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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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후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7.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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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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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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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4화.

DUMMY


백학문고 홈페이지에 공모전 결과가 발표되었다.


<대상> 이혼해도 괜찮아 (필명: 고고한산)

<최우수상> 전지적 직장인 시점 (필명: 싱슝)

<최우수상> 가정귀환 (필명: 비와)

<우수상> 나혼자기분업 (필명:추궁)

.

.

.


수상작은 총 11개의 작품으로 유명 작가의 심사평을 포함하여 게시가 되었으며, 예정되었던 시상은 코로나의 2차 확산 우려에 따라 취소되었다.


이번 공모전은 필명만 공개되어 누구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다만, 백학문고의 심사팀이 수상작에 한 해 개인정보 및 재직을 증명하여 순수 직장인의 자격만 검증하였다고 한다.


당연히 수상자들은 포상금 수령 및 세금 공제를 위해 개인 정보를 밝혀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발표날이 되자 여기 저기 웅성거렸다.


우리가 투자한 공모전이니 우리 직원들은 당연히 관심이 많겠지.


“대상은 땡 잡았네요. 확실하진 않은데 대상 수상자가 우리 엘리티아 직원이라고 합니다.”


장대리가 나를 힐끗보며 중얼거렸다.


“고고한산, 고···산, 고고한···산, 고산.”


우리 회사 직원이 대상 받은건 이미 알고 있었다. 누군지 모르지만.


‘고고한산이라니. 혹시 나라고 의심하진 않겠지?’


아무래도 김철환 대표와 이종규 실장은 출신 직장을 보고 1위에 대한 내용에 이견을 달지 않은 듯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다.


저번 주 협박하다시피 나에게 강요한 이종규 실장의 일을 어떻게 할지 골치가 아팠다.


일단 장미지가 연관이 있으니 연락을 해봐야겠다.


전화를 걸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경희의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빈 자리에 시선을 주니, 눈치빠른 옆 자리 조과장이 나를 쳐다보며,


“오늘 휴가에요. 경희씨. 차를 구입하러 간다고 하네요.”


팀 구역을 벗어나며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


“월급이 얼마 안될텐데. 벌써부터 자차를···”


내 말에 조과장은 눈을 흘겼다.


“팀장님. 또 꼰대같은 소리를.”


조과장 잔소리가 길어질까 도망가듯 옥상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핸드폰 연락처 목록에서 장미지를 찾았다.


뚜-뚜-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하긴 너무 오랜만에 연락을 해서 모르는 번호라고 안 받을지도. 그것도 잠시.


띠리리링-


바로 그녀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오고.


“여보세요. 저 고산···”


갑자기 고함이 들렸다.


“왜 이렇게 빨리 끊어욧! 십만 년 만에 전화해서는!”


도대체 왜 화내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럴 때는 그냥 알았다고 하는 게 좋다는 걸 경험으로 배웠다.


“죄송합니다. 바쁘신 것 같아서.”


그녀는 톤을 바로 바꾸며.


“그래서, 어쩐 일로 연락하셨어요?”


아무래도 전화로 할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로는 좀. 한번 만났으면 해요.”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그럼, 오늘 저녁 때 퇴근하고 저희 집으로 오세요. 저번에 오셨으니 알죠?”


그녀의 제안은 부담스러웠다. 그곳에서 찍힌 사진도 있고.


“그게 사정상 안될 것···”


뚜-


아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담배를 피며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살폈다. 마케팅을 맡고 있다보니 온라인 동향에 민감해야 했다.


그리고 대중의 니즈와 불만을 빨리 파악하는 것도 업무 중에 하나였다.


공모전 결과 발표에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도대체 [고고한산]이 누구인지.


어떤 이는 유명 웹소설 작가라고, 또 어떤 이는 엘리티아에서 전략적으로 글을 쓰고 대상을 밀어준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익명으로 가십거리를 제멋대로 이야기하는 이씨인사이드의 댓글들은 더 가관이었다.


┗엘리티아 직원이 대상이라는 소문이 있음.

┗소문아니고 팩트임. 제 지인이 백학문고에 다님.

┗엘리티아 담당 팀장 이름이 고산 = 고고한산.

┗허어어얼. 소오름.

┗이건 뭐. 짜고 치는 고스톱인가.

┗이런 거는 신고 못하나요?

┗국민신문고 ㄱㄱ.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네. 아니면 이렇게 큰 돈을 줄리가 없지.

