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K: 아포칼립스의 파밍꾼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한이량
그림/삽화
한이량 (자체 AI 병합모델)
작품등록일 :
2024.07.15 22:06
최근연재일 :
2024.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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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글자수 :
227,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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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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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 역량평가 (4)

DUMMY

알버트는 내가 스텔라가 이쁘다고 한 말을 듣고 당황을 금치 못했다.


“스텔라 진짜야! 뭐 특별한 이야기는 없어. 네가 예쁜 것도 사실이고⋯”


알버트의 시선에서는 식탁에 가려져 뾰족한 무언가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닥쳐!”


강렬한 한마디다. 알버트가 당황했다.


“네가 눈치가 좀 빠르다는 편은 알고 있어. 후⋯ 이렇게 된 거 서로에게 조금 솔직해져 보자. 너희부터 아는 걸 말해. 알버트 너부터.”

“나는 뭐 아는 게 없어. 다만 우리 집은 장사를 해서 너를 4급 구역에서 본 적이 없어서 수상하다고 여겼을 뿐이야.”


알버트가 솔직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스텔라도 잠시 생각하더니 수긍한 모양이다.


“파이스 너 차례야. 나는 너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많아. 어제 바스크 본부에 들어오기 전 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했어. 조금이라도 거짓을 섞으면⋯”


스텔라가 날붙이로 옆구리를 조금 찔렀다.


“나도 알버트의 말처럼 네가 수상해 보였어.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었거든. 아마 너 스스로도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 그건 알아. 그거 말고 내가 듣고 싶은 건 바스크에 대한 정보야.”


전부 다 말할 수는 없었다. 다만, 어제 수집했다고 했으니 엊그제 밤의 도주 사건까지만 알 것으로 생각했고, 타커조교가 말하지 않았던 바스크들이 자신을 보호를 해줬다는 점, 중앙에서 배급량을 2배로 늘렸다는 점, 다음 달 출정 예정이라는 점까지만 이야기했다. 알버트는 이걸 듣고 당황한 모양이다.

스텔라는 날붙이를 거두었다. 납득했는지는 모르겠다. 날붙이는 립스틱을 위장한 칼이었다. 생명의 위험은 거두었으니 내가 정보를 얻을 차례이다.


“이제 너에 대해서도 말해줘. 우리도 그저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알아줘. 그리고 어차피 지금 우리는 같은 처지에 있고 서로 정보를 하나라도 더 공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스텔라는 위장 립스틱의 뚜껑을 덮으면서 이야기했다.


“나는 사실 2급이야. 이 투표가 어떻게 돼 처먹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떤 함정에 빠진 것 같아. 우리 집안은 8자 회담이라고 하는 고위 관료회의의 일원이야. 즉 2급 중에서도 최상위 직위야. 근데 사회자가 투표 때 협박을 했어. 가족을 살리고 싶으면 닥치고 찌그러져 있으라고. 그렇기에 나는 이 안에 내 목숨을 위협할 놈이 있을 거로 생각했고, 너희를 수상하게 여겼던 거야.”


2급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지만, 투표가 조작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 말에 납득이 갔다.


“우리 집안은 훈련을 받아. 나는 모든 평가에 일부로 중하위 성적을 유지했고 앞으로도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거야. 다만 분명히 이 조직 내에도 내 죽음을 바라는 놈들이 분명히 있어. 조용히 있으면 나를 딱히 건드리지 않겠지만 나는 그놈들을 찾고 우리 가족을 지킬 거야. 그니까 너희도 그놈들을 찾는데 협조해. 그리고 이게 알려지면 너희 먼저 죽일 거야.”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 공격적인 말투로 맞섰다.


“우리가 왜 그거에 협조해야 하는데? 조용히 있어 줄 수는 있는데 협조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데?”

“⋯알버트 너희 가족을 2급으로 올려줄 수 있어. 제대로 장사해 보셔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파이스 너의 아버지의 신분을 세탁해 줄게.”


확실히 합리적인 제안이다.

잠깐, 내 아버지의 신분을 세탁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 건지 모르겠다. 단순히 신문 기사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멀린과 함께 있을 때 이야기 한 내용까지도 아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물어볼 수는 없었다. 우선 스텔라가 말을 지킬 수 있는지 떠 보기로 했다.


“함정에 빠졌다며. 좋은 상태는 아닌 것 같은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건 맞아?”

