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후 천마의 스승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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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걸음
작품등록일 :
2024.07.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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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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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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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갑 속으로

DUMMY

그 사이 날이 밝았다.


승룡패검을 보여 주겠다며 오전 수련에 꼭 나오라고 신신당부 했던 아이였다. 점심이 되자 그의 누나가 동생을 소란스럽게 깨웠다. 실랑이를 한참 벌이더니 999번이 앉아 있는 마루에 철퍼덕 앉아 숟가락을 들었다. 그의 누나는 다시 나갈 채비를 하고 사라졌다. 부업이라도 어디 하러 가는 듯 했다. 아이의 누나는 눈치 못 챘지만 소매에 언 듯 푸른 멍자국이 보였고, 가슴 쪽으로 크게 맞았는지 자세가 꼿꼿하지 않았다. 어디선가 매맞은 모습을 누나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듯 했다.


"어젯밤 나 몰래 수련이라도 한셈이냐."


아이가 밥 숟가락을 멈춘 것을 확인하고 말했다.


"어디서 얻어 맞고 왔구나, 황룡참파 좀 더 연습해야겠다"


아이는 오후가 돼서 황룡참파를 시전 했다.

같은 동작이었지만 그걸 부르는 말들은 제각기였다. 아이를 따라서 999번은 검로를 시연했다.


"크하하핫"


누군가 박장대소를 터뜨리며 다가왔다. 아이가 마을을 소개하며 말한 적 있었다. 마을 유일 검무원이 있다고 했다. 특히나 검무원를 다니면 특별한 무복을 입는다고 강조했다. 검무원를 다니며 정식으로 검을 배우는 것이 부럽다는 듯이 말했다. 교습소 한 달 수업료는 은자 1냥, 4인 가족의 한달 생활비인 탓에 아이는 선뜻 입 밖으로 검무원에 보내달라는 말이 나오지 못했다.


교습소 다니는 아이는 검은 무복 위에 수 놓아 있는 무자를 두드리며 마당으로 들어왔다. 멀리서 천무진과 999번이 수련 하는 것을 봤는지, 두 사람의 황룡참파를 우습게 따라했다.


"황룡참파!!"


아이가 자세를 잡았다. 열한 살 아이가, 스무 살을 넘기고 무과 시험을 치로 가는 마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999번은 실제로 열여섯 살이었지만, 이곳에서는 스무 살 약관의 나이였다.

검무원 아이는 빠진 앞니를 쭉 내밀더니 목검으로 999번을 가격했다. 달려드는 아이의 목검을 흘리고 그대로 엉덩이를 걷어찼다. 아이는 예산치 못한 반격에 당황했는지, 금방 울음을 터뜨리고는 복수 다짐을 하고 뛰쳐나갔다. 999번은 콧잔등을 긁었다.


"왜그러셨습니까. 다 큰 성인이 그걸 못 참으셨습니까"


천무진의 통쾌한 반응을 예상한 탓에 999번은 이유를 물었다.


"검무원 사람들의 향후 보복 때문에 그런것이냐?"


천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누나가 일감이라고 가져왔던 것이 생각났다. 검은 무복 그녀의 품에 가득 안겨 있었다. 그 옷들을 수선하고 일감을 받는 듯 했다. 이각이 지나서 검은 무복의 입은 청년들이 찾아왔다.


"황룡참파"


999번은 무공명을 외치며 검은 무복을 입은 청년들에게 권각을 날렸다. 천무진은 앞으로 일어 날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권풍이 마당의 흙 먼지를 일으켰다.


순간 아이와 검은 무복 청년들이 놀라는 듯했지만 권풍의 위세와 다르게 검은 청년에 주먹이 닿기 전에 999번은 미끄러져 넘어졌다. 검은 청년 중 하나가 교묘하게 피하는 듯 했지만, 실은 999번 스스로 넘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그 후 원으로 둘러 쌓아 구타가 시작되었다. 검무원 아이는 눈 한쪽을 내리며 메롱하고 사라졌다. 천무진은 실망한 얼굴로 쓰러진 남자를 지켜보더니 몸을 일으켜주었다.


