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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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후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7.24 16:17
최근연재일 :
2024.09.14 00:58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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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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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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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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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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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0화.

DUMMY

쾅!


김명환 부회장은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고작 계열사 팀장 주제에···”


그 앞에 이종규 실장이 서 있었다.


“죄송합니다. 부회장님. 고산 그 친구가 생각보다 멍청한가 봅니다. 부회장님이 길을 열어 주셨는데...”


짜아아악!


김명환 부회장은 있는 힘껏 이종규의 따귀를 갈겼다.


털썩!


이종규 실장이 책상 아래로 쓰러졌다.


책상 앞으로 나온 김명환 부회장은 자세를 낮춰 이종규의 울대를 꽉 움켜쥐었다.


“컥!”


김명환 부회장이 분노한채 말했다.


“당신이 일을 똑바로 안하니까 내가 이런 수모를 당하는거 아니야!”

“끄으···끅.”


이종규 실장은 목이 잡혀 대답할 수 없었다. 김명환 부회장이 손을 놓으니 이종규 실장이 시뻘건 얼굴로 연신 기침을 쏟아냈다.


“커억! 컥!”

“아, 이거 쪽팔려서.”


김명환 부회장은 책상 위에 있는 사무용 전화기를 들며 간단히 말했다.


“박팀장 좀 오라고 해.”


간단한 한 마디에 많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이종규 실장은 알고 있었다. 김명환 부회장이 부르는 박팀장은 일명 사냥개로 불리우는 김명환의 뒷처리 담당이었다.


김명환 부회장은 분이 안 풀렸는지 이종규 실장을 향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씨이바알-”


5분 쯤 지나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다른 직원들과 달리 정장을 입지 않은 복장과 눈에 띄는 짙은 눈썹을 지니고 있었다.


“부회장님. 부르셨습니까?”


박덕규. 일명 사냥개. 법과 돈이 해결 못하는 뒷처리를 담당하는 영업9팀 팀장으로 회사 내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룹 내에서도 영업9팀이 움직이는 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함구했다.


이종규 실장도 김명환 라인이었지만 박덕규를 본 적은 처음이었다.


김명환 부회장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엘리티아 고산 좀 혼내주고 와.”


박덕규는 김부회장의 말에 다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까지 할까요?”


김명환 부회장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팔 다리 중 하나 병신 만들어와.”


박덕규는 역시 무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언제까지 처리할까요?”

“이번 주 내에.”


“네. 알겠습니다. 더 시키실 일은?”

“일단 처리하고 보고해.”


그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고개를 돌려 나갔다.


“넵.”


박덕규는 이종규 실장이 있음에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


엘리티아 정기 승진 발표가 있었다.


마케팅팀에서는 이원호 대리가 과장으로 승진했다. 우리 팀은 승진자를 축하하기 위해 저녁 약속을 잡았고 조과장은 출장으로, 한경희는 민티아 일로 빠지게 되었다.


오랜만에 남자들만의 회식.


“이과장. 축하해요.”


나는 이원호 과장에게 술잔을 부딪치며 축하를 건넸다. 이원호 과장은 방긋 웃으며.


“이게 모두 팀장님이 잘 봐주신 덕분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항상 말이 없는 녀석. 묵묵히 팀의 뒷바라지를 해주는 이원호 덕분에 든든했지.


간만에 웃음짓는 이원호를 보며 속으로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옆에 앉은 장대리는 호들갑을 떨며 이원호 과장에게 술을 따랐다.


“아이고. 이원호 대리님. 아니 과장님. 이제 두손 들어 따라 드려야지. 네네.”


장대리의 장난에 이원호는 장대리의 머리를 툭 치며.


“더 공손하게.”


장대리도 ‘네네’ 거리며 즐거워 했다.


화장실에 들른 후 술집 밖으로 잠시 담배를 피러 나왔다.


후-


여직원들도 같이 축하해주면 좋으련만.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니 어떤 사내 둘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치곤 나를 주시하며 직선으로 다가왔다.


짙은 눈썹의 남자와 모자 쓴 남자가 내 근처에 멈춰섰다.


짙은 눈썹의 남자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저음이었다.


“고산 씨?”


일반인보다 미디어 노출이 많았기에 나를 알아보는 줄 알았다.


하여간 이놈의 인기.


“네. 실례지만 무슨 일로 그러시는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뒤 편의 모자 쓴 남자가 달려와 내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퍽!


나는 불시에 일격을 당해 바닥에 쓰러졌다.


