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써가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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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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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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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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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화. 폭행사건(6) ]

DUMMY

성현이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였다.


“하이고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성현아.”


성현의 귀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돌아보는 성현의 눈이 커다래졌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다른 학생들 역시 긴장한 듯 보였다.


“세훈아. 연락받고 달려오긴 했는데. 대체 무슨 일이냐.”


“이노무 자식. 학교에 보내놨더니 사고만 치고 다녀?”


성현의 할머니와 세훈의 아버지와 더불어 일진 무리들의 보호자들까지.


일제히 경찰서 안으로 바글바글 몰리면서 순식간에 소란스러운 장터가 되었다.


“다들 조용히 해주시고요. 진술이랑 조서작성 다 끝난 학생들은 오늘은 이만 돌아가

주세요. 후에 연락받으면 보호자분이랑 함께 다시 출석하시면 되고요.”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조서를 작성 후에 그들의 보호자와 함께 물러가고.


늦은 시각 경찰서 안에는 몇몇 직급이 각기 다른 경찰들과 형사들.


성현과 할머니, 세훈과 그의 아버지, 지욱과 민성.


그리고 다시 경찰서로 돌아온 학생주임까지 이렇게 만이 남아있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세훈이 아비 되는 사람입니다.”


“선생님, 저는 성현이 할미입니다. 처음 인사드리네요. 성현이 담임선생님 되시나요?”


“저는 얘네들 담임은 아니고. 학생주임을 맡고 있습니다. 괜히 제가 학생들 교육을 잘

못해 이렇게 경찰서로 오시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아유, 아닙니다. 선생님이 무슨 잘못이 있으시겠습니까. 제가 자식교육이 부족하였

습니다.”


“아닙니다. 세훈이 아버님. 세훈이랑 성현이, 지욱이는 이번 일에 잘못이 없습니다.”


학생주임이 면목 없다는 듯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였고.


이에 성현의 할머니와 세훈의 아버지가 오히려 미안한 듯 학생주임을 일으켜 세웠

다.


그런 할머니와 학생주임에 성현은 괜시리 미안해져 고개를 돌렸다.


아직 지욱과 민성의 보호자는 안 온 모양인 듯 그들의 옆자리는 빈 채였다.


“자자. 잡담은 그만 나누시고요. 대충 사건 경위는 전화로 들으셨겠지만 지금 사안이

심각하거든요. 한가하게 담소나 나누고 그러실 때가 아니에요. 양측이 최대한 합의를 하는 게 좋습니다.”


형사는 일부러 겁을 줘서 합의를 유도하려는 듯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성현의 할머니와 세훈의 아버지는 영문도 모르는 듯 표정이 굳어갔다.


그들은 그저 경찰서에 끌려온 아이들이 잘못될까싶어 봐달라며 간절히 빌기 시작했다.


“아이고, 형사님. 저희 성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닙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


“저희 세훈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반장까지 할 정도로 착실한 아이에요. 집에서는 저

대신 어머니 간병까지 도맡아 해주는 착한 친구입니다.”


성현은 그런 할머니에 손을 꼭 잡고 진정시키려 했다.


“할머니 그런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러나 그런 성현의 안심 시키려는 의도가 무색하게 형사가 초를 쳤다.


“일단 진성현 학생은 많이 다쳤으니 병원부터 가세요. 김순경한테 퇴근하는 길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해 놨으니까 타고 가시면 돼요.”


“뭐? 성현아 어디 다친 게냐?”


할머니가 깜짝 놀라선 성현의 몸을 이리저리 살폈다.


“할머니 조금 다친 거니까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되요. 병원은 그냥 내일 알아서 따로

갈게요. 형사님.”


성현이 형사에게 입을 다물라는 듯 곁눈질로 노려봤고.


형사는 헛기침을 하며 말을 돌렸다.


“큼큼. 그럼 내일 가셔서 진단서 떼어 오시고요.”


그러나 할머니는 계속 울먹이며 성현의 상태를 살폈다.


“하이고. 어디보자 내새끼. 어딜 다쳤어.”


“정말 괜찮아요. 보세요. 멀쩡해요.”


성현은 일부러 과장된 몸짓을 하며 괜찮다는 듯 표현을 했다.


물론 웃옷에 가려 잔뜩 부풀어진 성현의 팔은 눈치 채지 못한 할머니였다.


“대체 어떤 놈이 널 때린 거냐.”


잔뜩 성이 난 할머니에 이마에 진 주름이 더욱 짙어졌고.


