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약탈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처량한날
작품등록일 :
2024.07.31 18:32
최근연재일 :
2024.09.06 18:3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83,414
추천수 :
13,109
글자수 :
176,932

작성
24.08.14 18:30
조회
11,186
추천
372
글자
16쪽

바람이 이는 곳-14

DUMMY

한 무리의 개와 말, 사람이 벌판을 가로질렀다.


수십의 기마들은 속도를 조절하며 천천히 달렸고, 활기찬 개들은 종종거리며 쫓아왔다.


선두에는 철마를 탄 장이족 청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견규였다.


“내 아우는 아직 못 찾은 거냐?”


견규가 돌연 근처에 있던 중년의 전사에게 물었다.


듬직한 풍채와는 반대로 은근히 간사한 분위기를 풍기는 중년의 전사는 면목 없다는 듯이 고개를 조아렸다.


“백방으로 전사들을 보내 찾는 중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신다면······.”


견규는 못마땅한 얼굴로 면박을 줬다.


“견부의 전사들이 이다지도 무능했던가? 어린애 하나를 여태까지 못 잡다니. 이래서야 내가 누구를 믿고 일을 맡길 수 있겠나.”


그의 짜증 섞인 구박에 전사들은 쩔쩔맸다. 그들로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는데, 견규의 아우 견술이 탈출하여 도주한 것은 전부 그들의 실책이 맞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들이 방만하지 않고 제대로 감시했더라면 과연 무슨 수로 어린아이가 혼자서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다그닥! 다그닥!


견규가 전사들을 질책하던 그때, 맞은편에서 기마들이 나타나 다가왔다. 견규는 그제야 질책을 그만두었고, 한참을 시달렸던 전사들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맞은편에서 나타나 다가온 기마들은 랑부의 전사들이었다. 그 가운데에는 견규와 구면인 철혈용사도 한 명 포함되어 있었다.


“견규 님을 뵙습니다.”


랑부군 랑연의 철혈용사 도일이 견규에게 예를 표하며 말했다.


“군장께서 견규 님을 마중하게끔 하셨습니다.”


견규가 미리 전사 한 명을 랑부에 보내서 랑연과의 만남을 청했던 까닭에 이처럼 랑부의 전사들이 마중을 나온 것이었다.


“어서 가도록 하지. 랑부군을 위해 선물도 가져왔으니.”


견규는 기꺼워하며 대답했다.


도일은 묵묵히 견규를 랑부의 둔영으로 안내했다.


랑부의 둔영에 도착한 견규는 흥겨운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곳에서는 작은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랑부의 전사들이 낯선 부락의 젊은 전사들과 어울려 술과 고기를 먹고 있었다.


“저들은 뭐지?”


견규의 물음에 도일이 답했다.


“운부의 부민들입니다. 군장께서 운부군을 초청하여 손님으로 모시고 잔치를 베풀었지요.”

“운부군? 흠, 하얀 초원에서 새로 넘어온 자들인가.”

“맞습니다.”


견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데 랑부군이 초원의 부락을 무슨 일로 초청한 거지? 초원의 소식이 궁금해서 초청한 건가?”

“저는 감히 군장의 뜻을 함부로 가늠할 수 없습니다.”


도일이 말을 아꼈기에 견규는 더 캐묻지 않았다.


그들은 둔영 정중앙에 소재해 있는 군장의 천막으로 향했다.


“대인께서는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도일이 손을 뻗어 천막의 문을 걷어주었고, 견규는 안으로 들어갔다.



+++



천막 안에는 세 사람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 명은 랑연이었고, 다른 두 명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천막에 들어온 견규는 우선 상석에 앉아 있던 랑연에게 인사를 했다.


“랑부군. 오랜만에 뵙습니다.”

“······.”


랑연은 뿔잔의 술을 홀짝이며 고개만 끄덕이는 것으로 그의 인사를 받았다.


언제나처럼 쌀쌀맞은 랑연의 태도에 견규는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나 그는 내색하지 않고 태연한 표정으로 눈길을 돌려서 다른 두 사람을 살펴봤다.