“지금 당장 확답은 주지 못해도. 아마 우리가 함께 그 함정을 잘 빠져나간다면 아버지의 말 한마디면 되는 일이야. 파이스 아버지의 경우는 고생 좀 하겠지만⋯ 약속할게 나 스텔라의 이름을 걸고.”


손해 볼 이유는 없었다. 함정에 빠뜨린 녀석을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스텔라가 우리에게 해를 가할 이유는 없었고. 찾는다면 목숨을 뺏든 고문을 하든 스텔라가 알아서 해결할 듯한 말투였으니 위험을 무릅쓸 필요도 없었다. 찾기만 하면 된다.


“그래. 알았어. 그렇게 하자. 알버트 너는 어때?”

“나도 좋아⋯ 다만, 한 가지만 더 약속해 줘. 만약 찾으면 나도 바스크에서 빼내줘.”

“바스크가 독립조직이라 힘들 수도 있지만, 그래. 그 부분도 약속할게.”


잠깐, 좋은 조건에 솔깃해서 수상한 부분을 놓칠 뻔했다.


“그런데 대체 우리의 무엇을 믿고 이런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 거야? 몇 마디 나눈 것을 가지고 우리를 믿을 수 있어?”

“나름 둘이 그나마 똑똑해 보였거든 오스카처럼 입이 가벼워 보이지도 않았고⋯ 그리고 파이스 우리 집안은 네가 필요해. 너는 아직 모르겠지만. 미래를 위해서 나도 위험을 무릅쓰고 너에게 투자하는 거야. 말해줄 수는 없어도 너는 중요하거든.”


열쇠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젠장 스텔라도 이걸 알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야 밥을 먹기 시작했다. 어색한 분위기⋯ 조용히 밥을 먹는 중간에 스텔라가 한마디 했다.


“그리고 나도 내가 예쁜 건 알아.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파이스 너는 2급으로 올라왔을 때 정식으로 고백하면 고려는 해 볼게”

“⋯”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뭐 함정에 빠뜨린 사람에 대한 단서라든가 그런 게 있어?”

“단서라⋯ 우선 상황을 좀 말해줄게. 현재의 8자 회담은 의견충돌이 많아. 나도 정확히는 모르는데 아버지가 집에 들어와서 화내는 모습을 보고 알았어. 아마 그중의 한 명이 우리 집안을 공격하는 것 같아. 내가 지금 아는 건 그게 다인데, 나는 우선 우리 가족과 외부 통신 통로를 확보해야 해.”

“방법은?”

“몰라⋯ 아직 방법이 없어. 다만 여기 바스크조직 내에도 가끔씩 우리한테 정보를 주는 내통자가 있어. 그 사람을 찾아서 방법을 찾는 게 먼저야. 근데 아직 단서가 없어. 활동반경이 한정된 이 본부 내에서는 아마 찾기 힘들겠지. 다만 출정 때 찾아볼 생각이야.”


이 말을 듣고 알버트가 말했다.


“좋아. 그럼 그때까지 각자 준비를 하자. 지금은 당장에 생존을 위한 학습이 먼저라고 생각해. 그때 되면 알 수 있겠지.”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 지어지는 듯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스텔라가 말했다.

“좋아 여기까지 하고, 우리 이 소모임의 이름을 정하자. 음 내가 예쁘고 너희 둘이 나를 쟁탈하는 상황이랑 비슷하니까. ”스텔라와 멍멍이들 “ 어때?”

“?”

“?”

“좋아 다들 동의하는 모습이네. 결정! 다들 들어가서 쉬자. 너무 오래 식당에 있었던 것 같아. 내일 평가 힘내!”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많이 피곤했는지 씻자마자 잠이 들었다.


***


다음날, 나보다 일찍 일어난 알버트가 나를 깨웠다.


“파이스! 파이스! 일어나 봐. 큰일 났어.”

“무⋯무슨 일이야? 아직 밤 아니야?”

“아니야 불이 안 켜져서 그래! 문도 안 열려! 시설에 문제가 생겼나 봐!”


나는 깜깜한 벽을 따라 문을 열어 보았다.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때 마침 내가 일어날 것을 기다렸던 것처럼. 붉은 등이 들어왔고 동시에 어떤 연기가 방의 아래쪽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콜록⋯콜록⋯ 무언가 타는 냄새 같은데?”


나는 바로 캐비닛에서 옷을 꺼내 구매해 두었던 생수로 옷을 적시고 알버트에게 하나 건네고 하나는 내 코와 입을 두건처럼 덮었다.


