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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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후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7.24 16:17
최근연재일 :
2024.09.1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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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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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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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2화.

DUMMY


“기안 잘 봤어요. 고실장.”


김철환 대표는 내가 상신한 엘리티아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방침안에 대해 내용을 훑어보고 대표실로 불렀다.


“네, 대표님.”


대체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정규직은 정년 보장에 대한 의무와 여러 가지 세금에 대한 분담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었다.


“단기적으로야 비용 차이가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매년 50억 정도의 재원이 더 필요한 일입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시나요?”


김철환 대표는 직접적으로 내게 말했다.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이냐고.


“저는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제안드리는 것입니다.”


그의 눈빛에 의심의 눈초리는 없다. 하지만 납득이 필요하겠지.


“설명해보세요.”

“첫째, 엘리티아는 엘리 그룹의 IT 업무를 주력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회사로 엔터업도 확장이 되었지만.”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래서요?”

“현대 산업은 모든 파트에서 정보화를 요구합니다. 그러기에 IT인력의 부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잠시 쉬고 말을 계속 했다.


“최근 IT인력들은 프리랜서를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단기 계약단가가 높기 때문이죠.”


IT 프리랜서들에게는 정규직 급여의 약 1.5배, 많게는 두 배를 지급한다. 그 이유는 단기 계약에 대한 리스크와 업무 집중도, 개인 부담의 세금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군의 IT는 단기 업무가 적습니다. SI업무보다 SM업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죠. 비정규직으로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IT 안정성을 가져가야 합니다.”


설명을 이해했는지 내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결국 장기적으로 IT인력은 회사소속으로 묶어두는 것이 이득이라는 말로 알아듣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두번째 이유는?”


다음 이유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김철환 대표를 위해서.


“두번째가 더 중요합니다. 대표님의 평판을 올리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내 평판이요?”

“현재 경쟁관계에 있는 대표님의 형님들보다 실적만큼 직원들의 평판도 중요하다 건 자명한 일입니다. 그룹 내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를 먼저 시행한다면 현 시대 노동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는 경영자로 보일 겁니다.”


“반대로 노조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데요?”

“그것은 제가 해결해 보겠습니다.”


김철환 대표는 전환의 절차를 고민하며 물었다.


“흠··· 이사회는 그렇다 하더라도 총회에 참석하는 다른 계열사 회원이 반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김철환 대표의 질문이야말로 그가 해결해야하는 문제기도 했다.


“그것은 대표님께서 힘을 좀 써주셔야 합니다. 현재 총회에 참석하는 타 계열사 임원들은 제가 막을 수 있는 힘이 아직까진 없습니다.”


김철환 대표는 그제서야 표정을 풀고 웃었다.


“허허. 언제 이런 생각을 했죠?”


그 웃음으로 이제 다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기왕지사 저도 대표님이 그룹 총수에 등극하는 것을 봐야겠습니다.”


내 말에 김철환 대표는 방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하. 고실장. 저는 그 정도 야망은 없습니다. 그냥 제 자리에 만족해요.”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이제 한 배를 탄 이상 그의 본심을 끌어내야 했다.


“제가 아끼는 팀원이 부회장님께 린치를 당했습니다. 아마 대표님이 생각이 없으셔도 지속적으로 견제를 당하실 거고, 어쩌면 누명을 쓰실 일도 생길 겁니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그는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제가 사람을 잘못봤네요. 우직한 곰 정도 인줄 알았더니 호랑이였네.”


그의 말에 내 의도가 어느 정도 통한 것을 깨달았다. 계속해서 말을 잇는 그는,


“알았어요. 이 건 진행하세요. 제가 총회 회원들에게는 언질을 해 놓을게요.”

“네. 감사합니다. 대표님.”


나는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고 문쪽으로 몸을 돌렸다.


“아, 그리고 우리 노조위원장 있잖아요.”


대표의 말에 다시 몸을 돌렸다.


“네. 장성태 과장이 노조위원장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엘리티아 노조는 일반 사원부터 과장급 까지 가입되어 있었다. 차장 부터는 관리자로 취급되어 가입이 제한 되었으며, 장성태가 위원장으로 있는 노조는 약 400명 정도 가입되어 사측과 협상권을 가지고 있는 최대 다수의 노동조합이었다.