┗엘리티아 기획자가 뇌가 없냐고. 이렇게 금방 걸릴 필명이라니.


난리부르스다.


진짜 내가 써서 대상을 받았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내가 쓴 글이라면 당연히 수상 대상에서 제외했을테지만.


엘리티아 홈페이지 게시판에 해명하라는 게시글이 아우성이었다. 때마침 홍보팀장에게 전화가 왔다.


“고팀장.”

“네. 팀장님.”


박지웅 팀장은 앞 뒤 말을 다 짜르고 핵심만 말했다.


“아니지?”


도대체 뭐가 아니란 건지. 확실히 말해달라고 이 양반아.


“뭐···가 말이에요?”

“이번에 백학이랑 한 공모전 대상. 고팀장 아니지?”


나는 진심으로 아님을 부정했다.


“저 아닙니다. 제 소중한 부랄 두 짝 걸고.”

“그럼. 진짜 아니네. 수고.”


뚜-


홍보팀장과 통화까지 마치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는 타이밍에 맞춰 장대리가 다가왔다.


“팀장님? 아직···아니죠?”


갑자기 욱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라니까. 왜! 부랄 두 짝이라도 걸어?”


장대리는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잠시 짓다 눈물을 글썽이며 뛰쳐나갔다.


“다들 나한테만. 흑흑”


조과장이 옆에서 듣다가 조용히 말했다.


“팀장님. 장대리가 아까 공모전 비용 지출의뢰 올린거 결재됐냐고 물어보던데요.“


아, 그 얘기였어? 장대리 미안해.


입이 대빨 나온 장대리가 돌아와서 기분을 풀어주고 있을 무렵, 엘리티아 홈페이지에 팝업 공지가 올라왔다.


-[백학문고 관련 공모전 건에 관하여]

-먼저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엘리티아 직원인 고산 팀장은 대상 수상자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항상 투명하고 공정한 엘리티아가 될 것임을 다시한번 다짐하며 평온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엘리티아 임직원 일동.


홍보팀 박지웅 팀장은 참 일처리가 빠른 사람이다.


**


퇴근 후 장미지의 집 현관에 도착했다.


띵동- 띵동-


철컥-


아니. 누군지 알고 바로 문을 열어줘.


의심없는 문이 열리고 장미지가 보였다. 그녀는 웃으며 나를 맞이해 주었다.


‘저번에 촬영할 때 입은 옷이랑 비슷하네.’


그녀는 저번 홍보영상에서 부부역할로 찍은 옷과 비슷하게 입고 있었다.


그녀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들어가겠습니다.”


그녀는 활짝 웃었다.


“실례할 짓은 하면 안되죠. 근데 오빠는 특별히 봐줄게요.”


오빠라니. 살짝 두근거림이 올라왔다.


나이를 먹어도 그 단어가 꽤 좋게 들렸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니 이미 식탁 위에 밥상이 차려져 있었고 꾸며놓은 듯한 거실이 눈에 띄었다.


“다른 일 때문에 상의하러 왔는데, 밥까지 이렇게 얻어먹어도 되나 모르겠어요.”


이미 차려져 있는 밥상을 보며 반쯤 포기하고 말했다.


그녀는 아무말 없이 대펴놓은 국을 퍼 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멀뚱멀뚱 서 있는 내게 한쪽을 가리키며.


“겉옷 벗고 앉으세요.”


그녀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의자에 앉았다.


벌써 두 번째 장미지가 차린 밥상.


‘이정도면 보통 인연이 아닌데 이제.’


그녀는 같이 먹지 않고 내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체하겠다. 체하겠어.


이상한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일단···”


나는 밥을 다 먹을 때 쯤 말을 꺼냈다.


“미지씨에게도 사과드려야 할 것 같고···”


사과란 말에 잠시 놀란 그녀는 잠자코 듣고 있었다.


“제가 여기서 자고 아침에 간 날에, 누군가 제 모습을 찍었습니다.”


그녀는 별다른 표정없이 물었다.


“커피 하실래요?”


나는 괜찮다고 손짓하고 말을 계속 했다.


“아무튼 그걸 왜 우리 회사 이종규 실장님이 갖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장미지는 얘기를 듣다가 태연하게 반응했다.


“그게 왜요? 딱히 우리가 별다른걸 한 것도 없는데.”


