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을 얻었더니 승소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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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고호
작품등록일 :
2024.07.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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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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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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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제18화. 대법원 선고

DUMMY

홍나연은 잠시 말문이 막혔는지 헛기침을 하고 겨우 입을 열었다.


“어···, 그렇네요. 주차장이 아니라 자동차를 기준으로 보면, 자동차는 정상 운행했으니, 주차장에 주차를 못했다는 건 부수적인 불편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도 피해자 차량이 멀쩡하게 밖에서 운행하고 다녔다는 건 생각을 못했어요. 정말 참신한 주장입니다.”


박정수는 눈을 반짝이며 박수를 쳤다. 그러더니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임현식을 마주했다.


“사장님, 저희 완승은 항소심에서 이렇게 주장할 겁니다. 첫 번째, 폭행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다. 두 번째, 차량운행에 문제가 없었으므로 권리행사방해라는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세 번째, 강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더라도 정당행위로 위법성 조각된다.”


홍나연과 장호영은 열심히 박정수의 말을 기록했다.


“그리 주장하면 승소할 수 있겠소?”

임현식이 날카로운 말투로 물었다.

임현식의 얼굴은 박정수가 아니라 차율무를 항해 있었다.


“자신있습니다.”


촉이 왔거든요.

율무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표정이 건방지구만. 근데 그만큼 자신있다는 거겠지? 일단 사대문에서는 못 들어본 주장이 나와서 맘에 드는군. 그럼 계약합시다.”

임현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박정수를 보고 말했다.


“박변호사, 이거 잘해야 하는 거 알죠? 나야 나이 먹을 만큼 먹어서 괜찮아. 근데 내 아들 놈도 공범으로 전과자 되게 생겼어. 그리고 차변호사도 같이 하는거지?”

임현식은 힐긋 율무를 쳐다봤다.


“그럼요, 걱정마시고 돌아가셔서 편안히 계시면 됩니다. 차율무 변호사가 저희 완승 에이스 중의 에이스거든요. 그냥 믿으세요.”

박정수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큰소리쳤다.


“계약은 이쪽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같이 가시죠.”

박정수는 임현식을 안내하며 회의실을 나갔다.


두 사람이 나가는 모습을 확인한 홍나연이 다가왔다.


“선배님,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휴.”

“처리해야 할 다른 사건도 많으니까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힘들죠?”

“다 변명이죠. 하여간 많이 배웠습니다.”


이 말을 마치고 홍나연은 어깨를 늘어뜨린 채 자리를 떴다.


“선배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벌써 밥시간이네요. 제가 점심 사드릴게요.” 장호영이다.

“후배한테 얻어먹는 취미는 없는데.”


“첫 월급 홀라당 날릴 뻔한 거 선배님 덕에 살았잖아요. 고마워서 밥 한 끼 사겠다는데 왜 안 만나주세요?”


“한참 전 일을 아직도 이야기하냐? 그냥 운이 좋았던 거야. 너는 그렇게 귀가 얇아서 어떡하냐? 내가 감이 안 좋다고 하니 쪼르르 매수 취소하고.”


“하핫, 그 덕에 월급이 남아 있잖아요. 선배님 한정 귀 얇게 살려고요.”

“하여간 밥은 같이 먹자. 내가 살게.”


율무와 정호영은 18층으로 내려가며 옥신각신 입씨름했다. 윤파마텍 사건과 주식 사건으로 율무는 정호영과 꽤 친해져서 편하게 말하는 사이가 됐다.


요즘 같아서는 법무법인 생활도 나름 할만하다. 평온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사건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불필요한 사고의 확장과 고민이 줄어들었다.



“그나저나, 박변호사님도 대단하세요. 사대문 사건을 중간에 빼오시다니.”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커피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박변호사님이 가져온 사건이었어?”

“선배님은 사무실 돌아가는 걸 전혀 모르시는군요.”

“뭐, 그런가?”


“역시 쓸데없는 가십이나 뒷소문은 무시하고 업무에만 매진하시니 그런 탁월한 식견을 보이시나 봅니다.” 정호영이 눈을 빛냈다.


“헛소리 하지 말고.”


“걱정마십시요. 제가 또 정보통이거든요. 제가 다 알려드릴 테니 선배님은 뭐든 저에게 물어만 보십시요.”


역시 인상처럼 뺀질뺀질하게 돌아다니며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취합하고 있나 보다.


“오늘 임현식 의뢰인, 강남구 미곡동 일대 빌라와 땅을 엄청나게 소유하고 있으시답니다. 수십 년 전부터 빌라 지어 팔고 임대줘서 지금은 채무도 없고 완전 알짜부자래요. 요즘 문제되는 깡통전세 아니고요.”


