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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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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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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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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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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14)

DUMMY

갈비찜 보통 오인을 시키고 자리에 앉아 있으니 감태 주먹밥이랑 몇 가지가 나오자 두 식탐 남매는 허겁지겁 입으로 가져간다.


“음? 마이따?”

“으응, 마이떠여?”


탐식 남매가 쌍으로 감태 주먹밥을 입에 가득 차게 넣어놓고 나보고도 먹으라며 손짓하며 유치원생 애교를 떨고 있다.


나도 한 입 먹어봤다.

독특한 것이 꽤 맛있었다.

연한 떡을 먹는 것 같은 식감에 먹을 만했다, 시장이 반찬이다.


잠시 후 메인메뉴인 갈비찜이 나왔다.

부드러운 육질에 간이, 잘 배여서 달콤 짭짤한 것이 맛은 좋았는데 한 젓가락에 동이 났다.


우리는 결국 세 번의 리테이블링을 시전하고서야 허기를 간신히 채우고 식당을 나설 수 있었다.

웨이팅 손님이 있었다면 꿈도 못 꿀 처음 있는 상황이라며 사장님께서 고개를 가로저어 신다.


충분하진 않지만, 허기를 채운 우리는 바로 경주 투어를 이어갔다.


“이제 어딜 가요?”

“한 곳만, 들러서 보고 경주 투어를 마무리하자.”

“어딘데?”

“경주하면 이곳이지, 불국사!”

“아! 불국사가 있었지.”

“나는 불국사 말은 들어봤는데 처음으로 가보는 거예요.”

“나도 처음이야. ‘안동’은?”

“난 어릴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추억여행에 따라온 적이 있어.”

“추억여행?”

“할머니, 할아버지, 신혼여행지가 경주였어.”

“그때도 신혼여행이 있었나?”

“거창하게 신혼여행이 아니고 할아버지 출장에 따라나서서 여행을 오신 거지.”

“그래도 할아버지는 너무 낭만 있으세요.”

“아닐걸? 할머니께서 로맨스가 충만 하신 거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가만, 생각해 보니 웃기는 놈들이었다.

경주가 처음이면 당연히 불국사도 처음이겠지.

우리는 다시 차에 올라 토함산 서쪽 중턱에 자리한 불국사가 위치한 진현동으로 움직였다.


불국사는 왜적의 대표적인 문화재 소실의 장본인으로서 여러 번의 복원과 중창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다.


불국사에 도착해 제일 유명한 석가탑과 다보탑을 먼저 보고 탑돌이도 해 봤다.

대웅전에서 옛 마귀들을 물리치신 헌터들의 조상 석가모니불께 경배를 드리고 여러 전각을 둘러보며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부디 본인의 손에 괴물의 피가 마를 날이 없더라도 백성들이 괴물로부터 안전하기를 기원해 본다.


가벼운 마음으로 평화로운 시간을 느끼며 돌계단에 앉아 명상에 잠기는데 시간은 무척이나 빨리 흘러갔다.


“‘안동’, 이제 석굴암만 보고 돌아가서 밥 먹어요.”

“‘아라’, 넌 저렇게 경건하게 졸고 있는 ‘안동’에게 할 말이니?”

“그래도 석굴암 보고 내려, 갈려면 지금 가야 해요.”

“알았어, 빨리 깨워서 가자.”

“나 안 졸았거든.”


옛날 백성과 나라를 위해 헌터 국가를 열망하며 헌터 조상이신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이상 국가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신라인들에게 조용한 경배를 올린다.


저녁은 석굴암에 들러 내려오면서 한정식당이 보이길래 바로 들어가기로 했다.


“한정식당이 많이 보인다. 그지?”

“여기가 많이 보여서 그렇지 딱히 많지는 않을걸.”

“서울에도 찾아보면 많아요. 숨어 있어서 그렇지.”

“오늘은 한식만 먹네?”

“싫으면 다른 데 가고.”

“아니 난 괜찮아.”

“나도 괜찮아요.”


상당히 큰 건물에 식당이 매우 넓었다.


여기서는 강된장 쌈밥 정식 삼 인에 한우 소불고기 오 인분, 한우 떡갈비 오 인분의 한정식을 주문했다.

먼저 마음에 든 것은 양이 많고 밑반찬 종류가 많아서 입맛을 즐길 수가 있었다.


강된장과 멸치베이스의 된장에 배추쌈을 싸서 한입 먹었다.

구수한 된장에 담백한 맛이 버무려지며 식욕을 더욱 부추겼다.


