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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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후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7.24 16:17
최근연재일 :
2024.09.1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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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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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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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6화.

DUMMY

“팀장님. 미국에서 연락이 왔는데 큰일났습니다.”


평소 침착한 조과장이 약간 흥분한 채로 말했다.


다음 촬영일이 다음 주라 회사 일에 집중하려는데 이게 왠 소란인지.


“왜요? 장대리 감옥가야 한답니까?”


나의 농담에 장대리는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조과장은 심각한 얼굴을 풀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


“저번에 미팅한 엘리트스피어에서 프로젝트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그소리에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라고요? 갑자기 왜?”


조과장에게 반문했지만 스스로 이유를 찾느라 머리를 열심히 굴렸다.


‘설마, 장대리가 연루된게 ···’


장대리를 쳐다보며 내가 뭔가 놓치는 것은 없는지 생각했다. 미국에서 경찰서에 갔다온 것은 우리 셋만의 비밀로 덮어두었기 때문에 함부로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조과장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알아보겠다는 말을 하곤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대표님에게 보고를 해야하나.’


회사에서 믿고 맡겼는데 아무 해결책도 없이 보고를 하는 것은 최악의 처리인 것을 잘 알았다.


각자 위치에 따라 사후 처리를 알아보던 중.


“미국에서 연락왔습니다.”


조과장의 말에 나는 눈짓을 하며 사무실 밖에서 얘기하자는 신호를 보냈다.


내 뜻을 알아챈 조과장은 서둘러 나를 따라왔다.


옥상 한적한 곳에 서서 말했다.


“도대체 왜 그런다고 하나요?”


조과장은 안경을 고쳐 쓰며 대답했다.


“리처드 황도 당혹스럽다고 합니다. 회사 대표인 알렉스가 일방적으로 프로젝트를 반려했다고 하네요.”


“아놔. 미친놈이냐고. 이게 얼마짜린데 한 순간에 마음을 뒤집어. 이유도 없이.”


“리처드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입사 후 처음으로 김철환 대표가 나를 믿고 맡긴 일이다. 어떻게든 성과를 보여야했다.

해결해야 한다. 어떻게든.


‘지금 미국으로 날아가?’


그런 고민을 할 때 즈음.


“그런데 리처드가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대표가 정확하게 말은 안하는데, 지인이 한국인과 마찰이 있었다는···”


설마, 설마 했는데.


장대리가 클럽에서 일으킨 소란에 연루된 사람들 중 대표 지인이 있었던 것인가. 잠시 고민 후 조과장에게 말했다.


“조과장. 장대리랑 같이 내일 비행기표 끊어요. 미국에 갔다 옵시다.”


“네··· 네!?”


온몸으로 전해오는 강렬한 직감.


이건 직접 만나서 풀어야 한다. 온라인 화면 너머에서 오가는 대화가 아닌 존재가 알리는 간절함과 진실이 느껴지는 방식이 필요했다. 나의 직관이 그렇게 지시하고 있었다.


***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서 ···”


내내 의기소침한 장대리를 조과장이 위로했다.


“괜찮아요. 장대리님. 이미 벌어진 일인데. 멀··· 자책하지 마세요. 에고.”


미국에 도착 후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장대리를 향해 냉정하게 얘기했다.


“어떻게 된건지, 자세하게 얘기해봐요.그날 주변 분위기까지 상세하게.”


울상이던 장대리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그날 일을 설명했다.


—-


장문식은 고팀장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들키고 몹시 후회했다. 우울한 마음에 한국에서부터 미리 조사해둔 이 동네 게이클럽을 찾아갔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가득한 클럽의 분위기에 장문식은 한결 마음이 나아졌다.


“후훗. 스트레스가 확 풀리네.”


맥주 한 병을 주문하고 근처 사람들을 살폈다. 다들 매력적으로 보였지만 그의 취향은 확실했다.


‘동안의 얼굴, 매끈한 피부와 차분한 표정. 아··· 고팀장님 생각나네.’


그렇게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그리워 할 때,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의 눈이 향한 곳에는 젊은 청년이 있었다.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지만 차분한 모습으로 수줍은 표정을 한 백인 남성이 테이블에 기대어 서 있었다.


“안녕?”


다가가 말을 걸자 백인 남성은 흥미롭다는 듯이 쳐다봤다.


“너. 어디서 왔어?”

“코리아. 사우스코리아.”


“오··· 부자나라에서 왔네. 근데 어쩐일로?”

“그냥 니가 맘에 들어서. 후훗”


“대담하네. 동양인이 서양인한테 이렇게 다이렉트로 작업하는 경우는 드문데.”

“아··· 내가 좀 그래. 이름이 뭐야? 나는 미스터 장.”


“제이든 카터. 제이라고 불러.”

