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야 사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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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버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7.20 13:16
최근연재일 :
2024.08.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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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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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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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뜻밖의 인맥

DUMMY

한편 스튜디오의 김해성은 놀랐다.


오지 못한다던 유미소의 등장이 뜻밖이었으니까. 오자마자 녹음하겠다는 유미소에게 김해성이 물었다.


“미소야 피곤하다면서. 괜찮아?”

“네. 괜찮아요. 바로 시작할게요.”

“어어, 그래. 박 팀장님. 미소 녹음합니다!”


피곤해서 바로 귀가시켰다는 공수혁의 문자와 다르게 유미소는 멀쩡해 보였다.


‘뭐지? 착각해서 문자를 잘못 보냈나?’


의아함도 잠시. 나는 곧 유미소에게 집중했다.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저 얼굴을 앞에 두고 딴짓을 할 남자는 없을 테니까.


여신이라고 불리는 미모의 후광 때문인가. 스튜디오 분위기는 유미소가 도착한 순간부터 달라졌다. 뭔가 밝아진 착각이 든달까. 기다림에 지쳤던 엔지니어의 표정에 다시 생기가 돌았다.


외모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유미소의 레코딩 과정을 캠코더로 찍으면서 생각했다. 비쥬얼 센터 치고는 노래도 꽤 한다고 말이다.


‘좋은 육각형 멤버야. 발연기만 빼면 단점이 없어. 연기도 감정이 안 실려서 그렇지, 발성이나 움직임 보면 나름 괜찮은데 말이야.’


그나저나 공수혁이 보낸 문자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을까 봐 걱정했는데. 유미소는 아주 생생하게 잘 불렀다. 표정도 썩 나빠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잠깐 상념에 빠진 사이, 엔지니어가 오케이 사인을 냈다.


“좋아요! 이 버전으로 갑시다.”


벌써 녹음이 끝난 것이었다. 녹음 부스 밖으로 나온 유미소의 모습에 엔지니어가 입을 벌리고 쳐다봤다. 편하게 입은 옷차림에 부스스한 모습이었음에도 눈이 가는 미모다.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게 당연했다.


‘저 마음 이해되지. 너무 예쁘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니까.’


어쩌면 이것도 좋은 기회다. 나는 웃으며 말을 걸었다.


“박 팀장님. 곧 싱글로 컴백할 테니, 우리 블루문 애들 꼭 기억하고 주변에 많이 알려주세요.”

“그럼요. 점핑 잘 될 겁니다. 제가 지금까지 녹음한 블루문 노래 중 제일 잘 나왔어요!”

“감사합니다!”


엔지니어에게도 홍보하자 유미소가 신기하다는 듯 봤다.


“김해성 매니저님은 적극적이시네요.”

“응?”

“공 실장님은 밖에서 블루문 이야기를 잘 안 하시거든요. 인지도 없어서 창피하다고.”


황당한 일이다. 자기 손으로 망쳐놓고 창피해한다니? 공수혁은 여러모로 이해하기 힘든 인간이었다.


“그래서 오늘 스튜디오에도 안 온 건가? 미소 너만 따로 보냈잖아. 문자로는 오늘 참여 못 하겠다고 써 보내고 말이야.”


아무래도 피곤하단 것도 핑계인 것 같다. 아니면 본인이 피곤하다는 걸 유미소가 피곤하다고 잘못 보냈다든지.


내 추론에 유미소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공 실장님은 지금 제가 여기 있는지 모르세요. 저 혼자 택시 타고 온 거거든요. 집에 간다고 말하고요.”

“뭐? 아니 왜?!”

“공 실장님께 시간 좀 비워달라고 부탁해도 계속 다른 스케줄을 잡아서요. 저 때문에 점핑 음원을 망칠 수는 없으니까.”


유미소가 조심스럽게 꺼낸 이야기에 분노가 치밀었다.


‘공수혁 이 인간이 진짜?!’


