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약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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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량한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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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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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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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이는 곳-25

DUMMY

날이 밝아오고, 운부의 전사들은 촌락을 정리했다.


그들은 촌락 여기저기에 나뒹구는 토인족들의 시체를 치워야 했다. 돌림병에 걸린 사람들이 호전될 때까지 촌락에서 머무를 요량이었던 까닭이었다.


“구덩이를 파서 묻어야 하려나?”

“추워서 땅이 얼어붙었을 텐데.”

“숲에다 내다 버리면······.”


병장들은 시체를 어디에 버릴지에 대해 의논했다.


“시체 파묻을 구덩이는 목책 밖에 이미 있잖나? 따로 파지 말고 거기다 버리자고.”


이 날씨에 땅 파느라 고생하고 싶지 않았던 한 병장이 꾀를 내었다. 모두가 찬성했다.


그들은 목책 밖의 해자에 토인족들의 시체를 던져 넣었고, 그 위로 눈을 퍼서 덮었다.


겨울이라 시체가 잘 썩지도 않았거니와 고작 며칠을 머무를 뿐이었으니 이 정도로만 해놔도 족했다.


전사들이 정리를 거의 마무리했을 무렵, 여자들이 수레와 가축들을 몰아서 촌락에 당도했다.


선두에서 여자들을 이끌고 온 견술이 운유에게 인사했다.


“별일은 없었나?”

“간밤에 병자 한 명이 죽었습니다. 다만 돌림병 때문이라기보다는 예전에 입은 상처가 덧나 죽은 것 같았습니다. 그것 말고는 딱히 별일 없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운유는 여자들에게 촌락의 움막을 청소하도록 지시했다.


여자들은 그의 지시대로 촌락의 움막 중에서 멀쩡하고 널찍한 움막들을 골라 내부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청소한 움막은 촌락에서 가장 크고 좋은 움막이었다. 아마도 토인족 촌주의 움막이었던 성싶었다. 이 움막에 머무를 사람은 당연히 운유와 운린이었다.


움막이 다 청소되고 나자 운유는 운린의 수레로 다가갔다. 그녀는 털가죽을 덮고 가느다란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운유는 그녀를 깨울까 하다 말고 품에 안아 들었다. 그리고 움막 안으로 들어갔다.


맥도 따라서 들어왔다.


움막 안은 털가죽을 깔아놓고 화로를 놓는 등으로 나름 아늑하게 꾸며져 있었다. 운유는 운린을 내려놓고 털가죽을 덮어주었는데, 어느샌가 그녀가 가늘게 뜬 눈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왜?”

“······.”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도로 눈을 감았다.


운유는 손바닥으로 그녀의 이마와 뺨, 목덜미를 만져 보았다. 몸에서 불덩이처럼 열이 났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그나마 좀 덜한 듯싶었다.


운린의 머리맡에 앉은 운유는 한동안 적막 속에서 움막 내부를 둘러봤다.


토인족의 움막은 땅을 얕게 파고 기둥을 세운 뒤, 서까래를 얹고 나무와 흙으로 지붕과 벽을 만든 구조였다.


네모난 집터 한쪽에는 불을 피우는 곳이 있었고, 먹을 것을 보관하는 구덩이와 토기도 있었다.


천막보다는 확실히 튼튼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찬바람도 기대했던 만큼 잘 막아주었다.


이만하면 밤새 헛수고를 하지는 않았던 셈이리라.


운유는 주머니에서 말린 고기를 꺼내 질겅질겅 씹었다. 그러면서 옆에 앉은 맥에게도 한 덩이를 내미니 덥석 물어갔다.


“여기는 어디야?”


운유는 운린을 돌아봤다.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자는 줄 알았는데.”

“지금 깼어.”

“아까 실눈 뜨고 나 보지 않았어?”

“몰라···.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비몽사몽이라 잘 기억 안 나.”


그는 말린 고기를 꿀꺽 삼키며 말했다.


“토인족의 움막이야.”

“움막?”

“촌락을 잠깐 빌렸어.”


반쯤 눈을 뜬 그녀가 운유를 일별했다.


“전사들을 데리고 나갔던 게 이거 때문이었어?”

“어.”

“그랬구나.”


운린은 피식 웃었다.


“네가 버리고 간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운유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버리긴 뭘 버려?”

“버릴 법도 하잖아. 다리 저는 병신에 돌림병 걸린 병자들이면.”

“여자들도 남겨두고 갔잖아.”

“여자도 아이도 없이 전사들만 데리고 다녔었다면서? 이번에도 그런 줄 알았지.”


골골대는 병자들과 여자들이 갑자기 거추장스럽게 느껴져서 버리고 간 줄 알았다고. 운린은 피식피식 웃으며 말했다.


운유로서는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었다.


“그럴 거였으면 뭐하러 널 여태까지 데리고 다녔겠어?”

