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야 사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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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버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7.20 13:16
최근연재일 :
2024.08.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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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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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변곡점

DUMMY

연기 학원에서의 난동 이후.


공수혁은 사장실로 직행했다. 유새홍 사장과 오랜만에 독대한 만큼, 그는 할 말이 많았다.


“보십쇼 유 사장님. 이래서 새파란 놈한테 권한을 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이번 MBS 오디션에 돈을 얼마나 많이 썼는지 아시잖습니까? 근데 그걸 김해성이 망쳤습니다!”

“망쳤다고? 어쩌다가?”


이전에는 공수혁이 100% 합격이라고 언질 줬던 오디션이었다. 갑자기 김해성 때문에 망했다며 화를 내자 유새홍 사장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공수혁이 연기 학원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아니, 연예계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좀 화나도 숙이고 아니어도 참고 그러는 게 있어야 하는데. 김 매니저 그놈은 아는 게 없으니까 일을 망치잖아요. 그 인간이 또 평소에 얼마나 착한 척 건방을 떱니까? 애들 위한답시고 유난 떨다가 결국 사고 친 겁니다. 아예 연기 판에 발들이기도 뭣해졌어요.”

“그 정도야?”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유사장님. 김 매니저가 음악 프로듀싱은 잘 할지 몰라도 매니지먼트는 잼병이라니까요?! 결국 애들 관리나 방송 섭외는 제가 책임지는 게 맞는데. 그놈이 부득불 우겨서 쯧···. 걸시속 촬영도, 제가 밑에 로드한테 물어봤더니 촬영은 완전히 망했다고, 욕먹고 통편집될 삘이라고 했습니다.”

“뭐? 걸시속 촬영도 망했다고? 이상하다. 김 매니저는 잘 됐다고 걱정 말라고 했었는데···.”


“촬영이 망했어도 김해성은 잘 됐다고 거짓말할 수밖에 없죠. 본인 입으로 방송 따왔다고 으스대던 인간이, 망한 걸 어떻게 솔직하게 말합니까. 방송까지 텀이 있으니 당장 면피하려고 거짓말한 거죠. 만약 걸시속 촬영이 성공적이었다면, 김 매니저가 얌전히 있겠습니까? 사방팔방 나대겠죠. 거기에 제 일을 돕겠다고 나서는 건 또 어떻고요? 구린 게 있으니까 안 하던 짓을 하는 겁니다.”


공수혁이 너무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자 유새홍 사장도 심란해졌다. 그러고 보니 걸시속 촬영이 끝난 이후 김해성은 유난히 조용한 느낌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공수혁의 실장 자리는 넘보는 야망이 느껴지던 남자가, 갑자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 존재감을 죽인 것이었다.


거기에 유새홍 사장은 귀가 얇기로 유명한 몸. 유새홍 사장의 아무 생각 없던 마음속에 처음으로 의구심이 생겼다.


‘듣고 보니 그러네. 원래 김 매니저는 공 실장이랑 일하는 걸 싫어했는데 말이야. 왜 요즘은 공 실장이랑 같이 일하려고 애쓰는 거야? 걸시속 촬영 망한 걸 수습하려고 애쓰는 것 같잖아?’


유새홍 사장의 안색이 나빠진걸, 공수혁은 놓치지 않았다. 어쩌면 이번 사건으로 잃어버린 권위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계산까지 들었다.


공수혁은 깊은 한숨을 쉬며 분위기를 잡았다.


“후우···. 저도 김 매니저가 프로듀싱 괜찮게 하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방송 섭외는 프로듀싱이랑 완전히 다른 문제 아닙니까? 걸시속을 빌미로 놈이 너무 설쳤어요. 이제라도 사장님이 교통정리를 해주셔야 합니다!”

“교통정리?”


“네. 김 매니저는 곡 수급과 프로듀싱만 담당하게 해야죠. 섭외에 블루문 애들 관리까지 저와 김 매니저가 나눠서 하다 보니 일이 복잡해진 겁니다! 만약 김 매니저가 또 사고라도 친다? 그러면 저도 더 이상은 일 못 합니다. 그때는 유사장님이 저나 김 매니저 중 한 명만 선택하셔야 할 겁니다!”

“알겠어 공 실장. 김 매니저가 더 사고 안 치도록 내가 잘 말해놓을게. 공 실장도 우선은 진정하라고.”


“알겠습니다. 솔직히 오디션 합격은 어려워졌지만···. 추후 불이익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수습해보죠.”

“그래 주면 고맙지!”


