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백면서생, 중원을 제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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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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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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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지사로 눈물을 허비하지 말게 (1)

DUMMY

청월각은 높고 컸으며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문을 열자 열두셋이나 되었을까 싶은 귀여운 소년 점원이 퉁명스럽게 둘을 맞았다.

“벌써 해시가 넘었는데 두분은 너무 늦게 오셨습니다.

꽃도 없이 두분이서 술 한병을 시켜 뚝딱 나누어 드실 요량이 아니라면 다음날 저녁 일찍 오시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이곳은 꽤나 비싼 곳이라서 말입니다.“

“우리는 이 곳의 매향이라는 여인과 선약이 되어있네.

매향에게 가서 시장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약속대로 찾아왔다 전하시게.“


태현의 말에 안채로 뛰어갔던 소년 점원이 잠시 후 숨을 헐떡 거리며 달려와 깨끗하고 정갈한 방으로 안내했다.

“아까는 공자님들을 몰라 뵈어 죄송했습니다.

오늘 저자거리에서 저희 매향 누이를 구해주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향기로운 술과 맛있는 음식을 가져올 테니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음식은 매향 누이가 사는 것이니 편안히 드시면 됩니다.“


술과 음식을 맛보고 있는데 매향이 눈웃음을 지으며 들어오다가 깜작 놀랐다.

“아까의 그 거렁뱅···아니 공자님들이 맞으시군요.

이처럼 옷을 갈아입으시니 알아보지 못할 뻔 하였습니다.

워낙 출중하신 두 분을 뵈니 노류장화인 제 마음이 두근댈 지경입니다. 

아까 제게 저희 여주를 만나고 싶다 하셨지요? 

잠시 기다리시면 제가 여주께 두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매향과 함께 온 여인은 마흔이 넘었으나 미모가 사그러들지 않았고 고고한 기품을 피워내었다.

“제가 청월각의 여주인 이승현입니다.

저희 매향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소 최충만 대감은 매향을 꺾고자 그리 노력하더니, 뜻이 통하지 않자 무력으로 그 뜻을 이루려 했나 봅니다.

한 지방을 다스리는 관리가 그런 무도한 짓을 벌이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해 큰일을 치를 뻔 했습니다.

두 공자님께 감사드립니다. 

매향에게 듣거니와 두 분께서 저를 만나기를 청하셨다 들었습니다.

제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태현이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 분은 사정이 있어 이렇듯 남장을 하였으나, 작고하신 선묘단 정 단주의 무남독녀 시하 낭자이오.

또한 소생은 선묘단의 단원인 유태현이라고 하오.

우리가 듣기로 정 단주께서 여주께 귀한 물건을 하나 빌려드렸다 들었습니다.

그 물건을 잠시 볼 수 있을까 하여 멀리서 충주까지 여주를 찾아 왔소이다.“


시하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이현승이 살짜기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기루에 귀한 물건이라 함은 어리고 아름다운 기녀들이 전부일진대 기녀도 아닌 귀한 물건을 기루에서 찾으십니다. 

호호. 술과 음식을 드시면서 기다려주십시오.

기루에는 아직 보고 듣는 자들이 많으니 영업을 파하는 대로 다시 오겠습니다.“


이현승이 나가자 아직 채 먹지도 않은 상이 물러지고, 아까보다 훨씬 향기로운 술과 기름진 음식들이 가득한 상이 새로 차려졌다. 

시하가 전과 고기를 먹고는 감탄하였다. 

“동래에서 약과를 먹은 후 이처럼 입에 잘 맞는 음식은 오랜만이오. 

마치 정단주가 살아있을 적 내게 정성들여 봉양하던 음식을 먹는 듯 하오.

아직 많으니 공자도 조금 들어보시오.“


태현 또한 술을 마시며 흡족해했다. 

“이 농향으로 볼때 이 술은 사천의 오곡주가 아닌가 싶소.

사천은 예로부터 곡물이 풍부하고 수질이 좋아 술이 맛있는 곳이라오. 

