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각성자로 회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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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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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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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

DUMMY

깨끗하게 정돈된 분위기에 마루가 깔려 있는 실내.

바닥은 새로 깔은 것인지 나무 향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후욱— 후욱—”

“강현우 씨,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척하진이 너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반면 강현우의 숨소리는 거칠었고 팔다리는 후들 후들 떨리고 있었다.

눈에 핏발이 잔뜩 서있었다.


‘씨부럴! 아까도 거의 다 왔다고 했잖아! 수련 미친놈아!’


빡!


척하진의 목검이 강현우의 머리를 내려쳤다.


“사부한테 눈으로 욕하고 그러면 안 됩니다.”

“수진, 구급차 불러야 되냐? 혀누 죽을 거 같은데.”

“고민 중입니다.”

“괜찮아요, 저 아저씨 웬만해서는 안 죽어요.”


알렉, 정수진, 척서율이 한켠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곳은 지넬 길드의 지하.

길드의 수련장인 천검 도장이었다.


‘내가 잠깐 미쳤었지! 왜 그딴 의견을 냈을까!’


천검 도장은 지넬 길드로 이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의견을 낸 당사자가 바로 강현우였다.

지 무덤 지가 판 거지.

깊이 깊이 아주 깊이.


“으그그그그!”


강현우가 지난날을 후회하며 이를 악물고는 단전에서 올라오는 소리를 내었다.


빡!


“평정심! 이상한 소리는 내지 않습니다. 마음이 흐트러집니다.”


또다시 척하진의 목검이 머리를 내려쳤다.

분명 보이는데 피할 수가 없다.

이제 제법 마력 흡수도 하고 수련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척하진은 여전히 넘사벽이었다.


“으아아아악!”


제기랄!

마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기합을 넣으며 척하진에게 돌진!


빡! 털썩—


결국 머리를 얻어 맞고 기절했다.


“서율이는 강현우 씨 깨워서 자유 대련하거라.”

“... 네.”


척서율이 강현우를 도장 한 쪽 구석으로 질질 끌고 갔다.


“다음은 정수진 씨 나오세요.”

“안 하면 안 될까요?”


정수진은 가만 보면 은근 하고 싶은 말은 다 한다.


“안됩니다.”

“네.”


정수진이 목검을 들고 척하진 앞에 섰다.


“좋습니다. 기본기가 되어 있네요.”


응? 그냥 서기만 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앉은 강현우가 의문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쉭— 탁! 쉭— 쉭— 탁! 탁!


정수진이 검을 몇 차례 휘둘렀고 척하진이 가볍게 막아냈다.

정수진은 의외로 검을 다뤄본 적이 있는 느낌이었다.

검을 휘두르는 것에 있어서 어색함이 없었다.


“어릴 적에 이것 저것 배웠습니다.”

“주무기가 활이라고 하셨죠?”

“네. 양궁을 본격적으로 했었는데 그 영향인지 싶어요.”

“그럼 수진씨는 다음부터는 단검을 수련하겠습니다.”


척하진이 30cm 정도 길이의 짧은 목검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정수진이 인사하며 물러섰다.

응? 끝이라고!

강현우의 고개가 모로 기울어졌다.


“사부님! 저의 수련과 차이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럴 리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닙니다! 차이가 많습니다! 재고해 주십쇼!”


척하진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지만 강현우가 강하게 반발했다.


“강현우 씨, 벌써 회복이 다 되신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아직 죽을 것 같습니다. 쉬어야 합니다.”


금세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는 구석에서 더 구석으로 슬금 슬금 이동했다.


“알렉, 이리 오세요.”

“왜? 난 마법사인데? 마법사는 머리를 쓰는 거다.”


알렉이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빡!


“사부에게 반말하면 안 됩니다. 알렉은 단봉술을 수련하겠습니다.”

“안 한다구! 난 마법사라니까! 싫어! 가까이 오지 마! 한쿡말 못 하냐!”


알렉이 거세게 반항해 보았지만 척하진의 광기를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풀썩—


“미친 수련놈···”


바닥에 널브러진 알렉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 * *


마수 웨이브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강현우가 오전 수련을 마치고 길드로 올라왔다.

