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천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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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블
그림/삽화
아침10시10분
작품등록일 :
2024.08.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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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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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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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꿔보자

DUMMY

주식 종목을 보다보면 확신이 든다.

구태여 손으로 갖다대지 않아도 바라보는 것만으로 자석에 끌린듯 느껴진다.

물론 손을 갖다대면 좀 더 분명한 확신이 든다.


내 능력도 진화가 되고 있는 느낌이다. 좀 더 정확도가 높아지고 구태여 손을 쓰지 않아도 감지할 수 있는 능력.

난 여러 종목을 뽑아놓고 손으로 하나씩 감지를 한다.

강한 느낌이 오는 종목들이 있다.


7천만원을 가지고 일주일안에 30억을 만들어야 한다.

생각해보니 어이가 없긴 하지만 난 30억을 만들어 낼 자신이 있었다.

그냥 무리 안하고 내 능력을 이용해 돈 벌고 웹소설만 써도 될 것인데, 내겐 오랜시간동안 어둠속에 갇혀 있던 고통스러운 시간이 있었다.

난 내 능력을 펼치고 싶다.

그냥 얼떨결에 얻게된 능력으로 편안히 살아도 되겠지만 그러면 뭐? 그 다음엔 그냥 배부른 돼지처럼 살다가 죽는일 밖에 뭐가 더 있겠나? 지금도 충분히 돼지 인데.


그때쯤에 내 몸이 보였다.

5년동안 거의 팽개치다시피 더러운 지방만 잔뜩 낀 내 몸이, 키가 187이면 적정 몸무게는 80킬로 정도? 많이 나가도 90킬로그램을 넘으면 안된다. 하지만 현재 115킬로그램, 25킬로그램에서 30킬로그램을 오버한 것이다.


난 내 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한 사람이다.

저질 햄과 지방이 꾸역꾸역 쳐박혀 있는 몸을 개선하지 않고선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 없지.

난 나한테 퍼큐를 날리고 컨버타블을 타고 갔던 전 아내 은지선과 훈남 고정훈을 기억했다.

잘 빠지고 잘 입은 선남, 선녀, 그 둘은 함께 있으면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한 장의 그림이었다.


반면 115킬로그램··· 내 뱃살은 아무리 감춰도 셔츠와 티를 뚫고 나왔다.

결혼전엔 그렇지 않았다.

몸무게 80킬로그램이 안되었고 젊었고 슬림하고 댄디했다.


글을 쓴답시고 한자리에만 앉아 있다보니, 아니면 글이 써지지가 않는다는 핑계로 밤마다 스팸이나 참치캔, 라면, 소세지, 만두에 소주, 맥주를 마셔서 이렇게 된 것이다.

어쩌면 아내 은지선과 이혼을 하게 된 원인은 나 때문인지도 몰랐다.

아무리 돈 많고 능력 좋아서 잘나가면 뭐하나? 몸이 이렇게 저질 체력의 돼지라면··· 이러다가 돌연사하면 아무 소용없는 거다.


나는 내가 골라낸 중요 종목중 가장 반응이 센 종목 세가지에 오천만원을 넣어놓고 밖으로 나왔다.

이천만원은 가상화폐에 투자할 것이다. 그거야 낮밤이 없는 거니까.


난 먼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욕망을 느꼈다.

날 보고 사람들이 인상쓰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대학교 1학년때처럼 걸어만 다녀도 여자들이 쳐다보던 나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멋져지고 잘 나가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고정훈과 바람이나서 갑작스럽게 이혼을 통보한 전 아내 은지선에 대한 최고의 복수였다.




***




“그룹 레슨은 한달에 10만원 추가하시면 되고요 1대 1 개인레슨은 20만원입니다.”


헬스장 한달 요금이 22만원인데 그룹레슨은 10만원, 개인레슨은 20만원이었다.

마치 조각처럼 매끈하게 잘 빠진 훈남 트레이너를 보고 잠시 고민을 했다.

자신이 하자는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자신처럼 훈남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


“저 그룹레슨 할래요.”


“저도요.”


여대생으로 보이는 예쁘장한 두 아가씨가 훈남에게 트레이닝을 받겠다고 한다.


“아저씨는요?”


