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SET : 인류 영속에 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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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나무
작품등록일 :
2024.07.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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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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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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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벙커 2

DUMMY

로비를 비추던 모니터가 갑자기 모두 암흑으로 변했다.


전기시설의 장애 정도로 생각한 관찰부서원들이 전화기만 붙들고 있었다.


“뭐야! 왜 전화를 안 받아.”


“무전도 안 받습니다.”


벙커 내부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엘리베이터와 철로에서 무언가 소란이 일고 있었다.


‘쿵쾅!’

‘쿠르륵!’


“무슨 소리지? 오늘 모노레일 운영 계획이 있었나?”


운영팀장이 고개를 돌리며 누군 가를 특정하지도 않고 큰소리로 물었다.


‘쿵!’


대답 대신 들린 것은 엘리베이터와 철로 입구를 막아 놓은 방화벽들이 크게 울리는 소리였다.


“방화벽이...”


그리고 그 두꺼운 방화벽들이 충격에 의해 조금씩 휘어지며 부서지는 것이 보이자 운영팀의 한 명이 방사능 경계 벨을 다급하게 눌렀다.


“도대체 뭐야?”


주변에 있던 수색팀들이 총기를 들고 모였다.


‘윙!윙!윙!’


‘콰쾅!’


방사능 경계 벨 소리와 함께 방화벽이 커다란 굉음과 함께 부서졌다.

그리고 그 문을 통해 회색의 거대한 덩치들이 안으로 밀려왔다.


수색조들이 반사적으로 달려드는 덩치들에게 방아쇠를 당기며 저항했다.


그러나 부서진 방화벽을 통해 들어온 방사능이 가득한 지상의 공기가 애니멀의 손톱보다 더 빨리 와 닿았다.


애니멀들의 공격에 쓰러진 인원들은 극소수였고 대부분은 목을 감싸 쥐고 쓰러져 버둥거리다가 의식을 잃어갔다.


그것을 지켜보던 애니멀들은 구태여 일일이 공격을 가하지 않고 또 다른 방화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가?”


창조벙커장이 상황실로 들어오며 다급하게 물었다.


주위의 요원들은 모니터를 보며 경악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벙커장이 요원들을 밀어내며 모니터 앞에 섰다.


“5구역 방화문도 파괴되었습니다.”


“6,7구역 방화문도 파괴되었습니다.”


요원들이 절망적인 신음을 내뱉으며 소리 질렀다.


방화문이 파괴된 구역 내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 같이 목을 감싸 쥐고 쓰러졌다.


“저놈들은 도대체 뭐야?”


벙커장이 내부 구역들을 하나 씩 헤집고 다니는 놈들을 보며 소리 질렀다.


“아마 애니멀들의 변종 같습니다. 이때까지 확인되지 않은 종입니다. 남은 구역의 사람들을 빨리 대피 시켜야 합니다. 이대로 라면 모두 끝입니다. 방어팀들이 악착 같이 저항하고는 있지만 놈들의 위력이 워낙에 강하고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놈들은 방화문이 개방되어 파괴된 구역들을 곳곳이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뭘 하고 있는 거지?”





책임연구원 박창석이 급하게 항방사능제를 챙겼다.


현재 7구역이 무너졌다면 애니멀들이 자신이 있는 곳에 금방 다다들 것이 확실했다.

빨리 안전구역으로 대피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으나 그냥 빈손으로 대피할 수는 없었다.


‘쿵쾅!’

‘철컹철컹!’


우리에 갇혀 있는 애니멀들이 철창을 두드리고 난리를 부리고 있었다.

아마도 동료들이 벙커에 진입한 것을 알고 있는 듯 했다.


가방을 들고 대피하려던 박창석이 돌아섰다.


뭔가 결심했다는 모습으로 방독 마스크를 쓰고 양 손에 신경가스 분사기를 들고 우리 앞으로 다가섰다.


‘치이~익’


우리 안에다가 신경가스를 쏘았다.

애니멀들이 뿌연 연기를 호흡하는 순간 쓰러져 부들부들 경련이 일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으나 박창석은 어쩐지 복수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입구의 애니멀들이 모두 쓰러진 것을 확인하고 안전구역으로 이동하려던 순간 입구 쪽의 방화문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부서져 나갔다.


