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백면서생, 중원을 제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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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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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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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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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목표라는 것이 생긴 듯 하오

DUMMY

장강석이 껄껄 웃으며 이승현의 앞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막을 수 있으면 막아 보시오. 여주.

나는 여주의 몸부터 수색해야겠소.“


이승현의 뒤에 서있던 자객들이 장강석을 막아서려 했으나 흑풍맹 무리들이 동시에 덮쳐오는 터에 그들을 나누어 상대하여야 했다.

장강석의 손이 이승현이 허리에 닿는 순간 이승현이 장법을 구사하여 손을 쳐내고 이장 밖으로 물러섰다. 


장강석의 눈이 가느다랗게 찢어졌다.

“오호라. 여주가 여리여리한 무공을 믿고 나를 막아섰나 보오. 

재미있구려.

나와 같이 놀아보겠소?“


다시 이승현에게로 다가가는 장강석의 가슴과 머리를 향해 매향의 수리검들이 날아 들었다.

칼을 뽑아 날아오는 수리검들을 쳐낸 장강석이 매향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크크크. 기녀들이 잔재주를 지녔구나.

자객 옷을 입은 자들이며, 암살에 쓰이는 수리검이며,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공자 놈을 보호하려는 것을 보니 최대감의 죽음에 청월각이 연관이 있는 것이 분명하렸다. 

나를 이리 대접하였으니 네년들을 바로 죽이는 것이 마땅하나, 너를 품으며 여주의 춤을 보고 난 후 네년들의 팔다리를 베는 것이 순서렸다. 으하하.”


이승현과 매향이 무공을 익혔다하나 암살을 위해 보법과 신법을 주로 익혔으며, 검과 장은 기본기만을 배웠을 뿐이라 장강석의 상대가 되기 힘들었다.

둘이 힘을 합하여 협공했으나 장강석은 여유있게 피하거나 막으며 희롱하였다.

청월각의 다른 자객들도 흑풍맹 무리의 숫자에 밀려 날아 오는 칼을 피하기에 급급할 뿐 대적하기 힘겨워했다.


흑풍맹 무사 두명의 검에 밀려 넘어진 청월각 자객의 목에 흑풍맹의 무사의 검이 날아들었다.

챙 ~~~

검은 바둑돌 하나가 날아와 흑풍맹 무사의 검을 부러뜨렸다.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 무사의 이마에 흰 바둑돌이 박혔다.

동료의 죽음에 얼어붙어 버린 흑풍맹 무사의 가슴에 청월각 자객의 검이 꽃혔다.


바람소리와 함께 바둑돌 다섯개가 날아들자 흑풍맹 무사 다섯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모두 놀라 바둑돌이 날아온 곳을 살폈다.


삼층 난간에 기대어 바둑돌을 날린 태현이 마치 계단을 밟고 내려오듯 발짓하며 내려왔다.

그 옆으로 시하가 우아하고 조용하게 착지하였다.

“능공답허로 그리 느리게 내려오다가는 내려오는 도중에 공격받아 죽기 십상이오.

나처럼 빠르되 조용히 내려오는 것이 진정한 고수라 할 수 있지.“


“훗날에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대신 커다란 상자에 끈을 매달아 이를 잡아당기거나 풀어서 편하게 층간을 왔다갔다 할 수 있으면 좋겠소.”


태현이 시하에게 씩 웃어준 후 한걸음 앞으로 내디뎠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이승현과 매향 사이에 서 있었다.

“여주와 매향께서 소생을 간호하느라 밤을 새셨다 들었습니다.

피곤하실터이니 좀 쉬시지요. 

이 자가 저를 찾는 듯 하니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말하고 있는 태현의 목을 향해 장강석의 검이 날아 들었다. 

왼손으로 가볍게 검을 쳐내고 오른손으로 장강석의 어깨를 쳐 옆으로 밀어내자 검은 부러져 기둥에 박히고, 장강석은 오른쪽으로 몇바퀴 나동그라졌다.

장강석이 일어나 검을 버리더니 장강품에게 검을 달라하여 새 검을 들었다. 

태현이 기둥에 박힌 검의 조각을 뽑아 들고는 미끌어지듯 다가섰다. 

일합, 이합, 삼합 만에 장강석의 검이 날아가고, 가슴에 장을 맞은 장강석이 피를 토하며 엎어졌다.


맹주의 빠른 패배에 흑풍맹의 무사들이 칼을 놓고 무릎을 꿇었다. 


태현이 이승현을 돌아 보았다.

“이 자를 어찌 하오리까?”


이승현이 매향에게 눈짓하자 매향이 다가와 장강석의 마리를 쓰다듬었다.

매향의 소매에서 작은 거미 하나가 기어 나오더니 장강석의 귓속으로 사라졌다.

장강석이 고통으로 몸부림치더니 이윽고 축 늘어졌다.


