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상한 천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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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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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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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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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환(虎患) (3)

DUMMY

상대의 정체와 내력을 전혀 짐작치 못하는 건 주옥도 마찬가지였다. 증천보다 더 막막한 점은, 지금 그 상대와 얼굴을 맞댄 채 피가 튀는 생사결을 치르고 있음에도 그러하다는 점이었다. 지금으로선 단지 일합을 받아내기 급급했다.


이빨과 발톱 뿐이라면 주옥도 대응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청호의 공격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청호는 온몸을 활용해 주옥의 빈틈을 만들어냈다. 어깨, 등, 무릎 등, 충격을 줄 수 있는 신체 부위라면 어디든 유연하게 몸을 틀어 주옥을 타격했다. 거기다 반응은 민첩하기 그지없어,공격에 약간이라도 지연이 있으면 쉽게 피해냄은 물론, 어김없이 역공을 뻗어 왔다.


물론 주옥의 몸놀림도 믿을 수 없이 빨랐지만, 한 장에 육박하는 큰 몸으로 모든 공격을 피하는 건 무리였다. 미처 내력을 집중하지 못한 옆구리나 어깻죽지 등에 타격을 허용하면 그 충격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고, 어김없이 송곳니나 발톱이 날아왔다.


촤악!


지금은 옆구리에 세로로 길게 상처가 남았다. 아주 깊은 상처는 아니어서, 피가 터져 나오지 않고 주르륵 흘렀다.


‘제기랄. 너무 빠르고 유연해. 공격할 틈이 전혀 안 난다.’


더욱이, 이렇게 소리 죽인 독백을 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했으니 숨 돌릴 틈도 없었다. 독백할 때마다 수시로 청호의 기분나쁜 전음이 집중을 분산시키고 억지로 빈틈을 만들어 냈으니, 그 사실을 안다 해도 생각을 완전히 멈추고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청호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주옥에게 등을 돌리고 반대 방향으로 달려 나갔다. 그 방향을 읽자마자, 주옥 역시 대경하며 뒤늦게 청호를 뒤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청호가 향하는 방향에는 다름아닌 최초의 사냥감, 즉 회영이 몸을 뉘인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앞서 달려나간 청호를 따라잡을 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유성과 갈청이 회영 곁에서 그를 지키며, 주옥이 당부한 대로 청호를 걷어차기 좋은 자세를 취했다. 청호는 아랑곳 않고 야생마들의 정면을 향해 달려들었다.


낭패감이 짙어졌다. 적을 걷어차 버리라는 말은, 정말 마지막 대항수단이었다. 내력도 없는 야생마들의 발길질이 과연 저 괴물 같은 청호에게 닿을 수 있을까. 확률이 희박했다. 마음이 급해진 주옥은 신법에 내력을 부쩍 더했다.


그 다음 순간, 청호의 뒤를 쫓아 달리던 주옥은 가슴 부근에 가로로 길게, 불에 데인 듯 뜨거운 통증을 느꼈다. 이번엔 팍 하는 소리와 함께 피가 터져 나왔다. 얕지 않은 상처, 난데없이 입게 된 이 부상만큼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뭐···뭐지? 등 뒤에 있는 나를 어떻게?’


그 순간, 눈앞에서 퍼렇고 길쭉한 무언가가 뱀처럼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주옥은 방금 자신이 허용한 일격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다름아닌 꼬리였다. 방금, 청호는 뒤에서 따라붙는 주옥을 느끼고는, 발을 멈추고 꼬리를 채찍처럼 휘둘러 공격했다. 꼬리로 공격을 해 오리란 생각도, 이 정도 위력이 나오리란 예상도 못했으니, 이 불의의 일격을 허용한 대가는 컸다.


“끄응···”


입에서 앓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등을 돌리고 야생마들을 노리는 척 한것부터가 자신을 향한 노림수였다. 자책하는 주옥의 머릿속을, 청호의 목소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청호는 예의 그 즐거운 듯 끔찍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하군. 인간 중에서도 유별나. 너 같은 인간은 죽여 본 적이 없다. 재미있군.’


머릿속을 직접 들여다보는 환수에게 몸 따위는 그저 껍데기에 불과한 듯, 청호는 주옥을 그저 인간, 그 중에서도 무인으로 인식했다. 주옥도 그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지만, 기왕 정체를 들킬 바엔 이런 괴물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걸,하는 푸념이 따라왔다.


반면, 머릿속을 정신 없이 읽히면서도 나름 주옥은 적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방금 청호의 말은 결정적이었다. 청호는 왜 회영을 급습하여 상처 입히고, 주옥과 생사결을 벌이고 있는가. 그 이유를 짐작한 주옥이 물었다.


‘그게 네 목적이냐? 재미?’


그 질문을 듣고, 청호는 기분이 좋은지 더욱 크게 웃었다. 그런 청호의 표정이 가히 보고 있기 어려울 정도였다. 입이 귀밑까지 찢어져 사람 머리통쯤은 한 입에 삼켜버릴 정도로 벌어지자, 입술 밑에 숨겨졌던 수많은 이빨들이 한번에 드러나 번쩍이는 모습. 무림의 누가 보더라도 악귀를 떠올릴만큼 섬뜩했다. 그 표정 그대로 청호가 음성을 전했다.