성현은 대답대신 민성이 앉아있는 방향을 슥 쳐다봤다.


할머니의 시선역시 성현을 따라 민성에게 꽂혔고. 소리를 꿱 지르는 할머니.


“네놈이냐? 우리 성현이 때린 게?”


이내 할머니는 민성이 앉아있는 곳으로 달려가 그의 등짝을 퍽퍽 때리기 시작했다.


“네 이놈. 우리 착한 성현이를 왜 괴롭혀. 대체 저 애가 뭘 그렇게 잘 못 했길래.”


순간 성현은 꼴좋다는 표정으로 그런 민성이 맞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은 물론, 회귀전의 다현이 몫까지 할머니가 대신 응징해주는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여기서 자신이 민성을 때리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할머니가 때리는 것은 경찰들이 그냥 넘어갈 것임을 알고 내버려 둔 것이었다.


그들에게도 할머니가 있을 테니 말이다.


“아앗! 뭐야, 갑자기. 왜 때려요!”


“네가 우리 성현이를 다치게 했으니 때리는 거다 이놈아!”


“아이, 시바!”


민성은 경찰서 안이라서 겁을 먹은 건지, 아니면 어른들한테는 그러지 않는 건지.


할머니한테는 울며 겨자 먹기로 조용히 맞고만 있었다.


물론 민성이 할머니를 건드리는 순간 성현은 당장에 달려들 생각이었지만.


다행히도 민성은 할머니한테까진 그러지 않았다.


“할머니, 진정하세요.”


“경찰서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할머니는 옆에 있던 순경들이 뜯어 말리고서야 민성에게서 떨어졌다.


“네놈, 또 우리 성현이 건드리기만 해봐라. 가만 안 둬! 알았어?”


“아이씨, 뭐래.”


“뭐 이놈아?”


“할머니 진정하세요, 제발.”


흥분했던 할머니는 형사가 다시 말을 걸고 나서야 겨우 분을 사그라뜨렸다.


형사는 할머니에게 진정하라는 듯 책상을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아무튼 진성현 학생도 따로 연락할 테니 나중에 오시면 됩니다. 세훈 학생도 거의

다 마쳤으니 이것만 끝나고 가도 되고요. 지욱 학생은 조금 더 물어볼게 남아서요.”


성현과 세훈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지욱을 쳐다보는데.


괜찮다는 눈빛을 되려 지욱이 보내고 있을 때였다.


딸랑.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정장 차림의 한 중년의 남성이 보였다.


딱 봐도 느껴지는 포스가 보통이 아닌지라 경찰서 내 모든 이들이 그에 주목했다.


저벅저벅 구둣발 소리를 내며 들어온 남자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곧 지욱에게로 향하더니 그의 앞에 섰다.


“... 아버지.”


당황한 표정의 지욱의 입에서는 흘러나오는 단어에 성현은 눈을 크게 떴다.


‘저분이 지욱의 아버님.’


지욱이 원체 가족얘기를 안하기도 했고.


학교에선 그의 집안에 대해서 떠도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었다.


그 주윤석 조차 회귀 전에는 함부로 건들지 못하던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찰싹.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지욱의 아버지 강주호는 지욱이 뭐라 하기도전에 그의 따귀를 세게 몰아 붙였다.


지욱의 뽀얀 볼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충격을 받은 건지 지욱은 그저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성현과 세훈, 그리고 할머니와 세훈의 아버지 또한 놀라서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있었다.


집에 가려던 차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말이다.


“내가. 또 사고치지 말라고 했지.”


아랑곳 않는 듯 주호는 지욱에게 무미건조하게 말하고는 형사를 향해 돌아섰다.


“내 아들 데리고 가려고 왔습니다.”


잠시 주호에 기에 눌린 형사가 이내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직 지욱군은 조서작성과 진술이 덜 끝나서요.”


“지금 애를 몇 시간이나 붙잡고 있는 겁니까.”


“아니, 일에 절차라는 게 있으니까요. 지욱군은 이번 사건에 주요 인물이기도 하고

요.”


“일단 오늘은 그만 보내주십시오. 날이 어두우니 나중에 다시 합시다.”


형사는 명령하는 듯한 주호의 완강한 태도에 기분이 나쁜 듯 낮게 말했다.


“안 됩니다. 현장에서 체포해온 이상 진술도 더 들어야하고. 조서 작성 완료 후 보내

겠습니다.”


그러나 지지 않겠다는 듯 더욱 세게 나오는 주호였다.


