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약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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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량한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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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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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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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이는 곳-31

DUMMY

수천 명의 토인족 전사들이 무기를 버리고 땅에 엎드렸다.


혼란이 가득하던 벌판은 거짓말처럼 고요해졌다.


그러자 비로소 참상이 드러났다.


여기를 봐도 시체. 저기를 봐도 시체.


어디를 돌아봐도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그 가운데 말발굽에 밟히고 창칼에 찔려 죽은 토인족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서로 뒤엉키면서 치이고 넘어지고 깔려 죽은 토인족이 거의 대다수였다.


“너희 우두머리들의 우두머리가 저기 달아나는구나.”


오백여 토인족의 호위를 받으며 달아나는 가마를 향해 운유가 뇌까렸다.


수십 명의 촌주와 장로들은 달아나는 가마를 가증스럽다는 듯이 노려보았다.


크고 무거운 가마를 짊어지고 움직이느라 그들은 여전히 읍락에 당도하지 못한 상태였다.


“오백여 명만을 데리고 달아나는군. 그러나 본디 부리던 토인족이 오백여 명뿐일 리는 없겠지. 나머지는 여기에 있으리라.”


운유는 읍락의 읍민들을 앞으로 나오게 했다.


읍민들은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서 촌민들 사이에 숨어 있으려 했다.


그러나 촌민들은 읍민들을 숨겨주려 하지 않았다.


촌민들은 읍주의 도망으로 배신감에 사무쳐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들 사이에 숨어 있는 읍민을 찾아내서 앞으로 떠밀었다.


그 과정에서 주먹질 발길질도 함께 오갔다.


촌민들은 평소 밉상으로 여기던 읍민들을 이 기회에 실컷 두들겨 팼다.


지난 세월 읍민이 촌민을 숱하게 깔보고 업신여겨왔던 까닭이었다.


읍락과 촌락의 관계에 은근한 열등감을 품고 있던 촌민들은 잔인성과 가학성을 마음껏 뽐내며 분풀이했다.


몇십 명은 그 와중 매질을 못 견디고 죽어버리기도 했다.


읍민들은 촌민들에게 맞아 죽지 않으려고 허겁지겁 앞으로 달려 나왔다.


운부의 부민들은 그 짧은 새에 쥐어 터져서 엉망이 된 읍민들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핫! 이놈들은 동족끼리 싸울 때 제일 용맹하군.”

“우리와 싸울 때는 순한 개가 따로 없더니. 자기들끼리 싸우면 광전사로 돌변하는구나.”


앞으로 나온 읍민들은 마귀자들이 웃으며 무어라 말하자 그게 조롱인 줄도 모르고 어깨를 움츠렸다.


비굴하고도 비참한 꼴이었다.


운유는 촌주들과 장로들에게 말했다.


“굴종을 증명해라.”


촌주들과 장로들이 두려워하며 물었다.


“무엇으로 증명해야 하겠습니까?”


운유는 대꾸하지 않고 열 개의 병대를 거느린 채 가마를 쫓아갔다.



+++



가마를 타고 달아나던 연검은 마귀자들이 쫓아오자 화들짝 놀랐다. 어째서 여기로 오는 거지?


당황하던 연검은 무기를 버리고 엎드려 있는 수천 명의 전사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설마, 설마 항복한 거냐? 아직 수천 명이나 남았는데? 대체 왜?”


마귀자들이 아무리 잘 싸워도 결국 숫자의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으리라 판단했었다. 양측의 체력이 다하면 어영부영 싸움이 끝나리라 판단했었다.


하여 읍락에서 안전하게 쉬고 있다가 싸움이 끝나면 전사들을 다시 불러모을 요량이었는데.


“쓸모없는 것들······. 이런 쓸모없는 것들······!”


연검은 시시각각 가까워지는 마귀자들 탓에 화를 낼 겨를조차 없었다. 그는 허둥지둥하며 가마꾼들을 다그쳤다.


하지만 가마의 속도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가마꾼들은 이미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고, 무거운 가마는 빨리 이동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마귀자들은 연검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가까워졌다.


연검은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면 어차피 따라잡힐 수밖에 엾었다.


가마를 멈춰 세운 그는 오백여 전사들을 둘러보았다.


최고의 용맹과 무장으로 읍주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는 전사들. 가장 믿음직한 전사들이었다.


“여기서 마귀자들과 맞붙는다. 모두 힘껏 싸워 마귀자들을 무찌르자!”


연검은 오백여 전사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오백여 전사들의 호응은 시원치 않았다.


가뜩이나 오백여 전사들은 다른 읍민들을 버리고 달아났다는 부끄러움에 기세가 바닥나 있던 상태였다.


그런 와중 일만 전사로도 당해내지 못한 마귀자들과 맞붙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니, 그깟 독려 따위로 기세가 드높아질 리 만무했다.


두두두두두! 마귀자들이 땅을 울리며 맹렬하게 돌격해왔다.


오백여 전사들은 마지못해 맞섰으나, 그 용맹과 무장에 걸맞은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마귀자들은 오백여 명의 전사들을 거침없이 갈아버렸다.


