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렇게 태어났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문가비
작품등록일 :
2024.07.19 09:49
최근연재일 :
2024.08.31 15:22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368
추천수 :
31
글자수 :
290,107

작성
24.08.25 13:34
조회
10
추천
0
글자
10쪽

권자영 그리고 최원철

DUMMY

연서의 꿈대로라면 권자영은 도박장을 운영했고 물주였다. 박수무당 최원철은 도박쟁이인 거고. 그럼에도 권자영은 박수무당을 하대했다. 그리고 박수무당을 싫어하는 눈치였다.


박수무당과 권자영의 관계는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일까.


나이는 권자영이 박수무당 보다 좀 어리거나 비슷할 것이다. 도윤의 꿨던 굿하는 꿈에서 박수무당은 많아봐야 10대 후반이었고 권자영 또한 10대 후반의 모습이었다.



연서와 도윤은 거실에 앉아 각자의 생각에 빠져있었다. 어느새 시간은 정오를 넘어섰다. 도윤은 스님이 부탁한 물건을 사러 가야 했다.


“연서야. 이제 나 이것저것 좀 사러 갔다 와야 할거 같아. 같이 갈래?”


도윤의 말에 연서는 잠시 망설였다. 기분 전환 삼아 잠깐 나갔다 올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1분 1초가 아까운 때이다. 그래서 연서는 집에서 하던 일들을 하려고 남아 있기로 했다.


“조심히 다녀와~ 너무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잘 준비해~”


도윤은 다녀오겠다며 연서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연서는 아직도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도윤의 표현에 많이 익숙해졌다.


도윤이 자리를 비우고 연서는 지난 내용들을 보면서 빠트린 게 있는지 확인했다.


굵직한 것들은 대략 밝혀냈다. 남은 것은 권자영과 김유범. 그리고 그들 사이의 내막이다. 


***


서로의 관계성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차에 엄마의 화경이 보였다.


집에 있는 엄마가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 전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는 분명 악령과의 대화로 보인다. 


소파에 앉은 엄마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악령이 어떤 말을 한 건지는 알 수 없다.


‘세 달? 그게 가능해?’


엄마는 악령과의 대화가 제법 익숙해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지난번 세 달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악령에게 화를 내던 그 시기보다 적어도 세 달 전의 상황이라는 얘기다. 계약 전의 상황.


엄마는 가만히 악령의 말을 듣고 있는 듯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또 혼자 질문을 한다.


‘그게 어떻게 돼? 확실한거야?’


믿기 힘든 이야기인 듯 엄마는 재차 확인하며 묻는다. 엄마의 표정은 약간의 흥분감과 불신이 뒤섞여 있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리고 만약에 실패한다면 그건 또 어떻게 되는 거야?'


악령은 다시 엄마를 납득시키기 위해 설명을 하는 것 같다. 꽤 장황한 설명인지 오래 걸렸다. 


‘실패할 일은 없다고? 정말?’

악령이 대답을 한 모양이다. 그러곤 엄마는 또 질문을 했다.


‘세 달 내내? 24시간? 그건 안돼. 내가 널 어떻게 믿어.’

다시 악령에게 귀를 기울이는 엄마.


‘아. 그 정도만이라는 거지? 흠.. 알겠어.’


그렇게 나의 화경은 전원을 뽑은 TV처럼 뚝 끊겼다.


***


“야. 쥐새끼. 너 뭐야? 엄마한테 무슨 짓 한 거야?”


<이 X이 다짜고짜! 무슨 짓? 뭘 말하는 거야?>


“엄마한테 세 달. 약속했던 거. 그거 뭐야?”

<·········>


<왜 대답을 안 해! 말해 봐!>

<·········>


양아치. 쥐새끼답다. 이 화경은 도대체 뭘까. 엄마는 순진하게 악령의 꼬임에 넘어갔다. 악령이 약속한 것은 무엇일까. 아직까지는 감이 오지 않는다. 엄마를 비롯한 각각 인물에 대한 화경과 결론을 다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



강 실장은 근무 중에 이 원장에게 메시지를 받았다. 


⌜강 실장님. 죄송합니다. 후배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네요. 선배한테 물어보려니 조금 조심스러운가 봐요. 어쨌든 알 수는 있을 거 같은데 2~3일 정도 걸릴 거 같습니다. 연락오는 대로 바로 알려드릴게요.⌟


기대하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알아봐 준다는 이 원장의 말이 고마웠다.


