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써가는 인생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스토리신
작품등록일 :
2024.07.22 11:54
최근연재일 :
2024.08.10 15:49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5,163
추천수 :
63
글자수 :
241,478

작성
24.07.22 16:30
조회
90
추천
1
글자
9쪽

[ 26화. 회귀(20) ]

DUMMY

“그래. 윤석이 고등학교 친구들이라고?”


성현은 현재 지욱과 함께 석우그룹 회장실 안에 앉아있었다.


심지어 석우그룹 회장인 강우와 마주 앉아 함께 차를 마시는 중이었다.


“아아, 네. 저는 진성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강지욱입니다.”


성현은 자기소개 한 후 강우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미동도 없는 것으로 보아 자신의 이름까지는 전해 듣지는 못 한 건지 긴가민가했다.


얼마 전 석우그룹 변호사까지 나서 일억원을 합의금으로 주기까지 했는데.


뭔가 싶어 성현은 물론, 지욱까지 의문이라는 표정으로 강우를 쳐다봤다.


“반갑구나. 이미 알고 온 거겠지만 나는 윤석이 아버지, 주강우라고 한다.”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회장님.”


강우와 차례로 악수를 교환하는 성현과 지욱이었다.


아직까지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성현은 자신의 앞에 강우를 바라봤다.


처음 지욱이 냉큼 회장을 만나러 가자 했을 때.


정면돌파 하는 이 방법을 제안했을 때는 그냥 해보자라는 심정이었다.


그만큼 외부인의 출입은 엄격히 제안된 곳이기도 해서.


사실은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을 거 같았기에 다른 방법도 강구하여 놓은 참이었다.


안되면 저번에 봤던 이변호사에게 계약 내용을 핑계로.


만남을 제안하며 약속을 잡는게 차선책으로 세워두고 있었는데.


그런데, 이 방법이 차마 통할 줄은 미처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회장은 생각보다도 자기 아들을 더 끔찍이 생각하는 거 같았다.


그러지 않고서야 무려 석우그룹의 회장이 단순히 아들 친구들이라도 냉큼 일개 고등학생들을 만나주다니.


그것도 갑작스레 찾아와 1층 카운터에서 만남을 부탁했다.


윤석의 친구이고, 윤석의 일로 상의드릴 것이 있어 급히 찾아왔다고 말이다.


그리고 회장은 선뜻 올라오라며 비서까지 내려보냈다.


그 틈을 타 재은은 화장실을 간다며 빠져나가게 했고.


그 결과 성현은 지욱과 함께 지금 석우그룹 회장 주강우 앞에 앉아있는 것이었다.


성현은 저도 모르게 강우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낯 익는지 모르겠다. 매스컴에서 하도 자주 보아서 그런가.


아니면 주윤석의 아버지라서 그런 건가?


하지만 성현의 눈에는 강우가 윤석과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윤석이 동글동글한 인상이라면, 강우는 차가운 도시의 이미지가 강했다.


나이가 있음에도 살 하나 없는 매끈한 턱선과 뚜렷한 이목구비의 조화.


날카로운 눈매와 또렷한 눈동자는 사람을 마치 꿰뚫어 볼 것만 같았다.


강우는 석우그룹 회장이기도 하고 또 다른 이유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었는데.


그건 바로 배우 뺨치는 외모 때문이었다.


작은 얼굴에 큰 키의 비율에 슈트를 입은 사진은 뉴스기사로 대서특필되기까지 했다.


부와 명예, 심지어 중년의 미까지 다 갖췄다고 한때는 팬클럽까지 있을 정도였으니.


그리고 그에 보답하듯 강우는 봉사활동을 자주하는 사람이기도 하였다.


보여 주기식일 수도 있었지만, 틈만 나면 그의 미담기사도 함께 떴다.


어떻게 이런 아버지 밑에 주윤석 같은 이가 나왔는지 통탄할 일이었다.


적당한 주름이 잡혀 있는 잘생긴 얼굴을 성현이 홀린 듯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뜨거운 시선을 느꼈는지 헛기침을 하며 강우가 본론을 꺼냈다.


“급하게 상의할 것이 뭐지?”


이 다음부터는 계획한 것이 없어 온전히 애드리브만으로 가야했다.


그렇기에 실수하면 안 되고, 신중해야 했다.


상대는, 한 그룹을 이끄는 대기업의 총수였다.


수많은 사람들을 보아 왔을 테고, 자칫하다간 거짓말을 들킬 위험이 있었다.