트레이너가 나를 보고 묻는데 여대생 둘이 나를 바라보며 인상을 쓴다.

나와는 같은 그룹으로 엮이기 싫다는 거다.

하 기가 막혀 요즘 애들 왜 이러냐? 그렇게 노골적으로 쳐다봐도 되는 거냐?


“저, 저는··· 개인 레슨 할 게요.”


그렇게 노골적으로 쳐다보는데 어떻게 같이 그룹레슨을 하겠다고 말을 할 수 있겠나?


“그럼 저랑 하시죠.”


솔직히 말하자면 쭉쭉빵빵 미녀 트레이너라도 나와서 개인 레슨을 할줄 알았다.

‘하하호호’, ‘한 세트 더요.’, ‘힘들어요.’, ‘아잉 한개만 더 하세요.’ 미녀 트레이너와 그렇게 꽁냥거릴 마음의 준비는 끝나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수염달린 맷돼지가 튀어나와 하는 말이었다.

어떻게 된거냐? 내 운빨이 다 된 거냐? 내가 비싼 돈내고 맷돼지랑 운동해야 하냐?

그 순간이었다.


[징, 징, 징]


훈남 트레이너 앞에서 울리지 않던 내 감각이 맷돼지 앞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이 사람이다.’


예쁜 수강생들과 보기만해도 설레이는 쭉쭉빵빵 미녀트레이너와 하하호호 그러면서 운동할 수도 있겠지만, 연애 하러 헬스장에 온 것도 아니고 지금 내 하드웨어를 보고 좋아할 여자가 있다면 그 여자가 이상한거지.


“알겠습니다. 선생님께 배울게요.”


내 대답에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훈남 트레이너도 여대생 둘도, 맷돼지 아저씨도.

오로지 나만이 비장한 표정으로 맷돼지 아저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는요, 첫날부터 바로 시작합니다. 가볍게 스트레칭부터 하시죠.”


“이 차림으로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레깅스에 운동화를 신고 있는 반면 난 그냥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왔을 뿐이다.


“상관없습니다. 다른건 말고 내일 부턴 운동화는 챙겨 오시고요. 오늘은 없으면 없는대로 가볍게 몸만 풀고 가시죠.”


그 순간엔 몰랐다. 맷돼지가 자상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건 오로지 수강생을 지옥으로 끌어당길 때 뿐이라는걸.


“일주일에 두, 두번 아닌가요?”


“아휴! 전 그런거 상관 안합니다.”


넉살좋게 웃으면서 손사래를 칠때 알아 봤어야 했다.

그가 성격좋아서 무한 박애주의자여서 무료로 트레이닝 시켜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




“우워어!”


[뿌두두둑 두두둑 뿌두두둑]


헬스장을 내려오는 내 입에서 나는 소리와 내 모든 뼈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다.

아니 냉정하게 말하면 스트레칭 만으로 모든 뼈와 근육이 이완되어 부드러워졌지만 긴장이 풀리자 마자 삐거덕 거리는 소리였다.


정말 딱 스트레칭만 했다.

시간은 40분?

농담 조금 보태서 물 한바가지 분량의 땀을 흘렸다.

바닥이 첨벙거릴 정도니까. 정말이다.


그 우람한 덩치로 어떻게 그렇게 유연하게 스트레칭을 할 수 있는지 그저 따라만 했을 뿐인데 땀이 비오듯 흘렀다.

신기한 건 정말 뭘 대단한걸 한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보면 별것도 아닌 동작을 시키는대로 그대로 따라하고 자세를 유지하는게 만만치 않았다.


덕분에 반경 1미터의 땀원이 만들어졌고 사람들은 내가 만든 땀원을 보며 나를 향해 인상을 쓰며 지나갔다.

평소같으면 창피하게 느꼈을 테지만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내가 죽을 판인데 다른 사람이 인상을 쓰던 말던.


“파오후 쿰척 쿰척··· 파오후 쿰척 쿰척.”


그 전설로만 내려온다던 돼지 오타쿠의 숨소리가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스프링쿨러처럼 땀을 흘리는 내가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조차 사람들은 꺼려했지만 난 거기서 기적을 보았다.