"센 척은 혼자 다 하시더니 저는 설마하고 기대했습니다."


999번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 내고 먼지를 털어냈다.

“싸우지 않는게 최선이라고 병법에서 그랬다. 요놈아"


"그 병법서 좀 보여주십쇼. 그 글자에 구멍을 내겠습니다."


999번은 자신이 이곳을 떠나면 마을에 남을 천무진과 그의 누나를 생각했다.


어차피 끝까지 도와주지 못한다. 999번의 생각은 그랬다.


999번은 시장에서 활을 사서 아이와 함께 사냥을 나섰다. 무과시험에 활쏘기도 있고 시장에 가죽을 팔이 볼 요량이었다. 머물고 있는 집에 생활비라도 쥐어주기 위해서 였다. 도적 떼의 기승으로 당장에 몸을 움직이기는 힘들었다. 매일같이 가부좌를 틀어 기를 모았지만, 모이는 속도는 크게 늘지 않았고 무공 역시 여전히 재능이 없었다

홍수에 불어났던 계곡은 이제는 돌계단으로 넘어가기에 충분했다. 활을 들고 토끼를 쫓았고, 천무진도 999번을 쫓아 따라왔다.


"토끼의 앞다리는 짧고 뒷다리는 길다."


"토끼 사냥은 위에서 아래로 쫓는게 기본이다."


혼잣말처럼 천무진에게 말했다. 천무진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토끼는 확실히 내리막길에서 급격하게 속도고 줄어들었다. 그때 숨을 죽이고 화살을 조준했다. 토끼는 목이 뚫리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토끼 몇 마리를 잡고 시장에 토끼를 팔았다. 생선을 팔고 있는 좌판 한 구석, 나무통 속 유영하고 있는 생선이 있어 그것과 물물교환하기도 했다. 내륙에서는 살아 있는 생선을 보기 힘들었다. 유통 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졌기에 말린 생선들만 간혹 볼 수 있었다.


"근처에 바다가 있니?"


아이는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이 말했다.


“당연하지요 근처에 선착장이 있습니다.”


간혹 이상한 말을 하는 탓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삿갓을 쓴 무리들이 검무원에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검무원의 대문을 닫고 들어가는 이는 주변을 은밀하게 둘러봤다. 나막신과 일본도를 착용하고 있었다. 중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시기에 일본과 교역을 했던가. 999번은 골똘히 생각했다. 역사를 되새겨 봤지만 딱히 아는 것도 없었고 이 세계가 같은 세계인지도 알 수 없었다.


999번은 시장에서 물물교환한 생선을 빨래줄 용도로 사용하던 줄에 걸어 놨다.


마당에 있는 탁상을, 손님이 쓰고 있는 탓에 방문 턱에 걸터 앉아 바람을 맞았다.


가끔 손님들이 오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 보따리 상인들이었고 객잔에 없는 탓에 999번 같이 장기 투숙은 아니더라도 방을 빌려 묵고 가기도 했다.

대부분 전쟁 이야기였고 어디 마을에 팔면 가장 이윤을 많이 남긴다는 이야기였다.


"장가 들었는가 왜놈들이 도자기를 비싸게 산다고 하네. 자네 이번에 도자기를 잔뜩 사보는 게 어떤가?"


"예끼 이사람아 왜놈들이 도자기는, 그놈들이 도자기는 볼 줄은 알고, 차라리 요강을 사간다고 하게."


"이봐!! 장가 어떻게 알았나. 청자라고 속이고 요강을 그놈들에게 팔아 볼 생각이네. 하하하"


그들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는 자정이 될 때까지 계속 되었다.


*******************************


999번은 어쩌다보니 꽃놀이에 끼게 되었다. 꽃놀이 축제에는 젊은 남녀가 꽃도 보고 그네도 타고 연등을 띄어 소원도 빌었다. 밤새 다음날에 있을 꽃 놀이 이야기를 하던 천무진은 나타나질 않았다.

999번은 천무진의 누나 천소진과 살짝은 떨어져서 걸었다.

