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후 천마의 스승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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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걸음
작품등록일 :
2024.07.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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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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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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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DUMMY

병실 창가, 어머니가 삭막하다며 놓은 고구마를 담은 페트병 속 물은 회색이 되고 시간이 흘러 물은 검게 변하고 썩어 문드러졌다. 암세포 역시 몸 이곳 저곳에 퍼져 나를 죽여갔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썩어가는 나무 기둥이 집의 전체를 지지하고 있는 토사로 지은 소작농의 집이었다. 내 아버지는 소작농이었다. 대지주의 땅을 작게 빌려 근근이 생계를 유지 했다. 어미의 젓을 떼고 나 역시 농사일을 도왔다. 모판에 모를 옮겨 심고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 모판을 들고 잔심부름을 했다. 전생의 기억은 열 살이 넘긴 어느 날, 꿈을 몇 번 꾸고 나서야 전생에 내가 누구였는지 깨달았다. 처음 전생에 내가 누구 였는지 깨달았을 때는 흐르는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다. 그전까지는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서당을 가고싶고 부모의 소작농을 돕기 싫은 아이였다. 난 가난한 소장농의 이남 오녀의 막내아들이었다. 가난한 탓에 서당을 갈 나이에 서당을 가지 못하고 소작농 일을 도왔다. 그리고 얼마 안가서 나는 광작을 하고 있는 대지주집 하인으로 팔렸다. 최근에 가뭄이 들어 흉작이었다. 첫째와 셋째 누님들은 먼저 기생집에 팔려갔고 나는 그다음해를 넘기지 못하고 팔려 갔다. 부모가 원망스럽지 않았다. 그곳에 있었으면 그대로 굶어 죽었을 것이다. 난 살아 남아야 했다. 전생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병실에서 죽어갔다.

대지주 집 팔려 간 나는 목욕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녹였고 고급 진 옷은 아니지만 누더기를 벗고 깨끗한 삼베옷으로 갈아입었다. 뭇소녀들의 마음을 울리라 속으로 내심 감탄했다. 대지주 자녀들 중 셋째 아림 아씨를 보좌했다. 얼굴은 예쁘장한 편이지만 성격이 고약했다. 아림 아씨는 가죽을 여러 개로 묶어 그것을 채찍처럼 내게 썼다. 등에 피가 마르지 않는 날이 없었다. 아림아씨는 내 얼굴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개똥아 개똥아"


"왈왈 짖거라"


어떤 날은 그녀의 가랑이를 통과하기도 그녀가 내 등위에 올라타기도 했다.

사춘기가 돼서는 그녀는 내게 더욱더 은밀한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금 더 지나서는 그녀는 이웃 마을 높은 관직에 있다가 시골로 내려온 집의 자제와 혼인이 오가고 있었다.


"아아 개똥아"


치마폭 속에 내 얼굴은 파묻혔다.

그녀는 천장을 응시하며 교성을 내뱉었다.


"개똥아 나 이제 시집간다. 개똥아 너도 싫지?"

그녀는 내 머리를 감싸쥐고 있던 팔에 더욱 힘을 줬다.

교성은 별채에 작게 흘러나갔다.

이른 아침부터 대감마님이 본채에 나를 불렀다.


"크흠 이제 너도 제 몫을 해야 할 터인데, 이번 행상에 나가 보거라"


육중한 체구를 가진 그는 앉아 있는 것도 힘든지 말하는 중간 거친 숨을 뱉어냈다.


"대감마님 저는 여기가 좋습니다 밥을 줄인다고 하셔도 여기에 남고 싶습니다"


나는 엎드린 채로 말했다

분명 행상에 붙는 호위 낭인들이 있을 테지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세상이다.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었던 십 대 악인이 수백 명의 양인을 도륙했다는 이야기는 흔치 않지만 그래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더욱더 머리를 조아렸다. 하지만 이미 결정 난 터였고 더 버텼다간 불호령이 떨어져 멍석을 깔고 몽둥이 찜질을 받을터였다.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아림 아씨가 이 사실을 알고 막아줬으면 했지만, 새벽녘 누군가의 거친 손이 나를 깨웠다.


"일어나게 어서 일어나게"


수레 한 개와 호위 낭인 네 명, 호위낭인들 역시 보라색 두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대단한 행렬도 아니었다. 이미 대문 밖으로는 행렬이 준비 되어있었다. 보라 색깔 두건을 입 주변에 감싼 사내가 짐을 챙기라고 다그쳤다. 소매 사이로 비 져 나와있는 손은 검을 오래 잡은들 굳은살이 가득해 보였다.


"조용히 하고 어서 걷거라"


나를 깨운 남자는 차갑게 말했다. 수레를 끌고 가는 말의 속도에 맞춰 걷기 시작했다.