115.7kg이었던 몸무게가 111.4가 된 것이다.

그것도 불과 한시간 만에 말이다. 상담을 하면서 체중과 체지방측정을 했었으니까.


‘내일부턴 강도가 조금씩 높아질 겁니다.’


맷돼지 트레이너는 그렇게 말하고서 나를 보내줬다.

살펴보니 쭉쭉빵빵 미녀 트레이너가 있었다.

그것도 세 명이나. 훈남 트레이너 둘과 맷돼지, 그렇게 여섯명의 트레이너가 있었던 것이다.

쭉쭉빵빵 미녀 트레이너가 아니라서 처음엔 매우 실망했지만 아마도 맷돼지 트레이너는 폭탄처리반(?) 그런 위치였던 것 같지만 저 맷돼지를 따라가면 난 돼지 오타쿠에서 인간으로 변신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들었다.


4킬로 그램을 1시간도 안되어서 뺐다.

하긴 땀을 그렇게나 많이 흘렸는데, 땀의 양으로 봤을때 10킬로쯤은 빠져야 정상일지도 모르지.

아무리 돈 많고 성공해서 잘 나가는 작가가 되면 뭐하냐? 이러다가 돌연사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다.

학창시절, ‘문과 오빠’로 불리며 얼마나 많은 추종자들이 나를 따랐던가?

내가 길을 걸으면 그곳이 런웨이였고 내가 앉아 있으면 그곳이 화보 촬영지였다.


내가 운동이라도 할라치면 몇십명쯤 되는 응원단이 와서 나를 바라보곤 했다.

전 아내 은지선도 그런 추종자중에 한명이었다.

난 왕자였고 모델이었고 아이돌이었다.


내가 망가지기 시작한 것은 결혼이후부터였다.

결혼초반 보양식을 먹으면서 몸무게가 급격히 불어났고 난 글을 쓴다는 핑계로 하루 종일 앉아 있었다.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먹으면서 운동도 안하고 심지어 야식까지 먹으면서 몸무게가 급격히 불어났다.

대접받는 새신랑으로 산건 불과 5개월 정도였지만 그 이후 찌면 쪘지 과거로 돌아오지 않았다.

학창시절 77킬로 였는데, 90킬로그램이 넘어갔을때 난 위기감을 느꼈고 결혼 3년차에 100킬로그램이 넘어갔을때부턴 난 내 몸의 심각함을 인지하고 다이어트를 하기도 했지만 번번히 요요가 왔고 오히려 더 찌게 되었다.

그때부터 은지선은 나와 잠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110을 넘어 115킬로그램에 도달하자 나를 혐오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 이후 나조차 내 몸을 포기했다.




***




“일찍 오셨네?”


다음날 아침 7시, 온몸이 지끈거리고 아팠지만 약속한 시간에 헬스장에 도착했고 맷돼지가 환한 미소로 나를 맞았다.


“자 이제부터는 스트레칭 한후에 정식으로 운동 시작할 겁니다. 오늘까진 스트레칭 하는거 도와드리고 내일부턴 혼자서 몸 푸셔야 해요!”


“네. 넵.”


난 전날처럼 맷돼지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했다.

별것도 아닌 뼈와 근육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에 불과했는데 내겐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일부러 아침 7시를 선택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투자와 집필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일반 샐러리맨들의 눈에 가장 뜨이지 않는 시간.

직장인들은 조금 더 일찍와서 운동을 한다. 그래야 씻고 밥먹고 출근해도 시간이 여유있다.

반면 직장인이 아닌 사람들은 9시 넘어서 헬스장으로 온다.

난 그 사이 사람이 없는 틈새 시간을 노린거다.


“자 팔을 꺽지 말고 쭉 뻗으세요. 쭉!”


맷돼지는 체육학과를 나왔다고 했다.

‘건강운동관리사’를 준비한다고 했나? 자세한건 모르지만 보디빌더를 전문 지도하겠노라고 했었다.

내 체형을 교정해주며 골격을 만지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길 몇차례.

난 맷돼지의 행동이 수상하게 느껴졌다.

설마? 그거 아니냐? 갑자기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한장면이 떠올랐다.

근육 게이, 우람한 덩치로 근육을 키운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 말이다.

