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용마후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7.24 16:17
최근연재일 :
2024.09.14 00:58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9,512
추천수 :
235
글자수 :
199,592

작성
24.09.10 23:12
조회
78
추천
2
글자
11쪽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3화.

DUMMY


장문식 대리가 내 앞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에게 마실 것을 따라주며 말했다.


“몸은 좀 괜찮아요?”


장대리는 머리를 글적이며 쑥스러워 했다.


“네. 실장님이 걱정해주신 덕분에···”


그는 쓰러진 나를 붙잡고 일으켜 사무실까지 보호했다. 나를 둘러싸며 윽박지르던 조합원들은 장대리의 거친 모습에 대항하지 못했다. 심지어 노조위원장과 부자지간임을 확인했으니.


장대리가 막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고마워, 장대리. 아까 좀 쪽팔린 모습이었는데. 하하.”


내 말에 장대리는 안색을 굳히며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괜히 저희 아버지 때문에···”


장대리는 노조위원장이 진두지휘하며 그런 모습을 보인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찌댔건 장성태 노조위원장님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긴 했는데, 회사와 노조의 갈등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아요.”


그는 두 손을 모으고 손가락을 꼼지락 거렸다.


“죄송합니다. 실장님. 사실 저와 아버지는···”


장대리는 자신의 얘기를 털어놨다.


“마주보고 얘기한 지 오래되었어요.”

“아···”


산적같은 큰 얼굴이 일그러지며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


“실장님이 아시는 것 처럼, 제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저를 자식 취급을 안하셨어요. 흑.”


그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뭐라 해야 할지.


난감했다. 내가 자식이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나도 비슷했을거 같은데··· 말하면 안되겠지.


장대리는 손으로 이마를 짚고 미세하게 떨며 얼굴을 가렸다.


“나가 죽으라고. 흑흑. 나가서 죽으래요. 밖이 얼마나 추운데. 그게 자식한테 할 소린가요?”


나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제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아버지는 한번도 병문안을 오지 않았어요.”


많이 원통했나보다. 아버지의 냉담함에.


“제가 부회장과 이종규가 꾸민 일로 입원했다고 말했다면···”


왠지 그가 측은해 가만히 손을 올려 장대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요. 실컷 울어요.”

“으앙.”


목놓아 울고있는 장대리를 보며 나즈막히 말했다.


“회사 일은 아무래도 좋으니 아버지랑 관계를 회복해요.”


나도 장성태 노조위원장이 미웠지만 그가 받은 메일 내용이 떠올랐다.


”내가 알기론 노조위원장님도 이종규에게 장대리의 승진과 출세를 약속받고 지금 이러는 거니까요.”


장대리는 내 말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네? 그게 무슨 소린지?”


이원호 과장이 이메일을 해킹해 전달한 정보를 설명했다.


“... 부모의 마음을 내가 다 알진 못하지만, 최소한 노조위원장님은 장대리가 잘 되길 너무 바라고 있어요.”


장대리는 그 말을 듣고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나는 그가 무슨 말이든 하길 기다렸고, 진정이 된 장대리가 다시 물었다.


“정말이죠?”


나는 그를 쳐다보며 담담히 말했다.


“네. 제가 받은 이메일을 확인시켜 줄 수 있어요.”


그는 휴지로 눈물을 급히 닦으며 말했다.


“이 문제는 저한테 맡겨 주시죠. 제가 아버지랑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나는 장대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얘기를?”


장대리는 갑자기 가슴을 치며 우렁차게 말했다.


“이번 실장님이 추진하시는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대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답지 않게 장황하게 말하는 것이 대견스러웠다.


“하하, 우리 장대리 많이 컸네.”


장대리는 평상시대로 표정이 돌아왔다.


“후훗. 제가 원래 키는 컸어요. 실장님보다.”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나는데.


차마 그 말은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


노조와 마찰이 있고 일주일이 지났다.


회사 경영진과 나를 규탄하는 노조 현수막은 사라졌고 노조 직원들의 냉대와 무시도 거의 없어진 상태였다.


그 사이 노동조합은 내부 임시 총회를 열어 비정규직 인력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부분 동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무조건적인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기여도 및 성과에 따라 전환하는 절차를 사측에 전달했고 나는 대표로 노측 제안을 수용했다.


김철환 대표가 감탄하며 말했다.


“고실장. 진짜 대단하네?”


그는 진심으로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듯 했다.