오백여 전사들이 처참하게 갈려 나가자 연검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실감했다.


그는 마귀자들을 이끌고 있는 긴 귀의 소년을 마주 보았다.


피와 살이 튀는 격렬한 싸움 속에서도 무심한 표정.


연검은 그 무심한 표정에서 언뜻 셀 수조차 없이 많은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여왔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을 풀잎처럼 밟고 베어 죽여왔길래, 저다지도 무심할 수 있는 걸까.


긴 귀의 마귀자 소년이 연검을 직시했다.


연검은 청동검을 꼬나 쥐었다.


누런빛이 번뜩였다.



+++



달아나는 읍주의 가마를 금세 따라잡은 마귀자들.


그들은 가마를 호위하던 오백여 전사를 가볍게 깨부쉈고, 그대로 가축 때처럼 몰아서 촌락 전사들이 엎드려 있는 곳으로 데려왔다.


긴 귀의 마귀자 소년은 화려한 모자를 쓴 읍주의 머리통을 손에 들고 왔다.


“굴종을 증명해라.”


그가 촌락의 전사들에게 말했다.


“너희를 버리고 달아난 자들을 죽여 증명해라.”


그리고 그 모습을 읍락의 전사들이 지켜보게 했다.


촌주들과 장로들은 운유의 손에 들린 읍주의 머리통을 보고서 몸을 떨다가, 뒤이은 그의 요구를 듣고 더욱 심하게 몸을 떨었다.


반면 촌락 전사들은 그 요구를 기껍게 받아들였다.


촌주들과 장로들이 무얼 어떻게 해볼 새도 없이 촌락 젼사들은 오백여 전사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비겁한 도망자들에게 응분의 보복을 해주었다.


돌멩이와 욕설과 고함이 날아들었다. 촌락 전사들은 맨손으로 오백여 전사들을 때려죽였다.


읍락 전사들은 이를 지켜보며 몸서리를 치고 눈물을 흘렸다.


비록 그들을 버리고 갔을지언정 읍락의 이웃이요 친척이고 친구들인데, 촌락 전사들에게 저토록 처참하게 맞아 죽는 것을 두고 봐야만 하다니.


읍락 전사들은 촌락 전사들을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


따지고 보면 원흉은 마귀자들이었으나, 본디 사람의 심보는 간사한 것이어서 읍락 전사들은 마귀자보다 촌락 전사들이 더 밉게 느껴졌다.


촌주들과 장로들은 이 광경을 착잡하게 바라보았다.


‘마귀자들이 우리를 이간질하고자 일부러 이런 것이다.’

‘참으로 잔인하고 교활하기 짝이 없구나······!’


읍주를 지키던 오백여 전사들은 그렇게 죽음마저 읍주를 따라갔다.


마귀자 소년은 죽어 나자빠진 오백여 전사들을 건성으로 슥 훑어보더니, 촌주들과 장로들에게 말했다.


“너희는 내게 굴종했다. 이제 너희는 내 분부를 받들어야 한다.”


촌주들과 장로들은 고개를 조아리며 물었다.


“당신을 우리의 읍주로 모시면 되겠습니까?”

“나는 읍주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너희는 군장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예에······.”

“너희 촌락으로 돌아가라. 내가 곧 너희를 부를 테니.”


허락이 있기 전까지는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마라. 허락 없이 밖으로 나온다면 누구든 죽이리라.


소년은 담담하게 경고했다.


촌주들과 장로들은 그러겠노라 주저 없이 답했다. 겨울에는 촌락 밖으로 반드시 나가야 할 일이 딱히 없었기 때문이었다.


촌주들과 장로들은 각기 촌락의 전사들을 데리고 돌아갔다. 땅에 버린 무기는 그대로 내버려둔 채.


촌락 전사들이 다 떠나고, 마귀자 소년은 읍락 전사들에게 말했다.


“땅에 버려진 무기를 주워라.”


읍락 전사들은 무기력하게 그 분부에 따랐다. 반항할 만큼 용기 있는 자는 없었다.



+++



읍락의 토인족들이 땅에 버려진 무기들을 줍는 동안, 열다섯 병대는 토인족들이 허튼짓을 못 하게 지켜봤다.


그리고 나머지 열다섯 병대는 가축과 수레들을 가져왔다.


운유는 운린의 수레로 다가갔다.


“쓸데없는 짓을 했더라.”

“쓸데없는 짓?”


운린이 되묻자 운유는 얼굴을 찌푸리며 두 명의 병장을 가리켰다.


그들은 운유가 운린 곁에 남겨둔 병장들이었는데, 도중에 운린의 곁을 떠나서 싸움에 합류했었다.


두 명의 병장은 죄스러워하며 용서를 구했다.


“네 분부를 어긴 건 미안해. 그렇지만 그때 너무 위급해 보여서 그랬어.”


운린이 우물쭈물하며 먈했다.