“모를 일이지. 그냥 갑자기 변덕을 부린 걸지도. 이백 년을 살다 죽고 와서 바뀌어버린 너라면 그러고도 남을 것 같았으니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는 분명 그런 변덕을 부리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그러나 운린에 한해서는 틀린 말이었다.


운유는 그런 낯간지러운 소리를 하는 대신 조리 있게 반박했다.


“여자들을 버리고 가자고 하면 남자들이 따르겠어? 게다가 가축도 음식도 안 챙겨 갔을 리가 없잖아.”


운린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그냥 그때는 정신이 혼몽한 와중이라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돌이켜 보면 앞뒤도 안 맞고 얼토당토않은 억측이었지.”


아파서 그런 걸까? 평소답지 않게 실없는 얘기를 자꾸 하는 듯했다. 운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잠이나 더 자.”


그는 움막 밖으로 나갔다.



+++



운유가 운린을 데리고 가장 좋은 움막에 들어간 후, 부민들도 원하는 움막에 들어가서 자리했다.


병자들은 그들끼리 따로 움막을 썼다. 돌을 구워서 바닥에 깔아주기 위함이었다.


돌을 구우려거든 땔감이 필요했다. 남자들은 숲에서 땔감을 해오려다가, 불현듯 촌락의 빈 움막들에 눈길이 가닿았다.


그들은 움막을 뜯어서 불을 피웠다.


그리하고도 남는 움막들이 꽤 많았다. 하여 부민들은 남는 움막들에 가축을 집어넣었다. 추위와 눈보라를 피할 수 있게 되어 가축들도 좋아했다.


한편 병장들은 운유의 지시를 받아서 촌락의 창고에 어떠한 것들이 쌓여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었다.


병장들은 토인족들이 창고에 비축해놓은 물자들을 신기하게 구경했다.


그들이 토인족과 처음으로 싸워본 것은 아니었다. 산야를 지나 암강에 이르기까지 토인족과 싸워본 것이 이미 여러 차례였다.


허나 산야의 토인족들은 험준한 산세를 이용하여 촌락을 방어했고 운부의 부민들은 갈 길이 멀었기 때문에, 싸우더라도 토인족의 촌락을 차지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병장들은 토인족의 창고를 구경하며 생소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게 바로 토인족들이 길러 먹는다는 풀씨인가? 수북하게 쌓아 놨군.”

“여기에는 열매와 버섯도 있고······. 흠. 이건 무슨 짐승의 고기지?”


그들의 주된 관심사는 토인족들의 먹거리였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이런저런 물건들에 흥미를 느끼는 이들도 있었으나 몇 명에 불과했다.


병장들은 가죽, 고기, 열매 등등 챙겨 갈 것을 수레에 몽땅 옮겨두었다.


“토인족들이 먹는 이 풀씨는 어쩌지? 그냥 버리고 가?”

“버리기는 아까우니 가축들한테 먹일까?”


토인족들이 먹는 풀씨에 대해 상의할 때였다. 발소리가 들리며 누군가 창고로 걸어왔다.


걸어오는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 병장들이 예를 표했다.


“대인.”


운유는 병장들의 인사를 심드렁하게 받아주며 물었다.


“시킨 일은 끝냈나?”

“예. 대인. 쓸만한 것은 수레에 다 실어 두었습니다. 다만 이 풀씨들을 어찌할지 몰라서 논하던 중이었습니다.”


운유는 창고의 풀씨들을 일별했다. 그도 토인족의 풀씨에 대해서 딱히 잘 알지 못했다.


토인족이 길러 먹는 풀씨의 이름이 기장, 조, 콩 등등임을 알고는 있었으나 정작 그것들을 구별할 줄 몰랐다.


“흐음.”


병장들은 언제나처럼 운유가 가르침을 내려주길 기대했다. 그런데 그때 운유를 졸졸 따라오던 맥이 불쑥 끼어들었다.


맥이 앞으로 나서자 병장들은 얼결에 양옆으로 물러났다. 그 사이를 지난 맥은 창고에 쌓인 풀씨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운유는 턱을 긁적였다.


“맥의 입맛에 맞나 보네. 풀씨는 말과 가축들에게 먹여라.”

“예. 대인.”



+++



운부가 토인족의 촌락을 차지한 그다음 날, 큰 눈이 내리고 엄청나게 세찬 바람이 불었다. 운부의 부민들은 움막 밖에 펑펑 내리는 함박눈과 몰아치는 바람을 보면서 몸을 떨었다.


바람이 어찌나 강한지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 정도 바람이면 천막도 망가졌을 텐데, 다행히 움막은 천막보다 튼튼하여 바람을 거뜬히 막아주었다.


눈보라는 장장 사흘간이나 그치지 않았다.


그 사흘간 운부의 부민들은 세찬 눈보라에도 불구하고 제법 안락하게 지낼 수 있었다. 멀리 갈 것 없이 빈 움막을 뜯어서 땔감으로 삼고 창고의 풀씨로 가축들을 먹인 덕분이었다.