성현은 한참을 머리를 굴리다가 대답했다.


“윤석이 최근 학교생활에 대해 혹시 아시나요?”


위험하지만 무리수를 던져보기로 했다.


성현이 회귀 전, 고등학생 때 어김없이 주윤석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때였다.


하루는 윤석이 기분이 몹시 나빠 보였고. 성현을 패면서 중얼거렸던 적이 있었다.


[ ‘경찰에 신고해 병신아. 그래야 아버지란 작자도 나 이러고 쳐 다니는 거 알거 아니야?’ ]


윤석이 성현 자신을 도발까지 했건만.


두려움에 아무도 못한 게 너무도 원통해서였을까.


아직까지도 그가 뱉었던 그 말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갑작스레 그 기억이 성현의 머리를 스쳤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주윤석의 아버지 주강우는 자식 일을 잘 모를 수도 있는 거였다.


그렇다고 관심을 안 가지는 건 아닐 것이었다.


윤석의 친구라는 말 한마디에 자신과 지욱을 이렇게까지 덥석 맞아준 것을 보면 말이다.


모종의 이유로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한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성현은 거기에 걸어보기로 하였다.


어쩌면 윤석의 약점을 하나 잡을 수 있는 기회였다.


“학교생활이 왜? 잘하고 있는 거 아니었나.”


“얼마 전에 큰 사건이 난 것을 모르시는군요.”


“사건?”


강우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이 정도면 정말 모르는 눈치인데.’


“석우그룹의 변호사도 왔다 갔을 정도로 큰 사건이었죠.”


“대충 전해 듣긴 했는데. 그 문제로 따지러 온 건가? 잘 해결됐다고 들었건만.”


“회장님께선 자세한 내막을 아시는 겁니까?”


“그건... 흠흠.”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는 강우에.


성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하려던 말을 내뱉었다.


“공사다망하신 회장님께서 자세한 내막까지는 모르실 수 있죠. 그런데...”


“그런데?”


“회장님의 이미지가 매우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인기 또한 연예인 못지않고요.”


“남에게 잘 보이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네만. 그런데 지금 그게 방금 전에 대화랑 무슨 상관이지?”


“상관이 있으니 좀 더 들어주세요.”


강우가 약간은 불쾌한 듯 인상을 찡그렸다.


성현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한 기업의 총수에게 매우 건방진 말을 건네는 중이었다.


옆에서 불안 불안하게 쳐다보던 지욱이 그런 성현에 놀라고 있는데.


성현은 움찔대는 기색조차 없었다.


“그래도 기업가의 모범적인 이미지는 곧 기업의 이미지로도 직결되죠. 회장님도 그걸 노리셨

던 것일 거고요.”


“하려던 말이 뭐지?”


“그런 훌륭하신 회장님과는 다르게 주윤석이 하고 다니는 행보는 회장님과 기업의 평판을 망칠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던 겁니다.”


“자네, 윤석이랑 친구라고 하지 않았나? 거짓말을 한 건가?”


“같은 학교 친구는 맞죠. 그렇기에 이렇게 회장님께 진심 어린 충고를 드리러 온 겁니다. 아들 관리 좀 잘 하시라고.”


“뭐야? 자네 지금 말 다했나?”


옆에서 지욱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성현의 옆구리를 툭툭 치지만.


이미 감정이 치솟아 오른 성현의 눈에는 아무것도 뵈지 않았다.


성현 자신도 무슨 용기에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재은이 부회장실에 숨어드는 동안 시간을 끌기 위함이었을 뿐이었는데.


마치 자신의 입과 머리는 따로 노는 듯하며 도통 제어하기가 힘들었다.


그동안 주윤석에게 당한 모든 일을 마치 눈앞의 앉은 남자에게 분풀이를 하듯이 말이다.


“내막을 모르시니 말씀드립니다만. 저는 주윤석에게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했고. 저와 같은 아이들이 수두룩합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석우그룹 회장의 아들이란 이유로 주윤석을 쩔쩔매고요.”


성현의 눈에는 이유 모를 회한이 어른거렸고.


화를 내던 강우가 그런 성현의 눈빛에 말을 하려다 말고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어떻게 하면 저 어린 친구의 눈에 저런 게 보이는지.


강우의 동년배에게서조차 좀처럼 보기 힘든 한 서린 눈망울이었다.


말투는 매우 건방졌지만, 강우는 좀 더 성현의 말을 들어보기로 마음먹고 되물었다.


“선생님들이 쩔쩔맨다고?”


