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에서 전직 용사로 살아가는 법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고비아
작품등록일 :
2024.08.20 22:56
최근연재일 :
2024.09.07 16:5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722
추천수 :
2
글자수 :
162,993

작성
24.08.31 13:11
조회
13
추천
0
글자
13쪽

레이비니아 노아 (1)

DUMMY

“저는 1학년 E반 마법학 강의를 맡은 데오니 아이나르 교수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데오니가 생긋 웃으며 학생들에게 인사했다.


그녀가 교수로서 일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거라 조금은 흥미로웠다.


“오늘 배울 것은 기초 마법학입니다. 조금 원론적인 내용이라 마법학부 학생들은 조금 지루할 수 있어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데오니는 마법학부 학생들이라 말하며 내 옆자리에 있는 레비를 향해 한 쪽 눈을 찡긋거렸다.


“읏...”


정작 레비는 그 정도의 시선조차 부담스러운지 고개를 푹 숙이며, 움츠러들었지만 말이다.


“우선 강의 시작에 앞서 각자 가진 마력 감응 능력부터 알아볼까요?”


데오니가 가장 앞자리에 앉은 학생에게 투명한 상자를 건넸다.


“이 상자는 마법 감응 능력을 간단히 알아보는 상자에요. 각자 이 투명한 상자를 들여다보고 푸른 점이 몇 개가 보이는지 노트에 기입해 보세요. ”


데오니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은 한 사람 한 사람씩 상자를 확인하며 차례를 넘겼다.


그런데 옆자리에 앉은 레비의 상태가 조금 이상했다.


“왜 그래?”


우리 근처에 상자가 다가올 수록 그녀는 조금씩 몸을 떨고 있었다.


“아···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라는 대답과는 달리 그녀의 떨림은 잦아들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레비의 차례가 다가왔을 때.


“윽···.”


그녀는 마치 그 상자가 흉물이라도 된다는 듯 눈을 가리고 내게 상자를 넘겼다.


“확인 안 해?”


“괜···괜찮아···. 괜찮아···."


레비는 영문 모를 소리를 계속 중얼거리며 최대한 그 상자를 보지 않으려 했다.


“레이비니아 학생? 어디 아파요? 아프면 의료실에 가서 쉬어도 돼요.”


“아···. 괘···괜찮아요."


레비는 데오니의 물음에 힘겹게 대답하면서도 끝까지 앉아 있었다. 다행인 점은 시간이 지나자, 그 떨림은 잦아들었다는 것 정도.


한동안 걱정스러운 눈으로 레비를 바라보던 데오니도 그녀가 조금 진정되자 다시 강의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모두 다 기록했나요?”


레비는 기록하지 못한 것 같지만 상관없겠지. 그녀의 마력 감응은 저런 상자 따위로 측정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테니까.


“이 상자는, 마력의 구성요소인 마소를 하나 하나 분리시켜 투명한 공간에 박제 해놓은 장치에요. 그래서 마력 감응이 뛰어난 경우 더 많은 양의 마소를 보게 되죠.”


데오니의 설명에 학생들은 웅성거리며 서로의 기록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이 한 개가 보였다고, 아니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마력 감응은 마법적 재능의 한 갈래일 뿐, 그게 모든 걸 의미하지는 않으니까요. 과거에는 마력 감응이 마법적 재능의 모든 것이라 생각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구시대적인 발상일 뿐이죠.”


데오니는 계속 설명을 이어 나가며 칠판에 ‘마소’라는 글자를 적었다.


“사실 이 마소라는 것은, 마력의 구성요소일 뿐만 아니라 생명체의 판단 기준이기도 해요.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모든 생명체는 일정량의 마소를 품고 있거든요.”


이후로도 한동안 설명이 이어졌다. 데오니가 말했던 것처럼 대부분 원론적인 설명이라 조금은 졸린 눈으로 강의를 듣고 있을 때, 옆자리에서 레비가 조심스럽게 내 옷을 잡아당겼다.


“저···. 저기, 로벤토···."


“왜?”


“너···너는···살아있는 사람 맞지?”


이건 또 무슨 어처구니없는 질문인가.