우당탕탕.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눈썹 짙은 남자가 말했다.


“그러게. 줄을 잘 서야지.”


대뜸 한 마디를 하고 나에게 다가와 옆구리를 사정없이 걷어찼다.


퍼어억!


“으헉.”


아무리 서울 시내에 CCTV가 수만 개가 달려 있고, 3분 거리에 경찰서가 있어도 가까운 주먹에는 도리가 없었다.


나를 주먹으로 가격한 모자 쓴 남자가 기다란 쇠파이프를 들고 다가왔다.


“다리로 하겠습니다.”


그의 말에 상관으로 보이는 짙은 눈썹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휘익!


날아드는 쇠파이프를 왼팔로 막으려고 들었다.


왼팔아! 잘가.


그때였다.


쿵.


내 앞에서 쇠파이프로 내리치던 남자가 한 순간 공중으로 뜨더니 그대로 바닥에 내리 꽂혔다.


팔을 들며 눈을 감았던 나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


“넌, 누구지?”


짙은 눈썹의 남자가 물었다.


“나?”


이원호는 자켓 단추를 풀으며 말했다.


“여기 이 분을 모시는 사람.”


쓰러진 남자가 일어나 다시 자세를 취하자 짙은 눈썹의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


“내가 한다.”


그리곤 이원호에게 빠르게 다가가며 다리를 뻗는데, 어느 새 이원호 과장은 내 앞을 막아서며 그 남자를 막고 있었다.


쉬익! 턱!


쉬익! 쉬익! 턱! 퍽!


그 둘은 몇 합을 주고 받았지만 이원호의 체술은 일반인의 그것이 아니었다. 간단한 막기와 몸놀림으로 짙은 눈썹의 남자도 바닥에 누워 있었다.


“으···도대체 이게···”


그 낯선 남자 둘은 서로 부축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원호 과장이 입사 초기에 내게 살짝 언급한 적이 있었다. 너무 험한 군생활로 조용히 살고 싶었다고.


나는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그는 어떤 삶을 살았던 거지?


습격했던 남자 둘이 물러나고 멍하니 앉아 있던 나를 일으켰다.


“팀장님. 괜찮으세요?”


사실 아까부터 일어날 수 있었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싸움 모습에 매료되어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언제부터 그렇게 싸움을 잘 했어?”


내 말에 이원호 과장은 살짝 미소 지으며 안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여기저기서 원한을 많이 사셨나봐요. 일단 들어가시죠.”


가볍게 옷가지에 붙은 먼지를 털고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그런 소란이 있었는데도 장대리는 고기 먹기에 여념이 없었다.


“쩝쩝. 담배들 다 태우셨어요? 제가 고기 좀 더 시켰어요. 후훗.”


나는 자리에 앉아 이원호를 보며 말했다.


“덕분에 다친 곳은 없어. 고마워.”


이원호 과장은 아무일 아니라는듯 대답했다.


“별말씀을요.”


아까 그 사람들은 김명환 부회장과 이종규 실장이 보낸 사람들이겠지. 앞으로가 걱정이다.


술잔이 몇차례 오고가니 이원호 과장이 자기 얘기를 털어놨다.


“제가 군대를 HID 로 전역했습니다.”


HID, 국군정보사령부 특임대. 흔히 북파공작원이라고 불리운다. 21세기에 아직도 존재하는지 몰랐다.


이원호 과장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사실 일반 현역을 지원했는데 어떤 사람의 사탕발림에 넘어갔습니다. 알았다면 안 갔을 곳이지만.”


영화에서만 보던 장면이 떠올랐다. 현역들 신체검사에서 썬글라스를 쓴 요원이 특수부대로 차출하는.


“몇 년이나 복무했지?”


요새 군대는 18개월이었나. 나때는 거의 3년을 꽉 채웠었다.


“6년 있었습니다.”


장대리가 놀라서 되물었다.


“헐. 6년이나요?”


먹을만큼 먹었냐. 말하는 시간도 아깝다더니.


“저희는 계급이 없었습니다. 훈련은 남한 내 군부대에 침투하는 것이었고. 복무 기간 중에 북한을 두 번 갔다왔습니다.”


그말에 나와 장대리는 입을 막았다.


“헉.”

“북한을! 그것도 두 번이나!.”


이원호는 쓴 웃음을 지으며 술잔을 들이켰다.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별짓을 다했으니까요. 전역 후에 운 좋게도 대기업에 취업했으니 조용하고 평범하게 사는게 제가 꿈꾸던 삶입니다.”