“아닙니다. 우연히도 일이 잘 풀렸습니다.”


정말 우연히도 풀렸지.


“아냐. 노조를 설득하는 것은 돈으로도 안되는 것이거든.”


사실 장대리가 노조위원장 장성태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정말 우연히 된 일 입니다. 대표님. 하하.”


나는 사실을 얘기했지만 김철환 대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보다. 그는 내 말은 흘린 채 총회 준비를 위한 서류 준비를 체크했다.


“그럼 총회날 까지 노조 합의서 작성에는 문제 없는 거죠?”


며칠 전, 장성태 노조위원장과 만났다. 그는 장대리를 통해 나에 대해 알게되었다며 사과를 했다.


장대리는 나에대해 어떻게 설명했는지, 회사 선배인 장성태 노조위원장은 머리를 숙이며 장대리를 잘 봐달라고 연신 부탁했다.


그리고 이종규와의 커넥션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고, 이 일을 마지막으로 자신은 노조위원장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네. 노조위원장과 구두 합의 했고, 조만간 노조와 노사합의서를 작성하겠습니다. “


김철환 대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며칠 후 예정대로 노사 양측에서 만나 작성된 합의서에 날인하고 사진을 찍었다.


엘리티아 총회는 엘리 그룹 계열사의 임원들이 한 명씩 회원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구성은 계열사들의 독선적인 운영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회장의 직계 아들들이 대표로 있는 계열사는 그 입김이 남달랐다.


엘리 물산의 임차식 이사가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김철환 대표의 지지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었다.


과반 수 이상의 참석과 재적인원의 80% 찬성하여 정상적으로 안건은 통과되었고 엘리티아 정규직 전환건의 공식적인 절차가 모두 마무리 되었다.


엘리 물산 임차식 이사는 마지막까지 이런 말을 외쳤다고 전해진다.


“이러다간 우리 모두 다 죽어!”


하지만 모든 총회 회원들은 임이사의 외침을 무시하고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총회가 끝나고 다음 날.


엘리티아의 사내 게시판에 정규직 전환에 대한 자세한 절차와 조건이 명시되었다. 대상이 된 비정규직들은 환호했고 축제의 장이 되었다.


“김철환 대표님 만세!”


또한, 엘리티아의 홍보팀은 발빠르게 보도자료를 내며 김철환 대표의 사회적 기여를 홍보했다. 각종 언론사의 보도 게시물의 댓글들은 칭찬 일색이었다.


└ 와. 이거 사실이야? 믿기지가 않네.

└ 새로 뽑힌 실장이 발의해서 추진했다고 하는데 대단해. 어떻게 이런 일을.

└ 이번에 정규직 전환 인력이 100명이 넘는다고 함.

└ 진짜 김철환 같은 사람이 정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

└ 거기 대표도 대단하네. 대기업이 괜히 대기업이 아니야.

└ 사회적으로 기여를 하는 기업이 진정한 대기업의 자세임. 김철환이 차기 엘리 그룹 회장 자질이 있어.


초기에 반대했던 엘리티아 노동조합도 반색을 했는데 그 이유가 있었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인력들이 모두 노조에 가입하고 있어요. 후훗.”


장대리의 말이었다. 장대리 부자는 그 이후 관계를 회복했는지 노조일에 열심이었다.


노조는 조합원 수에 따라 그 존재의 가치가 결정된다. 이번에 장성태가 노조위원장으로 있는 노동조합은 약 100명정도 조합원 수를 늘리며 명실상부한 최대 조합으로 자리매김했다.


후우. 드디어 다 끝났군.


나는 의자에 몸을 깊숙히 파묻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명이 줄어든 것 같은 압박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오랜만에 시스템 창을 호출했다.


‘시스템 창 오픈’


띵-


짧은 알림음과 눈 앞에 보이는 파란창.


-101.38.23.


기한까지 약 4일 정도 남았다. 과연 의도한 대로 1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존경과 지지를 받을지는 알 수 없었다.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컴퓨터 앞으로 의자를 돌렸다. 그리고 메일에 접속했다.


받은 메일함에 신규 메일이 평상시보다 훨씬 많아보였다. 그런데 그 제목들이.


[실장님. 감사드립니다.]

[당신을 응원합니다. 실장님과 같은 회사를 다닌다면 너무 행복할 거 같아요.]

[정규직이 안되더라도 실장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너무 애쓰셨어요.]

[개발2팀 조지동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

.

.

.

.


내용을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제목들.