마을을 빠져나와서 석산을 몇 개 빠져나오니 동이 트였다. 가장 높은 석산에 올라섰을 때 마을 끄트머리가 보였다. 죽고 나서 다시 눈을 뜬 세상이다. 그 이후 마주친 인연들, 지독하게 나를 괴롭혔지만, 그것은 죽음의 공포가 아니라 살기 위한 발버둥이었다

그래서 그 기억들이 마냥 나쁘지 않았다.


차가운 날붙이가 목에 닿았다

서늘하고 아찔했다. 사고는 정지됐다.


"왜···왜그러십니까. 나리?"


차가운 날붙이의 주인은 보라색 두건의 남자 중 한 명의 것이었다. 그는 단 한 번도 내리지 않았던 두건을 내렸다. 평범하게 생긴 남자다. 코와 입 주변에 검흔 자국이 깊게 박혀 있었다.


"난 오늘 너를 죽일 것이다 내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닙니다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의 칼끝이 거두어졌다. 나는 무릎을 꿇고 그의 다리를 잡았다.


"제발 살려주십쇼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가 나를 왜 죽이는지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그에게 눈물 콧물 흘리며 빌었다


나머지 네 명은 물을 나눠마시고 기재기를 폈다.


"어이 장씨 빨리 끝내게 우리 갈길이 멀어."


두건 사내 중 하나가 그를 장씨라 불렀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바닥에 뒹굴며 대성통곡을 했다.


"살려주십쇼. 제발 나리 살아만 있으면 뭐든 하겠습니다. 개가 되라고 하신다면 개가 되겠습니다. 왈왈왈"


"으이구. 쯧쯧"


장현이 혀를 걷어찼다.


"너는 장문세가에 밉보였다"


대지주집을 말했다.


"내 살짝 듣기론 셋째 아가씨를 천한 네놈이 욕보였다 들었다."


그렇게에 너는 이 자리에서 죽는 것이다.


"욕보이다니요. 저는 욕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림 아씨의 수족에 불과합니다. 아림 아씨를 불러주십쇼."


"이제 그만 죽거라."


장현 그가 칼을 번쩍 들었다. 난 그 칼끝을 보며 토해낼 듯 말했다.


"난 그냥 장난감에 불가했습니다 어찌 이러십니까"


"그러니깐 문제였던 거지."


장현은 그리 말하며 칼을 내려쳤다.


눈앞이 어두워졌다. 처음 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과 같았다.


순식간이었다. 생각보다 칼솜씨가 있는 자였던지 고통없이 죽었다. 눈 앞에 있던 어둠이 다시 물러났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던 어둠은 사라질때도 소리 따윈 없었다. 노인 한명만이 서 있었다. 찡그렸던 눈을 조심스럽게 떴다. 장현을 포함한 다섯명은 머리를 잃어버린 채 쓰러져 있었다.


"네 놈 재미있는 눈을 하고 있구나"


노인인이 흥미롭게 내려다봤닽


"살고 싶은 의지는 중원제일이지만 눈은 텅비었어"


"이상한 놈이야"


백발의 노인이 내눈을 응시했다가 멀어졌다


"너는 왜 살지?"


'살고 싶어서 사는 거지. 어찌 산다니요.'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저 그가 사라지길 바랐다


"내 제자가 되거라"


그의 말에 거품을 물고 기절할 뻔했다.


"내 제자가 된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나를 사부라고 부르거라"


눈앞이 다시 어두어졌다. 그대로 기절해버린 것이다.


"그래 고생했다. 좀 자두 거라 앞으로 자는 시간은 없을테니."


백발노인은 중얼거렸다. 그의 붉은 안광이 섬뜩하게 빛이 났다.


나는 미친 백발노인에게 쫓기고 있다.


그는 이것이 수련이 일종이며, 보법 신법 권법 심지어 검법까지 모든 수련이 가능한 종합선물이라고 설명하면서 검기를 날리고 때론 돌 나무 따위를 던졌다. 그에 따른 어떤 설명도 없었다 던지고 쫓기고, 넘어지면 밟히고 반복이었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에요!”


비명소리가 산중에 메아리쳤다.


*****************************************


토끼 가죽을 벗기고 핏물을 뺀 다음 준비된 화로에 구웠다. 화로를 사이로 두고 불꽃이 튀었다.


나는 의미 없이 불쏘시개를 뒤적거렸다.


"저는 언제 사부님 곁에서 벗어 날 수 있습니까?"


"네가 이사부에게서 다 얻을 때까지, 그전까진 못 떠난단다. 제자야"


"제가 스승님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건가요."