내가 침묵으로 일관하니 이원호 과장이 물었다.


“팀장님. 이제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옆에서 듣던 장대리는 무슨 일인가 싶어 나를 쳐다봤다.


“그게 말이야···”


지금 회사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상황을 다른 사람이 알아도 될지 고민이 되었다. 어찌됐건 나의 일이고 그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었다.


장대리가 이를 쑤시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고팀장님의 장문식입니다. 나쁜 놈들이 팀장님 괴롭히면 제가 가서 혼내줄게요. 후후훗.”


장비같은 외모로 협박하면 다들 공포를 맛보기야 하겠지. 게다가 뒤는 절대로 잡히기 싫을 거고.


나는 한숨을 쉬며 결국 말했다.


“휴우. 어디부터 말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이종규 실장님한테 제안이 왔었어. 그래서 결국 김명환 부회장님도 따로 만났지. 그런데···”


간략하게 그 사정을 이야기 했다. 결국 내가 김명환 부회장과 척을 지게 되었다는 사실까지.


이원호 과장은 얘기를 듣다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오늘 온 두 명도 그쪽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있네요. 전문적인 싸움꾼이었습니다.”


아까보니 그 말이 일리가 있었다.


“이렇게 빨리?”

“제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김명환 부회장 밑에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팀이 존재한다고.”


나도 들은 적이 있었다. 재계 서열 4위쯤 하는 그룹이니 그러려니 했지만.


“흐음···”

“맞서기엔 팀장님 기반이 너무 약합니다. 김철환 대표님께 사정을 알리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원호 과장의 말은 꽤 일리가 있었다.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도 큰 권력이다.


아, 나도 가늘고 길게 가는게 삶의 철학인데.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일이 커 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지금과 같은 사회적 위치에 올라본 적이 없으니 성취와 부작용은 비례한다는 느낌이 들 뿐이었다.


꿈 속에 가끔 나왔던 시스템 메시지도 그랬다.


[애정의 인과율에 따라 ···]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는 것이고, 세계는 조화롭게 운영된다. 누가 정의를 했는지 모를 소리가 자꾸 마음 속에서 납득이 되고 있었다.


한참 고민에 빠진 나를 이원호 과장이 깨웠다.


“평범하게 살기에도 틀린 거 같네요. 제가 팀장님 옆에 붙어 있어야 겠습니다.”


경호를 하겠다는 말인가. 하지만 그건 너무 민폐다. 월급받는 직장인끼리.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제 말은 경호 뿐만 아니라 기민하고 은밀한, 말 그대로 기안서 안에 없는 일처리가 필요한 일이 많을 거 같네요.”


그의 말처럼 이제는 누가 한 명 죽어야 끝나는 싸움이 될지도 몰랐다. 심지어 김철환 대표와 손을 잡으면 엘리 그룹 총수 싸움 제일선에 뛰어드는 꼴이니까.


“군대 있을 때 제 주종목이 첩보였습니다. 그리고 동기들이 이미 그 계통에서 많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원호 과장은 조용히 말을 했지만 그 의미는 묵직했다.


“아까보니 한번 위협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왠만하면 제가 근거리에서 팀장님을 수행하겠습니다.”


이원호 과장의 진지한 눈빛을 보며 입바른 말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살며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천천히 생각하자고 말했다.


우선 김철환 대표와 상의해봐야겠지.


우리는 각자 집으로 헤어지고 날이 밝았다.


출근시간이 한참이 지난 뒤에 조과장이 급하게 다가왔다.


“팀장님. 큰일났어요. 장대리가 출근을 안했는데···”


어제 그렇게 고기를 쳐먹더니 배탈이 났나.


“아, 어제 셋이서 술 한잔 했어요. 아마 집에서 뻗어 자고 있···”


어지간해선 침착한 조과장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장, 장대리가 집 근처에서 구타 흔적이 가득한 채 쓰러져 있었대요. 근처 주민들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웃으며 같이 있던 장대리였다.


“네!? 진짜요?”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원호 과장을 쳐다보니 얼굴이 마귀처럼 변해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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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30화. 24.09.05 11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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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7화. +1 24.08.15 256 7 12쪽
16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6화. 24.08.14 273 8 14쪽
15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5화. 24.08.13 304 9 13쪽
14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4화. 24.08.12 293 9 12쪽
13 이혼했는데 인기가 많아짐. 13화. 24.08.12 299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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