심증이 확증으로 굳었다. 유미소가 부탁했는데도 계속해서 다른 일정을 잡았다니. 그동안 어쩔 수 없다며 녹음 일정을 파투낸 것도 다 날 방해하려는 수작이었다.


프로듀싱 대결에서 완패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이딴 식으로 나온단 말인가? 저절로 이가 갈렸다.


단지 자신을 방해해서만이 아니다. 멤버들을 함부로 대하고 블루문에 무성의한 모습까지 합하여 화가 났다. 더 이상은 참아줄 수 없었다.


아니, 깡패들이었다면 벌써 애저녁에 사달 냈을 사안이다. 나니까 지금까지 참아준 거지!


‘공수혁 그 인간은 가만히 있으면 사람을 가마니로 볼 놈이야. 한번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다음날.

나는 출근하자마자 공수혁의 사무실로 직진했다.


***


한편 녹음이 끝난 밤.


숙소로 돌아온 멤버들은 아직까지 들떠있었다. 쉬는 시간 동안 실수로 레코딩 되었던 구수연의 보컬이, 운 좋게도 주사위 6의 최상급 목소리라니!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점핑 진짜 잘될 것 같아. 아까 수연 언니 파트 딱 나올 때 나 소름 돋았거든.”

“크! 역시 구수연찡! 우리 리더 언니! 목소리 미쳤죠?”


백송과 차서원이 추켜세우자 구수연이 공을 돌렸다.


“너희들 덕분이야.”


구수연은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었다.


삑사리 투성이의 노래를 불러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멤버들. 이들 덕분에 구수연의 자신감은 전보다 많이 올라온 상태였다. 자신감뿐만이 아니다. 실수도 확실히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백송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한 거 없어. 언니가 노력한 덕분이지. 언니가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거 힘들어하는 걸 아는데, 우리들 앞에서 노래 연습한 것도 언니는 용기 낸 일이잖아. 덕분에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고.”

“송아···.”


“어쩌다 우연히 녹음된 게 아니었대도 언니는 잘 했을 거야. 우리들 앞에서 부를 때도 예전보다 진짜, 진짜 늘었어! 그러니까 오늘 일은 언니 스스로 해낸 거야.”

“그거야···. 송이 네 자작곡을 타이틀 삼는 건 처음이잖아. 이 정도 노력은 당연히 해야지.”


“뭐야. 그런 거야? 언니!”

“송아!”


백송의 자작곡이라서 더 열심히 했다는 구수연의 말에, 백송이 감격했다. 얼싸안은 두 사람 옆에서 차서원이 이상하게 웃었다.


“흐흐흐. 바보 백쏭. 그건 어쩌다 우연히 녹음된 게 아니야. 다 준비된 거거든!”

“뭐래? 네가 더 바보거든?! 넌 춤출 때 말고는 밥하고 게임 생각밖에 안 하잖아!”


“응. 아니야. 나는 학교 가서 공부도 해! 언닌 공부 안 하잖아!”

“그건 네가 아직 고등학생이니까 그런거고! 시험 성적은 너보다 내가 더 좋았거든! 난 전교 꼴찌는 아니었다고!”

“우왁! 치사하게 성적표 얘기 꺼내지 마!”


평소처럼 투닥거리려는 동생들을, 구수연이 막았다.


“잠깐만 서원아. 준비했다는 게 뭐야? 혹시 김해성 매니저님 이야기야?”


구수연은 아까부터 김해성 매니저가 신경 쓰였다. 쉬는 시간 동안 우연히 레코딩 되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여유롭던 김해성이었다. 멤버들이나 엔지니어의 놀란 얼굴과 다르게 말이다.


쉬는 시간 이전부터 구수연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가 하면 걱정하는 엔지니어 앞에서도 잘 할 거라며 진심으로 편을 들어주었다.


‘동생들은 내가 예전에 잘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지만. 매니저님은 오신지 얼마 안 된 분인데 어떻게 날 믿어주신 걸까?’


구수연의 의문을 다 안다는 듯, 차서원이 히죽였다.