부서진 입구 문을 통하여 애니멀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놀란 박창석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으으으...”


기어서라도 비상문 쪽으로 가려고 했으나 겁먹은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애니멀들이 우리 앞으로 다가가 무지막지한 힘으로 철근으로 만들어진 우리들을 가볍게 뜯어냈다.


우리 안의 애니멀들이 모두 죽어 있는 것을 확인한 놈들이 천정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리고 포효하는 것 같았으나 소리는 나지 않았다.


“으아아...”


애니멀 한 마리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박창석에게 다가왔다.


박창석의 양팔을 잡고 두 방향으로 잡아당기자 몸통과 양팔이 그대로 분리되었다.


“끄아악!”


바닥으로 떨어진 박창석의 양다리를 발로 밟아 뭉갰다.


‘우지지직!’


뼈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는 소리가 났으나 박창석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쇼크로 인해 기절해버렸다.


차라리 다행이었다.

자신의 머리가 박살 나는 순간을 느끼지 못했으니까...


분노한 애니멀들은 생각을 바꿨다.

각 구역에 있던 애니멀들이 이 분노를 전해 듣고 다음 구역의 방화문을 하나 씩 부셔 나가기 시작했다.





“8구역이...10구역도 방화문이 부서졌습니다.”


상황실장이 벙커장에게 보고했다.


“8구역으로 이어진 9구역도 시간문제입니다.”


벙커장은 순식간에 벌어진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구역안의 사람들은?”


“모두...죽었을 겁니다. 대피하지 못했습니다.”


전체 17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벙커의 구역들이 차례로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나머지 구역들도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11구역 안쪽의 남은 사람들을 신속히 모두 17구역으로 대피시키고 17구역의 방화문을 최대로 보강한다. 그리고 남은 방호용품도 모두 17구역으로 모은다. 공기정화기능도 17구역으로 집중하도록. 가용 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경비 병력에 모두 지원한다. 경비 병력은 14구역에서 1차 방어선을 만들고 마지막에는 16구역에서 마지막 방어선을 구축한다.”


벙커장이 다급하게 지시를 하는 순간 상황실장이 비명을 질렀다.


“11구역도 당했습니다.”


11구역을 비추고 있는 모니터에 방화문이 부서지며 애니멀들이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애니멀 한 마리가 CCTV 카메라를 보며 눈을 번뜩였다.

마치 ‘그 눈빛은 모두 그냥 두지 않겠다.’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애니멀들이 별다른 공격을 하지 않아도 방사능이 섞인 공기는 사람들을 차례로 지옥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결국 17구역으로 남아 있는 사람들을 모두 모으고 저지선을 만든 벙커는 초조하고 불안하게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타타타!’

‘타탕!’


14구역의 방화문이 부서지자 경비병력들이 사력을 다하여 애니멀에게 총격을 가했다.

그러나 공격에 쓰러지는 애니멀들은 일부에 불과했다.


놈들은 믿어지지 않을 만치 엄청난 반사 신경과 힘으로 경비 병력들을 제압해 나갔다.


“철수! 철수! 즉시 16구역으로 이동한다.”


순식간에 절반의 병력이 쓰러져 나갔다.


남은 병력들이 즉각 16구역으로 이동해 마지막 저지선을 만들었다.





15구역 내에서 경비팀 유동석이 벽 군데군데 구멍을 뚫고 폭약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만하고 갑시다.”


팀원 중 한 명이 다급하게 소리치며 대피방향으로 이동하려고 했다.


“안돼! 지금 설치된 것으로는 15구역을 완전히 붕괴시키는 것은 어렵다.”


유동석이 소리치며 또 다른 폭약 뭉치를 들고 뛰어갔다.


‘쾅!’

‘쾅!’


이중으로 강화된 15구역의 방화문이 들썩이며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울렁거렸다.


유동석의 뒤를 따라 팀원들이 뚫어 놓은 구멍에 폭약을 추가 설치하기 시작했다.


“완료! 철수!”


유동석이 격발기를 들고 뛰어오며 소리쳤다.


‘콰직!’


15구역의 방화벽이 와작 무너져 버렸다.


“이런...씨부럴!”


유동석이 낮게 읆조리며 다가오는 애니멀들을 보았다.