특히 수수, 쌀, 찹쌀, 밀, 옥수수를 섞어 빛어 술을 만들면 이처럼 향기로운 농향이 난다 들었소. 

장담컨데 이 술은 훗날 중국을 대표하는 술 중 하나로 크게 인정을 받을 것이오.

시하. 딱 한잔만 들어 오시오.

맛이 기가 막힌다오.“


태현의 거듭되는 권유에 시하가 술잔에 혀를 살짝 대어 맛보고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무엇이 향기롭소? 냄새가 눅진하고 지나치게 달아 머리가 아플 지경이오.

그리고 술이 왜 이리 독하오? 

악귀가 너무 바빠 친히 사람을 찾아다니며 해하지 못할 때 그 사람에게 술을 보낸다 하였소.

공자도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큰 일을 당하기 전에 술을 적당히 드시오.“

시하의 타박에도 태현은 술을 따라 한숨에 들이켰다.

“향기롭구나. 

내 아름다운 것들을 쫓아 여기까지 왔는데, 어찌 이 아름다운 향기를 마다하겠는가?

살날도 얼마 안 남은 나에게 그런 무서운 타박일랑 마시구려.

나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지 않고, 그저 향기로운 술에 취하여 정신을 잃은 후 영영 깨어나지 않는 것이 바람이오.

훗날에는 치료할 방도가 마땅치 않은 자들이 고통없고 존엄하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소.“


말을 마치자마자 태현이 모로 쓰러졌다. 

그런 태현을 보며 혀를 차던 시하도 태현의 옆으로 쓰러졌다. 

누군가 흔들어 깨우는 터에 시하가 정신을 차리려 애썼지만 그저 아득하기만 했다. 

한참을 고생하여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자 횃불로 밝힌 널찍한 방에서 이현승과 매향, 그리고 복면을 한 두 남자가 시하를 쳐다보고 있었다. 

시하 자신은 의자에 줄로 꽁꽁 묶여 옴싹달싹할 수 없었으며, 옆에서 아직 자고 있는 태현도 묶여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걱정이 된 시하가 태현을 부르려는데 태현이 잠꼬대인지 모를 소리를 내었다.

“이보시오. 시하.

이제 길을 떠나야하니 제발 좀 그만 드시오.

이미 많이 드시지 않았소? 

우리는 언제 개경에 도착한단 말이오“  


시하가 이현승에게 청했다.

“제발 이 자의 얼굴에 얼음같이 찬물을 끼얹어 헛소리를 멈춰 주게.

아니면 잠이 깰 때까지 뺨을 모질게 치는 것도 좋을 듯 하고.“

시하의 목소리에 놀란 듯 태현이 벌떡 깨어났다. 

태현 또한 한참 동안이나 눈을 깜박이고 머리를 흔들어 대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시하. 술은 악귀가 어쩌고 했던 말이 사실인가보오. 

우리는 악귀에게 잡힌 것이오?“


이승현이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 잘생긴 얼굴에 바보 흉내는 어울리지 않으니 그만 하시오.

어디 이제 솔직히 말해 보시게.

두분은 대체 누구이며, 무슨 목적으로 정단주의 물건을 찾는 것이오?

또한 내가 정단주의 물건을 가지고 있음은 어찌 아셨소?“


태현이 억울해하며 답했다.

“아까 분명 말하지 않았소?

이 낭자는 말본새가 실로 고약하기는 하나, 분명 여인이며, 또한 작고하신 정단주의 딸 정시하요.

나는 개경에서 놀고 먹는 유태현이니 나를 모를 것이나, 우리 부친께서는 개경에서 거부로 이름이 알려지셨소. 

창자와 식자를 쓰셨소. 

선친게서는 십오년전에 돌아가셨으나 여주가 한때 개경에서 이름을 날리셨다하니 우리 부친의 함자를 들어보셨을 수도 있을 것이오.“

“원의 무사들에게 습격당해 운명하신 유창식 대감의 자제 유채현이라?

어찌 보면 눈과 코가 유 낭사님을 닮은 듯도 한데.“  


“우리 선친을 아시오?

