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가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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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nic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24.01.2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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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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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3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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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아포칼립스(2)

DUMMY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분명 나는 공부를 하며 잠깐 졸았던 것 같은데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상처가 이리 아픈 것을 보면 꿈은 아닌 것 같은데. 이곳은 어딜까?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는 있는 걸까? 에이, 배고파 죽겠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 뭘 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아공간(룬)에 무언가 먹을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금세 집으로 돌아갈 것을 걱정하던 현수는 허기를 참지 못하고 아공간(룬)에 들어있는 야차대의 물자들을 살피다가 육포를 넣은 가죽주머니가 생각나자 그것을 꺼냈다. 흑색 가죽으로 만든 주머니에는 무슨 고기로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선홍색이 분명한 육포가 가득 들어 있었다. 물도 없이 씹는 육포였지만 그런 대로 먹을 만했다.

육포를 먹는 잠깐 동안이었지만 현수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기억들을 머리가 깨어질 것 같은 두통과 함께 떠올릴 수가 있었다. 그중에 한 가지 아이러니한 것은 현수가 깨어난 몸의 주인의 성과 이름 역시 한현수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수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생김새 역시 이상할 정도로 흡사했다.


“특이하네. 어떻게 성과 이름이 나와 똑같을 수 있는 거지? 게다가 사부에게 배운 기를 모으는 호랑이 호흡이나 호랑이 도법, 호랑이 격술 등이 왜 저 상태창에 있는 걸까? 이 세상에도 내가 배운 것들이 있는 걸까? 아니면......, 에이, 그럴 리가 없을 거야? 어떻게 내가 배운 것이 저 상태창에 기록될 까닭이 없지. 하지만 스킬이 혈연으로 이어진 고유 스킬과 후생적으로 터득한 스킬로 나뉜다면서 그럼 내가 사부님에게 배운 무술이 스킬로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치, 그렇다 해도 이상하긴 해.”


현수는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이곳이 하나둘 익숙해져 간다는 생각과 함께 서울에서 사부를 통해 배웠던 고대 무술이 상태창 안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도저히 어떻게 된 일인지 사유를 알 순 없었기에 답답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더 이상의 추측은 포기해버렸다. 다른 것에 생각이 꽂혔기 때문이었다.


“근데 영혼이동자란 칭호는 뭘까? 혹시 저게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에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까? 영혼만이 이동을 할 수는 있는 걸까? 그럼 내 몸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 제길, 영혼이동자라니......, 집으로 다시 돌아 갈 수는 있을까?”


집 생각이 든 현수는 홀로 이 세상에 떨어졌다는 생각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참을 흐느끼던 현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자 처음 보는 기괴한 짐승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얼마 전에 시신을 뜯어먹고 있던 짐승의 모습이 떠오르자 소름이 쫙 끼친 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냅다 다시 뛰기 시작했다. 어느새 뒤에서 따라오던 짐승의 소리도 사라졌다. 현수가 자신도 모르게 고속 스킬을 사용했기에 마수라도 그를 따라오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현수는 그렇게 해가 어두워질 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밤이 어두워졌지만 플레이어가 된 현수에게 어둠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달리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현수는 크고 튼튼해 보이는 나무에 올라가 나뭇가지가 곧게 뻗어나간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 공간은 한두 명 정도는 충분히 머물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혹시 몰라 현수는 아공간(룬)에서 본 석궁을 3개나 꺼내 화살을 장전해 옆에 두자 든든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 현수는 스스로를 자각하지 못하지만 레벨 351인 현수의 능력은 웬만한 하급 마수라도 상대가 되지 못할 정도였지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현수는 긴장과 공포 속에서 잠이 들 수밖에 없었다.

지쳐 잠이 들었던 현수는 눈을 떴다.

하지만 현수의 바람과는 다르게 집이 아니었다.


“휴, 이런 곳에서 자서 그런지 몸이 상쾌하지 못하고 찌뿌듯하네.”


두 손을 쭉 뻗어 기지개를 편 현수는 일어나면 언제나 습관처럼 하던 단전호흡법인 호랑이 호흡을 통해 숨쉬기 시작했다. 들숨과 날숨을 통해 기를 몸에 축적하는 호흡법인 호랑이 호흡을 행하던 현수는 몸 안으로 들어오는 기운을 느꼈다. 그건 이 세상에 퍼져있는 끈쩍끈쩍하게 농도가 짙은 마력이었다. 끊임없이 호흡을 통해 현수의 체내로 들어온 마력은 기해혈에 쌓이기 시작했다. 무념무상 몰아지경이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현수의 뇌리에 레벨이 올랐다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몇 시간에 걸쳐 단전호흡을 한 현수는 몸 안에 마력이 충만함을 느끼며 눈을 떴다.