그가 살피기에 두 사람은 생김새가 닮은 남녀였는데, 한 사람은 소년이었고 또 한 사람은 소녀와 여인의 경계선에 있는 풋풋한 처녀였다.


그중 소년이 랑연과 나란히 앉아 있었기에 견규는 그가 바로 운부의 군장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여 그는 소년에게 인사를 건넸다.


“견부의 견규요.”


소년은 턱을 괸 채 그를 일별하더니 랑연과 마찬가지로 고개만 까딱였다.


견규는 자기 아우뻘밖에 안 되는 애송이가 마치 랑연처럼 자기를 깔보자 울컥했다.


‘하얀 초원에서 내쫓긴 떨거지 따위가 나를 얕보다니. 겨우 한 줌의 부민만을 거느린 궁벽한 신세의 뜨내기가!’


그는 속으로 분을 삭이며 소년 아래에 앉아 있는 처녀를 바라보았다.


처녀는 미모가 빼어났지만, 딱히 군장도 아닌 듯이 보였거니와 소년의 태도로 인해 기분이 무척 나빠져 있던 상태였기에 견규는 의도적으로 그녀를 무시해버렸다.


소년에게 받은 모욕감에 대한 작은 앙갚음이었다. 처녀는 소년의 슬하에 있는 사람 같았으니까.


“앉아라. 기왕 찾아왔으니 같이 술이나 마시자.”


랑연이 견규에게 그녀 아래의 자리를 권했다.


견규는 고분고분하게 랑연이 권한 대로 아래의 자리에 앉았다. 운부의 처녀와 마주 보는 자리였다.


“견규. 너는 오늘 무슨 일로 내 부락에 찾아온 거냐?”


시중드는 단이족 처녀가 식탁에 음식과 술을 나르고 그가 첫 잔을 마시기 무섭게 랑연이 물었다.


랑연은 빙빙 돌려 말하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견규는 그녀의 성격을 익히 알고 있었으므로 거두절미하고 용건부터 꺼내기로 마음먹었다.


“얼마 전, 어머니께서 하늘로 돌아가셨습니다.”

“······.”


견규는 차분한 음성으로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랑부군께서 아시다시피 어머니의 슬하에는 저를 포함해 자식이 셋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이미 철마를 길들인 저와 누이동생을 독립시키고자 하셨지요. 한데 어머니께서 저와 누이동생을 불러 독립을 예고하시고 얼마 후에 돌아가신 겁니다.”

“까닭은 무엇이었지?”


랑연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워낙 급작스러운 죽음이었던지라 그저 불행이라고만 여겼었지요. 그랬는데······.”


중요한 대목에서 잠시간 뜸을 들인 견규는 얼굴을 굳히며 침통하게 뇌까렸다.


“전부 제 누이동생의 소행이었습니다.”

“네 누이의?”

“제 음식에 독을 탔더군요. 하여 누이동생을 습격했는데, 비록 누이동생은 도망했으나 증좌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누이동생이 몰래 독을 써서 어머니를 암살하고, 자신까지 암살하여 견부를 독차지할 속셈이었더라고. 견규는 살짝 격앙된 얼굴로 그리 말했다.


“······그래서?”

“도망갔던 누이동생은 곧 역으로 저를 습격해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견부의 전사들을 이끌고 싸우러 나가서 누이동생을 격퇴했고, 어머니의 원수를 갚을 수 있었습니다.”


랑연은 팔짱을 끼고 견규를 쳐다봤다.


“내게 와서 이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무엇이냐?”

“랑부군께서는 어머니의 벗이셨으니 괜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우여곡절을 알려드린 것입니다.”


견규는 밖을 향해 소리쳤다.


“선물을 가져와라.”


이에 견부의 전사 한 명이 암수 한 쌍의 개를 데려왔다.


“견부에서는 특히 좋은 개를 많이 기르지요. 암수 쌍을 맞춰 마흔 마리의 어리고 건강한 개를 가져왔습니다.”


견규는 견부의 전사가 데려온 개를 가리키며 말했다.