‘날 이해하려 드는 사냥감을 만나다니. 이렇게 운 좋은 날이 있나.’


청호가 주옥의 겉모습에 개의치 않는 이유는 또 있었다. 어차피 자신의 여흥거리라는 점에서, 말과 인간은 무차별했던 것이다. 미처 주옥은 깨닫지 못했지만, 방금 꼬리 공격은 제대로 주옥의 근육을 갈라, 정면에서 보는 청호에게는 뼈가 보일 지경이었다. 승기를 잡은 청호는 여전히 침이 뚝뚝 떨어지는 끔찍한 얼굴로, 여유를 부리며 전음을 날렸다.


‘재미 외에 뭐가 필요하지? 나처럼 공력을 쌓으면 굶주릴 일도, 병에 걸릴 일도 없다. 그 다음은 재미인 게 당연하지 않나?’


‘그게 금수의 사고방식이냐?’


주옥이 즉각 받아쳤다. 청호는 여전히 빙글거리며 대답했다.


‘네놈은 금수가 아닌 것처럼 말하는구나.’


‘난 인간이다. 인간이 어떻게 금수야?’


‘인간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더군. 자신이 짐승 따위보다 훨씬 고결한 존재인 줄 알지.’


‘그거야 당연···’


대꾸하던 주옥의 말문, 정확히는 생각이 막혔다. 인간은 명백히 짐승보다 고결하다. 왜? 지능이 높아서? 그렇다면 인간보다 높으면 높았지, 낮지 않은 지능을 가진 청호 역시 인간만큼은 고결해야 했다. 그 순간, 한 가지 깨달음이 주옥의 말 머릿속을 관통했다.


* * *


흑마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청호는 적의 변화를 곧장 알아차렸다. 검은 말의 기도가 순식간에 안정되고 들끓는 마음이 가라앉아, 크게 벌어진 가슴의 상처 쯤은 어떤 고통도 주지 못하는 듯 보였다. 이 재미있는 사냥감을 마주한 이래, 처음으로 일말의 위기감이 느껴졌다. 청호는 아까부터 대화를 나눠 왔던 방식 그대로, 흑마의 머릿속을 읽었다. 이런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렇군. 너와 나는 둘 다 짐승일 뿐, 다른 건 없다. 그러니 네게 무자비하다고 따져 봐야 소용 없겠지.’


청호가 느꼈던, 정체를 알 수 없는 위기감이 한결 증폭됐다. 이 사냥감은 분명 인간이었으되, 생김새는 말이었고 사고방식은 인간 치고 특이했다. 하지만, 방금의 말은 도저히 인간으로써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무릇 자신이 사냥해 온 인간들은 죽임을 당하는 그 순간까지도, 자신이 사냥꾼인 청호보다 고결하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 고집스런 독선을 비웃으며 인간의 숨통을 끊는 것은, 청호의 큰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이 네 발로 걷는 인간은 지금 자신과 청호를 동일 선상에 놓았다. 오해를 버린 인간을 처음 마주한 지금,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직감이 강렬한 경고를 보냈다. 지금부터는 목숨을 걸어야 할 지도 몰랐다.


‘그렇다. 넌···지금 스스로 오만을 버렸군. 인간을 인간으로 남게 하는 게 바로 그 오만인데 말이야.’


흑마 인간은 전혀 망설임 없이 청호에게 대답해 왔다.


‘인간과 짐승이 대등하다면, 네가 무슨 이유로 살생을 하든 내게 그걸 꾸짖을 권리는 없겠지. 대신 내가 너를 죽인다 해도 억울하지 않을 거다. 지금 사냥을 포기한다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인간 따위가 자신을 살려준다는 얘기를 진지하게 하고 있으니, 평소라면 코웃음을 치면서 무시할 만한 장면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오랜 시간을 살아오며 수없이 많은 많은 살생을 한 청호는, 지금 자신이 물러서지 않으면 생전 처음으로 사냥이 아닌 대결을 하게 될 것이란 사실을 직감했다.


짐승이란 본능에 이끌리는 존재라, 그 끝에 죽음이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본능에 따르는 길을 걸었다. 청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냥을 포기하고 목숨을 부지한다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없었다. 게다가 적 역시 자신처럼, 어떤 명분도 없이 그저 죽이기 위해 죽이겠다고 선언한 참이었다. 긴 환수의 삶에서, 자신을 이렇게까지 이해하는 사냥감은 처음이었다.


수십 개의 이빨을 드러낸 청호의 얼굴에 여태껏 보지 못한 흉포함이 깃들어, 그 기세만으로도 웬만한 짐승은 그대로 굳어버릴 만큼 무시무시했다. 이 얼굴과 기세는 난생 처음으로 맞닥뜨린, 그리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 호적수에게 표하는 나름의 예우기도 했다.