나흘째 되는 날, 거짓말처럼 하늘은 맑아졌다.


움막 밖으로 나온 부민들은 온통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들은 아름다움을 느꼈다. 살아남았기에 느끼는 아름다움이었다.


운유는 병장들에게 분부했다.


“죽은 사람과 가축을 셈해라.”


심한 눈보라가 사흘이나 이어졌으니 얼어 죽은 사람과 가축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필이면 돌림병으로 아픈 사람들이 있는 마당이었으니 더욱더 그러했다.


병장들은 각기 병대에 속한 부민들과 가축들을 확인해보았다.


죽은 사람과 가축의 숫자는 놀라울 만큼 적었다. 돌림병이 더 크게 퍼지지 않았던 데다가, 다들 움막에서 눈보라를 피하며 따뜻하게 잘 먹고 지낸 덕택이었다.


“마흔여 명이었던 병자 중에서는 열일곱 명밖에 죽지 않았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열이 내리고 병이 나았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운유는 다시 이동할 채비를 하도록 분부했다.


눈이 그치고 돌림병이 사라졌으며, 드디어 운린이 쾌차했다. 그러니 이제 출발할 수 있었다.


운부의 행렬은 안락했던 촌락을 떠나 눈 덮인 세상으로 나아갔다.


운유는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었다.


그러다 문득 뒤돌아 운린을 쳐다보았다.


“운린. 잘 따라오고 있지? 갑자기 날 버리고 떠나거나 그러면 안 돼.”


운유의 뇌까림에 운린은 고개를 떨궜다.


“너라면 나 같은 건 그냥 버릴 수도 있을 테니까.”


그녀의 고개가 더더욱 깊이 떨어졌다. 긴 귀가 발갛게 물들었다.


“지금까지 잘 따라오긴 했지만, 갑자기 변덕을 부릴 수도 있잖아.”

“······그만. 그만해라.”

“아, 내가 너무 얼토당토않은 억측을 하는 걸까? 아침이라 비몽사몽하네.”


운린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운유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눈꼬리에는 이슬이 방울방울 맺혔다.


얼굴이 새빨개진 그녀는 툭 건드리면 그대로 터질 것처럼 몸을 파들파들 떨어댔다.


운유는 실실 웃으며 저만치 앞서 나가버렸다.



+++



암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갈수록 산은 낮아지고 구릉과 평야가 많아졌다. 그리고 나무가 빽빽한 숲이 드넓게 자리해 있었다.


운부의 행렬은 순조롭게 남쪽으로 이동했다. 산골짜기를 지날 때와 달리 편하고 쾌적한 여정이었다.


그들은 때로 토인족의 촌락을 지났고, 때로 목인족의 촌락을 지났다. 토인족의 촌락이 훨씬 많았으나 깊은 숲에는 목인족의 촌락도 꽤 심심찮게 있었다.


암강 이남의 이민족들은 기마민족을 접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운부의 행렬과 우연히 조우하게 되면 매우 신기하게 그들을 구경했다.


간혹 몇몇 촌락에서는 그들이 거느린 수많은 가축을 탐내어 싸움을 걸어오기도 했다.


그러면 운유는 기꺼이 그 도전을 받아주었다. 촌락이 불타고 이민족들은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학살의 현장에서 운 좋게 목숨을 건진 이들은, 약탈당해 텅 비어버린 창고를 보고 절망해야 했다.


그러한 일이 몇 번 거듭되자 암강 이남의 이민족들 사이에서는 마귀자의 악명이 풍문으로 퍼져 나갔다.


자연히 싸움을 걸어오는 촌락도 줄어갔다.


운부의 부민들은 산야에서 그러했듯 다시금 장대를 높이 세우고 움직였다. 장대 끝에는 겁 없이 덤볐던 이민족들의 머리통이 매달려 있었다.


운유는 이민족들의 머리를 걸어놓은 장대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기억 속 암강 이남의 이민족들은 스스로 먹을 걸 가져다 바칠 만큼 온순했었는데. ”


운린이 물었다.


“그러고 보니 넌 어쩌다 여기까지 와봤던 거야?”


운유는 잠시 기억을 되짚어봤다.


“누구였는지는 가물가물한데, 여하튼 누군가 날 피해 여기까지 달아났었어. 그래서 쫓아왔었지.”

“그때 전사를 몇 명이나 끌고 왔어?”

“삼천 명.”

“음.”


운린은 운유의 기억 속 이민족들이 온순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후로도 순조로운 여정이 계속되었다.


풍문을 믿지 않은 몇 개의 촌락이 더 불탔고, 풍문 속 마귀자의 악명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몇 개의 얼어붙은 강을 건넌 그들은 마침내 거대한 평야에 다다랐다.


아주 큰 강을 끼고 있는, 버드나무가 많은 평야.


암강 이남에서 가장 거대한 평야.


토인족들이 스스로 일컫길 유읍[柳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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