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후 천마의 스승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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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걸음
작품등록일 :
2024.07.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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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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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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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완

DUMMY

999번은 마현을 대신 해서 말했다. 푸른 에너지 구가 나타나서 말한 것도 아니었다. 999번에게 남기고 간 마현의 감정들이었다.


"몰랐어요. 몰랐어, 당신 그 사람이에요?"


"내 심장.. 아니 인형의 심장에 칼을 박고 도망간 겁쟁이, 그래 겁쟁이 마현!"


"이제 퍼즐이 맞춰지네요. 하하하하하하"


장 의원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미안해요. 이제야 당신이 생각 났어요. 형편 없는 남자인 건 여전하네요."


"미친놈처럼 떠드는구나."


"근데 변하긴 했어요. 그땐 순종적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건방져요."


999번이 검을 들었다.


"너가 말한 겁쟁이 마현의 검이다."


999번은 칼의 춤을 추었다.

여인과 아이를 망설임 없이 구했던 마현의 검로였다. 배신 당하고 버려진 그의 검이었다.


푸르고 창대했다.


장 의원은 가볍게 가지고 놀 생각이었다. 옛 기억 속, 버려진 장난감이었다. 추억을 회상하며 희롱하고 짓밟고 싶었다. 그가 자기를 목표로 이곳까지 왔다. 그 끝이 처참하고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을 볼 생각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음?"


999번과 장 의원의 검이 부딪혔다. 장 의원은 장난 삼아 합을 맞췄다. 스승이 제자에게 훈수를 두는 것 마냥 뒷짐을 지고 여유를 부렸다. 검이 쌓여갔다. 모래알이 쌓여 태산이 되어갔다. 뒷짐을 쥐고 있던 손을 풀고, 두 손으로 검을 막기에도 힘에 부쳤다. 999번은 검을 받아내는 두 다리의 힘이 풀렸다. 장 의원은 검은 빨라졌고, 999번의 검은 느려졌다.


"삼류무사 마현의 검이다."


999번이 나직히 말했다.


여전히 느껴지는 기운은 삼류 무사였다. 장 의원은 땀을 뻘뻘 흘리며 검을 휘둘렀다.

실험 재료도 못 되서 버린 녀석이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장 의원에겐 먹이 사슬이란 존재 하지 않았다. 자신은 생태계의 교란종이면서 그끝에 서있는 존재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그런데 그 믿음이 깨지고 있었다. 자기가 가장 하등하다고 여긴 존재에게.

둘은 검로 끝에 서있다. 이제 마무리였다. 장 의원은 검의 끝은 장원에서 괴물로 변해버린 사람들처럼 입이 볼썽사납게 튀어나와 999번을 집어 삼키려고 했다.


"그게 너의 본질이다."


암실에 핏 비가 내렸다. 암실은 곧 지옥을 지옥으로 변했다. 그의 힘이 돼야 할, 핏 비는 사람 형태처럼 일렁이더니 그의 발목을 엉켜 잡고, 그의 검과 그의 몸을 잡았다.


"크아아아 니..드..른..모...야.."


"우물을 기르던 아이, 꿈 많은 청년, 어느 평범한 집의 가장"


999번이 답했다.


그의 목이 바닥을 굴렀다. 목이 떨어졌지만 괴물이 되버린 그의 입은 움직였다.


"마..ᄅᅠᄃᅠ...ᅟᅩ ᄋᅠ..ᅟᅡ...ᄂᅠ...도.."


******************

999번은 괴물이 되버린 왜인들과 마을 사람들을 베었다. 도망가는 괴물 뒤로 버려진 왜인의 창을 던져 그대로 머리에 명중 시켰다. 날이 밝았기에 어둠 속에 숨어 있는 괴물들을 처리하는 것은 빨랐다. 천무진도 마을 사람들도 999번을 도와 괴물들을 소탕했다.

999번이 어둠 속에서 온전한 괴물을 양지로 끌어내면, 마을 사람들은 죽창을 들어 일격을 가했다.