장호영은 물만난 물고기처럼 입을 털어댔다.


“법무법인 사대문에서 오랫동안 임현식 사장님 임대차나 부동산 관련 소송을 처리해왔대요. 그런데 이번 형사사건으로 사대문과 틀어지셨나봐요. 그걸 박정수 변호사님이 슝~~~!”


정호영은 손으로 비행기가 나는 모양을 흉내 냈다.


“이 사건 잘되면 아마 민사 건도 저희 쪽으로 옮겨오실 것 같다고, 민사 부동산팀도 들썩들썩합니다.”


변호사들에게 있어, 원룸건물이나 빌라 물건을 다량 보유한 의뢰인은 일종의 캐시카우다. 일이 년 단위로 수십 수백 물건의 임차인이 계속 바뀌다 보니 쉴 새 없이 분쟁과 소송이 발생하고, 주기적으로 명도소송 같은 소소한 사건이 계속된다.


따라서 건물주는 이를 전담해 줄 변호사 한둘쯤은 두고 있으니, 임현식 의뢰인처럼 중소기업 규모로 임대 사업을 하는 의뢰인은 대형법무법인과 거래를 틀 만도 하다.


법무법인 입장에서도 임대차 소송이나 명도소송 자체가 까다롭거나 힘든 소송이 아니기 때문에, 저년차 어쏘들에게 경험치를 올릴 수 있는 일감을 주기에도 적합하다.


“그럼 박정수 변호사님 입지가 굳어지겠네?”

“그렇겠죠. 사대문은 저희가 항소심에서 지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을걸요?”


훗!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 사건은 반드시 이길 것이다.


“선배님, 왜 그렇게 웃으세요?”

“내가 뭘?” 율무는 찔끔한 마음이 들었다.

“가끔 음흉하게 웃는다니까요.”


이 녀석 의외로 육감이 뛰어나네.

“쓸데없는 소리 말고 들어가자, 오후 상담 있어.”


***


똑!똑!

사무실에 앉자마자 절도있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요즘 나름 방문객이 있다보니 사무실에서 조용히 서면 쓰는 시간이 많지 않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강효인 변호사.

지난번 함께 식사한 이후로 가끔 이렇게 율무를 찾아온다.


“차변, 바빠?”

“아뇨, 괜찮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선배님.”

“그냥~. 심심해서.”


그럴 리가 있나.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보고 있자니, 강효인이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법전원 동기가 사대문 형사송무팀이거든? 지금 거기 뒤집어졌다더라.”

“사대문이요?”


사대문이라면 올해 기준 국내 4위 로펌.

국내 4대 빅펌은 십수 년째 딱 네 개로 고정된 상태다.

일강, 리&로이어스, 삼중, 사대문.


부동의 1위 법무법인 일강을 제외하면 2위에서 4위 로펌은 해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편이다.


“설마 임현식 의뢰인 때문에요?”

“설마가 아니야. 임현식씨 수임사건 자체가 매출이 뭐 얼마나 되겠냐. 문제는 상징성이지.”


2023년 기준 국내 10위 로펌도 매출이 천억을 넘어간다. 한마디로 大소송의 시대가 도래한 것.

또한 임현식 씨 사건을 뺏긴다고 하여 사대문 전체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분이 강남 임대사업자들을 꽉 잡고 있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렇다네.

거기다 사대문에서 평소 우릴 얼마나 무시했냐? 무식한 형사전문펌이 덩치만 키운다고.

보통 4대펌 의뢰인들은 아래로 거래 잘 안트잖아. 그런데 기존에 없던 기류가 발생했으니,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겠지.”


강효인은 흥겨운 말투로 말을 이었다.

“하여튼, 4대펌이라고 무게 잡더니 꼴 좋다.”


율무는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선배님, 왜 완승에 오셨어요?”

“응?”


“한국대 경영학과 수석입학, 수석졸업, 한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총장상 수상.

법무법인 홈페이지 선배님 프로필에 쓰여 있잖아요.

일강이나 리앤로이어스에서도 오퍼가 왔을 텐데요.”


“음, 그렇지. 로스쿨 하계 인턴을 일강에서 하긴 했지.”

“보통 하계인턴은 채용연계잖아요. 일강에 왜 안 갔어요?”


“하하하. 차변은 변호사를 왜 해?”


글쎄다.

난감한 질문이다.

사실 완승에 입사한 이후 계속 자신에게 물어온 질문이기도 하다.