모두 비정규직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감사와 소감이 담긴 내용이었다.


나는 하나 하나 답장을 쓰며 앞으로의 회사 생활을 격려했다.


비록 나를 위해 한 일이지만 마음은 뿌듯한 보람으로 가득 차올랐다.


그러던 중 울리는 청아한 소리.


띠링-


[주어진 과제를 달성하였습니다.]

[인과율이 복구되어 보상이 주어집니다.]


나이스! 예상적중!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내게 존경과 지지를 보냈다. 그에따라 주어진 시스템의 퀘스트를 완료하고 보상을 받을 차례가 된 것이다.


과연 마음으로 우러나오는 계획이 아닌, 나를 위한 목적이었는데 이런 보상을 받아도 될까.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시스템은 그런 것은 상관이 없었나보다. 그리고 내게 필요한 보상을 시스템이 산정하고 결과가 나왔다.


[외부로부터의 물리적 충격을 견디기 위해 최소한의 육체를 만듭니다.]

[당신의 육체에 강인함이 깃듭니다.]


투둑. 투둑.


“커헉.”


이번에 시스템이 준 보상은 물질적인 어떤 것이 아니었다.


육체를 개조하는 보상.


온 몸으로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마치 뼈가 탈골되는 충격과도 같았다.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통증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을 참지 못했다.


“크악.”


문 밖으로 김서원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실장님?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이 모습을 보여주면 안되기에 필사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괜, 괜찮습니다. 별 일 아니니 들어오지 마···세요.”


그녀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발걸음이 멀어졌다.


“네. 필요한 일 있으시면 말씀주십시오.”


한 3분 간 뼈를 분리하는 통증이 진행되다가 씻은듯이 없어졌다.


이어지는 상쾌한 기분과 넘치는 에너지.


‘젠장, 죽는 줄 알았잖아! 보상은 보상답게 줘야지.’


여기저기 꾸겨진 옷을 펴기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윽.


서서 아래를 보니 바지가 좀 짧아 보였다.


어라? 옷이 줄었나.


나는 사무실 안에 있는 전신 거울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앞에 멈춰 비치는 내 모습을 보았다.


나 맞아? 왜 팔 다리가 길어졌지?


전체적으로 골격이 커진 내 모습에 깜짝 놀랐다.


수십 년 동안 사무실에 쪼그려 앉아 일한 내 어깨는 라운드숄더였는데 곧고 넓게 펴져 있었다.


동양인의 평균인 내 팔다리 길이는 약간 길어져 모델 뺨치는 모습이었으며, 더불어 키는 어림잡아 약 5센티 정도 커진 느낌이었다.


골격이 재구성 됐다고? 설마 그 고통이···


시스템은 내 골격을 이상적인 비율과 형태로 맞추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환골탈태(換骨奪胎)!


시스템은 내 육체를 젊고 강하게 만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5화. 24.09.14 61 1 12쪽
34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4화. 24.09.11 70 1 12쪽
»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3화. 24.09.10 79 2 11쪽
32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2화. 24.09.09 92 2 12쪽
31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1화. 24.09.06 110 3 12쪽
30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0화. 24.09.05 116 3 12쪽
29 이온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9화. 24.09.04 120 3 13쪽
28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8화. 24.09.03 126 3 12쪽
27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7화. 24.08.29 152 4 11쪽
26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6화. 24.08.28 158 4 11쪽
25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5화. 24.08.27 178 5 13쪽
24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4화. 24.08.26 192 5 14쪽
23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3화. 24.08.23 204 5 13쪽
22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2화. 24.08.22 203 6 12쪽
21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1화. +1 24.08.21 209 4 14쪽
20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20화. 24.08.20 232 7 12쪽
19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9화. 24.08.20 246 7 12쪽
18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8화. (수정) 24.08.16 259 7 14쪽
17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7화. +1 24.08.15 257 7 12쪽
16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6화. 24.08.14 273 8 14쪽
15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5화. 24.08.13 304 9 13쪽
14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4화. 24.08.12 294 9 12쪽
13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3화. 24.08.12 299 8 14쪽
12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2화. 24.08.09 317 9 12쪽
11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1화. 24.08.08 329 10 12쪽
10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0화. +1 24.08.07 345 10 13쪽
9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9화. 24.08.06 344 11 12쪽
8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8화. +2 24.08.05 355 10 13쪽
7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7화. +1 24.08.04 372 8 14쪽
6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6화. 24.08.02 387 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