마을 사람들은 경이로운 눈으로 999번을 바라봤다. 검무원 무인들한테 얻어 맞거나, 별 볼일 없는 수련을 하던 그였다. 999번의 수련을 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그렇게 생각 했다. 그들에게 999번의 검술은 엉성한 칼 질로 보였다. 차라리 닭 잡는 백정이 더 노련 해보였다.


**********************************


주인 잃은 검무원은 999번이 아이들을 검술을 가르쳐 주는 공간 되었다. 괴물들의 몸을 둘로 가르던 999번은 어디가고, 엉성한 검술을 시범 동작을 하며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군소리 없이 기합까지 넣어 가며 999번을 따라했다. 실제로 시장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삼재검법이었다.

무술 조교로는 천무진이 그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철완은 천무진의 시범 상대로 맷집 역활을 톡톡히 해냈다.

아이들에게는 검무원은 검술 뿐만 아니라 서당처럼 글도 배우고 실생활에 필요한 것을 배웠다. 그 역할은 천소진이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최고의 시간은, 999번에게 듣는 그의 고향 이야기였다. 마차 날아다니고, 손 거울 하나로 음식도 주문할 수 도 있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시간가는지 모르게 들었다.


행상인들을 통해서, 여전히 어딘가에서 발생하는 전란 소식을 들었다.


" 1조 너희들은 천마대 조장은 천마진, 2조 너희들은 음 귀마대 조장은 철완 그리고 3조는.."


999번은 작명 실력에 불만 있던 철완이 따지고 들었고 999번은 철완과 과거 이야기를 하며 한바탕 했다. 천마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둘을 보며 웃었다.


"무과시험은 안 보면 안 되나요?"


수련 중 천무진이 물었다. 오랜만에 둘은 대련을 했다. 검로가 아닌 검과 검이 부딪혔다. 순수한 무학 그 자체였다. 땀을 쏟아내고

감정을 뱉었다. 천무진은 아쉬움을, 천무진은 미래에 대한 갈망이었다. 대련 끝에 천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누님이 기다리십니다."


천소진은 999번과 꽃구경을 가기로 했다. 작년과는 다른 느낌의 설렘이었다. 거울을 보며 치장은 999번을 생각하며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홍시 마냥 붉어졌다. 천소진은 남자 답지 못하게 다가오지 못하는 그가 미웠지만 이미 푹 빠져버린 탓에 누구를 붙잡고 하소연도 하지 못 했다.


**********************************


어느 날 공간이 찌그러지고 아지랑이 생겼다. 999번은 그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형님!"


"무현님!"


천 남매와 마을 사람들은 999번을 찾기 위해 온 산을 뒤졌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원래 없었던 존재처럼 999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수십 대의 함선들이 부두에 입항했다. 왜구 수장인 모토케인은 눈을 찌푸렸다. 포구와 마을에는 괴인들과 부하들의 시체가 뒹굴며

썩어가고 있었다. 세 달 동안 북쪽 전선을 이끄는 에드가에게서 소식이 끊겼다. 매달 빠짐 없이 공물과 함께 서신을 보내던 그였다. 모토케인은 코를 잡고 장원을 들어섰다. 장원 안은 밖보다 더 참혹햇다.


"대장! 괴물들이 저희와 같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뭐 뭔, 개소리야."


그는 죽어있는 괴물을 밀쳐서 살폈다. 거대한 머리 뒤로 머리를 튼 흔적이 있었다. 괴물의 찢어진 상의 역시 천이라는 글씨가

반쯤 찢겨져 나가있었다.


"에드가!"


그는 에드가를 불렀다. 사태 파악을 위해선 에드가를 찾아야 했다. 그라면 살아 있ᅌᅳᆯ 거 같았다. 설산에서 여우의 생 간을 통째로 씹어 먹으며 살기 위해 발악하던 그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에드가! 에다가!"


"여기 에드가 장군이..!"


부하를 밀치고 암실 내부를 들여다봤다. 그곳엔 에드가 였던 자가 있었다. 몸과 목이 분리되어 눈을 감지도 못한 채로 죽어있었다.

