 자료를 읽어나갔다.

그리고 자신의 머릿속에 저장해 두었다.


해수는 델릭스 행성으로 오는 우주선에서 교육받은 덕에, 자료들을 배우면 잊지 않는 법을 터득했다.

최근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것이 자신의 매우 특별한 능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식이 쌓여갈수록,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기억은 더욱 선명해졌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알람이 울리는 것을 보고서야 출근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젠장! 한숨도 못 잤네.”

해수는 얼른 자료들을 정리하며 출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에 대해 알게 된 만족감도 있었다.


해수가 드랍 포드 앞으로 나왔을 때, 아이나스는 긴 검을 들고 검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건 뭐야?”

“제가 쓰던 검이에요. 아빠가 물려준 거죠.”

“그걸로 셀백타이탄···. 아니 데빌을 죽인 거야?”

“네”


‘저런 검으로 셀백타이탄을 죽일 수 있다···.

어쩌면 환각 가스만 피한다면, 셀백타이탄은 그렇게 강한 외계 종족은 아니라는 말인데···.’

해수는 생각에 잠겼다.


“그 검 잠깐 나에게 줘 볼 수 있을까?”

해수의 요청에 아이나스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순순히 검을 넘겨 주었다.

아마 해수를 믿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던 걸까?


해수도 검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제트라이트, 에테리움, 그라비톤, 알파니움 등 다양한 광물의 합금으로 만들어지기는 했군.

흠. 하지만 아주 특별한 검은 아닌 것 같은데···.’


해수도 한 번 만들어 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자, 아이나스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꽤 훌륭한 검이구나!”


순간 아이나스가 검을 검집에 넣을 때, 검의 색깔이 변하는 걸 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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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대관식 24.09.11 20 1 11쪽
54 선물 24.09.10 24 1 11쪽
53 비밀 기지 24.09.09 26 1 12쪽
52 반란 24.09.08 30 1 11쪽
51 복귀 24.09.07 31 1 11쪽
50 재건_5 24.09.06 30 1 12쪽
49 재건_4 24.09.05 32 1 11쪽
48 재건_3 24.09.04 30 1 12쪽
47 재건_2 24.09.03 33 2 12쪽
46 재건_1 24.09.02 42 1 11쪽
45 남은 자들_3 24.09.01 3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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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스콜 24.08.28 42 1 11쪽
40 착륙 24.08.27 37 1 11쪽
39 추격 24.08.26 35 1 11쪽
38 출발 24.08.25 39 2 12쪽
37 변화 24.08.24 40 1 11쪽
36 두번째 전투_2 24.08.23 40 1 11쪽
35 두번째 전투_1 24.08.22 43 1 11쪽
34 첫 전투 24.08.21 47 1 11쪽
» 새로운 팀원 24.08.20 52 1 12쪽
32 관계의 복잡성 24.08.19 50 1 12쪽
31 어려운 사명 24.08.18 5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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