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써가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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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신
작품등록일 :
2024.07.22 11:54
최근연재일 :
2024.08.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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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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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화. 폭행사건(4) ]

DUMMY

‘그대로 맞았으면 골로 갈 뻔했네. 하.’


성현은 자신의 머리위에서 멈춰있는 야구방망이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욱이 한손으로 야구방망이를 잡아내며 막고 있었다.


가히 괴물이라고 칭할만한 괴력과 악력으로 말이다.


지욱의 팔뚝은 핏줄이 우두둑 튀어나와있고. 딱 봐도 많은 힘을 주고 있었다.


민성도 만만치 않은 덩치라 분명 야구방망이로 내리치는 힘이 장난 아니었을 턴데.


‘어떻게 사람이 저러지? 내가 저걸 손으로 막았으면 뼈가 가루가 되고도 남았다.’


성현은 가끔 지욱이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괜찮아?”


성현과 지욱에게 달려온 세훈은 누구하나 잘못되는 줄 알았는지 울먹이며 물었다.


“지욱이 덕분에.”


성현은 그런 세훈에 대답하며 안심시키고는, 지욱과 민성을 쳐다봤다.


민성은 지욱에게 잡힌 자신의 야구방망이를 빼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민성의 노력이 무상하게 지욱은 가뿐하게 야구 방망이를 빼앗아 들었다.


“똑같이 돌려줘야지.”


야구방망이를 손에 든 채 중얼거리던 지욱이 민성을 스윽 쳐다봤다.


민성은 그런 지욱의 눈빛에 마치 저승사자와도 같이 느껴졌다.


온 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은 민성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다.


“치, 치사하게 무기 가지고 휘두를 건...”


“뭐, 치사?”


비굴한 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 잔뜩 화가 난 지욱이 그를 향해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


휘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민성이 팔로 머리를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지욱이 휘두른 야구방망이는 방향을 틀어선 민성을 비껴갔지만.


어느새 주저앉은 민성은 두 눈은 꼭 감은 채 덜덜 떨고 있었다.


탕.


지욱은 야구방망이를 민성의 옆에 내동댕이치듯 세게 던졌다.


“네가 할 소리는 아니지. 저열한 자식.”


지욱은 손바닥을 탈탈 털며 씹어 먹어버릴 듯한 눈깔로 아래를 내려 봤다.


민성은 그런 지욱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상태였다.


“또 건드려봐. 이 정도로 안 끝나.”


바로 그때였다.


“이 녀석들! 다들 동작 그만!”


저 멀리서 재은과 함께 학생주임이 몽둥이를 든 채 외치며 달려오고 있었다.


이미 상황은 종결되었는데 한 발 늦은 듯했지만.


저들은 땀까지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열심히 달려온 것 같았다.


“또 네 녀석들이냐?”


학생주임은 민성과 윤석의 패거리들 얼굴을 알아 본건지 꿱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이내, 지욱에게 맞아 움직이지도 못하는 몇몇 학생들을 보고 의아한 듯 소리쳤다.


“뭐야, 네 녀석들 왜 그래?”


학생주임이 다친 학생들을 부축해서 일으켰고.


그나마 제일 상태가 멀쩡해 보이는 지욱과 세훈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냐? 이 놈은 또 왜 이러고 있어?”


아마 땅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민성을 보고 한 말일 것이다.


잠시 곤란해 하며 지욱과 세훈이 머뭇거렸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재네 무리들이 다대 일로 성현이를 괴롭혀서 막아줬을 뿐이예요. 단지 쟤들이 지욱이 한 명에게 덤비다가 한 대 맞고 전부 나가 떨어졌을 뿐이고요.’인데.


이걸 어떻게 말하겠냐는 듯 난처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설령 말하더라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긴 했다.


“얘, 얘들이 저희 때렸어요.”


다쳐서 허벅지를 부여잡고 있던 무리들 중 한명이 눈치를 보다가 대신 대답했다.


참 양심도 없지, 지들이 때리러와 놓고는 덮어씌우는 꼬라지라니.


학생주임의 옆에 있던 재은 역시 한심하다는 듯 그 학생을 내려다봤다.


“딱 봐도 너네들이 숫자가 훨씬 많구만. 내가 바보로 보이냐?”


학생주임은 역시나 만만하거나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상황을 다 간파한 듯이 보였다.


“일단 경찰차와 구급차를 불렀다. 일이 큰듯해 더 이상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정도구나.”


학생주임은 언제나 학교의 학생들이 사고를 치면 자기 선에서 체벌을 끝냈다.


체벌과 훈육의 강도가 어찌하든, 아직은 아이들이고 가르치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아이들을 경찰서와 사회의 법으로 다스리기엔 벌써부터 너무 가혹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솔선수범하여 문제아들을 단속하고 관리해왔던 것인데.