⌜아~ 네넵. 알겠습니다 원장님~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지. 이 정도만 해도 꽤 신경 써 주신는 거니까.’


강 실장은 다시 송민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천왕 할머니는 희숙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한참이 지나도록 받지 않는다. 바쁜가 싶어서 다시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30분이 지나서 천왕 할머니는 희숙의 전화를 받았다.


“이모~ 기도하느라 못받았어요~ 죄송해요~”

“괜찮다 괜찮아. 그 최원철이. 그리고 권자영이. 소식 좀 알아봤는데. 권자영이는 소식 온 게 없고. 박수무당 그 최원철이가 무당 하던 데가 있다고 연락이 왔는데. 거기가 어디냐면..”



천왕 할머니는 박수무당 최원철이 고성의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꽤 오래 지냈다고 들었다고 전해주셨다. 그리고 지금은 그 부근의 어느 산으로 간다고 하고 그 지역을 떠난 지 3~4년은 된 것 같다는 소식이었다.


“네~ 이모 감사해요~ 이쪽은 연서가 직접 가보거나 해야 할 거 같아요~ 고마워요 이모~ 진척 있으면 소식 드릴게요~”


통화가 끝난 후 어머니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거는 발로 뛰어야겠는데.. 어머님이 한때 고성에 계셨잖아요. 찾아가서 물어물어 가는 수밖에 없겠는데요 여보?”


“흠.. 지금으로썬 그게 최선인 것 같네요. 어머니께서 고성에 한 4~5년 계셨었나.. 시간이 없네요. 유정 스님이 2~3일 후에 결계로 모이라고 했지요?”


“확실하진 않은데 대략 그럴 거 같다네요.”


목사님도 어떤 방법이 나을지 잠시 고민하시는 눈치였다. 연서를 빨리 데리고 가서 결계 전에 돌아올지, 아니면 결계에서 서로들 교환하고 후에 찾아볼지에 관한 고민이었다.


생각보다 결론은 간단했다. 고성에 찾아가도 최원철을 빨리 찾지 못할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하므로 일단 결계에서 모두 만난 후에 연서와 도윤이 함께 가는 게 가장 낫다.


“그래요. 지금 막 쫓아가기엔 거기에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요. 목사님 말씀처럼 후에 다녀오라고 하죠. 이 내용은 결계에서 맞춰보는 게 좋겠어요.”


두 분은 그렇게 의견을 맞췄다. 오래 머물렀던 한 지역에서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뭔가 이유가 있겠구나 싶은 두 사람이었다.



*******



도윤은 여기저기 다니며 물건을 구입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사 온 물건들을 다시 트렁크에 잘 정리를 해두고 집으로 들어왔다.


‘연서는 뭐 하고 있으려나..’


집에 들어오니 조용했다. 연서는 거실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다. 어젯밤 꿈을 꽤 길게도 꿨나 보다 하며 깨우지 않았다.


도윤이 샤워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도 연서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혹시나 가위라도 눌리고 있나 싶어서 걱정이 됐다. 


도윤은 다가가 바닥에 앉아 연서의 얼굴을 살짝 쓰다듬었다. 그제야 연서는 잠에서 깼다. 


‘더 자게 둘걸 그랬나..’


“어~ 왔어? 몇 시야?”

“지금 7시 다 되어가네. 꽤 오래 잤나 봐.”

“5시쯤 잠든 거 같아. 두 시간 꿀잠 자버렸네. 히힛.”


멋쩍어 하는 연서의 손을 꼬옥 잡은 도윤은 연서에게 물었다.

“배고프지 않아?”

“배고파아.. 너는 점심 먹었어?”


“아니. 입맛도 별로 없었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대단한 거 사는 게 아닌데도 철물점 가야 팔고 그런게 있더라구. 수성 페인트도 몇 개 사고. 아무튼~ 저녁 준비해야겠다.”


연서도 일어나 도윤의 저녁 준비를 도왔다. 도윤은 간편하게 먹기 위해 밀키트를 사 왔다. 거기에 재료들을 더해서 만드니 밀키트답지 않은 푸짐한 요리가 되었다.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는 사이 도윤에게 전화가 왔다. 유정 스님이었다. 도윤은 악령이 들을까 봐 방으로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


그 사이 화장실에 다녀온 연서는 생리대를 사러 나갔다 와야 했다. 도윤은 통화가 길어지는 듯하여 연서는 메시지를 남겼다.


⌜도윤아. 나 편의점 좀 다녀올께.⌟


그리고 슬쩍 나와 편의점으로 향했다. 생리대를 사러 같이 갈 순 없으니..