지금 보니 레비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다. 마치, 이해할 수 없는 두려운 것을 바라보는 눈빛.


“그럼, 뭐 내가 언데드라는 건가? 아니면 마물?”


“아···아니···."


내가 어이없다는 듯 반문하자 레비는 황급히 손을 휘저으며 해명했다.


“그게···. 나···나는 다른 사...사람들에게서, 심지어 도··· 동물들한테도 푸른 점이 보인단 말이야···. 아까 교···교수님께서 생명체의 판단 기준이 마소라고 했고. 근데 너···너는···."


이건 또 무슨 소린가.


“그러니까 생명체의 마소가 네 눈에는 보인다고?”


“응···."


너무 강한 마력 감응을 타고나서 마소를 가진 생명체라면 전부 그것을 감지해낼 수 있다는 건가. 근데 나에게서는 어떤 마력도 안 느껴지니 이상하게 느끼는 거고.


나는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내 비밀을 들킬 뻔했다는 사실에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평정을 되찾고 둘러댔다.


“그냥, 선천적인 거야. 태어날 때부터 내 몸에는 마력이 없었거든.”


“아···."


다행히 순수한 레비는 내 해명을 믿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이다. 약점은 널리 퍼져서 좋을 것 없으니까.”


“응. 아···알겠어.”


그제야 의문이 해소됐다는 듯, 레비는 나를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것을 그만두었다



#



빛나는 샹들리에, 향긋한 다과, 아름다운 선율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광경이겠지만, 이런 것에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저 어지러울 뿐이다.


“화려하게도 하네.”


“그러게···.”


레이비니아는 접시에 담긴 딸기 머핀을 오물거리며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이 신입생 교류회를 즐기지 못하는 이는 나뿐인 것 같았다.


이런 풍경에 익숙한 다른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거나 심지어는 남녀끼리 짝지어 춤을 추기까지 했다.

전원 평민인 F반조차 이 귀족적인 풍경에 어느새 적응하더니 자기들끼리 어울리고 있었다.


“흠···."


굳이 이곳에 있을 필요가 있을까 고민했지만, 어느새 옆에서 레비가 디저트를 산더미만 하게 들고 왔기에 차마 가자는 소리는 하지 못했다.

그녀라면 나를 따라올 게 분명하니, 저걸 다 먹을 때까지만이라도 이 어지러운 광경 속에서 버텨야 하리라.


“그나저나.”


나는 어디선가 느껴지는 시선을 향해 물었다.


“무슨 볼일이지?”


“아, 이거 들켜버렸네.”


사람 무리에 숨어있던 소년이 멋쩍다는 듯이 실실 웃으며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나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소년을 향해, 검집 채로 검을 들어 겨눴다.


“거기까지.”


“너무 경계하지 말지? 내 볼일은 그쪽에 있는 것도 아닌데.”


소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아니면, 레비 쪽인가.

나는 혹시나 해 레비에게 눈짓으로 물었지만, 그 조그만 소녀는 그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부정할 뿐이다.


“얘는 너 모른다는데.”


“꼭 알아야만 볼 일이 생기나?”


비꼬는 듯한 말에 한 순간 두들겨 팰까?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레비의 정서에 안 좋을 것 같았기에 실행으로 옮기진 않았다.


“뭐가 됐든, 그 이상은 접근하지 마라. 음흉하게 염탐이나 하고 있었던 놈이랑 말 섞는 취미는 없으니까.”


“염탐이라니···. 나는 그저.”


소년이 자신의 금발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러자 재수 없게 잘생긴 면상이 드러났다. 

그리고는 소년은 갑자기 레비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이쪽 아가씨에게 춤을 신청할 수 있을까 하고 지켜봤을 뿐인걸.”


“느엑?”


갑작스러운 고백에 레비는 오물거리던 쿠키를 거의 뿜어낼 뻔했다.

나조차 당황한 건 마찬가지라 잠시 머뭇거리던 사이에, 그 소년은 다시 일어나 레비를 향해 다가갔다.


“부디, 저에게 당신과 춤출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저··· 저요...?”


레비는 동공은 거의 지진이 일어난듯이 떨리고 있었다.