“맞아! 나는 미리 알았지! 김해성 매니저님이 뭔가 준비하고 있단 걸! 전에 매니저님이 나한테 물어보셨었거든. 수연 언니 나왔던 팔도노래자랑 영상 보내줄 수 있냐고.”

“그거랑 수연 언니 녹음이랑 무슨 상관이야?”


“아니! 나도 팔도노래자랑만 물어보신 거면 그런가 보다 하지. 근데 매니저님 사무실에 들렀을 때 그만 보고 만 거야···!”

“뭘?!”


차서원이 목소리를 낮추었다.


“매니저님 모니터에 수연 언니밖에 없다는 걸···!”


*


차서원의 목격담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오디션 영상! 팔도노래자랑 클립! 첫 번째 녹음실 녹화본! 전부 블루문이랑 수연 언니 관련 영상만 있었다니까?!”


탕비실에서 과자나 몇 봉지 획득하러 갔다가, 김해성의 모니터를 보게 된 것이었다. 물론 그때만 해도 차서원은,


‘오호! 공 실장님이랑 다르게 김해성 매니저님은 진짜 열심히 일하시네?’


이 정도 생각뿐이었단다. 하지만 책상에 흘린 과자 부스러기를 치우려는 때 김해성이 사무실로 들어왔고, 너무 놀란 나머지 차서원은 들고 있던 과자를 떨구고 말았더랬다.


“내가 너 언젠가는 큰일 날 줄 알았어! 그것도 하필 탕비실에 있는 직원용 과자를 거덜내냐? 그래서 얼마나 혼난 건데?!”


백송의 다그침에 차서원이 우쭐댔다.


“바보 백쏭. 아직도 김해성 매니저님을 몰라? 그분은 공 실장님이랑 달라! 막 화내고 막 혼내고 그런 거 안 한다고!”

“그러면? 그냥 내버려 뒀어? 네가 과자를 막 열 봉지씩 들고 있었을 텐데? 다이어트 이야기도 안 하셨다고?!”

“매니저님도 원래 학생일 때 많이 먹었었대. 근데 과자 많이 먹으면 건강에 안 좋다고 밥 먹으러 가자고 하셨어. 그래서 제육볶음 얻어먹었지롱.”


백송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제육볶음? 너 또 신나서 막 다섯 그릇씩 먹고 그런 거 아니지? 벌써 들킨 거 아니지?! 네 정체를 알면 매니저님 도망간다고!”

“아니야. 나도 이미지 관리했어! 딱 공깃밥 두 공기만 더 먹고 끝냈다고!”

“그나마 다행이네.”


도대체 왜 이야기가 이렇게 샌 것인지 모르겠다. 구수연이 한숨을 쉬고 두 사람의 헛소리를 멈춰 세웠다.


“잠깐만 서원아. 그러면 너는 영상만 보고 매니저님이 준비했다고 판단한 거야? 녹음실 일을?”

“모니터만 보고 판단한 건 아니야. 제육볶음 먹으면서 들었던 이야기도 있어!”


*


다시 차서원의 증언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왜 수연 언니 영상만 보는지 궁금해했더니 매니저님이 씩 웃으시는 거야! 레코딩 첫날에는 수연 언니의 진짜 실력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고 하시길래 내가 맞다고. 수연 언니 원래 잘했다고 했지! 그랬더니 김해성 매니저님이 다음 레코딩 때는 수연 언니 실력을 100% 낼 수 있게 하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 딱! 자신 있게! 근데 진짜 오늘 레코딩에서 대박을 내신 거지!”


차서원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구수연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착각이 아니야. 정말로 김해성 매니저님 덕분이었어···.’


백송의 자작곡은 좋은 계기였다. 틀리는 것에 극도로 예민한 구수연이, 멤버들을 관중 삼아 부르려고 마음먹고 용기를 냈고 전보다 나아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오늘 구수연이 얻게 된 자신감, 이것은 분명 김해성의 영향이었다.


김해성이 아니었다면 구수연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가 그렇게 좋은 줄, 아직까지 예전 실력이 남아있는 줄 몰랐을 테니 말이다.