일만의 토인족 전사와 싸우면서 운부의 부민들은 체력의 한계를 경험해야 했고, 그로 인해 상당히 버거웠던 순간도 많았었다.


한 사람이 절실한 마당이었으니 병대를 둘씩이나 뒤에 남겨두는 것은 분명 지나친 여유였다.


“내 분부를 어겨서가 아니라······. 됐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운유는 못마땅한 얼굴로 말머리를 돌려 떠났다.


이윽고 운부의 부민들은 읍락을 향해 이동했다. 읍락의 전사들은 저마다 무기를 잔뜩 짊어지고 끙끙대며 앞장섰다.


읍락은 뒤쪽으로 여섯 개의 봉우리가 있는 산을 등지고, 양옆으로 큰 강의 지류를 낀 터에 자리매김해 있었다.


토인족들의 촌락과 마찬가지로 목책, 해자, 말뚝 등을 두르고 망루들이 세워져 있었는데, 그 크기가 월등했다.


읍락의 원문 앞에 다다르자 문루를 지키던 파수꾼들이 어찌 할 바를 모르고 곤혹스러워했다.


끙끙대며 무기를 잔뜩 짊어진 읍락 전사들이 호소했다.


“문을 열어주게······.”

“우리가 졌어. 읍주가 죽고, 일만의 전사는 패배했어······.”


읍락에는 여자와 노인, 그리고 많지 않은 숫자의 남자만이 남아 있었다.


그들은 일만의 전사가 패배했다는 소식을 듣고 체념한 듯 순순히 원문을 열어주었다.


원문이 열리자마자 기마전사들이 안으로 뛰쳐 들어가서 토인족의 언어로 짤막하게 외쳤다. 엎드려라!


읍락의 토인족들은 벌벌 떨며 땅에 엎드렸다.


기마전사들은 방심하지 않고 읍락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른 위협이 없는지를 확인했다.


“대인. 확인을 마쳤습니다. 별다른 위협은 없습니다.”


병장들이 보고했다.


그제야 모든 부민이 가축과 수레를 몰아 읍락 안으로 들어갔다.


손쉽게 토인족들을 제압하고 읍락을 차지한 부민들은 몹시 들떴다.


운유는 그리 들뜬 분위기 속에서 이러저러한 지시를 내렸다.


“토인족의 여자와 아이들은 저기 저 구석으로 몰아넣고, 남자들은 반대쪽으로 몰아넣어라.”


부민들은 운유의 지시대로 토인족의 여자와 아이들을 끌고 갔다.


남자들은 여자와 아이들이 부민들의 손에 끌려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만 봐야 했다.


“자. 자. 어서 저리로들 가라!”

“훠이! 훠이!”


부민들은 채찍을 휘두르며 토인족 남자들을 여자들과 반대쪽으로 이동시켰다.


“대충 여기 움막들에 들어가서 지내게 하면 되겠지?”

“이놈들아! 똑독히 들어라. 만약 이 울타리를 넘어오면 너희 여자와 아이들을 쳐죽일 것이다!”


토인족 남자들을 읍락의 한구석에 몰아넣고, 그 구석을 빙 둘러서 울타리를 쳤다.


그리고 울타리를 넘으면 여자와 아이를 죽이리라 겁박했다.


비록 언어는 달랐지만, 몸짓만으로도 얼추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었다.


토인족 남자들은 눈치껏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일부 병대에서는 촌락 밖으로 나오는 토인족들이 없는지를 감시했다.


촌락마다 병대를 하나씩 붙여서 철저하게 지켜보는 것은 아니었다.


이 겨울 날씨에 밤새 그리했다간 부민들이 앓아 누울 게 뻔했으므로, 단지 몇몇이 평야를 돌아다니며 대강 훑어보는 것이었다.


몇 명이 몰래 촌락을 빠져나오는 경우까지는 일일이 잡아낼 수도 없었고, 잡아낼 필요조차도 없었다.


그저 수많은 토인족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경우만 알아채면 충분했다.


“병장들은 당번을 정해 촌락들을 감시하고, 또 읍락의 토인족들이 울타리를 넘지 않게 감시해라.”


지시를 내린 운유는 읍락의 북쪽으로 향했다.


읍락의 북쪽에는 특히 좋은 움막들이 몰려 있었고, 읍주의 거처 역시도 북쪽에 있었다.


읍주의 거처는 움막이 아닌 초옥[草屋]이었다.


담벼락을 두른 초옥은 다른 움막 네다섯을 합한 만큼 컸고, 갈대와 골풀 등으로 지붕을 만들었으며, 여러 개의 기둥이 처마를 받치고 있는 모양새였다.


부민들은 초옥 주변의 좋은 움막들에 들어갔고, 토인족 여자와 아이들 또한 감시하기 쉽게 근처의 움막들에 대충 구겨 넣었다.


운유는 운린과 같이 읍주의 초옥으로 들어갔다.


읍주의 초옥에 들어온 운유는 바닥에 머리를 대자마자 곯아떨어졌다.


맥도 그 옆에 누워서 죽은 듯이 잠들었다.


운린은 털가죽을 덮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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