그 틈을 타 소년은 레비의 손목을 붙잡더니, 자연스레 끌고 가려 했다.

당황한 레비는 그 손에 이끌려 따라갔지만, 눈동자는 나를 향해 있었다.

그 광경에 정신이 든다.


“거기까지라 했다.”


이번에는 검집이 아니었다. 내 손에 들린 검은 날을 세우며 그 소년을 향해 겨누어졌다.


“손 놔라.”


이번에는 소년 쪽이 당황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는 듯이.

그 틈을 타 레비는 소년의 손을 놓고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지금 나에게 검을 겨눈 건가?”


“그런데?”


“나에게 검을 겨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몰라.”


진실로 나는 그딴 거 모른다.

내 앞에서 저딴 소리를 지껄이던 놈들은 죄다 죽었으니까.

그나마 이 소년은, 여기서 죽지는 않을 테니 운이 좋은 편이겠지.


“나는 레이먼 가문의 알렌트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그가 이름을 밝히자, 주위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꽤 유명한 가문인가 본데.


“그래서?”


그럼에도 내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자, 알렌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게 검을 겨눈다는 건, 나타니엘 제국을 적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하.”


어처구니없는 소리에 실소가 나왔다.

아버지가 제국의 어디 고위 귀족이라도 되는 건가.

점점 저 귀족 특유의 근거 없는 자신감을 듣다 보니, 예전 전장에서 구를 때 봤던 재수 없던 새끼들이 떠올라 불쾌해졌다.

뭐, 애새끼 한 명 때문에 제국이 움직이진 않겠지. 물론 실제로 제국이 움직여도 그다지 겁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에는 잠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네가 뭔데 나와 이 아가씨 사이를 가로막는 거지?”


그러게. 사실 본능적으로 느낀 불쾌함과 레비의 불안한 눈빛 때문에 가로막은 것일 뿐. 딱히 내 쪽에 거대한 명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말대로 나는 뭣도 아니었으니까.

그럼에도 굳이 따지자면···.


“그냥 오지랖 넓은 친구 정도로 생각해라.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 싸가지 없는 놈은 불쾌했다.


“레이몬인지, 레이드인지, 네 가문이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그 가문 이름이 네 목숨을 담보 해주는 건 아니잖아?”


나는 알렌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귀족이란 족속은 가끔 목숨이 2개인 것처럼 구는 놈들이 많았다.


“레이드가 아니라 레이먼이다. 감히 내 가문을 모욕하다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시선이 몰려든다.

그 시선 속에서 알렌트는 서서히 자신의 검을 들어 올렸다.


“가문을 모욕한다는 건 각오가 됐다는 뜻이겠지.”


“각오?”


“하, 설마 그것도 모른다는 건가.”


레이먼은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고선 내게 소리쳤다.


“레이먼 가문의 장남, 알렌트 레이먼이 네게 결투를 신청한다!”


어이없는 소리에 나는 멍해졌다.


“로···로벤토···.”


갑작스러운 상황에 레비는 당황한 듯 내 옷깃을 살짝 잡았다.

그 모습을 알렌트가 불쾌하게 쳐다봤다.


이해가 가지 않는 집착이다.

심지어 저 녀석은 결투를 신청하는 지금, 이 상황에서조차도 진실로 화를 내고 있지 않았다.

그저 결투를 수단으로 사용해서 레이비니아와 어떻게든 가까워지려 하는 것 같았다.

마치, 정말 사랑에 빠진 소년과 같은 행동이다.


그러나 나는 마냥 어리숙하게 저 녀석의 사랑을 믿지 않았다.

그러기에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내가 봐온 것들이 너무 많았다.


“검을 들어라.”


알렌트가 한껏 무게를 잡으며 내게 외쳤다.

어느새 주위는 구경하러 온 학생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여자애 한 명을 두고, 결투라.

내가 이런 짓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는데.


나는 검을 드는 대신 되려,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손을 까딱인다.

그걸 모욕이라 생각했는지, 그제야 알렌트는 진심으로 내게 화를 내며 짖씹듯이 내뱉었다.


“후회하지 마라!”


알렌트의 눈에 금빛이 스쳤다. 동시에 검날에 빛이 깃든다.

