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상한 천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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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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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환(虎患)

DUMMY

망중한과 한중망 그 가운데 어디쯤에 해당하는 날들이 지나갔다. 야생마들과의 삶은 어려움이 적었다. 깔려 있는 잔디와 야생초가 온통 먹이였으며, 새벽에 내려앉은 이슬만 훑거나, 가끔 보이는 개울에서 목을 축이면 충분했다.


게다가 야생 동물의 습격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중원 대륙의 유력한 맹수라면 호랑이, 표범, 늑대 정도가 있겠지만 그들조차도 성체 말 네 마리에게 덤벼들 것 같지는 않았다. 달리 말해 이들을 사냥할 만한 동물은 인간 뿐이었지만 보아 하니 야생마들은 인간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외딴 곳을 골라 다니는 듯했다.


이렇게만 지낸다면야 걱정거리가 없었다. 네 마리의 말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 발 닿는 대로 달렸으며, 지칠 때가 되면 그 자리에 서성이며 풀을 뜯으며 식사를 하고 해가 떨어지면 잠을 잤다. 이들이 달리는 이유는 어느 곳에 닿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달리면 달릴수록 감정이 들뜨고, 주변을 둘러싼 자연과 자신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진정한 물아일체에 돌입했다. 이 순간을 위해 말들은 달렸다. 그리고 그런 경지에 이르면, 따로 심법을 운용하지 않아도 진기가 단전으로 모여들었다. 그 과정에서 주옥은 어렴풋이 짐승의 운공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의 운공 방법이 명상과 참선인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이 도(道)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었지. 말에게는 그저 달리는 것이 도에 다가서는 길인 거야.’


수없이 독파한 경서 중 어느 책에 써 있던 구절인지는 기억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생각해 보면 이것 역시 검증이 어려운 가설에 불과했지만, 이 시점의 주옥에겐 그것 역시 상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착실하게 강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유를 생각할 만한 이성이 남아 있다는 것. 이렇게 두 가지였다.


‘...이 경험을 무림에 전할 수만 있다면 무학(武學)이 아주 크게 발전하겠는걸.’


남아있는 것에는 욕망도 있었다. 말로 살아가는 데 꽤 익숙해졌지만, 인간 시절 그대로거나, 외려 시간이 갈수록 더 커져 가는 감정들도 있었다. 가령, 한가로운 일상 속에서도 무공 연구와 시험은 멈추지 않았다.


무공의 형(形)을 말의 몸에 맞게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실패의 순간마저도 달가웠다. 자신의 무공을 향한 열정이 이제야 보답을 받는 것만 같아, 그저 내력을 발출하고 회수하는 것 자체가 즐거울 따름이었다. 이따금씩 유성, 갈청, 회영 세 마리의 야생마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무공을 연마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기도 했다.


* * *


평화와 안정, 만족 따위는 대개 일순간에 깨진다. 야생마 무리에게는, 어느 날 아침이었다. 인간의 방식으로 일과 월을 세지 않은 지 오래라, 어느 가을의 아침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기상한 직후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말들의 취침과 기상 시간은 각자 서로 일 각 정도 달랐는데, 보통 먼저 일어난 말은 아직 자고 있는 동료들 주위를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회영이 보이지 않았다. 작다면 작은 변화지만 유례가 없었던 상황이니 위화감이 동했다.


유성과 갈청 역시 안절부절 못하는 기색이었다. 잠시 후 다시 마주하게 된 회영의 모습은, 차라리 사라져서 걱정하던 순간이 더 나았을 만큼 끔찍했다.


회영은 네 다리를 전부 후들거리며 겨우 동료들에게 걸어왔다. 말의 얼굴임에도 온통 두려움과 고통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무엇보다 옆구리에 입은 크고 깊은 상처에서 피가 철철 흘러 나왔다. 회영이 나타난 길을 따라 핏방울이 뚝뚝 떨어져 있었으니, 어디서부터 걸어온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주옥은 기절초풍할 정도로 놀라, 잠이 다 달아난 채 물었다.


‘무슨 일?’


‘고양이. 큰 고양이. 물렸다.’


회영의 대답에 피가 흐르고 있는 상처 쪽으로 눈을 돌렸다. 과연 커다란 이빨 자국이 보였다. 그 크기가 심상치 않았다. 회영을 보고 재차 물었다.


‘고양이, 무늬?’


‘맞다.’


답을 본 주옥은 속으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젠장할. 호랑이잖아.’


처음 이들과 만난 곳엔 위협적인 맹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함께 밤낮으로 이동한 지 벌써 오래 되었으니, 상황이 달라졌을 터였다. 무리만 믿고 주변 경계를 소홀히 한 게 실책이었다. 살펴보니 유성과 갈청 역시 눈에 띄게 동요하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런 생각이 번개같이 지나갔다.


‘우리, 분명 거의 비슷한 시간에 깨어났을 거야. 회영이 이렇게까지 당하고 돌아왔다면, 근방에서 벌어진 일이다. 게다가 피를 흘리며 왔으니 호랑이가 사냥감을 추적해 올 지도 몰라. 시간이 없다.’