뒤를 돌아보니 미처 대피하지 못한 팀원들이 절망스러운 눈을 하고 있었다.


15구역 안으로 수십마리의 애니멀들이 꾸역꾸역 밀려들었다.


유동석에게 다가 온 팀원 이강서가 어깨를 ‘툭’쳤다.


고개를 끄덕이는 유동석과 팀원들을 향해 애니멀들이 손톱을 세우며 달려들었다.


‘꽈광!’

‘쾅!’

‘꽝!’


유동석이 눈을 질끈 감고 격발기의 버튼을 누르자 15구역 안에 설치된 폭약들이 시차를 두고 폭발했다.


15구역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유동석과 팀원들, 애니멀들을 모두 핏덩어리로 만들었다.


그렇게 붕괴된 15구역의 잔해물들이 애니멀들을 막아내는 방어벽이 되어 주었다.




이틀 동안이나 15구역 안에서 돌파하려고 콘크리트와 철근, 암석으로 이루어진 방어물을 치우던 애니멀들이 힘에 겨운 듯 행동이 꿈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

15구역내에서 벙커의 잔해를 치우던 놈들의 모습이 일제히 모니터에서 사라졌다.


혹시나 싶어 다른 구역을 비추는 모니터도 모두 확인했으나 놈들의 모습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놈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확실한가?”


모니터를 담당한 요원이 각 구역의 남아 있는 CCTV 영상을 하나하나 살피며 대답했다.


“틀림없습니다. 한 놈도 안 보입니다.”


한숨 돌린 지휘부는 회의를 시작했으나 어차피 이제 자신들의 벙커는 생존하기에 불가능한 상태였다.


식량을 생산하는 시설이 집중한 10,11,12구역은 이미 방사능으로 뒤덮였고 애니멀들이 지하 농장과 시설들을 모두 파괴해 버린 것이다.


“어쩔 수 없다. 벙커를 포기한다. 날개벙커로 즉시 연락을 취해 보도록.”


마지막 수단으로 날개벙커에 연락을 취했다.


“여기는 창조! 비상 상황이다. 날개 벙커 응답하라.”


“날개다. 무슨 일인가?”


다행히 무선 연락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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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정말 다행이다. 24.09.13 5 0 10쪽
37 벙커에 닥친 위기 24.09.12 9 0 11쪽
36 다음을 위한 계약 24.09.11 10 0 13쪽
» 창조 벙커 2 24.09.10 10 0 10쪽
34 창조 벙커 1 24.09.09 10 0 10쪽
33 반격을 위한 진화 2 24.09.06 12 0 13쪽
32 반격을 위한 진화 1 24.09.05 12 0 12쪽
31 학살. 생존이라는 변명 24.09.04 13 0 12쪽
30 지상으로 가는 열쇠 24.09.03 14 0 12쪽
29 그들? 24.09.02 13 0 10쪽
28 메모리 24.08.30 13 0 9쪽
27 붉은 색 인식카드 2 24.08.29 13 0 10쪽
26 붉은 색 인식 카드 1 24.08.28 12 0 12쪽
25 철민과 민희 24.08.27 13 0 10쪽
24 추방자들 2 24.08.26 12 0 11쪽
23 추방자들. 1 24.08.23 16 0 12쪽
22 지상에서의 일은 지상에 묻어 둔다. 2 24.08.22 17 0 10쪽
21 지상에서의 일은 지상에 묻어 둔다. 1 24.08.21 17 0 9쪽
20 선민 2 24.08.20 14 0 15쪽
19 선민 1 24.08.19 16 0 11쪽
18 PICKER 24.08.16 18 0 11쪽
17 여장부 24.08.14 20 0 12쪽
16 친구들 24.08.13 22 1 11쪽
15 HUNTER 24.08.12 23 1 10쪽
14 AFTER RESET 24.08.11 23 1 9쪽
13 그 날이 오다. 2 24.08.09 23 1 11쪽
12 그 날이 오다. 1 24.08.09 23 1 11쪽
11 누구나 악마가 되어간다. 2 24.08.07 21 1 14쪽
10 누구나 악마가 되어간다. 1 24.08.06 23 1 11쪽
9 정의의 사도 24.08.05 2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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