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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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희
그림/삽화
윤종희
작품등록일 :
2024.07.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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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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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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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개의 돛을 가진 배가 필요 합니다

DUMMY

윤서는 소금을 전부 배에 싣고 바다 한 가운데로 가려는 것이다. 거기로 관심을 돌린 다음 때를 봐서 아무도 모르게 구릉지 땅에 소금을 옮길 생각이다.



“濟南沒有足夠大的船運走所有的鹽。 聽說大甘正和將軍有一艘九桅船。 讓我們來了解一下吧?(진안의 소금을 전부 옮길만한 큰 배는 없습니다. 듣자하니 태감 정화장군이 아홉 개의 돛대를 가진 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알아보시죠?)”



정화는 환관의 수장 태감까지 오른 인물로 황제의 명을 받아 장군으로 승격되어 대선단을 이끌고 멀리 아프리카까지 가서 대무역(大貿易)을 하는 사람이다. 서린의 연인 환관 이동화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다.



“好的。我們去拿船吧。我給你一個月的時間。鹽一定要準備好。(알겠습니다. 배는 저희가 구해보죠. 한 달을 드리겠습니다. 소금은 준비돼야 합니다.)”


“一個月太多了。收集鹽至少需要三個月的時間。(한 달은 무리입니다. 최소한 석 달은 돼야 소금을 모을 수 있습니다.)”


“已經一個月了。我再也買不起了 你願意嗎?(한 달입니다. 더 이상은 여유가 없습니다. 되겠습니까?)”



후금이 곧 남하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그 전에 준비를 해 놓아야 하고, 왕대인 이놈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정신없게 만들어야 한다.



“如果空間不足,則需要增加更多人員。 請給我比原價多3參割的價格。(여유가 없으시다면 사람을 그만큼 더 붙여야 합니다. 원래의 가격에 삼 할을 더 주세요.)”



도둑놈이다. 일정한 양의 소금을 나르는 데 인원수가 기간이 짧다하여 더 늘어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我們將把有需要的人乘以我們這邊的人數來乘以他們的數量。 由於人工增加了,必須退還原價的差額。(필요한 사람에서....... 곱으로 저희 쪽 사람들을 붙여 드리겠습니다. 노동력이 늘었으니 원래 가격에서 차액을 돌려주셔야 합니다.)”



만만하게 볼 윤서가 아니다. 사람 수에서 이득을 보려던 왕대인이 잘못하면 인건비에서 손해를 볼 상황이다.



“不。缺少的我們會補上。我們將以原價給您。(아닙니다. 부족한 사람은 저희가 채우겠습니다. 원래 가격으로 해 드리겠습니다.)”


“我不會忘記王大人的體貼。(왕대인의 배려를 잊지 않겠습니다.)”



계약은 성사되었다. 이제 환관 이동화에게 부탁해 정화장군을 찾아 소금을 실을 배를 구하면 된다. 말을 몰아 남경으로 향한다.


왕대인이 거상으로 크게 성공한 것은 그의 탁월한 식견 때문이다. 윤서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안목을 갖고 있다. 장사꾼으로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지만 상인으로 보이지 않는다.


명나라 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조선인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집안이 명과 가까운 것이고 그런 위치의 가문이라면 조선에서 특권층만이 누릴 수 있는 귀족출신이다. 흔히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여인이 꼽추와 다니고 있다. 이 사연을 알아봐야 겠다. 어쩌면 소금과 황금 모두를 가질 수 있는 기회다.




*




이동화의 집.......

서린의 사당을 만들어 놓고 조석으로 제를 지내는 이동화의 모습에 윤서는 답답하다.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산사람의 인생을 살기에도 바쁜 세상이다. 내 자식 같으면 벌써 호적을 팠을 것이다.



“태감 정화 장군을 아십니까?”


“저의 양부십니다. 왜 그러십니까?”



당시 환관은 아들을 생산할 수 없으니 똑같은 처지인 환관을 양자로 들여 대를 잇는 것이 관습이다. 다행히 이동화는 정화장군의 양자로 입양된 것이다.



“정화장군의 도움이 필요한 일입니다.”


“지금은 그분의 호적에서 저의 이름이 붉은 줄이 가 있습니다.”


“호적에서 파셨습니까? 왜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그 중의 하나는 제가 양자를 들이기 싫어했습니다. 그 점이 그 분의 노여움을 샀구요.”



남의 집안 이야기는 윤서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 정화장군의 큰 배가 필요하다. 진안의 소금 전부 실을 수 있는 큰 배가.......



“만나야 합니다. 정화장군을요. 주선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만 보면 몽둥이부터 드는 양반입니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한 시진(두 시간) 동안 맞은 적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힘들게 부탁하셨을 텐데 불가합니다.”


“양자를 들이는 것이 그렇게 힘드십니까? 대는 이어야 할 것 아닙니까?”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습니다. 인연은 우연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 대를 잇는 것은 내 피를 줄 수 있을 때만이 가능합니다. 남근이 없으니 대는 끊어진 것입니다.”