공수혁이 세게 나오자 정신을 못 차리는 유새홍 사장이었다. 사장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공수혁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좋아! 수습하면 내 덕이고, 만약 수습에 실패하면 그건 김해성 탓인 거지. 이걸 빌미로 아예 김해성을 쫓아낼 판을 짜도 좋고 말이야. 흐흐흐···.’


이번에야말로 김해성을 눌렀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


투자 설명회라고 안내문이 붙어있는 호텔 연회장. 브로슈어를 들고 돌아다니던 이들이, 이내 연회장 한쪽 끝에 서 있는 여자를 발견하고는 놀라워했다.


“엇?! 저 사람 문희아 아니야? 정치인이며 A급 연예인들까지 다 돈 싸 들고 온다더니. 진짜인가 봐.”

“거봐 내가 뭐랬어? 이게 블록체인 신기술 덕분에 진짜 유망하다니까?”

“것보다 문희아는 실물이 더 디비지게 예쁘네. 사진 한 장 같이 찍을 수 있나?”


사람들이 문희아를 알아보고는 슬금슬금 몰려들자, 그제야 혼자인 것만 같았던 문희아 주위로 직원들이 붙었다.


경호원인지 매니저인지. 거구의 험악한 남성이 다가오는 이들을 막아섰다.


“촬영 안 됩니다.”

“찍지 마세요!”


이것만 본다면 불쌍한 매니저들이 멋대로 돌아다니는 연예인을 과보호하는 모양새였다만···. 밖으로 나온 문희아는 분한 얼굴로 양 팀장을 쏘아보았다.


“양 팀장님! 제가 이런, 이런 스케줄까지 참석해야 하나요?! 그냥 얼굴만 비추면 되는 거라더니, 투자 설명회라는 게 말이나 되나요? 이러면 제가 여기에 관련된 사람 같잖아요!”


그러나 문희아의 분노에도 양지현 팀장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소롭다는 듯 문희아를 내려다보는 것 아닌가.


“내가 뭐 이상한 거라도 시켰어? 하라면 하라는 거지 사진 몇 장 찍힌 거로 유난이야. 뭣보다 이거 회장님 지인이 하시는 사업이다. 괜히 초치지 말고 웃는 얼굴로 따라와. 너 아직 계약 기간 한참 남은 거 알지?”


양지현의 협박성 어조에 문희아는 입을 다물었다. 회장과 관련된 일을 문희아가 망친다면, 양 팀장이 얼마나 날뛸지 두려워서였다.


과연 양지현 팀장은, 호텔 행사장을 벗어나자마자 회장에게 전화부터 걸었다.


“네 회장님! 제가 잘 도와드리고 왔습니다. 하하! 바쁠 텐데 애썼다뇨?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저야 회장님께서 부르시면 바로 달려가는 놈이지 않습니까. 넵. 맡은 일도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신인 얘들도 잘 크고 있고요···. 감사합니다, 회장님!”


양 팀장이 떠드는 동안 문희아는 사람들 시선을 피해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러나 침착한 겉모습과 다르게 문희아의 마음속은 울컥하였다.


‘결국 회장님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날 써먹은 거 아니야?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진짜 매니저라면 아티스트를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잖아. 블루문의 매니저님처럼···.’


문희아는 김해성을 떠올렸다. 멤버들이 그를 믿고 따르는 모습 하며, 연기 학원에서 자기 아이돌을 위해 기꺼이 나섰던 점까지···.


그날의 김해성이, 문희아에게는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김해성 매니저님이라고 했던가. 그분은 달라. 진짜로 자기 아티스트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 지금도 블루문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겠지···?’


어쩐지 블루문 멤버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희아는 한숨을 쉬었다.


***


과연 문희아의 예상대로 김해성은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유미소의 오디션을 떨구기 위해서, 아주 열심히.


이제는 다른 배역의 대사까지 통째로 외어버릴 정도로 열정 MAX인 유미소에게, 아주 대놓고 작업을 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미소야. 이번 오디션을 꼭 봐야 할까? 나는 솔직히 이예리를 싸고도는 그런 학원, 그리고 그 학원 소개로 하는 오디션은 별로라고 본다.”

“항상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매니저님이 블루문 홍보를 위해서 많이 애쓰시는 걸 봤으니까. 저도 우선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니 오디션을 망쳤는데 왜 감사하다고 하는 건지를 모르겠다. 김해성은 답답한 마음을 감추고 설득을 이어갔다.


“사실 미소야. 나는 네가 보통 아이돌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좀 더 과감하고 와일드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달까. 연기 학원 강사님도 말했잖아. 첫사랑 배역을 하기에는 감정선이 아쉽다고.”

