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써가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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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신
작품등록일 :
2024.07.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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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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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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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화. 회귀(18) ]

DUMMY


“너네는, 만약. 미래에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쩔거야?”


노래방에서 나온 성현은 지욱과 재은, 세훈과 함께 빙수를 먹는 중이었다.


“응? 갑자기?”


“왜?”


“...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번 던져본 거야.”


그러던 중, 뜬금없이 질문을 던지는 성현에.


재은과 세훈이 의아해하였고.


지욱은 표정변화가 없이 그저 묵묵히 빙수만 퍼먹을 뿐이었다.


‘이도 안 시린가. 이빨이 참 튼튼해 보여서 부럽다.’


그런 지욱을 보면서 그저 성현이 멍해 있는데.


“사실을 알면 막으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재은이 가장 먼저 답하였고.


“음... 그래도 최소한 노력은 해볼 거 같은데.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 다른 거 같긴 해.”


마찬가지로 한참을 고민하던 세훈 역시 대답했다.


“지욱이 너는?”


마침 커다란 입을 벌린 채 수저에 뜬 빙수를 입안에 넣으려던 지욱이.


하던 동작을 멈추고는 성현을 빤히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글쎄. 슈퍼 히어로, 영웅. 아닌데.”


생각보다 냉철한 대답의 지욱에 재은과 세훈이 놀라 지욱을 쳐다보는데.


성현이 옹호하듯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렇긴 하지. 영웅이 아니지.”


“그런데 그건 왜 묻는 거야? 요새 고민하던 거랑 관련이 있는 거야?”


갑자기 심각해진 재은의 표정에 성현은 별거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그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너네라면 어떻게 할지.”


“그렇구나, 다행이다.”


안심하는 표정의 재은과.


그리고 아직까지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던 세훈이 성현에게 되려 물었다.


“그 가정이 스스로의 힘으로 막으려고 했을 때 가능은 한 거야?”


“음... 글쎄?”


가능하겠는가? 무려 대기업의 부회장이 주도한 주가조작인데.


“아니면 힘을 합치면?”


“힘을 합쳐?”


“응. 혼자는 못해도 여러 명이서 맞대는 경우는?”


그래도 소용없을 것이다. 하지만...


“노력은 해볼 수 있겠지.”


성현이 중얼거리며 생각에 잠겨있는데.


빙수를 그새 다 비우고는 숟가락을 내려놓던 지욱이 말했다.


“아까 이가 시려 워서 말을 끝까지 못했는데.”


“말을 끝까지 못 한 거였다고?”


“이가 시렵긴 했어?”


성현이 신기한 구경거리를 보듯 지욱을 빤히 쳐다보는데.


지욱이 아랑곳 않고 말을 이어갔다.


“영웅은 아니지만 노력은 할 거야. 마음이 불편하니까.”


말을 끝마친 지욱이 이제야 개운하다는 표정으로 성현의 앞에 놓인 빙수를 쳐다봤다.


너무나도 뜨거운 시선에 성현이 빙수를 지욱의 앞으로 내밀었고.


“배부른데. 너 먹어라.”


“감사.”


기다렸다는 듯 성현이 먹다 남긴 빙수를 무서운 속도로 퍼먹기 시작하는 지욱이었다.


아니, 저건 마신다는 표현이 더 타당할 듯하였다.


“아씨. 내 돈 잃게 생겼네.”


아직 네 배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심지어 그 중에 일 억은 세훈에게 주기로 약속한 돈이었다.


“어쩔 수 없지 뭐.”


사실 뭐라도 해보는 게 맞긴 했다.


자신과 다현도 회귀 전 사람들의 방관에 다친 것이었으니까.


성현은 가만히 앉아서 쳐다보기만 하던 인간들과는 다른 종류의 인간이고 싶었다.


또한 사람들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는 동안.


자신만 웃고 있기엔 분명 너무나도 양심에 찔리는 일이겠지.


그렇게 번 돈은 아무리 많아 봤자, 하나도 기쁘지 않을 거 같았다.


오히려 평생의 가책으로 남아 성현의 마음 한구석에서 괴롭힐 것이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뭐라도 시도해보자.


되든 안 되든 그 노력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


마침내 결정을 내린 성현은 자신을 빤히 보고 있는 다현과 세훈과.


또 빙수를 쌀밥 먹듯이 푹푹 퍼먹는 지욱을 쳐다봤다.


‘어차피 혼자가 아니니까.’

자신도 모르게 안심이 든 성현은 탁자를 손바닥으로 탁 내리치며 말하였다.


“노래방에 이어 여기도 내가 쏠 테니까, 너희들이 나 좀 도와줘야겠다.”



***



“지금 우리가 뭘 들은 거지. 진짜야?”


“...그러니까, 성현이 네 말은 지금 석우그룹의 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는 건, 모두 주가조작이란 말이지?”


“맞아.”


룸카페로 자리를 옮긴 성현과 친구들은 가까이에 붙어 앉아 소곤소곤 대화 중이었다.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성현의 터무니없어 보이는 소리에도.


이들은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근거는?”