확실히 그 말마따나 견부의 개는 무척 크고 날쌔 보였다. 쫑긋 선 귀는 용맹해 보였고, 힘차게 흔드는 꼬리는 충성스러워 보였으며, 똘망똘망한 눈은 영리해 보였다.


견규는 견부의 개를 눈여겨보는 운부 처녀의 시선을 감지하고 내심 흐뭇하게 웃었다.


‘안목은 있는 계집이로군. 저 애송이는 이 개가 얼마나 좋은 개인지도 못 알아본 기색인데 말이야.’


목자들은 좋은 말을 가장 아꼈지만, 좋은 개 역시도 그에 버금가게 아꼈다. 가축을 몰고 사냥감을 쫓을 때든 야밤에 늑대와 범을 파수 볼 때든 항상 유용했으니 아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견부의 개는 털에 윤기가 흘러서 가죽으로 쓰기에도 값졌고, 누린내가 심하지 않아서 고기조차 맛있었으니, 목자라면 누구든 탐을 낼 만했다.


하지만 정작 선물을 받은 랑연은 심드렁한 기색이었다.


“이건 또 웬 선물이냐?”

“저는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어머니의 부락을 이어받아 견부의 새로운 군장이 되었습니다. 저는 어머니처럼 랑부군과 벗이 되어 앞으로도 잘 지내고 싶을 뿐입니다.”


견규는 랑연을 직시하며 그녀의 응답을 기다렸다.


“······.”


랑연은 침묵했다. 그리고 그 침묵이 분위기를 다소 어색하게 만들 즈음이 되고 나서야 불쑥 입을 열어 질문했다.


“너희 막내는?”


그 질문에 견규는 일순 멈칫했다.


“견술은······.”


그는 짐짓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마도 누이동생과 한 패거리였던 모양입니다. 제가 슬하에서 보호해주고자 했으나 기어코 만류하는 걸 뿌리치고 누이동생에게 떠났지요. 지금은 행방이 묘연합니다.”


랑연은 견규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견규는 영문을 몰랐으나 당당한 태도를 견지하며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다.


그러자 랑연이 별안간 읊조렸다.


“견술, 나와봐라.”


천막 구석의 장식물 뒤에 숨어 있던 견술이 그녀의 부름을 듣고 모습을 드러냈다.


견술의 예기치 못한 등장에 견규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겨, 견술!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냐?”

“내가 데려왔지.”


견규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그의 시선은 랑연 옆에서 줄곧 조용히 앉아 있던 운부의 소년 군장에게 향했다.


한 손으로 턱을 괸 소년은 이 상황을 무슨 흥미진진한 구경거리쯤으로나 여기는 듯 나른하게 웃고 있었다.


“네가 보낸 추격자들이 저 녀석을 거의 씹어먹을 기세로 쫓아 들던데? 동족이 핍박받는 꼴을 차마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구해주었지.”


견규는 말없이 소년을 노려봤다.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찢어 죽일 것 같은 잔학한 기세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개가 물기 전에는 짖지 않는 법. 견규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대지 않았으나, 그의 살기는 고요했기에 오히려 더욱 섬뜩했다.


하지만 간이 부은 건지 겁이 없는 건지 모를 소년은 그가 노려보든 말든 실실댈 따름이었다.


잠시 후, 견규는 소년에게 뜻밖의 말을 건넸다.


“고맙군.”

“······?”


소년의 눈동자에 이채가 스쳤다.


“아무래도 불순한 전사들이 군장을 거역하고 천손을 해코지하려 했던 모양인데. 네가 구해준 덕에 아우가 무사할 수 있었어.”


좀 전의 죽일 듯한 눈빛은 온데간데없어진 채, 견규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에 소년은 낮게 웃었다.


“천운으로 아우가 무사한 걸 알았으니, 내가 부락으로 데려가서 어른이 될 때까지 잘 보호하도록 하지.”


그때 별안간 랑연이 뿔잔을 큰 소리가 나게 내려놨다.


“견규, 네가 내 앞에서 말장난을 하는 거냐?”


그녀가 노여움을 드러내자 숨 막히는 위압감이 견규의 흉흉하던 기세를 우습게 압도했다.