이동화는 확실히 결벽증이 있다. 무엇을 생각하든 그가 옳다고 느끼는 것은 남이 끼어들 공간이 없다. 이런 놈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서린이 불쌍하다.



“세상에 우연은 없습니다. 정화장군이 당신을 택하여 양자로 삼은 것도 그렇고, 당신이 서린이라는 여인을 만난 것도 모두 인연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달걀을 깨는 것은 사람의 몫이지만 스스로 깨고 나와 살 수 있는 것은 병아리의 운명입니다. 전 병아리의 운명을 믿습니다.”


“병아리 같은 이백 여명의 목숨이 달려 있습니다. 정화장군을 만나야 합니다.”


“.......”


“사람들에게 먹힐 병아리의 운명이라도 지금은 살려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전 이 분의 지아비이지만 노비출신입니다. 저와 같은 사람이 이백입니다. 천한 신분들이지만 그렇다고 천한 목숨들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죄송.......”


“니기미! 한 번만 더 죄송하다는 말 하면 이 단지를 확 부셔버릴 거다....... 이 잡놈아!”



윤서가 남근이 들어있는 환관 이동화의 단지를 장식장에서 꺼내 당장이라도 부셔버릴 듯이 어깨 위로 높이 쳐든다.



“아니....... 그것은 안 됩니다. 내 영혼이라는 말이오!”


“부인! 부셔요....... 부셔! 이놈은 개쌍놈이오!”


“어떡할까! 부셔 말어!”


“부셔!”


“내려놓으십시오. 주선해 드리겠습니다. 정화장군을요!”


“정말이죠!”


“부인 속으면 안 됩니다. 부셔요!”


“서방님은 가만히 좀 계세요....... 어떻게 소개해 준다는 겁니까? 호적에서 파냈다면서요?”


“제가 양자를....... 들이면 됩니다.”


“피가 섞이지 않는 자식 놈은....... 자식새끼가 아니라면서요?”


“양물단지가 있어야....... 죽어서 서린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정화장군님은 아직도 당신을 자식으로 생각하냐구요?”


“몽둥이로 몇 대 맞으면 해결될 겁니다. 제발 양물단지를 제게 주십시오.”


“안됩니다. 부인! 양물단지를 넘겨주면 또 이놈은 헛소리를 할 겁니다. 그냥 부셔요 부셔! 완전히 깨버리세요!”


“서방님 좀 침착하세요. 이 분이 해결해 주신다고 하잖습니까.”


“알겠습니다. 제가 좀 흥분했나 봅니다.”


“봤죠! 우리 서방님은 내성적인 성격이라 한 번 화나면 불같습니다. 약조를 지키지 않으면 그날로 양물단지는 박살날 겁니다.”


“난 사람도 여럿 죽여 봤습니다.”


“그 말씀은 안하셔도 됩니다. 서방님!”


“지킬 겁니다. 정말 지킬 겁니다. 믿어주세요”



막란을 이용해 더 협박하려다 이동화의 말이 진심인 것 같아 그만하기로 했다. 이동화는 서린의 세상에 갇혀 살아 사리분별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정화장군은 다르다. 환관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태감까지 올랐고, 지금은 황제의 총애를 받아 장군의 직함으로 남해(南海)의 무역로를 개척할 정도로 세상의 이치를 아는 사람이다.




*




정화장군의 집에서.......

힘들게 그를 만나게 되었다. 인생 대부분을 배 위에서 지내 육지에서 그의 얼굴을 보기 힘들었으나, 이동화가 양자를 맞는다는 소식에 출항을 늦추면서까지 그를 기다렸던 것이다.


정화장군은 이동화를 보자마자 몽둥이찜질부터 들어갔다. 그동안 참고 참았던 분풀이였던 것이다. 이미 버린 자식으로 취급해 홍자성이가 그를 죽이든 살리든 신경을 끊은 지 오래였다. 그런데 대를 잇겠다고 찾아왔으니 반가움보다 괘씸 죄가 더 커 장작 패듯 이동화를 때렸다.


‘기골이 장대하다’란 말의 뜻을 윤서는 알 것 같다. 남근이 없어 턱에 수염이 없을 뿐이지, 다른 모든 몸은 삼국지 장비가 있다면 그와 비슷했을 것이다.


키는 칠 척이 넘는 듯 하고 어깨는 떡하니 벌어져 있으며 손바닥의 크기는 솥뚜껑만하다. 왜 그가 이동화를 몽둥이로 잡는지 알 것 같다. 만약 손바닥으로 그를 때린다면 최소 죽음이다.


이동화와 이야기를 끝낸 정화장군이 윤서와 마주한다.



“我聽說你說服了這傢伙傳宗接代。告訴我你想要什麼。(네가 이놈을 설득해 대를 잇게 해 주었다고 들었다. 원하는 바를 말해 보거라.)”


“你需要一艘船。你能把這個給我嗎?(배가 필요합니다. 내어 주실 수 있습니까?)


“有很多船。您需要什麼樣的船?(배도 여러 배가 있다. 어떤 배가 필요하냐?)