“나가야 해! 가만히 있으면 여기서 죽을 거야!”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문은 철문이다. 문을 몇 번 부딪혔지만 열릴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음 시선이 향한 곳은 연기가 나오는 곳.


“알버트! 우선 침대 이불로 연기가 나오는 곳을 막아!”


우리는 다급하게 움직였다. 시간을 조금 벌었다. 다음 내 시선은 천장을 향했다.


"알버트! 천장이 약해 보여! 저기를 뜯어보자! 캐비닛을 딛고 올라서서 천장을 주먹으로 쳤다. 단단하여 움직임은 크게 없지만 큰 힘을 가하면 충분히 뜯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옷걸이! 옷걸이를 가져와 줘!”


나는 옷걸이를 천장에 있는 틈에 끼워 옷걸이를 잡고 공중에 매달렸다. 알버트가 내 행동을 눈치채고 나를 붙잡고 함께 매달리자 잠시 후 옷걸이가 걸린 부분의 천장뿐만이 아닌 거의 전체 천장이 우수수 무너졌다.


“됐어!”


다행이다. 공간이 있다. 캐비닛을 다시 딛고 천장 위의 공간으로 올라가 복도 쪽 천장이라고 예상하는 곳을 알버트와 함께 내리쳤다. 다른 동료들을 깨워야 한다.

아래서 위를 치는 것보다 위에서 아래로 치는 것이 힘이 더 강하게 들어간다. 방에서 나올 때와 다르게 가망이 있다.


[팡! 팡! 팡!]


계속해서 쳐 나가니 천장에 작은 구멍이 생겼다. 성공했다. 나는 그 구멍으로 뛰어내렸다. 복도이다. 뒤따라서 알버트도 뛰어내렸다.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다이어조교와 이블린, 에바였다.

모니터를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단번에 테스트였다는 것을 알았다.


“에헤이⋯ 너무 과격한 방법으로 탈출한 거 아니야? 수리는 직접 해야 해~”


이블린이 쿡쿡거리며 웃었다.


“멍청이들⋯ 락픽하나 만들어서 바로 나왔는데”

“다른 팀들 평가가 아직 안 끝났으니까 조용히 해야 해~”


그때 베아트리체와 스텔라가 나왔다. 문 앞으로 당당하게⋯ 그 모습을 본 다이어 조교가 말했다.


“오! 비밀 버튼을 찾아낸 모양인데~ 역시 트리플 A급 답구만! 아! 아직 떠들면 안 돼~ 오스카 팀이 3명인데도 아직도 나오지 못했거든~”


오스카, 에이든, 제이콥이 아직 나오지 못했다.

문을 계속 치는 소리와 살려달라는 에이든의 목소리가 들린다.


“에잇! 똑똑한 애랑 힘센 애랑 행동력 있는 애가 함께여서 기대했는데~ 실망이야~”


다이어조교가 문을 여는 버튼을 눌렀다. 동시에 문에 부딪히고 있던 제이콥이 바닥에 철퍼덕 쓰러졌다.


“실망이야 실망~”


문을 나온 3명이 벙쩌있다. 상황이 파악된 에이든이 다이어조교에게 달려들었다.


“사람 목숨으로 이렇게 장난쳐도 되는 거야?”


다이어조교는 에이든을 간단하게 제압하며 말을 꺼냈다.


“바스크들은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많이 직면하게 돼~ 이걸 어떻게 헤쳐나가는가는 너희의 손에 달려있다고~ 그리고 다른 팀원들의 능력을 믿어야 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다이어조교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도 이렇게 많이 탈출한 기수는 처음이야~ 칭찬해~ 특히 파이스! 예상하지 못한 창의적인 방법도 많이 쓰고, 천장을 따라 바로 탈출할 수 있었는데 복도 쪽 천장을 부순 건 다른 친구들을 살리기 위해서였지? 좋은 자세라고! 다들 박수! 그래도 천장은 직접 고쳐~”


다들 나에게 박수를 쳐 주는 이런 분위기가 적응되지 않는다. 물론 오스카와 에이든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에이든은 그렇다 쳐도 오스카는 나에게 약간의 경쟁 심리가 있는 듯하다.


“이것으로 모든 공식적인 평가는 종료야~ 아침부터 긴장해서 조금 쉬게 만들고 싶지만, 상황이 조금 변했어. 오늘부터 바로 훈련에 들어갈 거니까 점심까지 A2 회의실로 와~ 교육이 시작될 거야. 그리고 평가에 따른 출정팀 편성은 오늘 저녁에 나올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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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 혁명(3) 24.09.03 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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