“아! 이런 상쾌한 기분이라니. 호랑이 호흡이 외부의 기를 모아서 단전을 키운다는 사부의 말을 그동안 믿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수련했던 것과는 다르게 이 세상의 기운은 쭉쭉 받아들이네. 게다가 이 몸의 주인이 가지고 있던 몸 내부에 흩어져 있던 기운들까지 기해혈에 모아들인 것 같아. 온 몸에 힘이 넘쳐나. 그 덕분에 레벨까지 무려 마흔 하나나 올랐으니, 여러모로 기분 좋은 아침이네.”


뇌리를 울리며 폭풍처럼 연이어 들리는 기분 좋은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 현수는 육포를 꺼내 씹으며 평소 아침이 되면 일정 시간 호랑이 호흡으로 한 뒤 호랑이 격술을 수련하던 것을 대신해서 일단 이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무기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불과 이 세상에 눈을 뜬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거칠 것 없고 호기심 많은 중3 질풍노도기 청소년인 현수는 생존을 위해 이 세상에 적응을 어느 정도 마친 것 같았다.

3대의 석궁을 옆에 놓아둔 현수는 주위를 살펴 위험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먼저 몸에 걸친 것들을 하나씩 풀어 앞에 내려놓았다.

먼저 왼쪽 팔에 있던 금속으로 만들어진 어퍼 캐논, 쿠터, 로어 캐논로 구성되는 완갑과 그와 연결된 견갑과 심장을 보호하는 호심경 등을 풀어놓고 손가락이 보이는 건틀렛까지 빼서 놓았다. 연식이 오래돼 보이는 완갑에는 희미하게 야차의 모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 밖에 허리띠에 매달린 비어있는 수통까지 꺼내놓은 현수는 팔짱을 끼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잠에 일어난 현수는 꽤 많은 기억들을 떠올릴 수가 있었는데, 그것은 이 세상이 결코 녹녹한 곳이 아니란 것과 기존 몸의 주인이 가지고 있던 상태창에는 호랑이 호흡이나 그밖에 사부에게 배운 무술이 없었다는 것이다.


“원래 상태창에 사부에게 배운 무술이 없었다니......, 그럼 역시 내가 이 몸에 빙의 되면서 스킬로 생긴 건가? 하여간 뭐든 있으면 좋은 거지. 음, 상태창에 있는 스킬을 보니 뇌전과 빙, 염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모양인데. 대단해, 게다가 연금술(룬)이라니 기억대로라면 이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거잖아. 그런데 내가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아직 뚜렷하게 연금술(룬)에 대한 개념도 정립이 안 됐는데......, 하지만 앞으로 이것에 대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면 차차 나아지겠지. 그리고 저 해석안(룬)도 특별한 능력인 것 같고. 근데 내가 가진 대부분의 고유스킬에 (룬)이란 것이 붙어있네. 아! 그런 거군. 확장형 스킬이란 말이었어. 네가 차지한 몸의 주인은 알면 알수록 대단한 녀석이었던 같아. 그런데 내가 어떻게 인석의 몸에 들어오게 된 걸까? 음, 그것 역시 차차 알게 되겠지. 그리고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아무래도 무장을 좀 더 충실히 해야겠지. 우선 이 완갑과 견갑 호심경은 필수 장비니 해야겠고. 장도도 하나 필요해. 참 대장이 사용하던 권총도 있었지. 근데 그 권총에 과연 그런 위력이 있는 걸까? 발사되는 총알에 스킬을 부여할 수 있다니 그렇다면 정말 대박인데. 최소 레벨이 400대인 4성급부터 사용할 수 있다니까....... 내 레벨이 392니 지금은 레벨이 낮아 총알에 마력은 실어도 스킬은 구현할 수 없겠네.”


4성급이 되려면 레벨이 401부터인데 현재 현수는 레벨이 41이나 올라 392였지만 마력을 품을 수 있는 적색 화약을 사용하는 총알에 스킬은 구현하지 못했다. 현수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것을 당장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레벨이 오르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현수는 자신의 레벨이 392라는 것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이제 겨우 16,7세 정도밖에 안된 소년의 레벨이 이렇다는 것을 알게 되면 주변에서 현수를 자기편으로 만들거나 아니면 제거하거나 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다. 그랬기에 야차대의 대장도 지나치게 뛰어난 현수의 능력을 높이 사서 후계자를 들먹이며 공을 들여 원래 몸의 주인을 야차대에 영입한 것이다.

