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후 천마의 스승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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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걸음
작품등록일 :
2024.07.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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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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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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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2)

DUMMY

"너 뭐냐"


"...."


"정체가 뭐냐, 한낱 일개 마관 교육생이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가 다시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999번의 머리를 스치고 나무를 쓰러뜨렸다.


"실력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냐."


장한은 999번의 밋밋한 태양혈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운 역시 삼류 무사 그것에 불과했다. 장한은 혼란스러운 얼굴을 했다.

999번은 멍하니 보고 있는 계에게 물었다.


"책을 좋아하시죠?"


"쌍용참파!"


도끼가 세 갈래가 되어 999번을 덮쳤다.


"어디서 한 눈을 파는 것이냐!"


장한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계의 눈이 흔들렸다.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살지. 왜 죽으려고 합니까."


999번은 장한의 검로를 걸었다. 타인를 밟고 올라 간 길이다.


추악했다. 그의 팔을 베었다. 잘려나간 팔은 아직 신경이 살아있는지 손가락이 움직였다 장한은 잘려나간 팔을 붙잡으며 쓰려졌다.


"끄아악악"


"이 쓰레기 같은 의식 뒤로 당신은 죽는 것이겠죠"


마을 사람들의 손에 쥐어진 칼끝이 그녀에게 향해있다. 이 의식의 제물은 마을 사람들이 아니라 그녀였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제물로 바치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갈 것이다.


"닥쳐라 네이놈"


잘려나간 부분을 부여잡고 있는 장한이 호통쳤다.


"뭐하고 있느냐 죽여라!"


장한은 마을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999번을 덮쳤다.

999번은 들고 있던 풀을 바닥에 가루로 만들어서 버렸다. 마을에는 풀이 유통되고 그들은 그것을 즐겼다. 일반적인 대마초 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중독성이 강했다. 심지어는 아이들마저 중독되어 하루 종일 씹었다. 중독된 이들은 살인욕구를 강하게 느꼈다. 그들은 밤마다 풀에 취해 사람들을 죽였다. 제물이라는 명목으로, 그렇기에 999번은 마을 사람들을 베었다. 장한은 꼼짝 못 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마을 사람들을 베자 다시 한 번 호통을 쳤다.


"네이놈 이제 죄 없는 양민들을 학살하는구나!"


999번은 장한의 목을 그대로 베었다.


"짐승이 사람 말을 하는군"


칼날 대신 낫 같은 농기구들이 999번을 덮쳤다. 수십명을 베었다. 내천은 마을 사람들의 피로 물들었다. 999번은 공격해오는 마을 사람들 무리 속에 있던 남궁미연의 따귀를 때렸다. 그래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허공에 대고 손톱을 이용해 짐승 마냥 할퀴었다. 남궁미연에게 기운을 불어넣었다. 곧 그녀는 정신을 되찾았다. 그녀는 혼란스러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피의 향연이었다. 그녀는 그때의 장면과 겹쳤는지 비명을 질렀다. 999번은 남궁미연의 아혈을 잡아 기절 시켰다.


"당신은 그때도 그렇고 항상 놀랍네요."


계는 그의 휘날리는 소매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역시 저들과 다를 것은 없습니다. 나를 낳은 어미를 죽이고, 어미의 몸을 뜯는 벌레들을 잡아 먹었어요."


"...."


"그리고 사창가에 팔려간 저를 그분이 오셔서 구해주셨습니다. 거지 같은 세상에서요. 저주 받을 세상에서요."


그녀가 검을 들었다.


마을 사람들 앞에서 추던 검무를 추기 시작했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서 두 검이 부딪쳤다.

의식이 아닌 오로지 999번의 목숨을 빼앗기 위한 것이었다.


"광장 무대에서 당신이 보여주던 모습이, 당신과 내가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


"외팔이 당신이 상대 할 수 없는 천우진, 그에게 도전하는 당신의 모습은 거짓없이 기뻤습니다."


"팔이 없는 자가 그 대단한 천우진을 도전하는 자체가 그리 대단한것이었던가."


"네 맞아요."


"그럼 보여 주겠습니다. 저의 검을요"


999번ᄋힹ 검이 울었다. 그 떨림과 함께 푸른 색 기운이 검을 덮었다.