“매니저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래. 차라리 액션이나 거칠고 멋진, 그런 싸나이스러운 일은 어떨까 싶다. 사람마다 또 적성이라는 게 다르잖아? 네 이미지가 여리여리한 미소녀라고 해서, 꼭 국민 첫사랑 배우나 샤방한 아이돌을 할 필요는 없어. 다양하게 고민해봐.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거지.”


차후 블루문을 해체했을 때. 유미소가 무사히 깡패 보스에 즉위(?)하기를 바라며 던진 떡밥에, 유미소는 낚인 줄도 모른 채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김해성 매니저님은 남다르신 것 같아요. 공 실장님은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하셨지, 한 번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었는데···. 네. 김 매니저님 조언 대로 고민 중입니다. 저한테 잘 맞는 길을요.”

“그렇지! 첫사랑 배역을 꼭 고집할 필요는 없는 거지. 좋다 미소야. 오디션 당락과는 별개로, 우리 앞으로 더 열심히 해보자!”

“네.”


다행이다. 연기 포기를 종용했는데, 유미소는 의외로 순순히 수긍해주었다.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얼굴로 말이다.


그걸 본 김해성도 기분이 좋았다. 걸시속 방송을 같이 보기로 했으니 곧 깡패들을 다시 봐야 할 텐데. 그들에게 가져갈 좋은 소식을 마련했다는 안도감에서였다.


‘다행이다. 오디션 탈락만 달성해도 성공인데. 장기적으로 미소가 깡패스럽게 되도록 이끌기까지 한다면···. 크! 형님들이 아주 좋아서 기절하시겠구만!’


그러나 깡패들이 내준 퀘스트를 성공했다는 마음에 기분 좋은 것도 잠시. 유새홍 사장의 호출을 받은 김해성은 당황했다.


*


“김 매니저. 솔직히 내가 이번엔 실망이 좀 커. MBS 오디션, 공중파 배역이잖아. 회사에서 힘을 많이 썼는데 그걸 김 매니저가 그렇게 망치면 어떡해?”


버드 머니가 배역을 따기 위해서 쓴 돈이 많았던 모양이었다. 전에 없이 심각한 유새홍 사장을 보니 김해성도 생각보다 큰일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미소한테도 물어보니까 또 김 매니저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연기 쪽은 공 실장 파트인데 거기서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되지. 오디션만 망한 게 아니고 아예 연기판 자체가 어려워질 정도로 사고를 쳤다는데. 아무리 미소를 위한 일이라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했어야지.”

“죄송합니다.”

“거기에 미소가 김 매니저랑만 오디션장에 가겠다고 하니까. 공 실장이 화가 많이 났어.”


유미소의 동행 요청은 놀랍지 않았다.


학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동안 유일하게 편들어주었던 것이 김해성이다. 유미소 입장에서야 공 실장보다는 김해성이 편한 게 당연했다.


그보다 신경 쓰이는 것은 덧붙인 유 사장의 당부였다.


“그러니까 이번 오디션 끝날 때까지만은 공 실장 성질 건드리지 말고 잘 참아봐. 공 실장이 수습 중이라니까 오디션 만이라도 사고 안 치고 잘 끝내보라고. 나도 자꾸 스트레스받기 싫으니까. 알겠어, 김 매니저?”

“네. 문제없게 하겠습니다.”


다행히 유미소가 미리 유새홍 사장에게 언질해준 덕에 큰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었지만···. 유새홍 사장이 풍기는 분위기는 조심하라는 분명한 경고였다.


김해성은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더 이상 사고 치면 위험하겠는데? 목표는 이미 달성했으니까. 오디션 당일엔 눈에 띄지 않게 몸 사리고 있어야겠다.’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제 유미소가 첫사랑 배역을 따오는 것은 불가능이 확실하니까.


배역 나눠 먹기 짬짜미는 이미 망했고. 어차피 유미소는 감정선이 어긋난 이상한 연기를 할 테니 혹시나 하고 바랄 기대조차 없었다. 김해성이 굳이 나서서 상황을 더 악화시킬 필요도 없는 것이었다.


그저 예상한 탈락을 최대한 안타까워하면서 받아들인 뒤, 분노한 공 실장만 어떻게 케어할지 고민하면 된달까.


*


그러나 오디션 당일. 상황은 기묘하게 흘러갔다.


3명씩 끊어서 들어가는 오디션 룸에 하필 이예리와 함께할 줄이야. 심사위원들 앞이라 이예리도 오늘만큼은 시비 걸지 않았지만 같은 공간에 이예리가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불쾌한 일이었다.