“가, 갑자기 오르는 것은 너네가 봐도 뭔가 이상하지 않아?”


“그냥 추측이라는 건가.”


“추측은 아니고. 근거가 있기는 한데 이게... 물증은 없고 심증만 있는 거야. 물증을 찾으려면 직접 알아봐야 하지.”


지욱의 날카로운 지적에 성현이 할 말을 못 찾고 결국엔 얼버무렸다.


미래에서 왔다고 덜컥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 성현의 말에 반박하듯 무언가를 떠올린 재은이 끼어들었다.


“부모님이 그러셨는데 석우그룹이 곧 인수합병 할거라던데?”


“너네 부모님이?”


“아버지가 그쪽 계열사 사장이랑 친하셔서. 어디서 듣고 왔나 봐. 투자금 넣어놨다던데.”


아뿔싸. 이번 주가조작의 피해자들 중에서는 재은의 부모님도 계신 모양이었다.


“당장 빼시는 게 좋을 거 같아.”


“일단 말씀은 드려볼게. 근데 우리말을 과연 믿으실까?”


하긴, 명확한 증거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확실한 물증을 잡아야하는데. 겨우 고등학생들이 어떻게... 물론 고등학생이라서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겐 그걸 알아낼 사회적 위치도, 힘도, 인맥이나 권력, 심지어 돈도 없으니까.”


“저...”


그때였다. 살며시 손을 들은 세훈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한번 해킹을 시도 해볼까...?”


“뭐? 해킹?”


“응. 공모한 거라면 그 정황이 담긴 증거를 찾아서...”


맞다. 우리에겐 문세훈이 있었지.


미래의 개발자이자 화이트 해커로도 유명한 세훈이었다.


“해킹을 할 줄 알아?”


재은이 놀랍다는 듯이 세훈을 쳐다보면.


부끄러운 듯 시선을 피하며 세훈이 말했다.


“그냥. 틈틈이 컴퓨터로 공부했던 거라... 막 잘하는 거까지는 아니지만.”


“그러면, 너무 위험하지 않아?”


재은이 걱정스런 말투로 말하고. 세훈도 주저하는 듯했다.


“위험하긴 하지... 혹시라도 들키면...”


하긴. 문세훈의 실력을 믿는다 해도, 그에게 위험부담을 모두 떠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성현 역시 곰곰이 방법을 고심하고 있는데.


그 때, 여태까지 가만히 듣고만 있던 지욱이 손을 번쩍 들고는 말했다.


“이 방법은 어때?”


“무슨 방법?”


혹시라도 이야기가 새어나갈새라, 앞에 놓인 공책 종이에 뭐라 뭐라 적던 지욱이었다.


곧 성현이 무릎을 탁 쳤고. 재은과 세훈이 엄지를 들어 올려 보였다.


“좋아. 이대로 시행하자.”


“정면돌파. 좋지. 위험할 거 같긴 하지만.”


“그래봤자 우리 미성년자라서 큰 처벌은 면할 거야.”


“그런데 물건은 어디서 구해야 하지?”


모두가 고민에 빠진 사이. 다시 한 번 지욱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알아. 종로구 **상가 옆에 골목길로 올라가다 보면 나와.”


“가자.”


씨익 웃는 재은과 세훈. 어딘가 설레는 표정이었다.


“와, 무슨 첩보영화 같다.”


“우리 너무 멋진 거 아니야?”


“검은 가죽옷 입고가자!”


“선글라스도 하나씩 맞춰!”


재은과 세훈은 무슨 놀러가는 것 마냥 흥분해서 말을 했고.


신이난 이들 속에서 성현만 혼자만 진지한 이상한 광경이었다.


“우리 놀러가는 거 아니거든? 조심해야해.”


그런 성현은 신경도 안 쓰는 듯 재은과 세훈이 신나서는 밖으로 나섰다.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성현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걸렸고.


그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지욱이 성현에게 한마디 툭 던졌다.


“너도 신나 보이는데.”


“아니그든. 신나긴 무슨.”


“근데 어떻게 안거냐. 이 사실은.”


“그냥 추측이라니까.”


“그렇다기엔. 며칠 전부터 계속 고민하지 않았냐.”


지욱의 말이 끝나자마자 성현은 그를 놀란 듯 쳐다봤고.


“뭐야. 너 남 일에 관심 없는 줄 알았는데.”


“친구잖냐.”


성현의 어깨를 툭 치고 앞서가며 중얼거리는 지욱.


“곤란한 거 같아 더는 안 물어보겠는데. 앞으로도 고민 있으면 털어놔라.”


부끄러운 듯 저만치 앞서 가버리는 지욱의 뒷모습을 한참을 빤히 보던 성현이.


이내 성큼성큼 앞서가는 지욱에 뒤통수에 대고 소리쳤다.


“야! 다리 길다고 유세부리지 마라!”


지욱이 한손을 번쩍 올렸고.


성현이 부러운 듯 중얼거렸다.


“아씨, 나는 언제 키가 큰담. 야! 같이 가!”


성현이 지욱과 재은, 세훈을 향해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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