돼지 삼 남매의 공통 타깃이 되어버린 떡갈비는 양념이 담백하고 단듯 짠듯 쫄깃한 식감과 맛이 최고의 밥상을 선물했다.


불고기 또한 정갈한 맛과 풍부한 육향이 감도는 가운데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서로를 잊고 식사에 몰두할 수 있게 했다.


한참을 먹다가 잔여 떡갈비 쟁탈전에서 패배한 나는 불고기를 서둘러 공략하여 겨우 하루치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었고 두 마리의 돼지 남매를 앞에 두고 배를 두드리며 만선을, 알렸다.


식사를 완료하고 호텔에 돌아온 우리는 그렇게 또 경주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경주 특급관광호텔에서 단잠을 자고 일어나서 제공되는 조식을 알차게 챙겨 먹고서 구미로 복귀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경주빵, 찰보리빵 먹어러 간다!”

“어딜 가나 먹는 것, 밖에 모르니?”

“남 말하네, 너도 만만찮거든.”

“흥,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더니 정말이었네!”


‘브로’와 ‘아라’가 이제는 완벽한 한 살 터울의 현실 남매를 재현하고 있다.


“이제 맞먹기로 한 거야?”

“응? 그러고 보니 또 반말이야?”

“내가요? 네가요?”

“운전하는 애 시비 걸지 말고 가만히 좀 있어.”

“내가 시비 건 거 아니거든?”

“미안해요. 오라버니 내가 너무 주제넘었죠?”

“응! 그러니까 내가 나쁜 놈이 된 거 같잖아.”

“원래 네가 나쁜 놈 맞아요.”


지루한 도로 위에서의 시간을 어떻게든 줄여 보겠다고 자아 성찰은 물론 대리 자아비판까지 난무하는 토킹 배틀에서 나는 조용히 심판을 자처했다.


이것들이 서로를 위해주면서 말발을 세우기 시작하더니 요즘 나는 얘들 상대가 안 된다.

나도 말발 훈련을 좀 해야겠다.


우리는 경주빵과 찰보리빵을 선물용으로 따로 구매하고도 간식용으로 많이 구매하고 구미로 향했다.


‘브로’가 양손에 경주빵과 찰보리빵을 들고 연신 입으로 폭풍 흡입하는 모습에 나도 한입에 털어 넣었다.

보리의 구수한 향이 코를 간지럽히고 퍼석퍼석한 와중에 쫄깃 부드러운 식감의 찰보리빵은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좋았다.

그리고 팥이 한가득 들어있는 경주빵은 많이 달지 않은 팥소가 일품이었다.


운전에 열중하던 ‘아라’가 볼을 부풀리며 순간순간 쬐려 보며 자신의, 입으로 경주빵이나 찰보리빵을 전송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나는 경주빵과 찰보리빵의 포장지를 뜯어 ‘아라’의 입에 하나씩 하나씩 넣어줬다.


눈이 커진 ‘아라’가 아까 전의 부풀어진 볼보다 더욱 부풀어진 볼을 씰룩이며, 눈으로 광선을 쏘아내고 운전하랴 나를 보랴 바쁘다.


“읍, 으읍, 으으읍, 읍......”

“물 달라고? 알았어, 물 좀 줘. ‘브로’.”

“‘안동’, 저 가득 찬 입에 물이 넘어가겠어?, 왜? 한꺼번에 빵을 먹여서는, 애가 숨도 못 쉬겠다.”

“그런 거야?, 이상하네? 나는 네 개를 한입에 넣어도 말도 할 수 있는데.”

“고릴라와 사람을 같이 취급하는 건 아니지.”

“‘아라’, 미안해, 난 두 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줄 알았어.”


나의 사과에 두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감격하고 겨우 조금씩 삼키며 입을 비운 ‘아라’가 말을 던진다.


“‘안동’, 사람 숨도 못 쉬게 왜 그래요?”


음, 감격의 눈물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미안해, ‘아라’, 이제 안 먹을 거지?”

“한 개씩 줘요, 맛있어요.”

“보통 이럴 땐 안 먹던데, ‘브로’, 그지?”

“‘아라’도 보통 식탐이 아니라니까.”

“흥, 두 오라비만 할까요?”


‘아라’가 말을, 못 하게 입에 경주빵 하나를 밀어 넣고 우리도 간식을 즐기며 천년고도 경주를 떠났다.




구미에 당도해서 공단 호텔에 들어서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짐을 정리해서 호텔을 나왔다.