갑자기 소름이 돋고 잔털이 일어났다.

내 상상이 맞다면 이건 보통 위기가 아니지.

아 쭉쭉빵빵 미녀를 고를껄 괜히 맷돼지한테 배우겠다고 한건가?

난 내가 한 선택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내 생각과 달리 그 시간대에도 사람들이 꽤 있어서 한 명은 어마어마한 뚱보, 다른 한 명은 근육 맷돼지인 우리 둘을 재미있는 그림이라도 되는듯 사람들이 바라보며 웃었다.

웃음이 나오냐? 응? 지금 내가 일생일대의 위기를 겪고있는데···

잘못하면 저 근육 맷돼지가 침대에 누워 나를 바라보며 ‘황홀했어 자기야!’라고 속삭이는 상황을 겪을지도 모르는데. 물론 이건 작가적 상상력이긴 하다만.


“흐음.”


급기야 맷돼지가 창던지기 포즈 비슷하게 자세를 잡고 있는 내게 다가와서 허벅지를 꾹꾹 누르며 더듬는다.

안그래도 많은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는 상태인데 잔뜩 긴장한 채 근육 맷돼지를 경계하며 바라봤다.


“저어 선생님.”


“네?”


“저, 그쪽 아닌데요?”


“네 무슨 말씀이세요? 그쪽이라니요?”


입안에서 ‘게이’라는 말이 맴돌았다. 이걸 뱉어 말어?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아아··· 다른게 아니라 체지방은 30%가 넘으신데 근육 밀도가 좀 다르신거 같아서요. 일명 찢어진 근육이라고 하잖아요.”


“네?”


이 게이스러운 맷돼지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저어 선생님··· 저랑 같이···”


맷돼지가 수줍은듯 조심스럽게 말한다. 아니 안돼! 같이 뭐? 왜 당신이랑 나랑 묶여서 같이야?


“뭐, 뭐요?”


난 잔뜩 맷돼지를 경계하며 간신히 대답했다. 설마 아니지? 그건?


“몸 만들어서 대회한번 출전 하실래요? 기본 골격과 근육상태를 점검해 봤는데··· 잘하면 작품하나 나올거 같은데요?”


맷돼지가 수줍어하며 말하던 그 순간 덜컹거리던 내 심장이 털썩 내려앉았다.

맷돼지는 내 몸을 더듬으며 상태를 본 것이다.


“아이씨··· 나는 또 뭐라고?”


내가 오히려 얼굴을 붉히면서 맷돼지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그런데 방금 맷돼지가 뭐라 그런거냐? 작품? 이 비곗덩어리로? 그게 가능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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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신정미는 무조건 믿는다 +2 24.09.15 689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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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위험하다 +2 24.09.13 964 24 12쪽
38 미녀는 구하고 봐야지 +5 24.09.12 1,112 24 12쪽
37 여친은 재벌 외동딸 +3 24.09.11 1,227 26 12쪽
36 니 일이나 잘 하세요 +3 24.09.10 1,235 29 12쪽
35 할 일 없는 석공들 +3 24.09.09 1,294 30 12쪽
34 연봉 4억. 업무는 오타수정 +1 24.09.08 1,419 24 12쪽
33 인생을 건 진짜 도박 +3 24.09.07 1,534 30 12쪽
32 추적자들 +1 24.09.06 1,597 34 12쪽
31 불신의 씨앗 +1 24.09.05 1,704 29 12쪽
30 돈쭐을 내주마 +2 24.09.04 1,804 30 12쪽
29 이정도까지 벌 마음은 없었어 +2 24.09.03 1,848 33 12쪽
28 모든 여자가 날 좋아하냐? +3 24.09.02 1,871 32 12쪽
27 내공이요? 그런거 몰라요 +1 24.09.01 1,909 32 12쪽
26 나도 내가 무섭다 +4 24.08.31 1,964 32 12쪽
25 전진구 이사의 방문 +2 24.08.30 2,036 28 12쪽
24 채찍과 당근 +1 24.08.29 2,082 35 12쪽
23 국도 스승님 제자가 되다 +2 24.08.28 2,116 36 12쪽
22 돈벌기가 너무 쉽다 +4 24.08.27 2,249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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