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SET : 인류 영속에 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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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나무
작품등록일 :
2024.07.24 16:35
최근연재일 :
2024.09.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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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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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벙커 1

DUMMY

‘부우웅~’


넓은 들판 위를 붉은 색 짚차 한 대가 먼지 구름을 가르고 달려가고 있었다.


한참을 신나게 달려 가는 차량 앞을 한 무리가 막아 섰다.


‘끼익!’


먼지를 일으키며 짚차가 멈춰 섰다.


“이것들이 왜 앞을 막아 서고 그래!”


짚차의 운전석 문이 벌컥 열리며 이제 막 성년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이 툴툴거리며 나왔다.


“뭐야? 너희들은 차가 다니는 길도 구분 못해?”


실상 들판에 차도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굳이 차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들에 신경질이 난 듯 보였다.


이쁘게 물이 빠진 청바지와 깔끔한 흰색 반팔 티셔츠를 입은 청년이 짜증이 난다는 표정으로 무리들에게 다가섰다.


“왜? 용건이 뭐야?”


길을 막아 선 애니멀 무리들이 ‘이 놈은 뭐야?’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기존의 인간들과는 다르게 방호복이나 헬멧도 쓰지 않은 채 다가 오는 청년이 뜻밖이기 때문이었다.


“야! 이것들아! 빨리 비켜!”


손을 휘휘 저으며 비키라고 소리치는 청년 앞으로 애니멀 한 마리가 가소롭다는 웃음을 지으며 다가왔다.


“뭐야? 비키라니깐!”


자신들을 보고도 마치 동네 똥개 보듯이 짜증을 내는 청년 앞에 선 애니멀이 손톱을 내밀고 손을 치켜들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하는 괘씸한 생각에 한 번에 동강 내버리려고 손톱에 힘을 주었다.


‘뻥!’


청년이 오른 발로 자기 앞의 애니멀을 발로 냅다 차질렀다.


그 발힘에 놈의 몸은 데굴데굴 굴러 청년에게서 멀찌감치 날아가 버렸다.


‘이건 뭐지?’하는 생각이 든 애니멀이 눈이 동그래지며 몸을 일으키다가 입에서 피를 토하며 그 자리에 엎어졌다.


부들부들 떨다가 이내 축 늘어져 버린 자신들의 동료와 청년을 번갈아 보던 애니멀 다섯 마리가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위에서 내려 꽂으며 청년의 몸을 찢어버리려는 심산이었다.


청년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다섯 마리 애니멀들의 진입 각도와 속도, 공격 방향 등을 순식간에 계산해 냈다.


다섯 놈들이 거의 동시에 청년이 있던 자리에 손톱을 꽂아 넣었으나 먼지가 걷힌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콱!’


그 자세 그대로 의아해 하고 있는 애미멀들 중 한 마리가 그 자리에서 쿡 엎어졌다.


‘우둑! 우두둑!’


어느 새 뒤에 선 청년이 한 마리의 등을 밟고 힘을 주자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등을 밟힌 놈이 버둥거리다가 그대로 숨이 넘어갔다.


옆의 다른 놈들이 벌떡 일어섰으나 청년이 다른 한 놈의 무릎을 걷어차자 ‘와직!’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이 90도로 그대로 꺾여버렸다.


또 다른 놈의 머리를 청년이 잡고 힘을 주었다.


‘와드득!’


머리를 꺽인 놈이 힘도 쓰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나머지 두 놈이 다시 손톱을 세우며 달려들었으나 청년은 공중으로 높이 도약하여 떨어지면서 양 무릎으로 두 마리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빠각!’

‘뻑!’


두 놈의 두개골이 그대로 바스러졌다.


“이런 건 너희들만 할 수 있는 줄 알았지?”


애니멀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 인간의 힘이 이상했다.


이번에는 십여마리 정도의 숫자로 조심스럽게 다가서면서 둥글게 청년을 에워싸려는 형태로 다가왔다.


“아이! 이것들이 귀찮게!”


청년이 투덜거리며 차의 문을 열어 자신의 팔 길이 만한 칼 한 자루를 꺼내 들었다.


애니멀들이 이번에야 말로 끝장을 보겠다는 듯 했지만 조금 전 저 이상한 인간의 힘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 나갔다.


선제공격을 가한 것은 오히려 청년이었다.


‘쉬잇’


순식간에 다가와서 칼을 한 번 길게 휘두르자 한꺼번에 세 마리의 애니멀들이 동시에 두 동강 나버렸다.