안 실장님 일행은 아직 공장에서 사무실 투어 중일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기다리며 밴을 타고 천천히 서행하며 식당을 찾아 나섰다.


“‘브로’, 안 실장님께 연락해서 점심 드시고 공장에서 나오시라고 해. 공단 입구에서 만나 서울로 출발하게.”

“알았어, 근데 뭐 먹을 거야?”

“내륙 지방이어서 싱싱한 회를 먹기는 힘들 거예요, 그죠?”

“모르지 요즘 물차가 안 가는 곳이 있나.”

“부지런히 둘러보며 찾아보자. 마음에 드는 메뉴가 있는지.”


우리는 전파 송신을 받기 위해 뱅글뱅글 도는 레이더 안테나처럼 어깨 위에 올려진 머리를 사정없이 돌리고 있다.


얼마간 도로 근처에 있는 식당들을 둘러보다가 제주 고기국수란 간판을 발견했다.


“‘아라’, 저기 제주 고기국수 집에 가자.”

“넵, 알았어요.”

“구미에서 제주 고기국수 집이 있네?”

“서울에도 몇 개는 있을걸.”


우리는 서둘러 주차하고 식당으로 들어섰다.


“사장님, 저희 사인 세트로 주시고 고기국수는 따로 추가해서 시킬게요.”

“예, 세트만 드셔도 양은 충분할 겁니다.”

“저희가 먹는 대회 선수라서 많이 먹는 연습을 해야, 되거든요.”

“아! 그러세요? 그럼, 양도 많이 드릴 테니 추가해서 시키세요.”

“감사합니다, 사장님.”


우리는 푸짐하게 주문하고 침을 질질 흘리며 기다렸다.


처음 보는 고기국수의 비주얼은 뽀얀 국물에 예쁜 고명과 돔베고기를 얹어 독특한 미를 뽐내며 식욕을 돋우었다.


쫄깃 탱탱한 국수의 식감과 쫄깃 꼬들한 식감의 돔베고기를 함께 먹으면서 풍미가 살아나고 얼마나 우려내었는지 구수한 육수의 감칠맛은 일품이었다.


안 실장님 일행도 같이 올걸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안동’, 맛있다. ‘아라’, 맛있지?”

“네, 맛있네요. 서울에도 있으면 가봐요.”

“맛있네, 다음엔 제주에 가서 제대로 된 고기국수를 먹어보자.”

“제주에?”

“왜? 싫어?”

“아니 너무 좋아서 그렇지, 비행기 예약할까?”

“넌 어떻게 중간이 없니? 다음이라고 했잖아요, ‘안동’, 그죠?”

“그래 다음에 가자.”

“알았어, 여기서 한 그릇 더 추가해야겠다.”


마음껏 먹고 나서야 시간을 확인했다.


“안 실장님, 기다리겠다. 가자.”

“벌써 점심시간 지났어?”

“가요, 그만 질척이고.”

“한 그릇만 더 먹으면 배가 찰 것 같은데.”

“한 그릇 더 먹자, 약간 남았어, 시간.”


‘아라’의 뜨거운 눈빛을 무시하고 ‘브로’와 난 한 그릇의 국수를 서둘러 해치우고서 일어나 공단 입구로 출발했다.


공단 입구에서 안 실장님 일행을 만난 우리들은 차량 인원 재배치를 마치고 다난했던 구미공장 견학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갔다.


일행 중 우리를 제외한 안 실장님을 비롯해 기사님, 경호원까지 모두에게 우리가 전해준 경주빵과 찰보리빵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돼지 삼 남매의 이미지는 어느새 옅어졌다.




서울에 복귀한 우리는 하루를 푹 쉬고 본부에 모여 간식 타임을 가지며 왕 거머리의 처리에 의견이 갈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안동’, 오늘이라도 소각시키자.”

“‘안동’, 안 돼요. 지금은 이목이 쏠려서 조금 기다렸다가 소각시키고 지금은 진 사장이 급해요.”

“진 사장이 왜?”

“오늘 진 사장 거처에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보였어요.”

“그게 누군 데?”

“대륙에서 보강된 거 같아요.”

“갈려 나간 도그 사육사들을 채운 건가?”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제일 커요.”

“진 사장을 치워 봤자 대륙에서 더 이상한 놈을 내세울 텐데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그럼, 지금은 둘 다 좀 지켜보면서 결정해요.”

“왕 거머리 괴물 새끼는 빨리 없애야 하는데.”


한참을 고민하며 처리에 골몰하게 만드는 두 괴물들이 통화 중인 줄도 모르고 우리는 다음 간식 타임으로 결정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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