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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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후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7.24 16:17
최근연재일 :
2024.09.1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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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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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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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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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1화.

DUMMY


“그래요? 첫째 형님이 그렇게까지 하신다고?”


김철환 대표는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는 놀란 얼굴이었지만 예상만큼은 아니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진작에 상의 드렸어야 했는데.”


내 말을 못들었는지, 김철환 대표는 생각에 잠겨 혼잣말을 했다.


“결국 선을 넘었네. 넘었어.”


혼자 중얼거리던 그는 무언가 생각난듯 나를 쳐다봤다.


“아, 그리고 고팀장 팀원도 안 좋은일을 당했다고 하던데.”


나는 장대리가 다친 경위와 추측되는 내용을 덧붙여 말했다.


“네. 말씀드린대로 마케팅팀 장문식 대리가 제가 습격당한 날, 어떤 무리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습니다. 김명환 부회장님의 지시를 받은 집단으로 보입니다.”


장대리 구타 사건 이후 비밀리에 이원호 과장이 엘리 물산에 대해 조사했다. 엘리 물산의 영업9팀에 대한 정보와 구성원까지 조사를 마친 상태였고, 나를 습격했던 그 짙은 눈썹의 남자는 박덕규 팀장인 것도 확인되었다.


“흠, 나 때문에 그런 일을··· 미안합니다. 고팀장.”


김철환 대표는 미안해하며 사과했다.


“아닙니다. 제가 선택한 일이니까요.”


그건 사실이다. 내가 김명환 부회장의 뜻을 알고도 거절했으니.


단호한 나의 대답을 들은 김철환 대표는 잠시 감동한 표정이었다. 잠시 후 무언가 결심한 듯 내게 말했다.


“그럼··· 앞으로 고팀장을 믿어도 되겠습니까?”


계속 미뤄왔던 선택의 순간이 왔다. 언젠가 올 줄 알았지만 계속 마음 속으로 미룬 것이 사실이다.


나에게 확신을 준 것은 아마도 그 ‘양심’이란 각성 때문일지도.


“아마, 믿으셔도 될 겁니다.”


내 대답이 흡족한듯 김철환 대표가 표정을 풀고 인자한 동네 형이 된 듯 따뜻하게 물었다.


“근데 왜? 첫째 형님 줄에 섰으면 더 좋았을 수도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그의 눈을 보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건 옳지 않은 일이니까요. 단지 그것 뿐입니다. “


내 대답에 만족했는지, 그는 박장대소를 했다.


“하하, 좋아요. 좋아.”


그리곤 잠시 생각을 하다 뜬금없는 말을 했다.


“내 사람이 됐으니 다음 주부터 조금 더 바빠도 되겠지요?”

“네? 그 말씀은···”

“어차피 계획한 일이지만 조금 당기도록 하죠.”


김철환 대표와 독대를 마치고 이틀이 지난 후 인사 공고가 났다.


이종규 실장은 보직 해임되고 대기발령 처리됐다. 그리고 나는 이종규 실장이 빠진 경영지원실장으로, 마케팅팀 팀장은 조소영 과장이 승진 발령났다.


발령일은 다음 달 1일부터라 일주일 정도 시간이 남아 있었다.


이종규 실장의 징계 사유가 공고되었다.


-기밀 유출 및 조직의 사적 이용.


직원들은 난데없는 징계와 인사 발령에 술렁거렸지만 곧 아무일이 없다는 듯 평상시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홍보팀 박지웅 팀장이 찾아왔다.


담배타임 신호를 받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내가 나눠 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박팀장이 말했다.


“여어. 너무 출세가 빠른거 아니야? 실장님? “


나도 불을 붙이며 대답했다.


“에이, 왜 이러세요.“


모두에게 축하받는 승진이 아니었다. 누군가 징계로 빠진 자리로 들어가는 것은.


“걱정되서 그래. 너무 빨리 올라가면 떨어지는 것도 빨라. 우리 월급쟁이들은.”


나는 그말의 뜻을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엘리티아에서 빈번히 봐 왔고.


승승장구하던 동기들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줄을 잘못서서 좌천당하며 사라진걸 한두 번 본게 아니었지.


“너무··· 잘 알죠. 이 바닥 생리는.”


후우우. 오늘따라 담배연기가 길다.


하지만 지금은 외통수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말이다.


박지웅 팀장은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는 눈치였다.


“대충 보니, 그룹 후계자 싸움에 끼어든 것 같던데···”


귀신같은 양반. 모르는 게 없어요.