둘이서만 있었던 일은 없었기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뒷짐을 지기도 하고 혼잣말로 날씨 이야기도 했다.


"천소저 이것 좀 보세요."


좌판에서 진열된 옥으로 만든 목걸이를 집었다.


"천소저 이것도 보시고요."


천축에서 가져온 신비의 물건들이 가득했다.


"이것이 무엇이오?”


좌판 주인에게 물었다.


"귀걸이입니다."


"이것은?"


999번이 그녀의 귀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이건 작고 귀엽군요. 소저에게 어울리겠습니다."


"그건 코걸이 입니다."


"헛"


당황하며 좌판 위에 다시 돌려 놓은 999번을 보고 천소저가 실소를 터뜨렸다.


그게 시작이었을까. 둘은 전보다 편안하게 축제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느티나무 아래에선 인형극이 한창이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시골이었기에 인형극 자체를 보는 건 쉽지 않았다.


"삼촌이 나를 언제 죽일까? 흑흑흑"


작은 인형은 지금의 어린 왕인 듯 했다.


"여기에 독이 들어 있을 것이야!!"


인형극이 극에 달하고 작은 인형이었던 왕은 청년이 되고 미쳐있었다.


삼촌이 어린 왕을 독살을 하고 왕위를 찬탈 한다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백성들 사이에서 쉬쉬하며 돌고 있는 이야기를 풍자한 것이었다.


그와중에 왕이 사랑 이야기도 있었기에 천소진은 눈을 빛내며 봤다.


999번은 처음엔 천무진을 찾았지만 더는 찾지 않았다. 어디에서 정신이 팔려있을 놈이었다. 그녀의 등 뒤에서 그네를 밀어주었다. 그네는 꽃놀이의 마지막 코스였다. 다른이들도 그네를 타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다들 남녀 짝이었고 여기에서 짝이 된 이들도 있었다.


소저 무서우면 말하세요


"아직은 괜찮습니다."


999번에게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몰랐다.


그녀의 뒷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긴 머리카락이 그네가 위로 크게 요동칠 때 마다 살랑거렸다.


"마소협도 타보고 싶으시지요?"


청아한 목소리로 그녀가 살짝 돌아보며 말했다.


그녀의 고운 턱 선이 유달리 달에 환하게 비추었다. 그때문인지 그녀가 더욱 아름답다고 느꼈다.


왜놈들이 검무원에 몇 번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 삿갓을 쓰고 눈을 가렸지만 동태를 살피기 위해 삿갓 사이로 비추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하지만 변함 없는 일상이었다. 외세들이 끝없이 국경 지대를 넘어 약탈하고 사람의 목숨을 쉽게 빼앗더라도 이곳은 국경과 먼 남부 땅이었다. 산채들과 거리가 있어, 산적의 습격도 없었다.


십리 밖으로 무역 도시가 자리 잡고 있고 가끔 지나가는 상인들이 바람처럼 사라지는 작은 시골 마을이었기 그 평화로움은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충분했다.


******************************


999번은 천무진에게 무공을 알려줬다. 물론 무공을 알려주겠다고 말하지도 않았고 스승이 된 건 마냥 삼고구배를 하지도 않았다. 검로에 대한 설명과 시중에 흔히 돌아다니는 토납법 정도가 다였다. 황룡참파 외치던 천무진 미친 천재라는 건 무공을 가르치고야 알았다. 무서운 속도로 습득하고 깨우쳤다. 검로에 대한 이해도는 곧 999번을 넘어섰다. 검로에 대한 이해는 삶에 대한 이해였다. 죽음도 겪어보지 못한 천무진이 어떻게 자신을 뛰어넘는 것일까 999번은 생각했다.


"땡땡땡"


종이 울렸다. 숲에서 쉬고 있던 새들이 북쭉으로 날아갔다. 한 번도 울리지 않던 방범종이었다.