바람이 일고 나무가 흔들렸다.

999번이 처음 누군가에게 펼쳐보이는 경지였고, 그녀의 검은

그대로 무너졌다. 무너진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대 무림에서 검강을 저렇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고수가 몇이 나 될까. 최소 초절정고수 그 이상이었다.


"당신은..?"


"외팔이가 이 정도라 놀랍습니까. 천우진를 상대로 힘겨워 보이던 제가 이 정도라서 놀랍나요. 당신의 주인이 고작 그 정도 자유를 주었다고 목숨을 바치시나요"


무너진 그녀와 검과 다시 부딪혔다.

검강을 걷어내고 순수한 칼의 부딪힘이었다. 그녀는 그것 역시 받기 힘든지 신음을 삼켰다.


"새로운 세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계의 검은 실금이 가더니, 999번의 검과 마지막 부딪힘에 산산조각이 났다.

999번은 그녀를 베지않았다. 계는 각혈을 하고 쓰러졌다. 당분간 요양할 정도의 내상을 입었다.


"따라오시겠어요? 당신에게 진짜 자유를 드리겠습니다."


그녀는 혼란스러운 눈이었다. 입술을 꽉 깨물고 무엇이 맞고 그른지 판단이서지 않았다.


"길은 찾는 건 언제나 어렵습니다."


그녀는 999번을 선택하지 않았다. 원 주인에게도 돌아가지 않았다. 이제는 텅빈 빈민가를 혼자 지키기로 한 그녀였다.


"당신을 선택하지 않아서 원망스럽나요?"


한쪽 팔에 붕대를 감은 그녀가 다리를 절면서 말했다. 집에서는 꽤나 먼 거리였을텐데 아픈 다리를 이끌고 왔다.


"지금 선택한게 당신의 길이니깐요. 나는 그 역시 옮다고 생각합니다."


"난 그래서 당신이 좋아요. 이상한 소리를 매 번 그렇게 하시잖아요."


그녀는 자신의 몸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차피 이제 도움이 되지않을거에요 예전처럼 다리를 못 쓰니깐요. 무리한 기 운영 탓에 혈맥이 꼬여 한쪽 다리가 온전치 못하게 된 그녀였다.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당신의 다리가 되겠다고요. 이제 저를 많이 찾을 수 있겠네요."


"아뇨. 난 당신을 부르지 않을거에요. 이젠 혼자 해볼려고요.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겠어요."


"그 아이는 괜찮겠습니까. 사고 좀 칠텐데요."


"외롭진 않겠네요. 생각해보니 당분 간 이 아이와 함께 하겠네요."

계는 옆에 멀뚱이 서 있는 남궁미연을 가리켰다.

남궁미연의 의식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약에 의해 트라우마가 생긴 듯 허공을 응시하고 침을 흘렸다. 999번은 남궁미연이 의식이 온전히 돌아올려면 시간이 필요 하다고 판단했다.

계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 저잣거리에 나타나서 자기를 구해줬다던 그가 자기가 모시고 받들었던 사람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녀는 조직 내부에서도 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자는 극소수라고 했다.


"가면을 쓰고 있었어요. 처음엔 화상을 입었나 생각했죠. 다음해에 봤을땐 그가 키가 남산만했고, 두번째 보았을땐 작은 노인처럼 보였어요. 그다음부턴 알았죠. 내가 모시는 분은 개인 아니라 우리조직 자체라는걸요."


"고독입니다"


"고독?"


"네 고독이요. 사람의 심장에 살다 숙주의 뇌로 이동해서 뇌수를 먹는 벌레들이죠. 조직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일지 모르겠어요."


"음 그렇다면 무림에 활동하는자가 많다는 뜻처럼 들리는군요."


"네. 맞아요. 서로가 서로를 모르죠."


"당신은 괜찮은 건 가요? 어떻게보면 배신자일텐데."


999번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괜찮아요. 이제와서 그러지마세요!"


그녀가 봉황같은 눈으로 싱긋 웃었다.


"저의 선택인걸요. 그리고 당분 간은 모를 거에요."


그녀가 묘한 눈으로 999번을 쳐다봤다.


"마교의 후계자가 나타났어요. 그것도 아주 엄청난 후계자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나타 났어요. 천우진이 바로 그 사람이에요."