“내가 일부러 견술을 숨겨둔 까닭은 너희 둘의 얘기를 따로 듣고 헤아려 그 진위를 가려내기 위함이었다. 너와 견술의 얘기에 서로 맞지 않은 부분이 있으니. 그렇다면 누군가는 거짓을 고한 셈이겠구나!”


견규는 식은땀을 흘리며 감히 랑연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지금 랑연의 기세는 어머니 견융조차 능가했기에 그는 자존심도 내팽개치고 꼬리를 말았다.


“라, 랑부군, 오해입니다.”


한동안 노기 띤 눈으로 견규를 노려보던 랑연은 문득 견술을 돌아봤다.


이미 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견술은 충격과 실의에 빠져서 아까부터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랑연은 견술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들었다시피 네 청대로 중재를 해주지는 못할 성싶구나. 대신 내가 너를 거두어 줄 테니, 랑부에서 지내도록 해라. 어른이 되면 네가 독립할 수 있게 인력과 물자도 내어주겠다.”

“랑부군, 견술은 우리 견부의 사람입니다. 응당 제가 데려가야······.”

“그만!”


견규가 끼어들어 견술을 데려가겠노라 주장하자 랑연은 버럭 고함질렀다.


“내 벗이 어째서 죽었는지 나는 모른다. 어쩌면 네가 죽였을 수도 있고, 네 누이동생이 죽였을 수도 있겠지. 둘 다일 수도 있을 것이고, 둘 다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진실은 알 길이 없으니 마음속에 묻어둘 수밖에. 그녀는 낮게 으르렁거리듯 뇌까렸다.


견규는 랑연의 성난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진실이 무엇이건 너는 승리했고, 승자의 권리대로 너희 견부를 차지하면 될 따름이다. 견술의 거취야 너에겐 아무래도 좋을 일 아닌가?”


견규는 무어라 항변하고자 했다. 그런데 소년이 선수를 쳐서 그의 말문을 닫아버렸다.


“견부의 부민들 사이에서도 군장의 의문스러운 죽음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가 보군? 그러니 아우를 데려다 증인 삼아서 누이에게 모든 오욕을 뒤집어씌우려는 것 같은데.”


견규는 옆에서 자꾸 얄밉게 깐족대는 소년의 주둥이를 찢어버리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하필이면 소년이 정곡을 찔러버려서 더더욱 그러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또다시 소년을 죽일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경고했다.


“한 마디만 더 지껄이면 너는 팔다리를 잘라서 개먹이로 던져 주고 저 계집은 구멍이 헐 때까지 발정난 개에게 던져 주마.”

“······.”


운부의 처녀가 슬며시 소년을 돌아봤다.


견규는 그녀가 자신의 무시무시한 경고에 겁먹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년 역시도.


“개먹이. 기억해두겠다. 그나저나 본인의 거취는 일단 본인한테 물어봐야 할 텐데.”


소년이 턱짓으로 견술을 가리켰다.


견규와 랑연은 견술을 돌아봤다. 충격과 실의에 빠져 있던 견술은 소년이 그를 언급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랑연 대인. 저는 운부군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뭐? 대체 왜?”

“운부군께서 목숨을 구해주신 은택에 보답하고자 함입니다.”


랑연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운유와 견술을 번갈아 봤다. 일면식도 없고 세력도 보잘것없는 부락의 군장을 따르겠다니.


“목숨 빚은 내가 대속해주겠다. 운부군. 내가 가축을 넉넉히 내어줄 테니 그것으로 갈음하지.”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저 녀석은 어른이 되어서도 내가 허락할 때까지 독립하지 않고 나를 따르겠다고 약조했다. 장이족 전사를 밑에 두고 부릴 기회를 고작 가축 몇 마리와 바꿀 순 없지.”

“뭐, 뭐라고?”


그녀는 아연실색하여 소년과 견술을 번갈아 봤다. 그런 얼토당토않은 약조를 하다니, 제정신이 맞는지 의심되었다.


“그런 약조는 인정할 수 없다. 기한도 정하지 않고 동족을 부려먹겠다니. 그런 건······.”