시하가 걸어와 장강석의 허리를 발로 툭 찼다.

“죽은 건가? ”


그러나 곧 장강석이 몸을 뒤틀며 벌떡 일어서서는 매향을 노려보았다.

“네 이년.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맹주의 머리 속에는 방금 천축국의 거미가 들어섰습니다. 

거미는 머릿속 어딘가로 파고들어 곧 알을 낳을 것입니다.

한달에 한번 이곳으로 와 우리 여주님께 약을 받아 먹지 않으면 그 알들이 부화해 뇌를 파먹을 것입니다.

머리속에서 지옥이 펼쳐지는 끔직한 고통 속에서 아주 천천히 죽게 되겠지요.

또한 제 휘파람 소리를 듣는다면 알을 낳고 긴 잠에 빠져있던 거미가 깨어나 머릿속을 헤집게 됩니다.

고통은 훨씬 크지만 대신 빨리 죽을 수는 있지요.“


장강석이 이승현 앞에 무릎 꿇었다. 

“살려주시오. 여주. 

살려만 주시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내 당장 네 놈들을 죽이는 것이 마땅하다. 

허나, 아량을 베풀어 너희가 쓸모를 입증할 수 있는지 기회를 주겠다. 

너는 오늘 이곳에 와서 모든 방을 수색하였으나 공자가 이미 떠나 찾을 수 없었다. 

청월각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버만 기루일 뿐이었지. 맞느냐?“


“물론입니다.

여주의 말씀에 한치의 오차가 없습니다.“


“또한 너는 앞으로도 계속 충주 세가들의 호위단을 운영하거라.

그리고 한달에 한번 나에게로 와 너희들이 경호하고 있는 자들이 무슨 일을 꾸미며, 누구를 만나는지 상세히 고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상세히 알아내어 내가 묻는 것들에 답해야 한다.

그렇게 너의 쓸모를 입증해야만 비로소 살 수 있을 것이야.“


장강석이 머리를 들고 이승현을 바라보았다.

눈이 비열함으로 번득거렸다. 

“여주. 제가 비록 맹주라하나, 사제 놈들이 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여주의 말을 따르고 싶다 하더라도 사제들이 나를 배신한다면 행여 청월각의 비밀이 새어나갈까 두렵습니다.

그러니 아까의 그 벌레를 사제들에게도 넣어 주십시오.

그러면 흑풍맹은 여주의 수족이나 다름없을 것입니다.“


“목숨을 구걸하고자 사제들을 파는 모습이 심히 역겨우나, 그 또한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니 내 그리 하겠다.”

장강석의 지목에 따라 장강품과 또 한명의 남자가 장강석 옆에 꿇어 앉아 장강석을 노려 보았다.

“너는 맹주도 사형도 아닌 천하의 잡놈이다.”


매향이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자 그들도 몸부림치다 축 늘어졌다.


늦은 밤 이승현이 태현과 시하를 마주보고 앉아 김윤후의 활을 내밀었다.

“이 활은 원과의 항쟁이 들불처럼 일어날 때 이곳 충주 부근의 힘을 결집하고 구심으로 삼고자 정 단주께 빌린 물건입니다.

시하 낭자가 본디 주인이니 가져 가시지요.“


시하가 활을 물리쳤다.

“우리는 활에 담긴 비문서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을 뿐 활에는 관심이 없지.

활은 정단주의 유지를 살려 항쟁에 활용하도록 하면 좋지 않겠나.“


이승현이 활을 다시 받아 들어 벽장 안에 잘 보관하고는 그 아래에 놓여 있던 우산 하나를 꺼내 왔다.

“두분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최충만을 저희 대신 처단해 주신 것도 감사한데, 흑풍맹 같은 사파 무리에게서도 저희를 구출해 주셨습니다.

저희가 무엇으로 은혜를 갚으리오까?“


이번에는 태현이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한 것은 저입니다. 

의원께서 말씀하시기를 저의 체내에 오랫동안 쌓여있던 뜨거운 독이 사막 지네의 차가운 독과 만나 서로 융합하였다 합니다. 

이제는 기를 모으는 것이 자유로워졌을 뿐 아니라 스물다섯 이후에도 죽지 않을 수 있다하니 여주께서는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한 것은 없습니다. 

시하 낭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체내에 남아 있는 보명단의 기운을 끌어올려 공자께 망측한 방법으로 전달하였으니 공자께서 감사해야 할 이는 시하 낭자가 첫째입니다.

지금껏 명의와 강호의 고수로 하여금 공자의 몸에 남아 있는 맹독이 퍼지지 않도록 갖은 방법을 동원해 주신 고모님이 그 둘째요.

부주의하여 사막 지네에게 물렸으나, 죽음의 기로에서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싸워 이겨낸 공자님 자신이 세째입니다. 