나를 죽이려던 자들을 순식간에 베고 수행 중 사부가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면, 평생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 양반이 미친 소리를 하나 싶었다. 그는 조용히 오래 길게 살고 싶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알고 있는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눈치를 챘는지 모르겠지만, 이 서장산에는 진법이 쳐져 있다. 단순한 진법이 아니야. 이 사부의 무학이 스며지. 즉 네놈 스스로 이산을 하산하는 날에 모든 무학을 깨우친 날이 될 것이야"


쫓아오던 사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 벗어날 수 있다 생각했다.


어둠이 하늘을 덮었다 서로 뒤엉켜 있던 나무들이 사람처럼 팔을 뻗었다.


팔들이 폐부를 관통했다.


숲을 빠져 나가기 위해 도전했다.


얼굴에 작은 상처들이, 몸에는 크고 작은상처들이 쓸고 넘어갔다.


그렇게 수십 번 수백 번


숲을 빠져나가기 위해 도전했다.


숲의 어둠이 나를 뒤덮을 때 사부가 나타났다.


어둠은 사리지고 사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만신창이가 되었구나"


사부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생에 집착하던 네가 아니었던가."


"어차피 사부가 나타날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가..하하하하하 역시 이상한 놈이구나


"그렇게해서 내게서 벗어나고싶었던게냐."


"사부 옆에 있으면 제명에 못살거 같아서 그렇습니다."


"힘들어 죽겠다는 네놈은 왜 웃고 있는 것이냐. 가서 맛난것 좀 해와라."


*******************************


암 환자들이 먹는 마약성 진통제는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허공을 멍하니 보게 하고 엄청난 무기력증에 시달린다. 죽음이라는 레일에 오르지 홀로 탑승한 채 조금씩 굴러간다.

사부와의 기억은 파편이 된지 오래다.

무수하게 쪼개진 기억의 파편들은 운이 좋으면 서로 결합 될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행복했던 지나간 기억들이 생각났다. 훈련 중 잠깐 졸았을 때 ,파편이 된 기억들이 잠깐 스며들었다. 하지만 이제 곧 사부라는 존재도 잊혀질 것이다.

훈련관들의 움직임은 온전치 못한 몸 상태 때문인지 잔영으로 보인다. 고개를 꼿꼿이 들 힘도 없어, 훈육관들이 교육생들을 발로 밟고 지나가는 것만 망하니 보았다. 교관들의 목소리는 고요한 수영장 물속에 듣는 거 같이 웅얼웅얼 들렸다.


"999번!"


교관이 내 귀에 대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병신새끼"


교관은 내 뺨을 갈기고 쓰러진 내게 발길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무공 수련을 위해 3동 훈련생은 모두 다 집합 해 놓은 상태였다. 교관들이 돌아다니며 무술 지도를 빙자한 폭력이었다.

수련동은 1동부터 3동까지 각기 천명의 아이들이 수련을 했다. 그렇다고 삼천 명 가까운 아이들이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수련동을 오기위해서는 설산을 넘어야했다. 아이들에게 설산은 너무 가혹했다. 반은 설산에서 동사하거나 아사했다. 도착한 아이들중엔 동상으로 인해 손가락 혹 팔과 다리가 없는 애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보통 그런 아이들은 맨 끝 번호를 받았다. 1번부터 999번은 재능 순서였다. 당연히 몸이 성치않은자들은 뒷 번호를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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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니들이 방송을 알아?(2) 24.08.14 18 0 7쪽
27 니들이 방송을 알아? 24.08.13 23 0 8쪽
26 심서(7) 24.08.13 20 0 7쪽
25 심서(6) 24.08.12 20 0 6쪽
24 심서(5) 24.08.12 18 0 7쪽
23 심서(4) 24.08.11 51 0 7쪽
22 심서(3) 24.08.11 62 0 7쪽
21 심서(2) 24.08.10 30 0 7쪽
20 심서 24.08.09 51 0 7쪽
19 개방 이결 제자 황기룡 24.08.07 23 0 7쪽
18 모용미(4) 24.08.07 27 0 7쪽
17 모용미(3) 24.08.07 28 0 7쪽
16 모용미(2) 24.08.05 30 0 12쪽
15 모용미 24.08.02 29 0 10쪽
14 계(2) 24.08.02 28 0 10쪽
13 24.08.02 25 0 11쪽
12 다시 현실 속으로 24.08.02 29 0 10쪽
11 철완 24.08.01 39 0 13쪽
10 무현 24.08.01 40 0 12쪽
9 왜인(2) 24.08.01 39 0 12쪽
8 왜인 24.07.31 70 0 11쪽
7 옥갑 속으로(2) 24.07.30 64 0 11쪽
6 옥갑 속으로 24.07.29 80 0 13쪽
5 기억의 파편 24.07.29 99 0 13쪽
4 약에 빠진자들(2) 24.07.28 99 0 13쪽
3 약에 빠진자들 24.07.28 138 0 13쪽
2 마관 24.07.27 192 0 10쪽
» 환생 24.07.26 29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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