그리고는, 즉각 회영에게 몸짓과 울음소리로 말했다.


‘누워.’


회영은 곧장 다친 옆구리가 하늘을 향한 채 누웠다. 주옥은 곧장 회영의 옆구리로 입을 가져가, 혀를 꺼내 상처 주변을 핥다가 몇몇 지점에서 움직임을 멈추고, 혀에 힘을 주어 찌르듯 해당 위치를 자극했다.


“히힝!”


회영이 고통스러운 울음을 터뜨렸지만, 상황을 봐줄 수가 없었다. 서너 군데를 그런 식으로 누르자, 그 즉시 울컥거리며 솟아나오던 피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일단 급한 처리를 마친 주옥은 회영의 얼굴을 바라봤다. 몸을 뉘인 채 회영은 얼굴과 목만 움직여 간신히 하고싶은 말을 전했다.


‘도망쳐, 두목. 친구들이랑.’


그 모습에 마음 한구석이 찌릿해 왔다. 아둔한 짐승이긴 해도, 자신이 홀로 남으면 반드시 죽는다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도망치라 말하는 이 야생마를, 자신은 지금까지 뭐라고 여겼는가. 이들에게 야생에서 사는 법을 배우긴 했지만, 사람인 자신이 짐승과 친구가 될 순 없으니 동료라 여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양심에 얼음으로 된 화살이 꽂힌 듯, 극도의 가책이 느껴졌다.


하지만, 감상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었다.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 이렇게 말하는 게 최선이었다.


‘아니. 우리, 지킨다. 너, 안 죽는다.’


회영의 눈이 놀라움으로 휘둥그레 커졌다. 그 반응은 인간과 같았다. 주옥은 이제 다른 야생마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유성과 갈청이 그를 바라봤다. 주옥은 망설임 없이 그들에게 지시했다.


‘큰 고양이, 온다. 보면, 신호.’


조금 긴 문장이라 의미가 전달될 지 의문이었지만, 유성과 갈청은 동시에 신호를 보냈다. 그 신호의 의미는 이러했다.


‘알았다.’


이들도 눈치로 파악한 게 분명했다. 그 '큰 고양이'가 회영을 다치게 했음을, 그리고 지금도 거리를 좁히고 있음을. 각자 서로를 등지고 주변을 경계하는 유성과 갈청을 보고, 처음으로 이들에게 든든함을 느꼈다.


다시 회영에게 눈을 돌렸다. 상태가 좋지 않았다. 우선 출혈은 막아 놨지만 이미 흘린 피가 꽤 많았고, 언제 다시 출혈이 터져도 이상할 게 없었다. 감염이나 중독이 있을 지도 몰랐다. 말의 몸은 인간보다 강인했지만, 지금 회영은 그런 말의 몸이라서 겨우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주옥은 깊은 고민 끝에 , 누워 있는 회영의 몸 위에 앞발을 뻗었다.


‘가만히 놔두면 확실히 죽어. 말의 운공보다 더 미친 짓이지만, 이거라도 해야 해.’


누워 있는 회영의 목 위에 앞발굽이 사뿐히 얹혔다. 말의 요혈이 위치한 자리였다. 비록 혈자리의 이름은 몰랐어도, 말의 임맥(任脈)이 시작되는 곳이었다. 자신은 없었다. 숨이 점차 얕아지고 있는 회영의 상태가 그런 불확실성을 감수하게 만들 뿐이었다. 한 시라도 빨리 타통을 시작하려, 주옥은 앞발 발굽에 내력을 실었다.


* * *


몸 전면의 임맥과 후면의 독맥을 합쳐 임독양맥, 줄여서 양맥이라 한다. 이 양맥을 따라 신체의 요혈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내력을 처음 쓰고자 하는 자는 우선 충분한 명상과 수행을 통해 체내에 한 줌의 진기를 깃들게 한다.


그리고, 이 약간의 진기를 양맥을 따라 순환시킨다. 양맥을 따라 배치된 요혈에 내력을 실어 충분히 자극하면, 해당 요혈이 열린다. 이렇게 차례대로 요혈을 개방해 체내를 한 바퀴 순환하면, 그 때부턴 길이 뚫린 셈이 되어 내력을 쓸 수 있다. 이 과정은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수 년간의 연공을 필요로 했다. 무림 일파들이 어린 제자들에게 수련을 시키는 이유였다.


여기까지가 무림의 상식 중 하나였다. 두 번째 상식은, 외부에서 억지로 이 과정을 도와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최초의 타통 과정에서 두 가지 내력이 만나 좋은 일이 벌어진 경우는 고금을 통틀어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무림이 피로써 증명한 사실이었다.