‘이전부터 호감이라고 생각했지만···. 단순히 성격만 좋으신 게 아니야. 능력도 있고 결과도 좋아. 김해성 매니저님이랑 같이 있으면···.’


···어쩌면 블루문도 더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망한 아이돌 꼬리표를 뗄 수 있지 않을까?


처음으로 희망이 생겼다. 구수연은, 아주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잠들었다.


*


차서원은 멤버들과 실컷 떠들고 좁은 2층 침대에 올랐다. 자려고 누우니 생각났다.


‘아 맞다! 아직 할 이야기 더 있는데!’


중간중간 빼먹은 이야기가 있었다. 우선하나. 차서원이 김해성 앞에서 공수혁 실장의 욕을 했다는 거.


뭐. 공 실장 욕이야 매일 하는 것이니 굳이 멤버들 앞에서 한 번 더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다른 정보는 꼭 말해주고 싶었다.


‘음. 근데 뭐더라? 중요해 보이는 게 하나 더 있었는데···? 라이브? 맞아! 라이브 특훈 이야기였어! 매니저님이 생각해 둔 게 있다고 했는데 그때 하필 제육볶음 이야기가 나와서 타이밍을···. 모르겠다. 졸리니까 우선 자고 내일 알려줘야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음날 일어난 차서원은 두 가지 생각만 겨우 떠올릴 수 있었다.


“뭐더라? 어제 자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내일, 제육볶음···. 내일 제육볶음? 아, 오늘이 제육볶음 먹는 날인가?!”


그런고로 다른 멤버들이 김해성의 큰 그림을 알게 된 건 그보다 더 시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


공수혁의 방해 공작을 알게 된 다음 날.


김해성은 출근하자마자 공수혁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그는 바로 공수혁을 붙잡고 따졌다.


“공 실장님! 계속 이렇게 나오실 겁니까?!”

“내가 뭘?”


“저한테 계속 시비 거시는 것 아닙니까? 계속 싱글 준비를 방해하고 계시잖습니까?! 녹음도 멋대로 취소하고!”

“시비는 무슨 시비? 바빠서 그랬다니까! 연기 학원으로 방송국 피디가 찾아온다는데 그걸 먼저 떠? 방송국 인맥이라는 게 김 매니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아. 다 챙기려면 바쁘다고.”


방송국 피디를 언급하던 공수혁이 슬쩍 덧붙였다.


“뭐 사실 겸사겸사지. 자네 재수 없는 거로 유명하잖아. 점핑도 어차피 망할 텐데 미소가 괜히 시간 낭비할 필요 있겠어?”


공수혁이 대놓고 김해성의 약점을 긁었다. 이쯤 되면 물러설 법도 한데, 김해성은 더 강하게 나왔다.


“글쎄요. 제 눈에는 다르게 보입니다. 실장님이 하도 방해를 하니, 제가 무서워서 도망치시는 것 같거든요.”


이렇게 되자 당황한 건 공수혁이었다.


‘이, 이 새끼 뭐야. 왜 자꾸 까불어?! 고작 매니저 주제에 지금 나한테 개기는 거야?! 이 새끼 예전엔 똥손이라도 성실하고 착했다더니만. 왜 성격이 이따구야!?’


레퍼런스 체크 당시 김해성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았다. 똥손이다. 성실하다. 일 잘한다. 착하다. 너무 착하다.


얼굴부터 순하게 생겨서는, 기획사마다 쓰는 바이럴과 사재기같은 꼼수도 불편해하는 양심적인 놈이었다고 들었다. 망해서 쫓겨나도 얌전하고 사기를 당한 뒤에도 화를 낸 적 없다더니만. 지금 모습은 기존 평가와 너무 달랐다.


설사 사람이 착하지 않더라도 회사에서 직급의 차이는 절대적이다. 아무리 사장이 신임한다 해도 신입 매니저가 매니지먼트 부서를 총괄하는 실장에게 대든다는 건 미친 짓이다. 근데 대드네?