“내가 알기론 전에 이종규 실장이 노조위원장과 막역했어요. 어떻게 구워 삶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는 얘기는 아마 지금도 가깝겠지. 참고하시라고.”


지금 김대표가 하는 말은 대단히 중요한 뜻이 있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김철환 대표는 아마 노조에서 극렬하게 반대할 것을 예측하고 있었고 그것은 기정사실이었다. 게다가 이종규가 이 기회를 이용하여 나의 곤란함을 종용할 것이 틀림없었다.


며칠 후 이사회가 열리고 무난하게 통과되었다. 이사회는 김철환 대표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큰 소란없이 모두 동의하고 마무리 되었다.


이사회의 안건이 공개되고 회사는 소란스러웠다.


노조위원장 장성태가 면담 요청을 해왔다. 실장실로 찾아온 장성태는 다짜고짜 공격적으로 말했다.


“듣자하니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데, 사실입니까?”


장성태는 최근까지 15년 동안 노조위원장을 연임하며 과장 직급에 머물고 있었다. 회사 규정상 노조위원장은 동급 연차의 최고 연봉을 수령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아마도 부장정도의 대우를 받고 있을 거라고 추측되었다.


“네. 위원장님.”


나보다 입사 선배이기 때문에 그에게 깍듯이 존대했다.


“노조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나는 그의 의도를 알았지만 최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은 회사 운영상 IT 인력 수급의 어려움 때문에 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알다시피 그룹 모든 계열사로 인력을 공급해야하고요.”


나의 설명에도 그는 비웃듯이 한숨을 쉬며 빈정거렸다.


“하. 여태 그럼 우리가 놀았습니까? 이종규 실장님 때는 문제없이 잘 해오던 것을.”


나는 내 권한을 십분 활용했다.


“어차피 인력의 리쿠르팅은 제가 총괄하는 분야입니다.”


장성태는 책상까지 내리치며 열변을 토했다.


쾅!


“우리 정규직 직원들은 공개 채용을 통해 학벌을 인정받고 영어 능력, 직무능력의 테스트를 통과한 인재들입니다. 만약 비정규직이 절차없이 전환된다면 기존 정규직들의 박탈감은 어쩌실려고?”


그는 모든 정규직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박탈감을 운운했지만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시늉으로 보였다.


“위원장님.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비정규직들은 최대 2년 동안 우리 회사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들입니다. 절차와 기준을 세워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장성태는 택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우리 노동조합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당장 중지하세요.”

“이미 대표님이 승인하시고 이사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는 결국 본색을 드러내며 말을 거칠게 했다.


“거참,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네. 이제 실장이 된 주제에.”


징상태의 거친 태도에 결국 한 마디 했다.


“말이 좀 지나치네요.”

“흥!”


장성태는 콧방귀를 뀌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리고 문제는 다음날 생겼다.


회사 정문 앞에 플래카드가 노동조합 이름으로 걸렸는데.


-회사 사정이 어려운데 정규직 전환이 왠 말이냐. 무능한 경영진은 물러나라.

-수년 씩 공부해서 입사한 우리는 박탈감을 느낀다. 개념없는 정규직 전환을 당장 중지하라.

-실장 놀이로 배임하는 고산은 짐싸고 Go 산으로. <일리티아 노동조합 일동>


모든 화살은 내게 돌아왔다. 조합에 가입한 직원들은 나를 보는 눈빛과 태도가 차갑게 변했으며 회사 분위기가 냉랭한 것을 느낄 정도였다.


이원호 과장이 내게 카톡을 보냈다.


-실장님. 노조위원장 장성태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자료는 메일로 보냈습니다.


사실 이종규가 실장으로 있을 때에는 노조와 마찰 없이 잘 지냈었다. 그 이유를 대충 알고 있었는데 장성태 노조위원장과 어떤 이해관계가 있다고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었다. 그것을 이원호 과장에게 파악하도록 지시했고 그 결과가 내게 전달되었다.


어디 얼마나 깨끗한지 볼까.


이원호 과장이 보낸 메일은 충격적이었다.


이번 반대에도 이종규의 지시가 있었다. 이종규가 장성태에게 보낸 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 고산 실장을 배임 등 혐의로 문제제기 할 것.