“어떻게 아셨어요?”


그는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허허. 직원들이 바보인 줄 알아? 눈 감고 귀 막고 있어도 다 들린다고. 위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는지.”


납득이 되었다. 당연하지 먹고 사는 문제에 가장 밀접한 사람들이 예민하게 주시하겠지.


“그렇군요. 아시겠지만 제가 원한 것은 아니었는데.”


박지웅 팀장은 꽁초를 재떨이에 비비며 충고했다.


“이종규 그 사람도 자기가 원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니겠지. 고실장님도 조심해.”


그의 말은 내게 진심으로 다가왔다. 반짝이다 금새 사라진 사람들을 오래 지켜본 선배의 마음으로.


띠링-


카톡이 왔다.


-고실장님. 큰일났어요. 이 기사 좀 보세요.


조과장에게 온 간단한 메시지에 인터넷 기사 링크가 있었다.


[여배우와 제작사 팀장과의 하룻밤]

포카리스웨토 광고로 한 때 하이틴 스타로 떠올랐던 여배우 장미지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프로젝트 디보스’의 조연으로 합류하며 활동 중이다. 장미지와 시리즈 제작을 총괄하는 엘리티아의 한 남자 임원과 불륜이 의심되는 사진이 제보되어 취재진이 조사해본 결과···


아, 이종규 이 새끼.


우려하던 스캔들 기사가 터졌다. 나와 장미지의 문제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디보스] 자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그것은 곧 엘리티아와 김철환 대표의 공격으로 이어질 것이다.


“박팀장님. 이것 좀 보세요.”


핸드폰을 박지웅 팀장에게 건네주며 기사를 보여줬다. 그가 한참을 심각하게 읽더니.


“야아. 이거 뭐야. 언제 이런 사고를 쳤어.”


박지웅 팀장은 살짝 인상을 쓰며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곧 인간 박지웅에서 홍보팀장으로 변신했다.


“기사 낸 곳이 어디지? 혹시 우리 광고 받는 업체인지 확인해 봐야겠어.”


나는 기사의 말머리와 하단 출처를 확인했다.


“디스펀치 네요.”


내 말을 들은 박지웅 팀장은 고개를 저으며 답이 없다는 손짓을 했다.


“거참. 융통성 없는 곳에 걸렸네. 근데 이 기사 사실이야?”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몰라 그냥 사실대로 말했다.


“그건 아니고. 오해가 좀 있습니다. 제가 술을 먹고 장미지 배우님 집에서 잔 적은 있지만, 이 기사의 내용처럼 그런 불륜이니 뭐니 그런 건 아니구요.”


하지만 내가 말하고도 이 말이 참 애매하게 들렸다.


“뭐, 고실장님이야 솔로니까 아무렴 어때. 이미 이혼 사실도 다 공개했고. 다만 대중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것인데···”


생각에 잠긴 박팀장은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듯 했다.


“그럼 제가 솔로라는 것을 시작으로 반박 보도자료를 좀 내는게 어떻겠습니까?”

“아이고, 담배피자고 불렀더니 벌써부터 업무 지시를.”


너스레를 떠는 박지웅 팀장은 그사이를 못참고 나를 놀렸다.


“휴우, 그런게 아니란 걸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하하, 농담이야. 농담. 아무튼 내려가서 팀원들이랑 잘 상의해서 대응해볼테니 너무 걱정말고.”


박지웅 팀장은 일단 홍보팀 내에서 상의해 보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혼자 덩그러니 고민하고 있을 때.


띠링-


갑자기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병원에 입원 했을 때 나타난 현실 시스템 메시지.


꿈 속이 아닌 현실 시스템 알림은 원한에 의한 퀘스트 알림이었는데. 설마 또?


[애정의 인과율이 역전되어 다른 사람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애정이 증가할 때 능력이 각성되듯이.]

[원한과 증오가 더해질 때 그에 맞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역시 그 때와 같다. 그렇다면 현재 나를 이토록 증오하는 사람은 누군지 뻔했다.


김명환과 이종규. 둘 중 하나, 아니면 둘 다 겠지.


[정해진 시간 안에 사람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아주세요.]

[지지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은 당신의 존재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목표 인원 수: 100명]

[목표 시간: 720시간]

[성공할 경우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보상을 지급합니다.]

[실패할 경우 지급되었던 모든 능력치가 무(無)로 돌아갑니다.]


전에는 장미지 덕분에 유튜브 구독자 만 명을 달성하고 퀘스트를 성공했다.