“난 돈 때문에 변호사 됐어. 나 엄청 속물적이거든.”

“네?”


“놀랍지? 나 흙수저 중의 흙수저야. 대학이며 로스쿨이며 전부 전액장학금으로 다녔어.”


율무는 놀란 표정을 숨긴 채, 조용히 입을 다물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인턴할 때 말이야, 같은 인턴들, 누구는 고법 판사 아들이고, 누구는 부장검사 딸이고, 누군 알만한 중견기업 자식이고, 모부처 국장 자식이고···, 막 이렇더라?

내가 흙수저라고 안뽑히진 않았을 거야.

하지만 거기서 내가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하더라.

겁나서 도망친 것일 수도 있고.”


강효인은 거기까지 말하고 피식 웃었다.


“집에 빚도 있었어. 변호사 대출로도 못갚을 정도. 제안받은 로펌 중에서 완승 조건이 압도적으로 좋았어. 무이자 대출도 해줬고. 나한텐 4대펌 명성 같은 건 큰 의미 없거든.”


강효인은 율무가 자신의 손목에서 반짝이는 명품 시계를 쳐다보는 것을 눈치채고 웃었다.


“나도 벌써 6년차잖아. 부모님 빚 다 갚은 기념으로 샀어. 의뢰인 중에 이런 거 신경 쓰는 분들이 은근 있거든.

하여튼 그렇다고 다른데 가겠다는 거 아니다? 난 완승에 완전히 만족하거든. 그런데···.”


강효인은 허공을 보며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 하지만 뱀심품고 빅펌들 다 망해라 이런 생각하는 건 아냐. 그냥···완승이 승승장구하고 커져서 다 잡아먹었으면 좋겠다. 내 선택 후회 없도록.”


율무는 그 마음이 이해되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줬다.


“예전엔 망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안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일이 재밌어.”

“다행이네요.”


“여기엔 차변 지분도 있어.”

“네?”


“그냥 내 기분이 그래. 그리고 차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빨리 나올 거라는 소문이 있어. 대법관들 줄줄이 임기 만료가 코앞이거든. 참고해.”


강효인은 손을 흔들며 방을 떠났다.


윤미르 사건과 김택기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조만간 나올지도 모른다.

갑자기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기분이었다.


***


“이겼다~~”

“만세!”

건물 19층이 떠나갈 듯 들썩였다.


“왜 저러는 거예요? 무슨 일이에요?”

변호사를 만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의뢰인이 직원을 붙잡고 물었다.


시끄럽다는 불쾌감은 없었다.

엄숙하고 무거운 공기로 감싸인 법무법인에서, 월드컵 축구를 볼 때나 나오는 환호성이 터지는 것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시끄러우시죠? 저희가 좋은 일이 있어서요.”


지원팀 최정민 과장은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고객에게 사과했다.

입으로는 사과하지만, 삐져나오는 웃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인데요?”

“저희 법무법인이 윤미르 대법원 사건을 맡았거든요.”


“윤미르? 아, 영화배우? 무슨 사건인지 알겠다.”

“대법원에서 사건을 뒤집었네요. 윤미르가 이겼어요.”

“정말요? 어머어머.”


의뢰인은 엘리베이터 타는 것도 잊어버리고 핸드폰으로 사건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혹시 고물상 할아버지 사건 들어보셨어요?”


최정민 과장은 더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했다. 이 사건들은 더구나 차율무 변호사가 해낸 것 아닌가.

차민한 변호사의 비서로 일하면서 차율무가 완승에 수습변호사로 입사했을 때부터 가까이서 보아왔기에, 최정민의 감회는 새로웠다.


“그런 사건도 있어요?”

“저희가 공익사건으로 그 사건을 무료 변론했는데, 그것도 대법원에서 이겼어요.”


“정말요? 완승 대단하다. 잠깐만, 가만있어봐.”


사건을 상담하고 수임료를 안내받았지만, 다른 사무실에 비해 월등히 비싼 수임료로 인해 계약은 며칠 생각해 보겠다고 나오던 참이었다.


“그깟 수임료가 문제야? 기왕 소송하는 거 제대로 해야지.”

의뢰인은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아까 자신에게 수임료를 안내해 준 사무직원을 찾았다.


19층 복도에서 의뢰인들이 솔깃한 마음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사이, 형사팀장 정주형 변호사 방은 파티장을 방불케 했다.


“이게 다~ 우리 정변호사님의 탁월한 영도력 덕분 아닙니까?”

박정수가 얼굴이 벌게져서 박수를 쳤다.