오늘도 겨우 살아서 빠져나왔다.

미친 수련놈에게 저주를···


“아주 정신없이 물어뜯기고 있네.”

“누가?”


뉴스 포털을 보며 하는 강현우의 혼잣말에 박진우가 대꾸했다.


“대통령이요.”

“아··· 상황이 좋지는 않지. 아주 아주 불리하지.”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포털이 도배되어 있었다.


[국민을 버린 정부, 나라를 잃은 백성]

[광화문 포기와 행정부 이전, 과연 최선이었나?]


광화문 일대를 포기하고 행정부를 이전한 것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루었지만.


[마수 웨이브, 정부는 미리 알고 있었다!]

[각성자, 정부의 청탁을 받았나? 마수 웨이브 당시 목격담 없어.]


기레기들의 근거 없는 음모론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하여튼 기레기 새끼들은··· 제목은 기가 막히게 뽑지. 내가 언제 청탁을 받았다고 모함질이야, 모함질은. 쯧!”


기레기 새끼 이름이··· 아··· 서승덕.

저번에 그 기레기 새끼네.

넌 이름 외웠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상황이··· 비상사태 선포구나.”


계엄령은 마수 웨이브가 발생하고 얼마지않아 해제되었다.

마수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신 광화문 일대에 비상사태가 선포되었고 방어선을 공고하게 구축하였다.


“사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가 최선이기는 한데···”


오리진 게이트가 있는 다른 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오히려 용감하게 마수에 맞서 싸운 프랑스의 경우 국가 전체 병력의 20%가 괴멸했고 치안 유지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국 정부의 조치는 이성적으로는 최선의 판단이었으나 어디 세상이 그렇게만 돌아가겠냐.

현 정부는 광화문을 포기하고 행정부를 이전 함으로서 국민을 버린 쓰레기 같은 정부가 되어버렸다.


“야당은 아주 신이 나셨구만.”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정치 공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여론 역시 좋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지지율은 바닥을 모르고 하락 중이었다.

당연하게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었다.


“탄핵되겠는데?”


회귀 전 기억을 더듬어 보면 현 대통령은 탄핵되었다.

대충 마수 웨이브 발생하고 두 달쯤 뒤였던가?

이런 저런 기사를 살펴보던 중 눈에 익은 이름이 보였다.


“이태석.”


현 야당의 총수이자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탄핵 이후 대통령에 당선되는 새끼였고.

새끼라고 하는 이유는 썩을 만큼 썩은 새끼였으니까.

비리의 스페셜리스트이자 종합 선물 세트, 바이블라고 할 수 있는 놈이었다.

일각에서는 이 인간이 한국의 GDMP (국내총마력생산, Gross Domestic Magic Production)가 세계 7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국부를 유출하고 기업 경쟁력을 깎아 먹고 법과 제도를 제멋대로 갈아버린.

한마디로 어마 어마한 새끼였다.


“이태석··· 이태석···”


강현우가 몇 번이고 이름을 되뇌었다.

지넬 길드와 비콘의 앞날을 가로막을 암덩어리.

분명 그렇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 *


서울역 앞.

척하진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오늘은 미친 수련 대신 실전 훈련을 하는 날이었다.

한 달여 만에 미친 수련에서 잠시 벗어나는 기쁜 날이었다.

지넬 길드원들이 조금 떨어진 곳에 모여 있었다.


“제가 최전방에 서서 어그로를 끕니다.”


강현우가 웃으며 말했다.

미친 수련이 없는 날이라 기분이 좋았다.


“서율이가 2선 공격, 수진 씨가 3선 공격입니다.”

“네.”

“알렉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왜 난 지시 안 해주냐, 혀누?”

“어차피 말 안 들을 거잖아요.”

“맞다. 똑똑하네.”


하여튼 이 새끼는··· 밉상이야, 밉상.


“자, 그럼 손 모으시고.”

“지넬, 지넬, 지넬! 화이팅!”


왠지 강현우만 화이팅을 외친 것 같았다.

기분 탓이겠지.


“크르륵—”


때마침 마수가 한 마리 나타났다.