희뿐연 해무가 걷히기 시작했다. 변발을 한 왜인 백여 명이 범선에서 하선해서 해안선 위를 향했다. 해안선 근처에는 수 십의 사람들이 그물과 통발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거나 저조 시간에 나가 조개, 낙지를 잡았다. 새벽 시간부터 물이 빠져나갔기에 아낙네는 아침부터 나와 통에 가득 해산물 따위를 채집했다. 방금 잡힌 낙지라 다리를 뻗어 탈출을 시도 하려고 했다. 아낙네는 조개를 캐다 빠져나오는 낙지를 도로 집어넣었다. 검은 그림자 수십개가 땡볕에서 일하는 그녀를 덮었다. 안개가 걷히고 햇빛이 그녀를 비추었다. 그 후 검은 그늘을 느낀 아낙네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목이 달아났다.

해안가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몇 명은 달아났지만 해안가 주변에서 죽임을 당했다. 시모노키 거기에 선봉장이 되어 그들을 베었다. 칼집에 넣기 전에 검붉은 피를 모래 사장 위로 털어냈다.


"시모노키 불필요한 희생이었다."


범선에서 가장 늦게 내린 에드가가 말했다


"또 그 소리를 하는군 대장한테 허락 받았잖아 즐기자고."


시모노키가 에드가의 목을 두르며 말했다.


"치워라. 시모노키"


"칫, 재미없는 놈"


"일 분대"


"하이!"


시모노키 말에 수 십의 왜구들이 그의 앞으로 섰다.


"나를 따라와라 이제부터 즐거운 사냥 시간이다."


시모노키는 킁킁거리며 말했다.


"즐거운 냄새가 나는구나 가자!"


"야먄인 같은 놈"


에드가는 보고 있던 책의 줄거리를 표시 해 두고는 죽은 아낙네 곁으로 다가갔다.


발로 아낙네를 살짝 건드려 치우고 손에 쥐고 있던 물고기를 담은 나무통을 이리저리 훑어봤다.


"잘 만들었군."


대나무를 엮여 짜임새가 좋았고 방수 역시 되는것을 확인하고는 정말 마음에 든다는 듯이 흡족하게 웃고는 다른 왜구에게 건냈다.


"잘보아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것이다."


"숲 속에서 가슴 중앙에 무자라고 쓰여있는 의복을 입은 남자가 에드가에게 다가와 부복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장군, 제가 안내 해드리겠습니다."


"신노스케 그동안 고생 많았다. 와이키키 장군께서는 너를 고생을 높이사고 있다."


"감사합니다 장군!!"


그는 이번에는 모래밭에 머리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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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니들이 방송을 알아?(2) 24.08.14 18 0 7쪽
27 니들이 방송을 알아? 24.08.13 23 0 8쪽
26 심서(7) 24.08.13 20 0 7쪽
25 심서(6) 24.08.12 20 0 6쪽
24 심서(5) 24.08.12 18 0 7쪽
23 심서(4) 24.08.11 51 0 7쪽
22 심서(3) 24.08.11 62 0 7쪽
21 심서(2) 24.08.10 30 0 7쪽
20 심서 24.08.09 52 0 7쪽
19 개방 이결 제자 황기룡 24.08.07 24 0 7쪽
18 모용미(4) 24.08.07 28 0 7쪽
17 모용미(3) 24.08.07 28 0 7쪽
16 모용미(2) 24.08.05 31 0 12쪽
15 모용미 24.08.02 29 0 10쪽
14 계(2) 24.08.02 29 0 10쪽
13 24.08.02 25 0 11쪽
12 다시 현실 속으로 24.08.02 29 0 10쪽
11 철완 24.08.01 39 0 13쪽
10 무현 24.08.01 41 0 12쪽
9 왜인(2) 24.08.01 39 0 12쪽
8 왜인 24.07.31 71 0 11쪽
7 옥갑 속으로(2) 24.07.30 64 0 11쪽
» 옥갑 속으로 24.07.29 81 0 13쪽
5 기억의 파편 24.07.29 99 0 13쪽
4 약에 빠진자들(2) 24.07.28 100 0 13쪽
3 약에 빠진자들 24.07.28 138 0 13쪽
2 마관 24.07.27 193 0 10쪽
1 환생 24.07.26 29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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