“聽說有一艘九帆的船。(돛이 아홉 개가 달린 배가 있다 들었습니다.)”


“據說,你有老闆一樣的精神。 然而,僅僅因為您可以繼續這個過程並不意味著您可以獲得您想要的一切。(소문대로 기백이 남아대장부와 같구나. 하지만 대를 잇게 해 준다고....... 원하는 것 모두를 들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你想要的只有一件事。我聽說你環遊世界。你在船上攜帶了什麼以及你要帶回什麼?(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세상 모든 곳을 다니신다 들었습니다. 그 배에 무엇을 실고 갔다가 무엇을 싣고 오십니까?)”


“他們去的時候,通常會帶茶葉和陶瓷,回來的時候,通常會帶那個國家的土特產或珍寶。(갈 때는 주로 차와 도자기를 싣고, 올 때는 그 나라의 토산물이나 보물 등을 주로 싣고 온다.)”


“我要求你往那艘船上放的東西大約相當於200人的生命。(제가 그 배에 실을 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목숨 이백 여명의 가치입니다.)


“我曾經失去了三百人。 因為那段記憶,我再也沒有嘗試出海。 但你知道我最後是怎麼再出海的嗎?(난 삼백의 부하를 잃은 적이 있다. 그 기억 때문에 다시는 바다에 나가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다시 바다에 나가게 되었는지 아느냐?)”


“有句話說,皇帝統治中原······正和將軍統治海洋。畢竟,您不打算在海上結束自己的生命嗎?(황제는 중원을....... 정화장군은 바다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결국 바다에서 생을 마감하시려는 것이 아닙니까?)”


“我不能留在陸地上,因為我很痛。我必須出海,但有三百隻怨靈在保護我。(육지에서는 괴로워서 있을 수가 없었다. 바다로 나가야지 삼백의 원혼들이 나를 지켜 주더구나.)”


“儘管你們失去了三百人,但你們是這個國家全體人民的驕傲。 這將成為子孫後代的記憶。(삼백의 부하들을 잃었어도 장군님은 이 나라 백성 모두의 자랑이십니다. 후대에 길이 기억이 될 것입니다.)”


“這世界上沒有任何東西可以取代三百人的生命。 聽說他來自朝鮮,為了救兩百的命而放棄了貴族身分······拿下吧。 乘坐九帆之船,拯救兩百人的生命。(삼백의 목숨과 대신할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백의 목숨을 건지려 귀족의 신분을 버리고 조선에서 왔다 들었다....... 가져가거라. 아홉의 돛을 달린 배를 가져가서 이백의 목숨을 구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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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조선의 통역사는 첩자이다 NEW 49분 전 3 1 12쪽
70 그 바람이 신경이 쓰였습니다 24.09.16 5 0 11쪽
69 혼례를 했으니 우린 내외다 24.09.15 7 1 11쪽
68 저는 몰라요 24.09.14 12 0 12쪽
67 여인의 귀처럼 생긴 꽃은 24.09.13 8 1 11쪽
66 머리에 아주까리 기름을 바르면 24.09.12 10 1 12쪽
65 임금의 욕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 24.09.11 10 1 12쪽
64 64.화적과 의병의 차이 24.09.10 9 1 11쪽
63 개시(개똥) 누이 막심이 24.09.09 12 1 11쪽
62 짱돌만으로도 전쟁을 이길 수 있습니다 24.09.08 15 1 12쪽
61 망원경에서 보이는 것 24.09.07 11 1 13쪽
60 전쟁은 그런 것이다 24.09.06 15 1 12쪽
59 백정과 오랑캐 24.09.05 12 1 13쪽
58 #58.소금을 배에 옮겨라! 24.09.04 12 1 12쪽
57 王八! 24.09.03 13 0 12쪽
56 내 정체가 궁금하다 했습니까 24.09.02 17 1 12쪽
55 백년 된 잉어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 24.09.01 15 1 12쪽
» 아홉 개의 돛을 가진 배가 필요 합니다 24.08.31 13 1 11쪽
53 무명(無名)이라 합니다. 더 이상 묻지 마세요 +1 24.08.30 18 1 12쪽
52 거리와 방향만 맞으면 됩니다 24.08.29 15 1 11쪽
51 내가 죽어야 한다면 죽겠다 24.08.28 14 1 12쪽
50 백호은침(白毫银针)이라는 백차(白茶)입니다 24.08.27 16 1 11쪽
49 구천 구백 구십 구 칸 24.08.26 16 1 11쪽
48 황주(荒酒)로 데워 만든 온주(溫酒)입니다 24.08.25 16 1 11쪽
47 한계란의 언니를 아십니까 24.08.24 14 0 12쪽
46 가을 햇살에 눈이 감긴다 24.08.23 14 0 11쪽
45 세상의 반이 사라진다는 것 24.08.22 12 0 11쪽
44 황금 열 냥으로 할 수 있는 일 24.08.21 17 0 12쪽
43 백성들아 알고 있나 막란의 처라는 걸 24.08.20 1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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