애니멀들이 사방에서 손톱을 휘두르며 청년을 공격해왔다.


그러나 청년은 마치 정교하게 계산된 것처럼 가볍고 작은 몸 놀림 만으로 그 모든 것을 피해나갔다.


애니멀들의 공격은 청년의 옷깃 하나 스치지 못하고 모두 빗나갔다.


반면에 짧고 간결한 칼날의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애니멀들은 하나씩 땅바닥에 피를 뿌리며 쓰러져 나갔다.


청년의 칼날이 마치 춤을 추듯이 우아하고도 아름답게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선을 그었다.


어느 새 마지막 한 놈만이 청년과 마주 섰다.


“이제 너 혼자 남았네.”


청년이 빙긋 웃으며 한 걸음 다가섰다.


당연히 그 싸움의 현장 이켠에는 수많은 애니멀들이 이 싸움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놈이 겁을 먹은 상태로 놈이 뒷걸음을 쳤다.


“왜? 도망가려고?”


청년이 어깨에 칼을 걸치고 계속 다가갔다.


그때 애니멀 무리 사이에서 다른 한 놈이 앞으로 나왔다.

덩치가 큰 애니멀들 중에서도 한눈에 뜨일 정도로 큰 놈이었다.


“뭐야? 네가 이놈들 대장이야?”


앞으로 다가온 놈이 청년의 눈을 내려다보았다.


청년은 미세하게 감지되는 애니멀의 뇌파를 탐지해 해석을 했다.


“그래? 잘못했다고 사과하니까 내가 받아주지!”


청년이 칼을 거두고 미소를 지었다.


대장으로 보이는 놈이 고맙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그럼 마지막으로 계산을 끝내자고”


청년이 자신에게 대들던 남은 한 놈의 뒤통수를 움켜쥐고 그대로 땅 위에 솟아 있는 바위에 머리를 찍어 눌렀다.


‘퍽!’


놈의 머리 주위로 둥글게 피가 퍼졌다.


“하던 싸움은 끝을 보고 덤벼든 놈은 처리해야지.”


대장으로 보이는 놈의 눈빛이 일그러졌다.


“불만 있어?”


청년이 손을 털며 물었다.


놈이 황급하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럼 가 봐!”


말과 함께 애니멀들이 다시 무리를 지어 이동을 시작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차 문을 열던 청년은 신경질이 '확'하고 치솟아 올랐다.


“이런! 오늘 새벽에 세탁해서 입고 온 건데.”


흰색 티셔츠와 청바지가 애니멀들의 피로 군데군데 얼룩이 져있었기 때문이었다.


“저것들을 그냥!”


멀어져 가는 애니멀들의 무리를 잔뜩 짜증이 난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쥐고 있던 칼을 힘껏 집어던졌다.


‘휘이~익!’


거의 100여미터를 날아간 칼이 맨 뒤에 뒤쳐져 가고 있던 놈의 뒤통수를 뚫고 그대로 관통했다.


이를 본 애니멀들이 질겁을 하며 속도를 내어 움직였다.




애니멀들이 멀리 사라져가자 차에 타려 던 청년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가만... 저것들이 어디로 가는 거지? 설마...”


청년이 차량의 뒤 트렁크를 열자 둥글게 생긴 물체 세 개가 낮게 떠올랐다.


애니멀들이 사라진 방향으로 손짓을 하자 드론들이 빠른 속도로 뒤를 쫒아 날아갔다.





다시 차를 몰아 청년이 도착한 곳은 무너진 옛 건물들이 있는 곳이었다.


‘쾅!’


청년이 한 건물의 잔해 앞에 서서 주먹으로 때리자 콘크리트 조각들이 부서지며 속의 철근 구조물이 드러났다.


“음...이건 좀 쓸만하겠는데...”


청년이 하늘을 향해 손을 들고 둥근 원을 그리며 신호를 보냈다.


들판 멀리서 중장비 차량과 수송차 량 수 십대가 흙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차량의 운전석과 조수석 어디에도 사람은 타고 있지 않았다.






창조벙커에서는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직 연락이 없나?”


벙커장이 무선팀장을 보며 물었다.

임무를 나간 헌터팀들이 이틀이 지나도록 연락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원래 빅크레이트 지역이 전파가 잘 닿지 앟습니다.”


지원팀장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보고했다.


“아마 사냥한 것들을 옮기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겁니다.”




다시 하루가 지났다.

여전히 헌터팀으로부터 온 연락은 없었다.


지금 당장 수색팀을 보내자는 이들과 빅크레이트의 지역 특성상 무전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서 지켜보자는 측이 장시간의 논쟁을 벌였다.