“네. 그렇습니다. 몇몇 선생님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윤석에게 있어 후하거나, 아니면 모른 척 눈감아줍니다. 주윤석과 무리들이 저지르는 악행들을요.”


“네 말이 사실이라면 어째서 다른 학생들은 가만히 있는 거지?”


“두려우니까요.”


성현은 회귀 전 자신을 떠올렸다.


두려움에 아무것도 못 하고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던 자신을 말이다.


“학교라는 곳에도 엄연히 먹이사슬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포식자인 주윤석이 두려운거죠. 무엇보다도 그는 어마어마한 뒷배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바로 회장님 같은 부모님이요.”


성현과 같은 가진 거 없고 힘없는 아이들은 진학 및 취업 등 미래를 걱정하기도 벅찼는데.


석우그룹과 같은 곳에 대적하기엔 그 막연한 두려움이 너무도 컸다.


설령 겨우 윤석을 징계를 받는다 쳐도.


혹여 졸업하고 나서도 그 보복이 있진 않을까 하는 걱정과 막연함.


그것이 권력과 돈이 가진 힘이었고, 없는 이들에게는 공포로 다가왔다.


“...”


성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잠시 회장실 내부는 고요해졌고.


한참을 침묵만이 감돌다가 강우가 입을 열었다.


“지금 한 말 모두 한 치의 거짓도 없겠지?”


“네. 모두 사실입니다.”


성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과연 강우가 어떻게 나올는지 걱정과 긴장을 잔뜩 한 채로 말이다.


설령 기분이 나쁘다고 자신에게 보복해올지라도.


성현은 모든 것을 무릅쓰고서 털어놓은 것이었다.


이건 주윤석을 가지고선 그의 아버지인 강우의 양심을 놓고 시험하는, 일종의 도박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시 써가는 인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 [ 49화. 폭행사건(9) ] +1 24.08.10 38 3 11쪽
48 [ 48화. 폭행사건(8) ] 24.08.10 25 1 9쪽
47 [ 47화. 폭행사건(7) ] 24.08.09 51 1 15쪽
46 [ 46화. 폭행사건(6) ] 24.08.08 45 1 11쪽
45 [ 45화. 폭행사건(5) ] 24.08.07 51 1 10쪽
44 [ 44화. 폭행사건(4) ] 24.08.04 60 1 11쪽
43 [ 43화. 폭행사건(3) ] 24.08.02 59 1 10쪽
42 [ 42화. 폭행사건(2) ] 24.08.01 64 1 9쪽
41 [ 41화. 폭행사건(1) ] 24.07.31 77 1 10쪽
40 [ 40화. 꼬여버린 운명(10) ] 24.07.30 84 1 14쪽
39 [ 39화. 꼬여버린 운명(9) ] 24.07.29 87 1 14쪽
38 [ 38화. 꼬여버린 운명(8) ] 24.07.28 82 1 11쪽
37 [ 37화. 꼬여버린 운명(7) ] +1 24.07.27 81 2 10쪽
36 [ 36화. 꼬여버린 운명(6) ] +1 24.07.26 81 1 13쪽
35 [ 35화. 꼬여버린 운명(5) ] 24.07.26 80 1 11쪽
34 [ 34화. 꼬여버린 운명(4) ] 24.07.25 80 1 9쪽
33 [ 33화. 꼬여버린 운명(3) ] 24.07.24 89 1 10쪽
32 [ 32화. 꼬여버린 운명(2) ] 24.07.23 98 1 10쪽
31 [ 31화. 꼬여버린 운명(1) ] 24.07.22 104 1 10쪽
30 [ 30화. 회귀(24) ] 24.07.22 98 1 10쪽
29 [ 29화. 회귀(23) ] 24.07.22 89 1 12쪽
28 [ 28화. 회귀(22) ] 24.07.22 86 2 14쪽
27 [ 27화. 회귀(21) ] 24.07.22 88 2 10쪽
» [ 26화. 회귀(20) ] 24.07.22 91 1 9쪽
25 [ 25화. 회귀(19) ] +1 24.07.22 100 2 11쪽
24 [ 24화. 회귀(18) ] 24.07.22 97 1 9쪽
23 [ 23화. 회귀(17) ] 24.07.22 109 1 10쪽
22 [ 22화. 회귀(16) ] 24.07.22 114 1 10쪽
21 [ 21화. 회귀(15) ] +1 24.07.22 111 1 10쪽
20 [ 20화. 회귀(14) ] +1 24.07.22 112 2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