**************************************

천우진


그의 등장은 마교 내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붉은색으로 치장 된 내전은 피바다를 연상시켰다. 권좌에는 마교주가 앉아 있었다. 대장로와 장로들이 머리를 조아렸고. 마교주는 모든 것을 초월한자처럼, 지루한 듯이 하품을 했다.

그는 역대 마교주 중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졌고, 그건 곧 본인의 힘에서 나왔다. 그는 극마의 중반 자락에 서 있었다. 정파로 치면 화경 중반자락 경지였다. 역대 교주 중에서도 몇 없는 경지였다.

지루하던 후계자 싸움에 갑자기 나타난 놈 때문에 흥미가 생겼다. 그가 바로 천우진이었다.

마교주는 그가 누구인지 머리를 굴렀다. 분명 북해에서 왔다고 했는데, 누구인지 기억이 안 났다. 자기가 뿌린 씨앗이 한 두갠가, 아무렴 어떤가, 그덕에 재미있게 생겼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장덕 장로님과 함께 천마 전투에 참여하고, 심지어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네. 그렇습니다."


얼굴은 추악하지만 느껴지는 기운은 여타 소교주 후보자들과 비교해도 손색 없었다. 아니, 후보자 중 소교주와 가장 가까운 둘째와 견주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마교주는 더욱더 흥미가 생겼다. 마교주 역시 장덕이라는 인물은 신교 역사서에서만 읽었던 신화적인 인물이었다. 천마를 도와 마교를 세운 자, 9척 장신에 갈기처럼 자란 수염은 장비를 연상되었고, 거대한 도끼를 들고 전장을 누볐다고 한다.

물론 진짜 역사는 천우진만 알고 있었다.

천우진은 어머니를 강간한 자, 옥갑의 시련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존재조차 몰랐을 자를 올려다봤다. 하지만 천우진은 인간 천우진과 마교주가 될 천우진을 구별했다. 얉은 복수심으로 모든 것을 망칠 생각이 없었다. 단지 소교주, 아니 마교주가 되는 순간 모든 것을 갈아 엎으리라, 마교주 앞에 부복하며 마음 한 구속에 치밀어오르는 감정들을 결박시켰다.

마관의 광대로 변장했던 천중루 부조장이 살짝 몸을 틀어 마교주에게 부복했다.


"오호 네놈이구나, 재미있는 걸 들고 온 애가."


"천교불패! 만마앙복! 천마재림!"


마교주가 귀찮다는 듯이 손사레 쳤다.


"그래, 또 뭐가 있나."


"소교주 후보자가 한 명 더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련을 통과 하지 못한 바람에.."


"됐다. 시련을 통과하지도 못한 자가 내 몸에서 나왔다고 하겠나, 그저 미물 일 뿐이지."


마교주는 다시 시선을 천우진에게 돌렸다.


"그럼 오늘 밤 내 처소에서 장덕 장로님과 참전 했다던 천마광야전투를 이야기 해주거라."


천우진은 황송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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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심서(6) 24.08.12 20 0 6쪽
24 심서(5) 24.08.12 18 0 7쪽
23 심서(4) 24.08.11 51 0 7쪽
22 심서(3) 24.08.11 62 0 7쪽
21 심서(2) 24.08.10 30 0 7쪽
20 심서 24.08.09 51 0 7쪽
19 개방 이결 제자 황기룡 24.08.07 24 0 7쪽
18 모용미(4) 24.08.07 27 0 7쪽
17 모용미(3) 24.08.07 28 0 7쪽
16 모용미(2) 24.08.05 30 0 12쪽
15 모용미 24.08.02 29 0 10쪽
» 계(2) 24.08.02 29 0 10쪽
13 24.08.02 25 0 11쪽
12 다시 현실 속으로 24.08.02 29 0 10쪽
11 철완 24.08.01 39 0 13쪽
10 무현 24.08.01 40 0 12쪽
9 왜인(2) 24.08.01 3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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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옥갑 속으로(2) 24.07.30 64 0 11쪽
6 옥갑 속으로 24.07.29 80 0 13쪽
5 기억의 파편 24.07.29 9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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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약에 빠진자들 24.07.28 138 0 13쪽
2 마관 24.07.27 192 0 10쪽
1 환생 24.07.26 29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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