결국 수색팀을 보내기로 결정이 났다.





“확인 즉시 무전을 하도록. 별 일이야 있기야 하겠냐만.”


벙커의 수색팀장이 수색을 나가는 차량의 수색조장에게 지시하며 벙커 문을 개방했다.


“알겠습니다.”


수색조장이 대답을 하자 굉음과 함께 육중한 철문이 열리며 수색 차량이 문을 통과해 나갔다.


“쿵!”


차량이 벙커의 문을 나서자마자 차량의 지붕 위로 뭔가 묵직한 것이 떨어졌다.


“뭐야?”


운전자가 차를 세우며 확인을 하려는 순간.


‘콰자작!’


차량의 앞 유리가 산산이 깨어졌다.


무엇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무언가가 선탑한 수색조장을 타격했다.


“으아악!”


순식간에 상반신이 찢겨진 수색조장이 비명을 질렀다.

몸에서 터지듯이 튀긴 피가 차 안을 뒤덮었다.


‘어! 무슨 일?’


‘콰앙!’


제대로 된 반응이 나오기도 전에 차량 지붕이 종잇장처럼 찢어졌다.

그리고 그 위에서 날카로운 칼날 같은 것들이 날아와 운전수와 뒷좌석의 수색조들의 몸을 사정 없이 갈라버렸다.


그 비명이 채 사그러들기도 전에 회색의 덩치 몇이서 열려진 벙커 문을 순식간에 통과했다.


맨 앞에 앞서 가던 놈이 벙커문의 개폐 레바를 쥐고 있던 경비조장을 후려쳤다.

단 한 방에 경비조장의 몸이 핏덩어리에 쌓인 채 멀리 나뒹굴었다.


그리고 무방비로 열려진 문을 통해 수많은 애니멀들이 벙커 내부로 진입해 왔다.


안으로 들어온 애니멀 몇 마리가 전력선을 쥐어뜯어 전력과 CCTV, 통화선을 마비시켰다.


‘지직!’


고압 전기의 충격으로 몇 마리가 나가 떨어졌다.


다른 많은 수의 애니멀들은 당황해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이들에게 손톱을 휘두르며 공격해왔다.


일부 무장한 인원들이 총을 겨누어 들었으나 엄청난 탄력으로 사방으로 튕기며 달려드는 애니멀들을 제대로 조준조차 할 수 없었다.


“쏴!”

“이것들은 도대체 뭐야?”


누군가 지시를 내리고 질문들을 했지만 대답이 가능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십 분도 채 지나기 전에 로비의 벙커 운영팀들은 모조리 무자비하게 도륙당했다.


로비의 내부를 완전 진압한 애니멀들이 잠시 숨을 고른 후 지하 철도와 엘리베이터의 공간으로 거침없이 뛰어내려 벙커 지하 메인 시설로 향해 나갔다.


로비의 팀원들이 비상벨을 누를 새도 없이 전멸하는 바람에 벙커내부 시설에서는 이 사실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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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 벙커 1 24.09.09 10 0 10쪽
33 반격을 위한 진화 2 24.09.06 12 0 13쪽
32 반격을 위한 진화 1 24.09.05 11 0 12쪽
31 학살. 생존이라는 변명 24.09.04 12 0 12쪽
30 지상으로 가는 열쇠 24.09.03 13 0 12쪽
29 그들? 24.09.02 1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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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붉은 색 인식카드 2 24.08.29 13 0 10쪽
26 붉은 색 인식 카드 1 24.08.28 12 0 12쪽
25 철민과 민희 24.08.27 12 0 10쪽
24 추방자들 2 24.08.26 11 0 11쪽
23 추방자들. 1 24.08.23 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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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지상에서의 일은 지상에 묻어 둔다. 1 24.08.21 17 0 9쪽
20 선민 2 24.08.20 14 0 15쪽
19 선민 1 24.08.19 15 0 11쪽
18 PICKER 24.08.16 17 0 11쪽
17 여장부 24.08.14 19 0 12쪽
16 친구들 24.08.13 2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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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AFTER RESET 24.08.11 23 1 9쪽
13 그 날이 오다. 2 24.08.09 22 1 11쪽
12 그 날이 오다. 1 24.08.09 23 1 11쪽
11 누구나 악마가 되어간다. 2 24.08.07 21 1 14쪽
10 누구나 악마가 되어간다. 1 24.08.06 23 1 11쪽
9 정의의 사도 24.08.05 2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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