- 현수막 게시 및 노조 이름의 공개 반대 공문을 사측에 접수할 것.

- 최종적으로 파업을 임시 총회로 의결하여 절차대로 쟁의를 할 것.

- 김철환 대표에게 실장 해임 및 징계를 요구할 것.

- 잘 처리되면 노조위원장이 끝나는 시기에 엘리물산 부장급으로 스카웃하고, 아들을 팀장급으로 발령할 것임.


체계적으로 노조가 행동해야하는 지침이 있었으며, 그에 따른 보상까지 명시되어 있었다.


도대체 이원호 과장은 이걸 어떻게 알아냈지?


나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노조위원장 장성태의 직계 가족이 엘리티아에 있는지 확인했다. 인사부서는 내 관할이므로 그것은 어렵지 않았다.


“실장님. 인사카드에서 관리되고 있지 않습니다.”


업무효율을 위해 민티아 전략기획실과 엘리티아 경영지원실의 물리적 공간을 통합했다. 그에따라 민티아 김서원은 나의 두 영역 업무를 보조하도록 조정했다.


“그것은 회사 규정이 그런가요?”


그녀는 회사 규정집을 검토하며 내게 답변했다.


“네. 노동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준하여 인사관리 지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군. 아들이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알아야 일이 쉬워 질텐데.


“흠, 그렇군요. 고마워요. 서원씨.”

“아닙니다.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그녀의 등을 보며 나는 고민에 빠졌다.


생각보다 노조와의 일을 풀기 어려울 것 같은데···


***


다음 날 출근길 부터 노조 간부들 십수명이 머리에 띠를 매고 쟁의 활동을 하고 있었다.


“회사를 좀먹는 고산은 물러가라! 물러가라!”


노조 쟁의부장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확성기를 들고 정문에서 외치자 나머지 인원이 복창했다.


“물러가라! 물러가라!”


출근하던 직원들은 잠시 서서 구경하기도, 휴대폰 카메라로 찍기도 하며 노조의 쟁의 활동을 구경했다. 어떤 직원은 힘내라며 어깨를 다독이며 가기도 했다.


내가 그 옆을 지나가자 조합원들이 나를 둘러쌌다.


“대표에게 아첨하며 부귀영화를 누리는 고산은 물러가라!”

“고산은 물러가라!”


나는 내 주변을 감싸는 직원들을 보며 말했다.


“여러분. 회사는 우리의 것도 여러분의 것도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당신 옆의 동료가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그렇게 잘못됐습니까?”


내 질문에 확성기로 외치던 남성이 말했다.


“그,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무나 막 정규직을 시키면 열심히 공부해서 이 자리에 온 우리는 어쩌란 말입니까?”

“옳소!”

“맞아요. 정규직이 늘어날수록 회사가 어려워져서 나중에 감축하면 그땐 어쩔려고!”


한 사람이 말하자 너도나도 하고 싶은 소리를 했다. 그중 한 명이 나를 밀치며 말했다.


“당신같은 사람이 대표에게 잘 보일려고 회삿돈을 막 쓰니까 그런거 아니야!”


앗!


내가 밀려 넘어가자 다들 우르르 나를 둘러싸며 위협했다.


“밟아!”


사람들에게 나를 외부로부터 차단하며 은밀한 폭행을 가하려고 할 때였다.


“모두 저리 안비켜?”


누군가 사람들을 밀치며 나를 일으켰다. 두툼한 손, 우람하고 큰 덩치로 나를 막아섰다. 그는 장판교의 외다리에서 길을 막는 장비같은 위엄이 서렸다.


“장대리?”


아, 맞다. 병원에서 퇴원하고 오늘부터 출근한다고 했지.


장대리는 나를 쳐다보지 않고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야. 이것들아 안꺼져? 감히 실장님한테.”


사람들은 놀라 뒤로 주춤할 때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다.


“문식아?”


장대리는 그 다가오는 사람을 보며 놀란 얼굴로 말했다.


“아빠?”


다가오는 사람은 다름아닌 노조위원장 장성태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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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6화. 24.08.14 274 8 14쪽
15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5화. 24.08.13 304 9 13쪽
14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4화. 24.08.12 294 9 12쪽
13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3화. 24.08.12 299 8 14쪽
12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2화. 24.08.09 31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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