이건 좀 놀라운데, 믿는 구석은 있었다는 건가.


검기를 끌어낸 알렌트는 곧바로 검을 내질렀다.


나는 그 검격을 피하는 대신 오히려 그 방향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그대로 검을 붙잡았다.


“자···잠깐···."


이런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했는지, 알렌트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그런 녀석의 얼굴에 바로 주먹을 날렸다.


[뻑!]


거친 파열음이 울려 퍼지며 알렌트가 저 멀리 날아갔다.

그래도 검기를 사용했으니, 많이 다치진 않았겠지.

이빨은 몇 개 빠진 것 같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뭐가 목적인지는 모르겠는데, 머리 좀 식혀라.”


나는 아직 내 손에 붙잡혀 있는 검을 기절한 알렌트 옆에 가져다 두고 자리를 떠났다.


“레이비니아.”


“으···응?”


“집에 가자.”


“응···."


레비는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저···저기···괜찮아?”


집으로 돌아가는 와중 레이비니아가 내 손을 살폈다.


“괜찮아.”


“지···진짜?”


“어.”


“다행이다···.”


그제서야 레비는 불안감을 좀 떨쳐버렸는지 조금은 편해진 표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자신 때문에 결투했다 생각해, 죄책감이 든 것 같았다.


굳이 따지자면 그 알렌트라는 놈이 과민반응을 한 것이었으나, 이 정신적으로 불안한 소녀에게는 그 사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고 보니, 데오니가 레비를 밖에 데리고 나가보라 했었지.


“너 이번 주말에 시간 되냐.”


“으...응? 왜?”


“밖에 놀러 나가자고.”


내 물음에 레비는 다시금 당황한 듯, 동공이 지진을 일으켰다.


“두···둘이서?”


“그럼, 다른 사람들도 부를까?”


“아···아니, 그건 아닌데···.”


한동안 우물쭈물하던 레비는 이내 결심하고선 힘차게 대답했다.


“조···좋아!”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세어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에서 전직 용사로 살아가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사후 처리 (1) 24.09.07 6 0 11쪽
29 레이비니아 노아 (8) 24.09.06 8 0 11쪽
28 레이비니아 노아 (7) 24.09.05 11 0 10쪽
27 레이비니아 노아 (6) 24.09.04 13 0 11쪽
26 레이비니아 노아 (5) 24.09.03 12 0 15쪽
25 레이비니아 노아 (4) 24.09.02 14 0 15쪽
24 레이비니아 노아 (3) 24.09.01 14 0 11쪽
23 레이비니아 노아 (2) 24.08.31 15 0 16쪽
» 레이비니아 노아 (1) 24.08.31 14 0 13쪽
21 스승의 은혜 (2) 24.08.30 16 0 10쪽
20 스승의 은혜 (1) 24.08.29 16 0 15쪽
19 이물질 24.08.28 15 0 14쪽
18 마물 연구부 (2) 24.08.28 16 0 11쪽
17 마물 연구부 (1) 24.08.27 18 0 16쪽
16 축제의 히든피스 (2) 24.08.27 18 0 16쪽
15 축제의 히든피스 (1) 24.08.27 21 0 10쪽
14 용사와 변경백 (2) 24.08.26 20 1 18쪽
13 용사와 변경백 (1) 24.08.25 23 0 11쪽
12 입학시험 (5) 24.08.25 24 0 11쪽
11 입학시험 (4) 24.08.24 25 0 13쪽
10 입학시험 (3) 24.08.24 25 0 12쪽
9 입학시험 (2) 24.08.23 25 0 12쪽
8 입학시험 (1) 24.08.23 28 0 9쪽
7 마검 24.08.22 31 0 10쪽
6 모든 무기의 왕 24.08.22 33 0 13쪽
5 신성도시 가르티나 24.08.21 34 0 11쪽
4 패배 이벤트 (2) 24.08.21 40 0 10쪽
3 패배 이벤트 (1) 24.08.20 54 0 9쪽
2 100년은 늦은 지원생 24.08.20 60 0 10쪽
1 드디어 기어나온 주인공 24.08.20 74 1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