보상은 골드바를 받아 빚도 갚고 유용하게 썼지. 이번엔 기간이 720시간···.한달 쯤이군.


사람들의 지지와 존경이 뭘까?


전에 받았던 SNS의 관심 표명이나 구독자 정도는 아닌게 확실했다. 시스템이 설명한 존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란 아마도 현실 세계와 연관이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천천히 알아보자. 한 달이면 꽤 긴 시간이니.


정정 보도 및 후속 처리는 홍보팀에 맡겼지만 장미지가 걱정이었다.


장미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평상시와 다른 힘없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그녀였다.


“네. 저 고산입니다.”

“알고 있어요. 말씀하세요. 오빠.”


“안 좋은 일로 잠시 말을 해야하는데···”

“디스펀치 기사 때문이죠?”


역시 그녀도 알고 있었다. 나보다 훨씬 민감해야 하는 직업일테니.


“알고 있었어요?”

“방금 전에 홍대표님한테 전화받고 알았어요.”


일단 그녀에게 사과했다. 진심으로 나의 부주의함으로 생긴 문제니까.


“미안해요. 저 때문에 괜히 ···”

“괜찮아요. 그날 제가 우겨서 그렇게 된 걸.”


당장은 원인이 중요한게 아니었기에 엘리티아 홍보팀에서 취할 조치를 설명했다.


“우리 회사에서 보도자료 낼 거에요. 홍보팀장님하고 얘기 했어요. 근거 없는 소리이며···”


그녀는 대화 중에 기운을 차렸는지 웃으며 말했다.


“헤헤. 그냥 깔끔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긴 한데.”


나는 솔깃해서 물었다.


“어떤 방법이요?”

“근데, 오빠가 동의 해주실 거 같지 않지만.”

“일단 말씀해보세요.”


말하라고 했지만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냥 우리 둘이 연인이라고 인정하면 끝나지 않을까요?”


역시나 한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한결같은 장미지다.


“휴, 농담하지 말고요.”

“농담 아닌데···”


그것이 현실이 되면 나는 연인을 위해 회사의 프로젝트에 꽂은 사람이 되고, 장미지는 이혼남과 놀아난 여배우가 된다. 사람들은 또 진실을 왜곡하며 장미지 때문에 이혼했다고 소설을 쓰겠지.


“그렇게 되면 여러 사람 곤란해져요. 그리고 연예인 이미지도 타격이고.”

“뭐, 어때요. 어차피 비정규직 인생이라···”


나는 그녀의 ‘비정규직’이란 말에 꽉 막힌 속이 뻥 뚫리는듯 했다.


“하하. 고마워요. 미지 씨.”


갑작스런 감사에 어리둥절한 그녀.


“아니··· 뭐가? 뭐가요?”


내 머릿속은 시스템이 준 퀘스트로 꽉 차 있었다.


“하여간 나중에 설명할게요. 일단 끊어요. 이상한 기사 낼 생각하지 말고 기다려요.”


그녀의 대답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시 조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조과장. 지금 안바쁘면 우리 회사 비정규직 인력이 몇 명인지 파악해서 문자 줘요.”


다시 전화를 끊고 대표 비서실의 이연희 과장에게 전화했다.


“네. 비서실 이연희 입니다.”

“과장님 저 고산입니다.”


그녀는 잊지 않고 나를 실장이란 직책으로 불러주었다.


“네. 실장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경영지원실장의 권한에 대해서 좀 물어보려고요.”


일단 실장의 권한을 명확히 알아야 했다.


“네. 말씀하세요.”

“혹시 법인 규정 개정이나 회사 인력 구조에 대한 사안을 변경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죠?”


그녀는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실장님을 포함한 부사장급 이상 임원 레벨에서 규정 개정 발의가 가능하고, 이사회 및 총회를 통과하면 적용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안. 나에게는 꼭 지켜야 할 시간 제한이 있었다.


“이사회 및 총회를 소집하면 최대한 빨리, 얼마나 소요될까요?”


이연희 과장은 잠시 고민하더니.


“음, 평균 3주 정도 걸립니다. 이사회는 엘리티아 내에서 일정이 빠르게 조율 가능하지만, 총회는 그룹 내의 총회 회원들 일정을 조율해야 합니다.”


빙고.


“감사합니다. 과장님. 그럼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실장님.”


이연희 과장과 통화를 끊으니 때마침 조과장의 문자가 와 있었다.


-현재 엘레티아 비정규직 인력이 131명 입니다.


찾았다. 시스템이 내게 준 퀘스트의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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