원의 무사라함은 무슨 말이오? 

어릴적부터 부모님께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에게 죽임을 당하셨다 들었소만.

그런데 원의 무사라니?“

“질문은 내가 하오.

개경에 있을 때 선친과는 잠시 교류가 있었소. 

내 워낙에 이름을 날리던 예인이라 개경에 돈 있고, 힘 있는 사내들은 모두 나의 춤을 보고자 했지요.

그 때 유 대감님과 뵈었다오.

여하간 공자가 조금은 유 대감님을 닮았다하나 공자는 유 대감님의 아들일 수 없소. 

유 태현 공자는 어릴 적 맹독에 중독되어 무공 수련은 커녕 죽을 날만 기다린다고 하던데, 공자는 건강해 보이는데다가 무공 또한 높지 않소?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무척 험한 꼴을 당하게 될거요.“

이현승의 말이 끝나자마자 검은 복면의 남자가 단도의 칼날을 태현의 목에 대었다.

태현이 놀라 내공을 운신하고 목에 힘을 주자 단도가 튕겨져 나가며 복면인이 신음소리를 내었다.

방안에 있는 이들이 모두 놀라며 이승현을 제외한 이들이 저마다 무기를 꺼내 들었다. 


이승현이 이들을 진정시키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태현에게 다시 물었다.

“공자의 내공으로 보아 당장이라도 포박을 끊고 우리와 겨룰 수 있을 터인데 애써 가만히 있던 것을 보면 분명 흉흉한 속내를 지닌 듯 싶소.

속셈을 밝히시오.“

“아, 그럴 수도 있습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태현이 내공을 모아 양 손에 힘을 주자 손을 묶었던 줄이 끊어지고, 결박하였던 의자의 등받이가 부서졌다.

의자가 부서짐과 동시에 매향의 손에서 수리검 두개가 날아 들었다. 

태현이 오른 손을 뻗어 수리검 두개를 연달아 잡아 채었다.

“선친과 왕래하셨다니 반갑기가 그지 없습니다.

저는 흉한 속내를 가지지 않았으며, 싸울 생각 또한 없습니다.

그저 이야기를 나누고 선묘단의 물품을 보러 온 것 뿐입니다.“


태현이 다시 의자에 앚으려는데 시하가 소리쳤다.

“내 줄도 풀어주시오. 

손과 발이 저리오.“

결국 시하의 줄도 풀어주고 다시 의자에 앉은 태현이 말했다.

“저는 유태현이 맞습니다. 

소생은 여주가 말하신 것처럼 어릴적 맹독에 중독되어 얼마 전까지 무공을 익힐 수 없는 몸이었으나, 우연히 기연을 만나 몸속의 독을 조금은 억누르고 내공을 연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혈이 뚫리고 내공을 쌓으면서 조금 건강해 보일 뿐, 여전히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연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삼할 정도의 기만을 운용할 수 있지요.

제 말에 추호의 거짓이 없으니 믿어 주십시오.“


“그렇다면 저 낭자는 누구인가요?

정단주의 외동딸은 단주의 죽음으로 놀라 지금 개경 녹련사에 누워 일어나고 있지 못함을 잘 알고 있소.

낭자의 정체를 밝히시오.

공자의 무공이 높다하나 우리 모두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오.“


태현이 잠시 고민하였다. 

정단주의 고양이가 변했다고 사실대로 말한들 믿어줄 리도 없을 것이며, 오히려 신뢰만 잃을 것이 분명했다.

실은 시하가 쌍생아라고 말할까도 고민했지만, 보아하니 정단주와 오래 왕래하였고, 지금도 시하의 상태를 알고 있는 이현승이 믿을 리 만무할 듯 했다.

결국 소설을 쓰기로 하였다. 

“사실 이 낭자가 진짜 시하요. 

녹련사에 잠들어 있는 것은 사실 시하를 닮은 여인이지요.

우연히도 근처 마을에 한 여인이 정단주께서 작고하기 며칠 전 이유 모를 독에 중독되어 깊이 잠들었는데, 그 여인을 녹련사에서 치료하고 있었습니다.