그녀는 내가 먹은 식기를 싱크대로 옮기며 짓궂게 덧붙이는 걸 잊지 않고.


“아쉽게도.”


나는 애석하게도 그녀의 농담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이종규 실장님은 저에게 그걸 빌미로 부탁아닌 부탁을 하셨고 그걸 들어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곤란해 질 만한 일이 많습니다.”


그녀가 약간 분노했다.


“그 이종규라는 놈은 야비하네요.”


나는 한숨을 쉬며.


“후- 누가 그 시간을 기다리며 찍었는지도 궁금하고.”


내 말에 장미지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건 뻔한 거예요. 연예인 주변에는 파파라치들이 항상 잠복해 있어요. 그것들 중에 한 명이 찍고 협상했을거에요.”


그런 경험이 전무했던 나의 불찰이었다.


그녀가 물었다.


“그 야비한 놈이 뭘 하래요?”

“흠···”


나는 고민했다. 이종규 실장이 말한 것을 장미지에게 말해도 되는지.


그녀는 내 표정을 보고 알아들었는지 다시 말했다.


“말하기 싫으면 안 말해도 되요. 다만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면 언제든지 말하세요. 제가 엮여있는 일이니까.”


결국 진심이 묻어있는 말에 사실대로 말했다.


“사실 무슨 일이냐면···”


그녀에게 엘리 그룹의 사정과 이종규 실장의 의도를 설명해 주었다.


장미지는 다 듣고 나서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홍수진 대표님이랑 그쪽 김철환 대표의 커넥션 증거를 찾아달라는 얘기네요.”

“맞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어려운 일이에요. 일단 그 둘은 사촌관계이기도 하지만 워낙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


그녀가 무슨 얘기를 하는 지 알아들었다. 다만 이종규 실장은 내가 그것과 연관될 수 있도록 일을 벌여 준다는 것에 대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아무튼 미안하게 됐습니다. 저때문에 미지씨가 엮여서.”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그 날도 제가 오빠를 데리고 온걸요. 제가 미안할 따름이죠. 그러니 그런 소리하지 마세요.”


생각보다 장미지는 의리도 있고 괜찮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무슨 생각이 난 듯 내게 말했다.


“이종규 실장 말이 맞다면 JS엔터에서 맡은 엘리티아 관련 사업들이 비자금과 관련이 있을거에요.”


아마도 그럴 것이다. 제작비용을 부풀리는 것은 예술쪽이 가장 무난하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잡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겠죠. 모두 전문가들이 뒷처리한 일이라.”


맞는 말이다. 비자금을 조성한다면 용역비용을 뻥튀기해서 지급할 것이고, 실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예술계쪽 인력의 정산비용은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조사한다 한들 위법한 내용이 아닐 가능성이 높겠지.


생각할수록 골치가 아픈 일이었다. 재벌2세들의 경영권 다툼에 끼었으니 새우등 터지는건 시간문제였다.


방법이 필요했다.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일단 오빠는 김철환 대표의 신뢰를 얻고 홍수진 대표하고 일을 하면 자연히 알게될 것 같네요.”

“맞습니다. 그것을 이종규 실장님이 노리는 것이고.”


그녀는 내게 핀잔을 줬다.


“이 판국에 실장님이 뭐에요. 실장님이. 생양아치에게. 그냥 실장이라고 해요. 아니 그냥 이종규새끼라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습관이 잘 안고쳐져요.”


띠리리링-


장미지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안받아도 되요.”

“혹시 모르니 전화 받으세요. 잠시 화장실 좀.”


내가 화장실로 가려고 일어나자 그제서야 핸드폰을 쳐다보며 전화를 받았다.


“아, 네. 네. 대표님. 손님이와서.”


아마도 홍수진 대표인가보다.


볼일을 보고 나오니 장미지의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방금 홍수진 대표님 전화인데. 의외로 일이 잘 풀리겠는데요?”


그녀의 다음 말을 듣고야 나는 그녀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해했다.


“엘리티아에서 공모전 작품을 시나리오로 천억을 투자해 넷플릭스 시리즈를 만들겠다고 하네요.”


천억이라니!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급 제작비 아닌가.


근데 그 다음 말이 더 충격이었다.


“근데 저 엄청난 금액의 투자 총괄 책임이 엘리티아 고.산. 팀장님이랍니다.”


이종규 실장이 말한 것이 이것이었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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