재은이 달려와 도움을 청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자신 혼자만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거 같아 경찰과 구급차를 불렀다.


다행히도 달려왔을 때에는 모든 것이 종결된 것처럼 보였고 큰 부상자는 안 보였지만.


지금 상황은 너무도 그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허탈하고 허무했다.


그동안의 자신의 노력이 조금의 보람도 없는 것이었고 헛된 것이었던가.


무슨 조폭도 아니고 무리들이 소수의 학생들을 짓밟으려고 했다니.


이게 정녕 아이들이 벌일 수 있는 짓이 맞는 건가 싶었다.


이래서야 어른들의 범죄나 악행과 전혀 다를 바가 전혀 없지 않는가.


아무리 덜 자라고 미성숙한 아이들이라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판단할 나이었다.


만약 저 소수의 학생들이 힘이 약하고 대항조차 하지 못했다면.


결과는 되돌릴 수조차 없을 만큼 참혹하고 끔찍했을 것이었다.


이번 일은 무려 집단폭행이고, 정반대의 결과를 내긴 했지만 다친 학생들도 많아 보였다.


“너희들은 어디 다친데 없는거냐? 재은이 말로는 너희들이 위험하다고...”


학생주임이 지욱과 세훈을 쳐다보며 살폈다.


“저희는 괜찮은데 성현이가...”


세훈의 시선이 성현을 향했고. 덩달아 학생주임역시 성현을 바라봤다.


“너는 저번에 그 학생? 주윤석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학생주임은 성현을 기억해내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저번에 분명 다신 괴롭히지 못하도록 학생주임이 윤석을 단단히 혼냈었던 터였다.


학생주임이 성현 일행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기회다 싶어 눈치를 보며 도망치려던 민성.


그러나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건지.


학생주임은 그런 민성을 매의 눈으로 귀신같이 포착하며 머리카락을 쥐고 잡아당겼다.


“아아아. 잠깐, 잠깐만요. 저 탈모 돼요! 아악!”


“탈모 생기면 사고 안치고 좋겠네. 이놈아!”


한참을 민성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던 학생주임이 물었다.


“설마 주윤석이가 저 학생에게 보복하라고 시킨거냐?”


민성은 생각보다도 예리한 학생주임의 물음에 흠칫했지만.


시치미를 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제가 무슨 걔 따까리인줄 아세요? 시키면 다하게.”


“그럼 저 학생은 왜 괴롭힌 거냐? 단체로 말이야!”


학생주임의 분노가 서린 물음에도 불구하고 민성은 뻔뻔하게 말했다.


“그냥 쟤가 먼저 시비 털길래요. 그리고 지금 우리 쪽 애들이 더 많이 다친 거 안 보이세요? 가해자는 오히려 저쪽이라고요.”


“시끄럽다, 이놈. 정신을 못 차렸지? 네놈들 싹 다 경찰에 넘길거다.”


“아, 선생님. 한 번만 봐주세요.”


그 때, 마침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성현이 중얼거렸다.


“타이밍 기가 막히네.”


몇몇 무리들의 학생들은 도망치려다가 지욱과 세훈에게 옷깃을 잡혔다.


“이거 놔.”


그러나 학생주임이 보고 있어서인지 차마 반격할 생각은 못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경찰들이 와서는 현장을 살펴보고는.


“귀하를 폭행혐의로 긴급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법정에서 불리한 진술에 대해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경찰들은 학생들을 하나하나 모두 수갑을 채워 경찰차에 태웠다.


걔 중에 지욱에게 맞아 몸을 못 움직이는 학생은 수갑을 채워 구급차에 실었다.


그리고 성현일행에게도 다가와서는 수갑을 채우려는 경찰들.


학생주임은 당황하여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 아이들은 피해자입니다.”


“현장 상황으로 판단해 봤을 때. 쌍방폭행이라서요.”


“네?”


“비록 피해자에 정당방위라도 해도 지금 가해자 학생들이 더 많이 다친 것으로 판단됩니다.”


역시 그냥 가만히 맞거나 도망갈걸 그랬나.


‘법이 참 거시기하네 진짜.’


성현은 자신은 물론 지욱과 세훈까지 휘말린 상황에 자신 탓인 거 같아 미안했다.


이내 경찰의 독촉에 한숨을 내쉬며 순순히 양손을 내미는데.


그런 성현을 보던 세훈이 경찰에게 말했다.


“저... 경찰아저씨. 여기 성현이는 많이 다쳤어요. 성현아 팔 걷어봐.”


세훈은 성현이 아까부터 팔을 부자연스럽게 움직이고, 고통에 움찔거리는 것을 봤고.