현수는 우선 아공간(룬)에서 깨끗한 가죽옷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왼팔에 완갑과 견갑을 차고 심장을 보호하는 호심경을 걸쳤다. 그 다음 대장이 사용하던 권총 홀스터와 권총을 아공간(룬)에서 꺼내 허리에 차고 권총집에 달려있는 가죽 끈을 왼쪽 다리에 묶었다. 권총 홀스터가 왼쪽 허리춤에 있는 것은 대부분 플레이어들이 냉병기를 오른손으로 사용하기에 그런 것 같았다. 특히 실드 역할을 하는 완갑과 어깨를 보호하는 견갑은 마력이 담긴 권총의 충격을 경감하는 역할도 했다.

할아버지를 경호하는 삼촌들에게서 일찍이 총기를 다루는 것을 배웠던 현수는 권총으로 무장을 한 것만으로도 든든한 생각이 들었다. 다만 남아있는 총알이 3발이라는 점과 권총을 익숙한 오른손보다 왼손을 사용해야하는 점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밖에 아공간(룬)에서 장도를 하나 꺼내 등 뒤에 메고, 석궁은 하나를 제외하곤 아공간(룬)에 다 집어넣었다.

길을 떠날 준비를 마치고 육포로 간단히 요기를 한 현수는 나무에서 내려와 어제 온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현수는 무턱대고 길을 떠난 것은 아니었다.

떠오른 기억 속에서 야차대의 거점이 헤븐이란 대도시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곤 그쪽을 목적지로 삼아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래도 가야 할 연고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현수에게는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도 큰 힘이 되어주었다.


피곤한 기색으로 석궁을 손에 든 현수가 불안한 시선으로 주위를 경계하며 걷고 있었다.


‘지이잉-.’


이명과 함께 현수는 두통을 느끼자 멈칫했다. 알지 못했던 이 세상에 대한 기억들이 또 떠올랐다. 이 세상에서 눈을 뜬 이후 벌써 몇 번이나 겪는 현상이었다.

현수는 손으로 관자노리 부근을 문질렀다. 효과가 있는지 두통이 사라졌지만 강행군에 지친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겁기만 했다. 좀 쉬고 싶었지만 현수는 생각과는 다르게 계속 앞으로 움직여 나갔다. 누가 쫒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자신만만하던 현수가 이렇게 된 것은 새벽 무렵에 나무 위에서 잠을 자던 자신을 노리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기이한 식물에게서 석궁도 버려둔 채 겨우 벗어난 뒤 피곤을 무릅쓴 채 길을 나섰기 때문이었다. 조금만 늦게 눈을 떴더라면 아마도 그 마수의 먹이가 됐을 것이다.

나무 위에서 잠이 들었던 현수를 공격한 것은 그 나무에 뿌리를 내려 숙주로 삼은 데스 라자란 마수로 촉수 줄기 끝에 내재된 이빨에 연결된 독샘을 가지고 있는 육식을 주로하는 식물형 기생마수였다.

징그럽고 까다로운 데스 라자에게서 겨우 벗어난 뒤 넘치던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현수는 허기가 저서 메마른 입에 육포를 씹고 있었지만 이젠 육포를 적실 침도 잘 나오지 않았다. 이 세상에 떨어진 뒤 3일이 지났지만 아직 먹을 만한 식수를 발견하지 못한 현수는 견딜 수 없도록 목이 말랐다. 하지만 허기 또한 참을 수 없어서 입안에 든 육포만 끊임없이 씹어대고 있었다.

턱이 아프게 육포를 씹어대던 현수는 이동 중 아침에 발견했던 작은 물웅덩이가 떠올랐다.

3일 만에 운 좋게 발견한 식수였지만 현수는 그리 다가갈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곳에 엄청난 크기의 마수들이 몰려있었기 때문이었다. 물을 마시고 있는 기괴하게 생긴 마수들을 본 현수는 그것들과 물을 두고 경쟁할 생각을 깔끔히 접었다. 붙으면 어찌 비벼볼 수도 있겠지만 도저히 그들과 싸워 이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담대하다고 해도 현수는 이제 겨우 중3인 학생이었다. 이성보단 공포가 앞섰다.