자신의 부하였지만, 가끔은 소름 끼치는 음산한 기운을 뿜어 냈다. 하지만 그가 가져오는 공적과 재물들은 타의 추정 불허 했기에

그는 에드가를 신뢰했다. 또한 그는 죽음과 거리가 먼 자라고 생각했다. 모토케인은 뒤를 돌아서 출항할 것을 명했다.

부하들은 먼저 계단으로 내려가 장원을 빠져나갔다.

암실의 문이 닫혔다. 호롱불이 켜지고 암실이 붉게 물들었다. 목과 분리 된 에드가 몸이 모토케인의 몸을 감쌌다. 에드가의 날카로운 이빨이 모토케인의 몸으로부터 머리를 분리 시켰다. 에드가의 몸은 떨어진 목의 부분을 모토케인의 몸에 이식 됐다.

출항한 배는 왜 본토를 향했다.


향초를 피운지 두 시진이 지났다. 하지만 그들에게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 갔으리라 광대는 생각했다. 향초는 천마의 후계자들이면

누구나 겪어야 시련이었다. 시련에 통과 한 자는 마교주 후보의 자격이 주어졌다. 반면 통과 하지 못한자는 영원히 꿈속에서 헤매었다.

시련에 통과한자는 짧은 사이에 적게는 한 단계 , 많게는 세,네단계 이상의 경지를 깨달았다. 현교주 역시 시련 통과 후

세단계 이상의 경지를 이룩해 신도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향초는 신교의 신물이었고 천마 시대 때부터 그 자손들에게 행해지는 전통이었다. 천마의 후손이라면 누구나 시련을 받아야했다

그것은 신교의 절대적 진리였고, 천마의 유언이었다. 향초는 신교의 신물 답게 자손들만이 그 향을 냄새를 맡고 시련을 받을 수

있었다. 광대에겐 하등 영향이 없었다.

즉, 이 둘은 둘다 마교주의 자식인 셈이었는데, 이상했다. 정보에 의하면 천마의 아들은 한 명이었다.

뭐 어쨌든 한 명만 이 시련을 통과할 것 같다고 광대는 생각했다.

천우진이 눈을 떴다. 그의 어머니를 닮은 파란 눈이 반짝였다.


*******


천우진이 떨어진 곳은 대평야 지대였다. 무인들이 정과 마로 나누어지기 전 천마시대의 전쟁이었다.

전쟁은 지속되었고 살기 위해 검을 뽑았다.


"야, 이거 입어라."


작은 체구의 남자가 죽은 자의 시신에서 철제 갑옷을 벗겨 천우진에게 던졌다. 갑옷은 이슬과 땀에 쩔어 녹이 슬었고, 전 주인의 핏물이 아직 가시지도 않았다. 천우진은 내심 콧방귀를 뀌며 거절 의사를 표했다. 무림인이 움직임이 둔한 무거운 철제 갑옷이라니, 심지어 관절부분까지도 튼튼하지만 무거운 천의 소재로 덧대어 놨다. 보통 무림인이라도 콧방귀 낄 일이었다. 철제 갑옷은 무공을 펼치는데 방해만 될 뿐이었다. 작은 체구의 남자는 더는 권하지 않았다.

“이게 천마시대의 수준인가.”

천우진은 주변을 둘러봤다. 마교주의 아들이면 자격이 주어진다는 마교의 신물 향초였기에 기대 하지 않았다

면 거짓말이었다. 시련을 통과한 자는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렀기에, 그런데 처음부터 실망적이었다.

다치는게 두려워 움직임이 둔해지는 철제갑옷이라니. 천우진의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무공과 내력을 사용해 상대를 공격하고 짓밟았다. 하루가 지나가고 한 달이 지나가고 일 년이 지났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계속 같은 전투가 벌어졌고 내력은 고갈 된 지 오래였다. 철제 갑옷이 아니었다면 내력이 떨어진 채로 팔이 잘리고 사지가 잘려 나갔을것이다. 원초적인 전투였다, 적과 아군은 서로 내력 싸움 따윈 찾아 볼 수 없었다. 찌르고 찔렀다.