“오케이. 제이.”


장문식은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제이든 카터와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는 이 세계에서 리드하는 법을 알았다. 백인 남성이 그에게 점점 빠져들 때 쯤.


“쉣. 너 뭐야.”


한 흑인은 니가 뭔데 제이든과 얘기를 하냐는 듯 물었다. 당황한 장문식이 우물쭈물 하는 사이.


"어디서 별 그지같은게 마이 달링한테 찝적여? 우리 사이에 낄 생각 하지 마!"


흑인 남성의 얼굴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음악 소리를 뚫고 퍼져나갔다.


장문식 역시 지지 않고 반박했다.


"그건 네가 아니라 제이가 결정할 일이야! 그에게도 선택할 권리가 있어."

“제이? 이런 미친 동양인 새끼가-”


제이든은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했다.


갑자기 흑인 남성이 장문식의 멱살을 잡았다.


"네가 감히 나한테!"


그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놀라 주춤거리며 물러났고, 클럽의 가드들이 재빠르게 다가왔다. 가드 중 한 명이 외쳤다.


"떼어내! 어서!"


가드들이 두 사람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흑인 남성은 몸부림치다가 상처를 입고 말았다.


"젠장, 이거 놔!"


그는 아프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잠시 후, 경찰이 출동해 클럽 안으로 들어왔다. 경찰관이 다가와 상황을 파악한 뒤, 장문식에게 말했다.


"손을 뒤로 모아주세요. 지금 폭행 혐의로 체포합니다."


장문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항변했다.


"내가 먼저 공격당했어요! 왜 나를 체포하는 거죠?"


그러나 경찰관은 단호하게 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경찰서에서 조사하겠습니다. 지금은 협조해 주세요."


경찰은 장문식을 붙잡아 경찰서로 데려갔다.


—--


이것이 장대리가 말하는 그 날의 전말이었다.


조과장과 나는 그 세계를 잘 알지 못했지만 대충 어떤 스토리인지 이해가 되었다.


“겁도 없네. 총 안맞을 걸 다행으로 생각해.”


조과장의 말이 정답이다. 머나먼 타국에서 남의 애인에게 찝적거리다니. 그것도 동성을.


“아. 그날 제이든도 그 흑인놈과 처음 본 사이에요. 나보다 겨우 한두 시간 먼저 만난.”


그 말에 나와 조과장은 서로 마주보며 더이상 묻지 않았다.


우리 셋은 뉴욕 공항에서 우버 택시를 불러 이전 미팅했던 엘리트스피어 본사로 향했다.


연락없이 방문한 엘리트스피어의 사무실에 다행히 아는 얼굴이 있었다. 그에게 알렉스 대표와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대표님, 오늘 휴가입니다.”


리처드 황이 놀란 얼굴로 우리를 맞이하고 대표가 부재 중임을 알렸다.


“혹시 대표님 댁 주소를 알 수 있을까요?”


나의 질문에 리처드는 손사래를 쳤다.


“개인정보라 그것은 말할 수 없습니다. 너무 무례한 짓입니다.”


여기까지와서 물러날 수 없었다.


“리처드. 이게 얼마나 큰 프로젝트인 줄 알잖아요. 우리가 알고 있는 오해가 있어요. 그것은 아마 당신 보스도 알리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 오해를 풀러 여기까지 날아왔어요.”


리처드는 얼굴을 굳히고 고민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가만히 듣기만 하던 장대리가 나섰다.


“제가 누군지 아시죠?”


리처드는 장대리의 말에 대답했다.


“그럼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리드 기획자로 투입되는 분이라고 기억합니다. 그런데 왜···”


장대리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표정으로 리처드를 압박했다.


“제가.. 사실 당신 보스 아들이랑 사귀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스가 알아서 그래요. 만약 안만나주면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우리 사랑을 방해하지 말라고.”


그의 말에 회의실에 있었던 나와 조과장, 리처드는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장대리. 그게 무슨···”


조과장도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합당한 이유없이 회사간 계약을 파기 통보를 한 것이라면 그 뒤 시나리오는 최악일 것이 뻔했다. 하지만 리처드도 중간에 소란이 나는 것을 원하지 않을테니 회사 대표에게 미루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리처드는 예상대로 움직였다.


“보스의 집은 여기서 가까운 곳입니다. 제가 세 분을 모셔다 드리죠. 대신 미리 대표님께 허락을 받은 후.”


그렇게 말을 하고 회의실을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조과장이 장대리를 향해 소리쳤다.


“장대리. 미쳤어? 엘리트스피어가 우리 자매회사인거 몰라?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려고.”


장대리는 생각보다 담담했다.