소머리를 달고 커다란 배틀 엑스를 손에 쥐는 마수였다.

미노타우르스.

지난번 척서율이 개고생을 하며 잡은 바로 그 몬스터였다.


“넌 디졌어 소대가리 새끼야.”


척서율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왼손의 흑염룡이 깨어나는 것만 같았다.

울어라! 흑염룡아!


“흥분하지 말고 진정해라, 서율아. 한방에 훅 간다.”

“네.”


강현우가 척서율을 진정시키고 마수를 향해 달려 나갔다.

사실 강현우에게 이 정도 마수는 어렵지 않았다.

그간의 흡수한 마력과 미친 수련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건 길드원들의 실전 훈련이니까.


쉭— 쉭—


오한마에게서 훔쳐, 아니 교환해 온 소태도를 휘둘렀다.


부우우웅—


강현우를 발견한 마수 역시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까앙!


마수가 휘두르는 도끼와 소태도가 강하게 부딪혔다.


끼기기기기!


소태도를 도끼에 붙이고 마수와 힘겨루기를 했다.

그래도 힘은 마수 쪽이 한수 위였다.


지직— 지지직—


강현우의 몸이 뒤로 조금씩 밀려나갔다.


휘릭—


척서율이 강현우의 뒤에서 날아올랐다.


“소대가리!”


쉬익—


마수의 머리위를 지날 때 장검을 휘둘렀다.

푸르스름한 기운이 맺힌 장검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었다.


촤악!


“움머머머—”


마수의 한쪽 뿔이 잘려 나가면서 어깨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피한다고?”


땅에 착지한 척서율이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정수리를 노렸는데 마수가 짧은 틈에 머리를 틀어 피했다.


쉬익!


척서율의 공격에 연이어 화살 한 발이 마수를 향해 쏘아졌다.

도끼를 쥔 마수의 손에 힘을 주었다.


깡!


앞에 버티고 서있는 강현우를 날려버리면서 화살을 막아냈다.


“간닷!”


이번에는 척서율이 마수를 향해 돌진했다.


“워워— 진정, 진정.”


하지만 어느 틈에 다가온 강현우가 척서율의 허리춤을 잡아당겼다.

방금 전까지 저쪽에 있었는데?


쉬익! 쉬익!


마수가 숨 돌릴 틈도 없이 화살 두 발이 더 날아왔다.

화살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맺혀 있는 것 같았다.


꽝! 꽝!


조금 전과는 다른 폭발음이 들렸다.

마수가 도끼로 화살을 막았지만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도끼는 부서져 있었고 마수의 다른 한쪽 뿔마저 부러졌다.


“가랏! 척서율!”


탓! 쉬익—


강현우의 신호에 척서율이 지면을 낮게 날듯이 뛰었다.

순식간에 마수에게 다다른 척서율이 장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촤악—


마수의 다리에 깊은 상처가 생기고 한 쪽 무릎을 꿇었다.


“마이 턴!”


알렉이 손가락을 마수를 향해 가리켰다.


푸화악!


마수를 뒤덮는 크기의 불덩이가 솟아 올라왔다.

지옥에서 가져온 것만 같은 검붉은 불꽃이 마수를 휘감았다.


“움머머머—”


마수가 울부짖으며 쓰러졌다.


‘저 새끼는 확실히 천재야···’


강현우가 알렉을 보며 생각했다.

수련도 기본만 겨우 겨우 하는데···

세상은 역시 불공평해.


짝— 짝— 짝—


“훌륭합니다, 여러분. 수련의 성과가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하군요.”


척하진이 길드원의 전투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새로운 무기도 여러분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오한마라는 분, 한번 뵙고 싶네요.”


며칠 전, 드디어 오한마에게서 완성된 활과 장검을 받을 수 있었다.

새로운 무기의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


“나만 무기 없다. 혀누, 외국인 차별한다. 인종차별이냐. 나쁜 놈.”

“그럼 단봉을 배워, 알렉. 얼마든지 만들어 준다.”

“... 됐다. 마법사는 머리 쓴다. 무기 노 필요.”


척하진이 알렉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알렉, 특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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