베는 것은 갑옷을 입은자에게 좋지 않은 방법이었다. 천우진은 체구의 작은자에게 도끼술을 배웠다. 알고보니 그는 마기단의 단주 철완님이었다.

북해에서 마교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금지였지만, 종일 북해의 서재에 살았던 그였기에 마교의 역사에대해서는 누구보다 빠삭했다. 초대 천마이자 신교의 유일신 천무진, 그리고 공신 마기단 단주 철완, 역사서에는 철완은 9척 장신이며, 산적 수염 마냥

풍성했고 술고래라고 기술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염소수염마냥 몇가닥 턱줄기에 자라났고 술은 일절 대지도 못했다.

하지만 무력 만큼은 과장된 표현이 없었다. 내공 없이도 수십의 적을 도륙해냈다. 패도적이고 압도적이었다.

매일 같이 전투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전투가 없는 날에는 철완을 찾아가 가르침을 받았다.

언제까지 물구나무를 서야 합니까. 천우진은 상의를 탈의 한 채 물구나무를 섰다. 땀이 비같이 쏟아졌다.


"네놈이 서 있다고 느껴질때 아니면, 더는 언제까지 서야 하는지 묻지 않을때까지"


그가 하품을 하며 말했다.


"나때는말야 스승님이 잠잘때도 물구나무서기를 시켰다."


그는 수련때마다 본인을 가르쳤던 스승의 이야기를 했다.


"그 오백년전에 사라지셨다는 그분 말입니까?"


"뭐 오백년 뭐 뚱딴지 같은 소리냐. 스승님이 사라지신지는..아직 오십년밖에 안됐다."


"이제 나도 늙었구나 스승님이 이제 나를 못알아 보시겠찌"


천우진은 말하면서도 아차 싶었다. 시련에 들게 되면 후계자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밝혀서 안되고, 미래에 대해서도 말하면 안 된다.

천마가 만든 절대적인 규칙이었다.규칙을 어길시에는 시련 속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 하는 신세가 될터였다.


"어이 광대~!"


적이 천우진과 철완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루종일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던 탓에 적들은 그들을 광대라고 불렀다.


"오늘은 저놈을 족치면 되겠네요"


"맘대로"


철완이 시큰둥하게 말했지만, 눈은 빛내고 있었다.

다시 병장기가 부딪히는 끝 없는 전투가 시작되었다. 본교에서 유명한 전투 중 하나인 천마 광야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북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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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후 천마의 스승이 되어버렸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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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니들이 방송을 알아?(2) 24.08.14 18 0 7쪽
27 니들이 방송을 알아? 24.08.13 23 0 8쪽
26 심서(7) 24.08.13 20 0 7쪽
25 심서(6) 24.08.12 20 0 6쪽
24 심서(5) 24.08.12 18 0 7쪽
23 심서(4) 24.08.11 51 0 7쪽
22 심서(3) 24.08.11 61 0 7쪽
21 심서(2) 24.08.10 30 0 7쪽
20 심서 24.08.09 51 0 7쪽
19 개방 이결 제자 황기룡 24.08.07 23 0 7쪽
18 모용미(4) 24.08.07 27 0 7쪽
17 모용미(3) 24.08.07 28 0 7쪽
16 모용미(2) 24.08.05 30 0 12쪽
15 모용미 24.08.02 28 0 10쪽
14 계(2) 24.08.02 28 0 10쪽
13 24.08.02 24 0 11쪽
12 다시 현실 속으로 24.08.02 29 0 10쪽
» 철완 24.08.01 39 0 13쪽
10 무현 24.08.01 40 0 12쪽
9 왜인(2) 24.08.01 39 0 12쪽
8 왜인 24.07.31 70 0 11쪽
7 옥갑 속으로(2) 24.07.30 64 0 11쪽
6 옥갑 속으로 24.07.29 80 0 13쪽
5 기억의 파편 24.07.29 99 0 13쪽
4 약에 빠진자들(2) 24.07.28 99 0 13쪽
3 약에 빠진자들 24.07.28 138 0 13쪽
2 마관 24.07.27 192 0 10쪽
1 환생 24.07.26 29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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