박의원과 매향, 저는 그다지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은혜를 입은 이는 저희지요.

보답의 의미로 선물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마침 이후에 서경의 만휴루에 가신다 했으니 딱 맞는 선물이 될 겝니다.“


이승현이 가져온 우산을 시하에게 내밀었다.

시하가 우산을 펴니 은빛 우산대와 우산살이 청색 비단천 아래 반짝거렸다.

청색 비단에는 붉은색 범과 황색의 용이 수 놓아져 슬핏 보기에도 귀하고 비싼 물건으로 보였다.


시하가 물리쳤다.

“나는 비가 오면 아무 곳에도 외출하지 않고 집안에만 있을 것이야.

난 물이 싫단 말이지. 

그런 나에게 우산 따위는 필요가 없어.“ 


“이 수려하고도 위험한 우산은 려위산이라 불리우며, 제가 무척이나 아끼는 물건입니다.

우산대와 살은 한철로 만들어져 부러지거나 휘어지지 않습니다.

우산을 덮는 천은 서역의 금사를 씨줄로 하고 고려의 비단을 날줄로 엮어 보기에는 보통의 비단같으나, 검과 창은 물론 폭뢰 또한 능히 막을 수 있지요. 

한철로 만들어진 우산의 끝은 예리하기 이를데 없어 베거나 찌르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비가 올 때는 우산으로, 햇빛이 내리 쬘때는 양산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항상 지니고 다니셔도 누구도 의심치 않을 것입니다. 

다만 한철과 금사를 사용하여 조금 무거운 것이 단점이나 시하 낭자의 공력이라면 다루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시하가 우산을 받아 펼쳐 이리 저리 살피고 몇차례나 휘둘러 보더니 태현에게 보여 주었다.

태현 또한 우산을 펼치고 닫고 휘두르며 감탄해 마지 않았다.

“이런 무기를 만들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아름다우나 강하며, 실용적이나 화려합니다. 

훗날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여기 이 우산대에 화살을 넣어 활처럼 사용하거나, 총포처럼 발사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도 너무나 훌륭합니다.

시하에게 딱 맞는 선물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시하가 태현의 말에 따라 가죽으로 된 우산집에 넣어 등에 둘러 메었더니 마치 칼을 찬 무사같았다. 


흡족해하는 둘을 보며 이승현이 웃었다.

“선물을 마음에 드셔하니 다행입니다.

최충만 일가 또한 공자님이 이미 떠난 것으로 알고 있으니 날이 밝기 전 떠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저희가 날래고 힘찬 말과 음식을 미리 준비하였습니다.

훗날 두분이 뜻을 펼칠 때 저희가 미력하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겠습니다.

꼭 다시 뵙고 같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동이 트기 전 남경을 향해 출발하였다. 

시하의 말은 눈이 부실 듯 희었고, 태현의 말은 밤과 구분하지 못할 만큼 검었다.


백마를 탄 시하의 등 뒤로 태현이 감사흫 표했다.

“시하, 의원과 여주에게 들어 내 생명의 은인이 시하 당신이라는 것을 알았소.

지금껏 나는 스물 다섯이 되면 끝이라는 생각에 꿈도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왔소.

하지만 시하 그대 덕분에 어쩌면 나에게도 목표라는 것이 생긴 듯 하오.

나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한 시하 당신을 봐서라도 이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소.

하루하루 꿈을 꾸며 무공도 익히고, 부모님의 원수도 갚고···“


시하가 뒤를 돌아보며 태현의 말을 끊었다.

“달라지든 말든 그건 알아서 하고, 은혜는 고기로 갚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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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취향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지 1 24.09.09 38 1 12쪽
40 무당은 언제든 소협의 편에 설 것이오 2 24.09.06 42 1 11쪽
39 무당은 언제든 소협의 편에 설 것이오 1  24.09.05 41 1 11쪽
38 나는 뱀들의 제왕이다 24.09.04 40 1 12쪽
37 고려인을 괴롭혔으니 죽을 자리를 고려하라 24.09.03 4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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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내기는 제대로 걸어야 맛있는 법이지 2 24.08.30 46 1 12쪽
34 내기는 제대로 걸어야 맛있는 법이지 1 24.08.29 4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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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여인들이 꼬리 친다면 꼬리를 잘라내지요 1 24.08.22 5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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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두 마음이 만나는 길은 언제나 하나 1 24.08.20 50 1 12쪽
26 돈 놓고 돈 먹기가 나의 특기요 (2) 24.08.19 47 1 11쪽
25 돈 놓고 돈 먹기가 나의 특기요 (1) 24.08.18 48 1 12쪽
» 나에게도 목표라는 것이 생긴 듯 하오 24.08.16 6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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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악의 나무가 자라기 전에 뽑아내는 것이 정의  24.08.14 5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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