현수가 차지한 몸의 기억 중에 아무리 다양한 마수들에 관한 정보가 있다 해도 실전에 대한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익숙하지 못한 마수들과의 싸움이 유리할 까닭이 없었다. 미련 없이 그곳을 떠났지만 미치도록 목이 마른 현수로서는 아쉬운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사실 물만이 목을 축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현수는 사부에게서 한의학을 배었을 때 약초학에 대해서도 배웠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그런 지식이 있었기에 어렵게 발견한 식용이 가능한 식물이나 과일에게 선 듯 손이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운이 나쁘게도 용기를 내서 처음 손을 내밀었던 향기롭고 탐스러웠던 과일 안에 이름 모를 벌레들만이 가득 들어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때 소름끼치게 놀란 현수의 심정이란.......


“하아-.”


하지만 이런 목마름이라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다는 심정에 현수의 입에서 한숨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그때 현수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하며 귀를 기울였다.

멀리서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섞여서 들렸기 때문이었다.


‘뭐지? 분명 짐승들 소리에 섞여 들리는 비명소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분명해. 한 번 가볼까?’


현수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볼 생각이 들자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마치 한줄기 빛처럼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나갔다. 데스 라자에게서 벗어날 때 사용했던 그의 고유 스킬인 고속을 이용한 것이다.

헌데 고속 질주하던 현수가 커다란 나무뒤로 황급히 몸을 숨겼다. 무엇을 봤는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나무를 등지고 숨을 죽이던 현수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무 뒤쪽을 쳐다봤다.

그곳엔 온 몸에 어린갑처럼 주렁주렁 커다란 금속 비늘들이 달린 5m가 넘는 거구의 회색 곰이 사람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회색 곰의 엉덩이엔 전갈의 꼬리와 같은 것이 붙어있었는데 빠르게 움직이는 꼬리에는 죽어있는 사람들을 꿰어있었다. 숲의 학살자 그레이 스콜베어였다.

숨죽인 현수는 사람들을 도울 생각도 못하고 그저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랬다.


“꽝-, 꽝-”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무언가를 씹어 먹는지 쩝쩝거리는 소리가 한동안 들려오자, 현수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레이 스콜베어가 사라진 다음에도 한동안 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현수의 얼굴은 젖어있었지만 이내 얼굴을 닦고 두 손으로 몇 번 얼굴을 쳤다. 긴장을 풀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였는데 제법 효과가 있는지 현수의 눈동자가 총기를 되찾았다.

참혹한 현장이었지만 현수는 그쪽으로 갔다. 혹사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지만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용기를 내본 거였다. 갈가리 찢긴 시신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부서진 마차들이 있는 것으로 봐선 상단이었던 것 같은데 자주 상행을 다니던 길에서 이런 비극을 겪었다니 운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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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야차대와 개마대 24.05.25 13 0 17쪽
37 조선인 거리(2) 24.05.18 14 0 15쪽
36 조선인 거리(1) 24.05.12 15 0 16쪽
35 라클란 자치령(2) 24.05.11 17 0 18쪽
34 라클란 자치령(1) 24.05.06 17 0 16쪽
33 아포칼립스의 호텔(2) 24.05.05 20 0 17쪽
32 아포칼립스의 호텔(1) 24.05.04 17 0 17쪽
31 강화인간(2) 24.05.01 20 0 17쪽
30 강화인간(1) 24.04.28 18 0 17쪽
29 블루 워터 시(4) 24.04.27 16 0 19쪽
28 블루 워터 시(3) 24.04.20 19 0 16쪽
27 블루 워터 시(2) 24.04.17 16 0 17쪽
26 블루 워터 시(1) 24.04.13 16 0 16쪽
25 추악한 진실 24.04.10 18 0 18쪽
24 야쿠자 야노스케 24.04.07 18 0 18쪽
23 갤럭시 컴퍼니(3) 24.04.06 18 0 15쪽
22 갤럭시 컴퍼니(2) 24.03.31 21 0 16쪽
21 갤럭시 컴퍼니(1) 24.03.30 24 0 16쪽
20 신 야차대(2) 24.03.23 22 0 15쪽
19 신 야차대(1) 24.03.23 23 0 15쪽
18 이 세상 플레이어 홍영 24.03.16 23 0 15쪽
17 오철웅 플레이어가 되다. 24.03.09 25 0 21쪽
16 현수에게 닥친 비극(2) 24.03.03 23 0 17쪽
15 현수에게 닥친 비극(1) 24.03.02 31 0 16쪽
14 아이언 콜로니(5) 24.02.25 27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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