‘혹시 미친 놈인 건가?!’


어쩐지 김해성의 눈이 살짝 돌아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공수혁으로서는 알 수 없었다. 몇 년간 깡패들 틈에서 동고동락하는 와중에 착한 김해성은 죽어서 사라지고. 이제는 지옥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독한 놈만 남았다는 걸.


공수혁이 슬슬 쫄려하는 와중에 때마침 유새홍 사장이 나타났다.


“아니, 두 사람은 왜 또 싸우고 있는 거야?!”


다른 직원으로부터 2차전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급하게 내려온 유새홍 사장이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유새홍 사장은 도리어 공수혁 실장을 위로했다.


“아이고! 두 사람이 오해가 있었구만. 그래도 김해성 매니저가 왜 화났는지 공 실장도 이해할 수 있지? 처음 맡은 프로젝트라 김 매니저도 부담감이 심하다 보니 그랬을 거야. 공 실장이 한 번 만 넘어가 주라고.”

“아니, 사장님. 저는 안 바쁩니까? 제가 MBS 신작 드라마 오디션에 미소 자리 만들려고 얼마나 노력 중인데···.”


유새홍 사장이 말려주니 다시 살아나는 공수혁이었다. 공수혁이 내처 빈정댔다.


“참. 다른 멤버들도 불쌍합니다. 연예인은 결국 인지도가 전부인데, 자꾸 김 매니저가 멤버들을 붙잡고 있으니까 제가 돌봐줄 여력이 안 나서···. 아, 사장님도 아시죠? 김 매니저가 연예계에서 아예 잠수까지 탔던 거?”


한마디로 줄이자면. 김해성은 방송국 인맥이 없으니 쓸모가 없을 거란 뜻이었다.


“아이고. 내가 그래서 방송은 공 실장한테 전적으로 부탁하잖아. 공 실장 먼저 일 보러 가라고.”

“제가 사장님 얼굴 봐서 참는 겁니다. 쯧···.”


유새홍 사장은 공수혁 실장을 보낸 다음에야 김해성을 챙겼다.


“김 매니저도 너무 신경 쓰지 마. 요즘 오디션 일로 공수혁 실장이 바빠서 그런 거지 평소엔 이렇게까지 까칠하지 않으니까. 어쨌거나 계속 같이 일해야 할 건데 서로 너무 얼굴 붉히지 말고. 알겠지?”


김해성이 되물었다.


“계속 같이 일 한다뇨? 멤버들도 지금 저랑 더 잘 지내는 데요. 앞으로도 계속 독립적으로 일하면 안 됩니까?”

“김 매니저가 애들 관리하고 프로듀싱을 맡는다 해도, 방송 잡는 건 공 실장 도움 없이는 힘들잖아. 행사 섭외도 그렇고. 김 매니저가 못하는 걸 공 실장이 채워줄 테니까, 협력하자는 거지.”


그제야 김해성은 모든 게 이해되었다. 유새홍 사장에게 까지 삐딱한 공수혁이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는지를 말이다.


‘그러고 보니 버드 엔터에서 연예계에 인맥 댈 수 있는 사람이 공 실장 정도구나. 공 실장도 섭외 능력 하나만 믿고 막 나가는 거였고.’


생각에 빠진 김해성 옆에서 유새홍 사장이 권했다.


“이런 거 저런 거 다 떼도 공 실장이 김 매니저 상사잖아. 그러니까 김 매니저가 공 실장한테 좀만 맞춰봐. 알겠지?”


분명 동조를 바라고 꺼낸 말이었으나, 김해성의 대답은 유새홍 사장이 원한 것과는 달랐다.


“죄송하지만 사장님. 그렇게는 못 하겠습니다.”

“뭣?!”


“굳이 일을 나눌 필요 없습니다. 제가 방송도 따오면 되니까요.”

“기, 김해성 매니저가 그것까지 가능하단 말이야?”


믿지 못하는 유새홍 사장에게 김해성이 웃어 보였다.


“저한테 남모를 연예계 인맥이 있어서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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