‘젠장. 뭐야? 미소 발연기랑 비교하라고 이예리랑 일부러 붙여둔 거 아니야?’


그뿐만이 아니었다. O&D가 밀어주는 덕일까 이전 난동 사건의 여파일까. 이예리는 평범한 연기력에 비해 과한 칭찬을 들었다.


“이예리 씨. 연기 잘 보았습니다. 딱 주인공의 첫사랑 느낌을 잘 살려서 표현해주었네요. 캐릭터에 대해 많이 연구한 티가 나요.”

“평소에도 학원 에이스였던 친구입니다. 아주 성실하고 태도도 좋아요.”


학원 원장은 언제부터 원생을 챙겼다고, 심사위원 앞에서 이예리의 태도까지 언급하고 있었다. 김해성에게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었다.


‘첫사랑 배역은 이미 이예리로 점찍었다고 티 내는구만.’


하지만 하필 이예리 다음 차례인 유미소를 보면 또 마냥 좋아하긴 힘든 것이었다. 오디션을 위해 흘린 유미소의 노력을 알고 있으니···.


‘그래 어차피 탈락할 오디션. 미소 마음이라도 편하게 만들어 줘야지.’


김해성은 굳은 얼굴의 유미소에게 물을 건네며 응원해주었다.


“긴장할 필요 없다 미소야. 오디션 결과야 중요하지 않으니까, 그냥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와. 마음 편하게!”

“네 매니저님. 물까지 챙겨주시다니···. 본격적으로 하겠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요.”

“응? 뭐? 뭘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거야? 잠깐만 미소야. 너 눈빛이 왜 그래?”


그제야 김해성은 비장한 얼굴로 각오를 다지는 유미소가 어쩐지 이상하다고 느꼈으나···. 유미소는 이미 움직인 뒤였다.


유미소가 세팅된 카메라 앞에 서자, 캐스팅 감독이 상투적인 질문을 던졌다.


“버드 엔터의 유미소 양. 첫사랑 이지수 배역 준비했죠?”


원래라면 당연히 긍정하고 연기를 선보여야 할 유미소였다. 그러나 유미소는 고개를 젓더니 뜬금없는 이야길 꺼냈다.


“아니요. 준비하는 동안 저에게 더 잘 맞는 배역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배역에 도전해도 괜찮을까요?”


‘뭐?! 다른 배역을 준비했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당황한 김해성과 다르게 이예리는 비웃는 얼굴이었다.


“어차피 떨어질 오디션에 무슨···.”


다 들리는 혼잣말로 조롱했지만 김해성조차 화낼 수 없었다.


‘미소야! 갑자기 다른 배역을 도전하면 어떡하냐?! 어쩐지 다른 배역 대본까지 외우더니만, 겨우 며칠 연습하고 배역을 바꾼 거야? 가뜩이나 발연기라고 욕먹는데, 그보다 더 못하면 이게 무슨 창피야?!’


이리 생각한 게 김해성만이 아니었나 보다. 캐스팅 감독 역시 황당해하면서 비아냥댔다.


“며칠 만에 희망 배역을 바꿨다? 제대로 잘 할 자신 있어서 바꾼 거죠? 그러면 한번 봅시다. 뭐 얼마나 잘하는지.”

“소품을 사용해도 될까요?”


“마음대로 하세요.”

“감사합니다.”


담담한 목소리로 답한 것은 페이크였을까? 물병을 집어 든 유미소는 망설임 없이 뚜껑을 열더니, 이내 이예리 쪽으로 물 싸다구를 날렸다!


“꺄아악!”

“예리야!”

“미소야아?!”


다행히 이예리를 노리고 뿌린 것은 아닌지, 물은 철썩 소리를 내며 빈 바닥을 적셨다. 하지만 이예리는 물이 스친 것만으로도 난리난리의 비명이었다. 그 매니저까지 오바를 하며 일어서는 때.


유미소만은 침착했다. 이예리를 보며 낮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말했다.


“지수야. 내가 경고했잖아. 우리 오빠한테 접근하지 말라고. 너 같이 없이 사는 여자가 서광 그룹 차기 회장이랑 잘되려고 하는 거, 가당키나 하니? 다음엔 물로 안 끝난다. 알겠지?”


그제야 김해성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설마 그동안 연습했던 게···. 인기 없는 악역 조연을 준비한 거야?!’


태어날 때부터 악역으로 태어난 것 같은, 유미소의 살벌한 눈빛 덕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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