“협조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애를 이 시간까지 밥도 안 먹이고 잡아둡니까.”


“진술마저 하고 조서 작성 후에 보낸다고요. 자꾸 이러시면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

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이에 어이없는 듯 주호는 대꾸했다.


“뭐요? 형사가 이렇게 권력을 남용해도 됩니까. 내 아들에게도 설마 이렇게 고압적으로 굴었습니까?”


“고압적이라뇨. 그리고 애초에 지욱군이 재깍재깍 협조했으면 이렇게까지 붙들고 있겠냐고요. 나도 지겹습니다.”


“그게 내 아들 탓이라는 겁니까. 형사님이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한 건 아니고요?”


“아닙니다!”


화가 난 듯 음성을 높이는 형사의 목소리에 주호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알겠습니다. 옆에서 기다릴 테니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럼.”


지욱의 옆에 의자를 빼서는 다리를 꼬고 앉는 주호였다.


형사는 지욱에게 질문하려다 말고 주호가 신경 쓰이는지 흘끔흘끔 쳐다봤다.


주호는 그런 형사에게 뭘 보냐는 식으로 눈에 힘을 줬고.


형사는 시선을 거둔 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조서작성을 시작했다.


그는 약간의 억울함마저 들었다.


지욱을 맨 마지막까지 붙잡아둔 건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


여태 지욱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문채로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강지욱군, 진성현군을 도와주려고 쓰레기장에 간 것 맞습니까? 거긴 어떻게 알고 간

거지요?”


그러나 지욱은 입을 다문채로 옆에 있는 아버지 주호의 눈치만 봤다.


아까 맞았던 애꿎은 뺨만 계속 문지른 채 말이다.


“하아. 강지욱 군. 자꾸 이렇게 대답안하면 지욱군도 힘들고 나도 힘들어요. 대답 좀

해줄래요?”


그러나 여전히 묵묵부답인 지욱.


“지욱군! 나도 퇴근 좀 합시다. 집에 좀 가자구요.”


형사는 답답한지 목소리를 높인 채 소리쳤고.


그와 동시에 주호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치켜 올라갔다.


“헌법 제12조 제2항.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

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국민의 지팡이란 분이 그것도 모르십니까.”


“하.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주호의 말이 채 다 끝나기도 전에 형사가 주호를 노려다보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옆에 있던 순경들은 큰일 났다는 듯 형사의 눈치만 살피며 형사의 옷깃을 잡아당겼

다.


“진정하세요, 형사님. 상대는 일반인입니다.”


“맞아요. 일단 진정하시고.”


저들의 반응으로 보아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형사는 다혈질이었고 성질이 과격한 듯했다.


하긴, 강력범죄에 맞서다보면 누구라도 안 거칠어질 수는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고압적인 태도로서 사람 봐 가면서 존대와 반말을 섞어 쓰는 저 형사. 밥맛이다.


성현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지욱의 아버지 주호 또한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이래서 경찰새끼들 좋아할 래야 좋아할 수가 없어,”


작게 중얼거리는 주호의 소리를 들은 건지.


형사가 거칠게 주호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그리고는 주호의 등을 돌려 손 뒤로 수갑을 채우면서 말했다.


“당신을 공무집행방해죄로서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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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 44화. 폭행사건(4) ] 24.08.04 60 1 11쪽
43 [ 43화. 폭행사건(3) ] 24.08.02 5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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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41화. 폭행사건(1) ] 24.07.31 7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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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35화. 꼬여버린 운명(5) ] 24.07.26 80 1 11쪽
34 [ 34화. 꼬여버린 운명(4) ] 24.07.25 80 1 9쪽
33 [ 33화. 꼬여버린 운명(3) ] 24.07.24 89 1 10쪽
32 [ 32화. 꼬여버린 운명(2) ] 24.07.23 98 1 10쪽
31 [ 31화. 꼬여버린 운명(1) ] 24.07.22 104 1 10쪽
30 [ 30화. 회귀(24) ] 24.07.22 98 1 10쪽
29 [ 29화. 회귀(23) ] 24.07.22 89 1 12쪽
28 [ 28화. 회귀(22) ] 24.07.22 86 2 14쪽
27 [ 27화. 회귀(21) ] 24.07.22 88 2 10쪽
26 [ 26화. 회귀(20) ] 24.07.22 91 1 9쪽
25 [ 25화. 회귀(19) ] +1 24.07.22 100 2 11쪽
24 [ 24화. 회귀(18) ] 24.07.22 9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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