“대인. 제가 스스로 맹세한 바입니다.”


견술이 랑연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에 랑연은 입을 다물었다.


만약 견술이 억지로 따르는 기색이었다면 그녀는 힘으로라도 견술을 거둬 갔을 테지만, 견술이 스스로 맹세했다고 하자 더는 오지랖을 부릴 의욕이 사라졌다.


견술은 견규를 돌아봤다.


“형님. 저는 운부군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견규는 랑연과 달리 견술의 뜻을 존중해줄 의사가 없었다. 그는 코웃음 쳤다.


“너는 견부의 사람이고, 나는 견부의 군장이다. 내가 너에게 허락한 적이 없는데 누구 마음대로 그리할 테냐?”

“······견규. 그만해라.”


랑연이 끼어들자 견규는 살짝 당황했다.


“라, 랑부군. 우리 견부의 일에 간섭하시는 겁니까?”

“그래.”

“무슨 자격으로······.”

“견융의 벗으로서.”


견규는 낭패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때 소년이 툭 내뱉듯이 말했다.


“기회를 주지.”

“뭐?”

“나와 싸울 기회를 주겠다. 네가 이기면 견술을 가져가라.”


느닷없는 소년의 제안에 견규는 희색보다 의심이 먼저 들었다. 자기한테 너무 유리한 제안이다 보니 그 저의가 미심쩍었다.


“······어차피 그럴 일은 없겠다마는, 만약 네가 이기면?”

“네 누이동생 몫이었을 것들을 가져가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하를 약탈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 +47 24.09.07 2,495 0 -
공지 세계관 설정(2024-08-23 갱신) +2 24.08.17 6,603 0 -
공지 평일 18:30분 연재됩니다 24.08.07 9,215 0 -
32 바람이 이는 곳-32 +24 24.09.06 4,670 258 11쪽
31 바람이 이는 곳-31 +12 24.09.05 5,509 267 13쪽
30 바람이 이는 곳-30 +18 24.09.04 5,896 330 14쪽
29 바람이 이는 곳-29 +13 24.09.03 6,394 296 12쪽
28 바람이 이는 곳-28 +23 24.09.02 6,971 298 13쪽
27 바람이 이는 곳-27 +17 24.08.30 7,776 311 11쪽
26 바람이 이는 곳-26 +20 24.08.29 7,864 319 13쪽
25 바람이 이는 곳-25 +28 24.08.28 8,323 366 13쪽
24 바람이 이는 곳-24 +37 24.08.27 8,674 365 12쪽
23 바람이 이는 곳-23 +11 24.08.26 8,888 354 12쪽
22 바람이 이는 곳-22 +10 24.08.26 8,701 317 13쪽
21 바람이 이는 곳-21 +41 24.08.23 10,514 412 14쪽
20 바람이 이는 곳-20 +25 24.08.22 10,424 422 12쪽
19 바람이 이는 곳-19 +26 24.08.21 10,549 439 11쪽
18 바람이 이는 곳-18 +21 24.08.20 10,867 458 11쪽
17 바람이 이는 곳-17 +24 24.08.19 11,202 457 12쪽
16 바람이 이는 곳-16 +25 24.08.16 11,562 437 13쪽
15 바람이 이는 곳-15 +17 24.08.15 11,068 406 11쪽
» 바람이 이는 곳-14 +16 24.08.14 11,187 372 16쪽
13 바람이 이는 곳-13 +15 24.08.13 11,694 371 13쪽
12 바람이 이는 곳-12 +18 24.08.12 12,056 384 12쪽
11 바람이 이는 곳-11 +14 24.08.09 12,536 400 13쪽
10 바람이 이는 곳-10 +10 24.08.08 13,341 394 13쪽
9 바람이 이는 곳-9 +15 24.08.07 13,692 440 11쪽
8 바람이 이는 곳-8 +13 24.08.06 13,921 451 16쪽
7 바람이 이는 곳-7 +13 24.08.05 15,050 481 18쪽
6 바람이 이는 곳-6 +22 24.08.04 15,844 48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