“정변호사님 정말 부럽습니다. 전국적 스타 되셨네. 스타 변호사가 별건가요? 이런 사건 하나 맡아서 실력 보여주면 전화기 불이 나는데, 그게 스타 변호사지.”

형사팀도 아닌 구성회가 끼어들어 부럽다며 침을 튀겼다.


“모두 열심히 해서 그렇지. 우리 차변, 차율무 어딨어?”

정주형은 달아오른 볼을 식히며 율무를 찾았다.


입구 쪽에 서있던 율무를 뒤에서 누가 밀며 소리쳤다.

“차율무 여기 있습니다~!”

장호영 목소리에 뒤돌아보려던 율무는 사람들 손에 이끌려 정주형 변호사 앞에 섰다.


“우리 차변, 크윽, 내가 정말 사랑한다.”

정주형은 갑자기 감상에 잠겨 차율무를 푹 끌어안았다.


“내가 차변 고과와 성과급은 무조건 책임진다.”

율무가 겨우 정주형의 품에서 빠져나와 어색하게 웃는 사이, 박정수가 나섰다.


“에이, 몇 푼이나 한다고 그걸로 생색내요? 우리 완승의 에이스, 차율무, 대대적으로 홍보 갑시다!”

“홍보?”

“정변호사님, 인터뷰 안 할 거예요? 윤미르 사건은 중앙일간지, 김택기 사건은 법률신문 1면 감인데.”


정주형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렇네. 이게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지. 하루에 대법원 파기환송 두 건이라니, 이게 꿈이냐, 생시냐.”

“그러게 말입니다. 이건 5대펌 중에서 우리가 유일한 기록일 거예요, 만세!”

“만세~!”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자리에 모인 모두 완승에 대한 충성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서로에 대해 고마운 마음 역시 진심이었다. 그 정도로 승리의 순간은 달콤했다.


“벌써 기사 났어요. 우리 홍보팀은 아직 자료 정리 중인데, 법조기자들이 먼저 썼네요.”


행정팀 직원의 말에 변호사들은 일제히 핸드폰을 확인했다.


율무도 은근슬쩍 정주형에서 멀어지며 핸드폰을 켰다.


『윤미르 사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무죄 취지 파기환송』

『윤미르, 자유 얻었다.』

『윤미르, 대법원 판결 업고 비상하나』

『영화계 다시 봄이 오나, 미뤄놨던 윤미르 영화 홍보 개시』


인터넷 기사는 온통 윤미르 이름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하지만 율무에게는 윤미르 사건만큼 중요한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

검색해 보니 기사가 많지는 않지만, 오늘 대법원 선고에 대한 기사가 몇 개 올라와 있었다.


사실 윤미르 변호인이 아닌 일반 변호사입장에서 보면, 이 사건이 훨씬 관심이 가는 중요사건이었다.


『국선변호인 신청 기각된 기초수급자··· 대법 "파기 환송"』

『'기초수급자'가 국선변호인 선임 못 받았다면···대법원 "파기환송"』

『2심서 기초수급자 국선변호인 선임청구 기각···대법 "다시 재판"』


벌금 낼 돈이 없다며 사정하던 김택기 할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얼마나 좋아하실까.


물론, 무죄취지 파기환송을 받은 윤미르 사건과 달리, 김택기 할아버지 사건은 단순 파기환송이다. 2심법원에서 한 번 더 싸워야 한다.

하지만 자신있었다.


이 모든 건 그분 덕택이야.

홍룡사에서 제육감(第六感)을 얻었고, 그 덕에 널리 이로운 일을 하게 됐다.

사건에 자신감과 확신을 얻었고, 촉이라는 놈 덕분에 이제 증거도 쉽게 찾아내고 위기도 술술 넘어간다.


율무가 감사한 마음에 젖어있는 사이, 전화가 울렸다.


윤미르였다.



작가의말

파기환송이란 사후심법원(이 소설에서는 대법원)이 종국판결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이 소설에서는 2심법원)으로 사건을 환송해 다시 심판하도록 하는 것을 뜻합니다.

대법원은 법률심이므로 단순파기환송을 하고 최종 유무죄 판단은 2심법원에 맡깁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파기환송하면서 ‘피고인은 무죄’라는 취지의 판단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2심법원은 새로운 증거가 없는 한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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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3 흑전사
    작성일
    24.08.19 10:08
    No. 1

    대단하군요. 변호사로선 일생에 걸쳐 몇건 안될 역전의 드라마. 예전엔 사무장들이 다하고 변호사들은 고작 얼굴만 내밀고 다녔는데. 신선하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4.09.03 22:20
    No. 2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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