*******



편의점에서 필요한 것을 구입하면서 도윤과 함께 먹을 아이스크림도 샀다. 가서 맛있게 먹을 생각으로 기분이 좋았다.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생각만 해도 달달하니 좋다.


편의점에서부터 모자를 쓴 남자가 연서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 게 느껴졌지만 방향이 같은가 보다 했다.


그렇게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때부터 연서의 느낌은 위험을 감지했다. 같은 방향이 아니라 따라오는 느낌이다. 


불안한 마음에 바로 휴대폰을 슬쩍 꺼내서 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필이면 받지 않는다. 아직도 유정 스님과 통화 중인 걸까.


연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부절 했다. 연서가 뛴다고 해도 뒤의 남자가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 혹시라도 흉기를 들고 있으면 어쩌나. 잠깐의 순간 동안 별생각이 다 들었다.


문제는 이 남자의 발소리가 뒤에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거다. 갑작스럽게 연서를 공격한다면 소리라도 질러야 한다. 하지만 연서의 몸은 이미 굳어버린 상태다.


그때 바로 뒤로 그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순간 적으로 남자의 한 손이 연서의 어깨너머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을 때였다.


“꺄아아악!” 

연서는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았다. 몇 초간 자신에게 아무 문제가 없음을 느꼈다. 그리고 뒤를 바라보니. 그 남자는 누군가와 격투를 벌이는 상황이었다. 


‘어떡해 어떡해! 겨..경찰..신고..’

당황한 연서는 112를 누르는 것조차 손이 떨렸다. 


그때 상대는 그 남자를 어깨를 이용해 바닥으로 메쳤다. 그리고 남자를 제압했다. 제압한 그 사람의 얼굴을 본 연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헉..헉.. 연서야 괜찮아?”

“도..도..유..도윤아.. 어떻게.. 난 괜찮아.. 너는? 너는 괜찮아?”


그때 도윤의 광대뼈 쪽의 길게 긁힌 상처에서 살짝 붉은 기가 있는 것을 연서가 봐버렸다.


“야.. 이.. 개XX가! 어디 사람 얼굴에 상처를 내고 지X이야! 어디 남의 남자 얼굴에! 이 잘생긴 얼굴에! 상처를 내! 너 일로와 이 X끼야!”

  

어.. 이게 아닌데.. 도윤은 당황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는 그렇게 태어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9 아빠의 편지 (완결) 24.08.31 9 0 10쪽
58 소멸(消滅) 24.08.31 9 0 10쪽
57 지영아. 신지영. 24.08.31 8 0 9쪽
56 무너진 모래성 24.08.31 8 0 10쪽
55 우리 다시 만나요 꼭 24.08.31 10 0 11쪽
54 악신의 현현(顯現) 24.08.30 9 0 10쪽
53 벌전 (罰錢) 24.08.29 9 0 10쪽
52 거의 다 와간다 24.08.29 10 0 10쪽
51 안녕하세요 박 선생님 24.08.29 9 0 10쪽
50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24.08.29 9 0 12쪽
49 결계 3 24.08.28 9 0 10쪽
48 결계2 24.08.28 11 0 10쪽
47 결계 1 24.08.28 11 0 11쪽
46 세치 혀 24.08.27 11 0 11쪽
45 그래도 악은 악이다 24.08.26 10 0 10쪽
44 하얀 종이 한 장 24.08.26 11 0 10쪽
» 권자영 그리고 최원철 24.08.25 11 0 10쪽
42 화투 패를 손에 쥔 뱀 24.08.25 11 0 10쪽
41 씨가 다른 아이 24.08.24 14 0 9쪽
40 순이네 수퍼마켙 24.08.23 11 0 10쪽
39 박수무당의 이름 24.08.22 12 0 9쪽
38 또 다른 계약자. 나의 엄마. [Four of Cups] 24.08.22 12 0 10쪽
37 찾긴 했다. 김주성을. 24.08.21 14 0 10쪽
36 손거울의 비밀 [The Tower] 24.08.21 13 0 11쪽
35 김주성 찾기 24.08.20 12 0 9쪽
34 그 아이의 이름은 24.08.20 12 0 11쪽
33 아픈 새끼손가락 24.08.19 10 0 11쪽
32 실종 2 [Strength] 24.08.17 14 0 10쪽
31 실종 1 24.08.16 14 0 9쪽
30 천왕 대신 할머니 24.08.16 16 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