더 이상의 전음 없이, 요란한 말의 발굽소리와 호랑이의 포효소리가 뒤섞였다. 질풍처럼 내달은 주옥은 어느새 청호의 반 장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뻔하군. 어깨로 들이받을 생각이야.’


기세가 달라졌다 해도, 다음 공격을 읽는 것은 여전히 청호에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자신의 이빨 공격을 튕겨냈던 그 어깨치기로 공격할 속셈이 빤했다. 청호는 어깨에 받히지 않도록 몸을 납작 엎드렸다. 이렇게 되면 말은 어깨 부근이 아닌 무릎이나 정강이로 찰 수밖에 없으니, 공격 면이 좁아져 머리만 움직여 피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적의 노림수 한 가지가 더 느껴졌다.


‘몸을 돌릴 생각인가. 멍청한 놈! 그 쪽은 이미 약점 뿐이다!’


예상대로 몸을 낮춘 청호를 본 흑마는 몸을 좌측으로 틀었다. 동시에 흑마의 왼쪽 앞 발굽이 청호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지만, 피하기는 수월했다. 고개를 뒤로 빼 발굽을 피하고 나자, 청호의 앞에는 깊고 얕은 상처로 가득한 흑마의 왼쪽 옆구리가 보였다. 완벽한 기회였다.


한껏 자세를 낮추고 있던 청호는 옆구리를 공격하기 위해 공중으로 도약했다. 그 순간, 흑마의 생각이 들려 왔다. 눈을 마주보고 있지 않아 정확하게는 들을 수 없었으나, 단어 하나는 확실하게 식별해 냈다.


‘불진···?’


이해할 수 없는 단어였지만, 곧 한 가지 심상이 떠올랐다. 부드러운 털로 먼지를 터는 도구. 아마 인간들이 쓰는 도구인 모양이었다. 흑마 인간은 지금 왜 이런 걸 생각하고 있는가. 순간적인 의문이 찾아왔지만 대수롭지는 않았다. 이미 완벽한 기회를 잡은 이상 인간의 도구가 뭐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청호의 몸은 계속 날아가 주옥의 옆구리에 한 치짜리 발톱 여덟 개를 푹 박아 넣었다. 이제 이 손톱에 힘을 넣어 몸을 당기고, 이빨까지 박아 넣으면 흑마 인간은 쓰러진다. 이렇게 생각하던 청호는 곧 낭패감에 휩싸였다.


‘이런!’


주옥은 공격을 허용하고도 몸의 회전을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몸을 돌리자 자연히 그 회전력을 따라 부드러운 터럭이 청호의 몸을 덮쳐 왔으니, 말총, 즉 흑마의 꼬리였다. 이 부드러운 말총에 휩쓸려진 청호의 몸에서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말총이 쓸고 간 경로를 따라, 청호의 두터운 털가죽이 갈라지고 피가 터져 나왔다. 단단한 강판에 힘껏 피부를 갈아버린 듯, 넓은 상처가 길게 남았다. 치명상까진 아니어도, 털가죽을 갈라 버린 유효타였다.


불에 덴 듯 아찔한 고통이 업습해 와, 이빨을 흑마에게 박아넣지 못했다. 공중에서 말 꼬리에 얻어맞은 충격이 커, 별 소득 없이 착지해야만 했다. 그래도, 발톱을 깊이 박아넣은 것은 괜찮은 성과였다. 바로 몸을 틀어 다음 공격을 준비하려던 청호에게, 흑마의 생각이 들려왔다.


‘선풍벽퇴(旋風霹腿).’


이번에는 뭘 하려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피할 수가 없었다. 유효타를 입고 착지한 직후에는, 제아무리 고양이의 반응속도가 있다 해도 몸을 빼낼 수 없었다. 이것까지 계산에 넣고 앞선 동작을 설계한 게 분명했다.


선풍벽퇴라는 이름은 알지 못해도, 흑마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움직임은 분명 뒷발차기였다. 이미 그 상상 속의 움직임은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허리 한가운데를 노린 채 날아오고 있었다. 피할 방법은 없다. 최선은 몸을 틀어 그나마 덜 치명적인 부위로 공격을 받아내는 것뿐이었다.


퍼억!


뒷발이 청호의 아랫배에 적중했다.


‘죽음이군.’


청호는 이런 생각을 하며 뒷발차기를 받아냈다. 몸이 뒤로, 그리고 위로 거칠게 떠밀려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쿠당탕!


청호의 거대한 몸이 잔디 바닥에 처박혔다. 그러고도 정신은 멀쩡했으니,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 순간, 허리 아래쪽에서 어마어마한 격통이 엄습했다. 뒷다리를 움직이라는 뇌의 명령은, 그 격통을 뚫지 못하고 흩어졌다. 허리가 부러졌다.


‘역시, 죽음이야.’


청호가 독백했다.


작가의말

예약 업로드 설정 중 날짜를 착각하고는 그대로 외출하는 바람에 뒤늦게 업로드하였습니다. 지각 연재에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리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읽어 주시는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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