“팀장님, 조과장님. 어자피 이판사판이에요. 여기 대표이름이 알렉스 카터. 그때 만난 청년이 이름 제이든 카터네요. 만약 이런 일로 관계가 있다면 부자지간이거나 형제지간임이 틀림없어요. 아마 부자관계겠죠.”


그런 장대리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말고는 방법이 없다.


리처드 황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가시죠. 여러분. 보스가 모시고 오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겉옷을 챙기며 다급하게 일어났다.


***


엘리트스피어는 직원이 약 1,000명 쯤되는 중견회사였다. 국가 사업을 포함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매니지먼트를 제외한 실무영역에 우리 회사같은 협업사에 재발주를 했다. 우리 회사는 꽤 오랫동안 협업해왔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대표는 알렉스 카터. 나이는 60대 초반 정도로 추정되는 남자였다. 그는 깐깐하기로 소문난 비즈니스 맨이었만 미국 정부와 관계가 좋아 여러 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의외인 것은 그가 가진 자산이 무색하게 눈 앞에 보이는 주택은 한없이 평범해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문에 서서 문을 열어주길 기다렸다.


지이잉-


약간은 구식의 전자식 정문이 열리고 리처드가 곧장 앞장섰다.


우리는 마중나온 사용인을 따라 거실로 들어갔고 커다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약 1~2분 후 점잖게 생긴 백인 중년 남성이 걸어나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준비를 하는 리처드를 보며 저 사람이 알렉스 카터임을 짐작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엘리티아의 고산 입니다.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이 두명은 저의 팀원들입니다.”


조과장과 장대리가 고개를 숙였지만 그 모습을 보며 대꾸없이 상석에 앉는 알렉스였다. 그 모습에 그가 얼마나 우리에게 냉대하는지 느껴졌다.


“미스터 황. 이제 회사로 돌아가요. 오늘 수고했어요.”


그의 지시에 리처드 황은 아무말없이 우리에게 고개 인사를 하며 집을 떠났다. 알렉스는 이어 바로 얘기했다.


“저는 게이클럽에서 사고나 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오늘은 김대표의 관계도 있고 해서 마지막으로 예의를 지키는 자리입니다.”


그의 단호한 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침묵을 지켰다.


“대표님. 오해를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여기 미스터 장이 클럽에 간 적은 있습니다만 오해로 잠시 싸움이 일어났을뿐 별탈없이 해결되었습니다.”


내 말에 알렉스는 인상이 구겨지며 소리쳤다.


“당신의 저 부하놈이 어떻게 내 아들을 꼬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 아들이 한국으로 가겠다고 난리란 말이야.”


그는 잠시 멈춰 물 한모금을 마시고 다시 이어 말했다.


“제이가 경찰서에서 조사 받을 때, 우리 변호사가 다 알아봤지. 알고보니 엘리티아의 직원이라니. 그걸 또 제이가 변호사한테 캐물어서. 젠장. 나는 절대 용납할 수 없어!”


나와 조과장은 예상치 못한 그의 말에 장대리를 쳐다봤다. 장대리는 뭔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아드님 나이가···?”


조과장이 물었다.


“18살. 아직 애라고 애!”


알렉스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그리고 혼잣말이 이어졌는데.


“... 여자도 아니고 남자를 따라간다고. 환장할 노릇이지···”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아들의 성적 취향을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 그때 침묵하던 장대리가 고개를 번쩍들며 말했다.


“제가 ··· 해결하겠습니다. 아드님을 만나게 해주시죠.”


알렉스는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어떻게 죽이는 것인지 시범을 보여줬다. 옆에서 지켜보던 조과장과 나는 긴장된 표정으로 둘의 대화를 지켜봤다.


“만나서 뭐라고 할 생각이지?”


하지만 장대리는 쿨하게 대답했다.


“한국으로 가겠다는 생각은 절대 못하게 할게요.”


잠시 고민하던 알렉스는 핸드폰으로 어딘가 전화했다.


그리고 5분 후.


급하게 뛰어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미스터 자앙-”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백인 청년이 우리를 쳐다보며, 아니 정확히 장대리를 쳐다보며 아는 척 했다.


“아빠. 허락해 주시는 건가요?”


백인 청년, 제이든의 말에 알렉스는 장대리를 쳐다봤다.


장대리는 제이든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제이. 오랜만이야 반가워.”


“오. 미스터 자앙- 잊지 않았구나. 너무 기뻐. 내가 찾아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그때 장대리는 내 곁으로 슬며시 다가와 팔장을 꼈다.


“똑똑히 들어. 나는 이 남자를 사랑해. 엄마 젖 좀 더 먹고와. ”


청천벽력 같은 말에 거실에 있던 모든 사람이 얼어 붙었다.


‘하아. 장문식 이 개··· 나까지 글로벌 게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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