많이 아픈 건가 싶어 계속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괜찮아, 나도 일단 경찰서로 먼저 가고 싶어.”


성현 자신 때문에 일어난 사단인데. 지욱과 세훈을 먼저 경찰서로 보낼 수는 없었다.


어차피 먼저 병원에 간다 해도 치료를 받고, 나중에 경찰서로 옮겨가긴 하지만.


급한 게 없으니 차라리 치료는 나중에 받더라도 이들과 함께 있는 게 나았다.


아직 어린애들인데, 이대로 경찰서에 끌려간다면 분명 겁이 날 것이었다.


자신이 옆에 있어주며 어떻게든 불리한 진술을 하거나,


그런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게 나았다.


“그냥 저도 먼저 서로 갈게요.”


“괜찮겠어요, 학생? 조금이라도 다쳤으면 병원 먼저 가요.”


경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성현의 팔을 살피는데.


“친구들이랑 떨어지기 싫어서요. 무섭기도 하고.”


사실 무섭지는 않았다. 다만 이렇게 말을 해야 할 거 같았다.


“아... 무서워서. 그럼 병원은 진술이 끝난 후에 데려다줄게요.”


경찰은 수긍하는 듯 더는 묻지 않았다.


나중에 가나 바로 가나 불리할 것은 없었다.


심지어 경찰이 동행해준다 하니 다른데서 다쳤을 거라는 의심받을 여지도 없었고.


다친 정도는 차후에 병원에서 진단서를 떼어 증명하면 끝이었다.


팔은 점점 더 많이 아파왔지만 성현은 애써 이를 악물며 버텼다.


아마 뼈에 금이 갔거나 인대가 파열됐을 거라고 예상되었다.


그래도 이 정도는 회귀 전에 윤석 일행에게 맞은 것에 비하면 버틸만했다.


그전에는 갈비뼈며 온 몸에 금이 가거나 어딘가 한 군데씩 부러져도 참고 참았으니까.


팔 하나 금 가고 인대가 망가진 정도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었으니까.


맷집이 단련된 건지는 몰라도 야구공에 맞은 뒤통수와 손등은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경찰조사를 받고난 후 바로 응급실로 가서 최대한 많은 전치진단을 받아낼 예정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상태가 조금 더 악화되어도 상관없다 싶은 성현이었다.


성현에 이어 지욱과 세훈 역시 차가운 수갑을 차고 있는데.


학생주임이 재은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아... 이 여학생만이라도 보내주실 수 있나요. 이 아이는 정말 아무런 관련이 없어서요. 저랑 함께 있었고 그저 이 상황을 알리러 왔습니다.”


경찰이 재은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말했다.


“어쨌든 학생도 현장에 함께 있었으니 가서 진술해주길 바랍니다.”


재은이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 경찰이 학생주임에게도 물었다.


“선생님도 이 학생들의 보호자와 목격자로서 함께 서로 동원해주셔야겠습니다.”


학생주임이 고개를 끄덕이며 경찰을 따라나서기 전 성현과 지욱, 세훈에게 속삭였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말아라. 선생님이 어떻게든 도와줄 테니.”


그다지 미덥지는 않았지만 고마운 마음에 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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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43화. 폭행사건(3) ] 24.08.02 60 1 10쪽
42 [ 42화. 폭행사건(2) ] 24.08.01 65 1 9쪽
41 [ 41화. 폭행사건(1) ] 24.07.31 78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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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38화. 꼬여버린 운명(8) ] 24.07.28 8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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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36화. 꼬여버린 운명(6) ] +1 24.07.26 82 1 13쪽
35 [ 35화. 꼬여버린 운명(5) ] 24.07.26 81 1 11쪽
34 [ 34화. 꼬여버린 운명(4) ] 24.07.25 81 1 9쪽
33 [ 33화. 꼬여버린 운명(3) ] 24.07.24 90 1 10쪽
32 [ 32화. 꼬여버린 운명(2) ] 24.07.23 99 1 10쪽
31 [ 31화. 꼬여버린 운명(1) ] 24.07.22 105 1 10쪽
30 [ 30화. 회귀(24) ] 24.07.22 99 1 10쪽
29 [ 29화. 회귀(23) ] 24.07.22 90 1 12쪽
28 [ 28화. 회귀(22) ] 24.07.22 87 2 14쪽
27 [ 27화. 회귀(21) ] 24.07.22 89 2 10쪽
26 [ 26화. 회귀(20) ] 24.07.22 91 1 9쪽
25 [ 25화. 회귀(19) ] +1 24.07.22 101 2 11쪽
24 [ 24화. 회귀(18) ] 24.07.22 9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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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 22화. 회귀(16) ] 24.07.22 11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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