주지 스님의 도움으로 그 여인이 시하가 되어 누워 있고, 진짜 시하 낭자는 이렇듯 절에서 나와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시하 낭자를 잘 아는 이들이 자세히 본다면 시하가 아님을 알 수 있을테지만, 워낙 쇠약해진 상태라 쉽게 알아보지 못할 겁니다.

사람들은 그저 정단주의 죽음 이후 시하 낭자가 워낙 놀라 저리도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 누군들 믿을 리 없었다. 

그러나 이승현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세상에는 우연이 만들어 내는 일들이 종종 있는 듯 하오.

하지만 시하 낭자는 천성이 밝으나 자만하지 않으며 예의에 밝았소.

저 낭자분은 조금 다르지 않소?“

“부친을 잃었는데 어찌 예의를 차리며, 어찌 밝을 수만 있겠습니까?

복수를 위해 시하 낭자의 성격 중 강하고 억센 것들이 표면에 드러나고, 진중하고 부드러운 것은 내부에 침잠한 듯 합니다.

하여 말이 짧으나 그 또한 시하의 아픔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승현이 한숨을 내 쉬었다. 

“사실 나는 시하 낭자가 어릴적 몇차례 본 적이 있다오.

한번은 정 단주가 저를 불러 대동강에서 물놀이를 할 때 네살박이 낭자를 데리고 왔지요.  

강총깡총 춤을 추는 것이 귀엽기 그지 없었지요.

또한 명석하여 어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오.

얼마나 명석한지 어른들이 내는 수수께끼를 곧잘 맞추는 바람에 돌아가며 문제를 내고는 했소.

저 또한 문제를 내었다오.“


조용히 듣고 있던 시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나무에서 태어나서 사람을 해하고, 다시 나무 속에 갇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였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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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취향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지 1 24.09.09 38 1 12쪽
40 무당은 언제든 소협의 편에 설 것이오 2 24.09.06 42 1 11쪽
39 무당은 언제든 소협의 편에 설 것이오 1  24.09.05 42 1 11쪽
38 나는 뱀들의 제왕이다 24.09.04 40 1 12쪽
37 고려인을 괴롭혔으니 죽을 자리를 고려하라 24.09.03 48 1 12쪽
36 나는 거식좌가 아닌 미식좌라네 24.09.02 37 1 12쪽
35 내기는 제대로 걸어야 맛있는 법이지 2 24.08.30 46 1 12쪽
34 내기는 제대로 걸어야 맛있는 법이지 1 24.08.29 42 1 12쪽
33 억지로 무릎꿇린 자는 반드시 일어서는 법이오 24.08.28 43 1 12쪽
32 중원아 기다려라. 통째로 씹어 먹어주마. 24.08.27 44 1 13쪽
31 선묘고를 열었으니 우리 이야기도 끝나나보오  24.08.26 52 1 12쪽
30 여인들이 꼬리 친다면 꼬리를 잘라내지요  2 24.08.23 57 1 12쪽
29 여인들이 꼬리 친다면 꼬리를 잘라내지요 1 24.08.22 52 1 11쪽
28 두 마음이 만나는 길은 언제나 하나 2 24.08.21 45 1 12쪽
27 두 마음이 만나는 길은 언제나 하나 1 24.08.20 50 1 12쪽
26 돈 놓고 돈 먹기가 나의 특기요 (2) 24.08.19 47 1 11쪽
25 돈 놓고 돈 먹기가 나의 특기요 (1) 24.08.18 48 1 12쪽
24 나에게도 목표라는 것이 생긴 듯 하오 24.08.16 60 1 11쪽
23 내가 절망하지 않으면 이자도 죽지 않는다 24.08.15 55 1 12쪽
22 악의 나무가 자라기 전에 뽑아내는 것이 정의  24.08.14 5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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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지사로 눈물을 허비하지 말게 (1) 24.08.12 5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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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살려는 드리리다 1 24.08.09 6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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