명문 세가에서도 가끔 무재가 부족한 둔재들, 때로는 절맥지체가 태어나곤 했다. 긍지 높은 부모 무인들은, 안타까움과 허영이 섞인 복잡한 심경으로 그런 아이들의 첫 타통을 어떻게든 도와주려 했다. 수백 년간, 그렇게 아이들의 첫 타통에 필요한 내력을 불어넣어 주거나, 심지어는 외부에서 혈행을 조종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런 시도를 당한 아이들이 절반 넘게 사망했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경우에도 신체나 정신에 영구적인 장애를 입거나, 수명이 극단적으로 짧아지는 부작용을 겪었다. 최초의 타통을 도우려는 시도는, 그렇게 셀 수 없는 아이들을 피안으로 떠나보낸 뒤 완전히 근절됐다. 그 끔찍한 시도가, 지금 주옥의 발굽 끝에서 다시 이뤄지고 있었다. 상대는, 회영이라는 이름의 야생마였다.


‘동물의 맥은 달라! 반드시 죽는다고 할 수도 없고, 어차피 이거라도 안 하면 반드시 죽어!’


주옥의 앞발은 어느새 회영의 등줄기를 넘어가고 있었다. 회영의 단단한 근육 속에 파묻힌 임맥에서 주옥 자신의 내력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계속해서 다음 혈로 내력을 이끌어 가며 생각했다.


‘원래는 벌모세수(伐毛洗髓)에 쓰이는 강제 타통법이지만... 이렇게라도 뚫어 두면 알아서 체내를 다스려 주겠지. 짐승은 따로 운공하지 않아도 저절로 내력이 순환하니까.’


다른 이의 혈맥에 자신의 내력을 흘려 내상을 치유하고, 내력을 정화하는 전설의 무공. 그것이 벌모세수였다. 남이 평생 일궈 놓은 내력에 직접 간섭하는 것이니만큼, 당연히 입신의 경지에 다다른 기량이 필요했다. 항간에는 천하제일인 정도나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 지경이었다.


만약 주옥이 처음부터 내력을 갖췄다면, 장경각에서 발견한 벌모세수의 구결을 그냥 지나쳐 버렸을 지도 몰랐다. 자신이 평생 닿을 수 없는 경지의 무공을 연구하느니, 나찰무나 십영검(十影劍) 한 초식을 더 연마하고 비전 무공으로 넘어가는 게 나았을 테니. 반면 오히려 내력이 없기에 순수한 탐구심으로 무공을 가리지 않고 연구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주옥은 그 경우에 해당했다. 지금 그는 심오하고 복잡한, 하지만 며칠이고 붙잡고 있으며 그 요체까지 확실히 파악한 벌모세수의 구결을 떠올렸다.


‘내력의 양이 충분할까?’


운공을 하지 않아도 내력이 쌓이는 몸에, 따로 매일 운공을 더했으니 주옥의 몸에 내력이 쌓이는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 게다가, 야생마들이 챙겨 준 각종 끔찍한 별식이 소화되어 더해진 내력도 상당했다. 그래도, 벌모세수에 필요한 막대한 내력을 갖췄다 자신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는 이유는, 상대가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옥은 신중히 혈을 짚어가며 속으로 되뇌었다.


'여태껏 무림의 상식을 말에게 적용했을 땐 죄다 빗나갔어. 이번에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잠시 후, 앞발이 임맥을 차례로 돌고 독맥까지 돌파한 뒤, 마지막 혈을 짚었다. 회영은 끙 하고 앓는 소리를 작게 냈다. 반응이 어떻게든 있다는 것은 괜찮은 신호였으니, 이제 발굽을 가만히 대고 눈을 감은 채, 내력의 흐름에 집중했다. 강제 타통이 성공했다면, 마지막 혈에서 내력이 흘러나가고 있어야 했다. 발 끝에 온 신경을 집중한 주옥에게, 기다리던 감각이 느껴졌다. 한 줄기 진기의 흐름이었다.


‘됐어! 진기가 드나든다. 이제 나머지는 회영에게 달렸어.’


내력이 체내에서 맴돌면, 천천히 몸을 최선의 상태로 바꾸어 나간다. 보통은 그 과정에 평생이 걸렸지만, 영약을 먹어 가며 자기도 모르게 단련해 온 회영이라면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다. 운공을 한다면 출혈을 멈추거나 독소를 몰아내는 것도 가능했지만, 거기까지 돕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회영은 누운 자세 그대로 목만 세우고, 눈과 코, 낑낑대는 소리로 주옥에게 물었다.


‘이거, 뭐?’


‘다친 곳, 보내. 안 아파.’


주옥은 간단히 답했다. 한낱 짐승에 불과한 회영이 운공까지 성공할 거란 기대는 없었지만, 목숨을 부지할 가능성을 실낱만큼이라도 올리려면 이렇게 말해 둬야 했다. 그 직후, 고개를 쳐들고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회영이 피를 흩뿌리며 도망쳐온 방향, 그 핏자국을 따라 질풍처럼 달려오는 형체가 하나 있었다. 저것이 내 상대. 주옥은 이렇게 직감했다.


“히히힝!”


유성과 갈청의 울음소리도 들려 왔다. 그들도 적을 인식한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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