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톱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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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히트
작품등록일 :
2024.08.0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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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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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DUMMY

28



세문두크와 그 외 사냥꾼들의 얼굴에 떠오른 당황한 기색이 눈에 띌 정도였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왜··· 왜 저게 여기에···.”


“모르셨습니까?”


세문두크는 회이던의 물음에도 불구, 그가 있는 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귀신 본 것마냥 입술은 깨물고, 눈은 언제쯤 깜빡일지 요원했다.


회이던은 지도를 펴서 위치를 확인했다. 마우리스 폐허, 위치는 정확했다.


불과 전날 지도를 들여다보며 지옥문 위치를 가늠하던 세문두크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근처에 마우리스가 있단 걸 간과했단 건 말이 안 된다.


반응만 보아선 저 영락해 버린 도시가 이들 모두의 고향임을 어렵잖게 눈치챌 수 있었다.


그런데 정말로 그들 고향이라면, 어째서 그 주변 지형마저 처음 보는 곳인 양 무심히 넘겼던 것일까.


깎아지른 듯한 언덕이라는,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숲이라는 특징적인 지형을 어떻게 잊고만 지낼 수 있었을까···.


“대장, 마칼룬과 크바플로드는 저기에···.”


“코멜루, 저 폐허까지 데려다 줄 수 있겠나? 부탁이네.”


“분부하신 대로.”


이제 전부 회이던의 손을 떠났다. 남은 것은 관찰자로서의 역할 뿐이다.


불가해한 상황을 앞에 놓고 불안한 눈빛을 한 카에키를 뒤에 놓고, 회이던은 다시 말을 몰기 시작했다.



***



회이던은 수레를 언덕 아래에서 멈춰 세웠다. 성벽과 조금 거리를 둔 위치다. 사냥꾼들은 각자의 무기를 주워 거두며 마차에서 내렸다.


“코멜루, 따라오지 않아도 돼. 어제와 오늘 통틀어 감사하네.”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까, 따라오지 말라는 겁니까?”


“따라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거지.”


“그럼 따라가겠습니다. 먼저 이동하시죠. 여동생 상태 좀 살피다 뒤따르겠습니다.”


사냥꾼들은 세문두크를 선봉에 앞세워 마우리스를 향했다. 그들 모두의 발걸음이 황망했다.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을 폐허는 실향민들의 의외 섞인 반응 탓에 마치 유령처럼 느껴졌다.


식탁보를 뒤집어쓴 채, 그 아래로 보이는 썩어 문드러진 맨발이 미동도 없이 가만 서 있다. 눈치채지 못한 사이 무채색의 숲속에서 소리 없이 쳐다보고 있다···. 흡사 그런 분위기다.


마차 짐칸에서 내려오는 카에키는 그들을 초조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연회 직후에는 평소 이상으로 분위기가 소강된다고들 하지만, 이 정도일 거라곤 회이던도 예상치 못하였으니 오죽할까 싶다.


“아직 두통이 남아있거나, 그러진 않아? 여기 남아 있어도 된다. 어차피 안쪽에서 좋은 광경은 못 볼 테니깐···.”


카에키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도 따라가겠단 뜻을 피력했다.


“좋아, 명심해. 유적지 견학 가는 거 아니다. 항상 활 쏠 수 있게 채비해 놓도록.”


두 사람도 조금의 거리는 유지한 채 사냥꾼들의 뒤를 따랐다. 그저 그런 수준이었던 안개는 성벽에 다가서는 그 순간부터 해서 갑작스레 심도가 깊어졌다. 비는 여전히 내렸다.


“이런 썩을···.”


뒤돈 등짝이 부들거리는 모습에서 세문두크의 표정이 읽혔다.


굳게 닫힌 성문 옆으로 한 군데가 박살이 나 있었다. 역아치 형태로 푹 내려앉은 부분은 부서진 벽돌이 잔뜩 쌓여있으니 밟고 오르기 쉬운 형태였다.


애초에 악마들이 이 길을 밟고서 도시에 입성하였을 테고, 밟고 또 밟으며, 그 뒤로도 밟으며 더 밟기 쉬운 형태를 이루어 갔을 것이다···.


그렇게 부서진 벽돌들은 잿가루에 뒤섞여 함께 굳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암석이다. 밟고 지나는 다른 사냥꾼들의 입에서도 욕설 섞인 탄식이 속절없이 튀어나왔다.


“썅···.”


“좆 같은 놈들. 염통을 천 번이나 천천히 씹는다 해도 내 마음이···.”


“나 지금 대가리에 피 올라온다. 대가리에···.”


고이 모아놓은 마냥 성벽 안쪽으로 가득히 들어찬 안개는 참상의 족적을 제한적으로만 보여주었다. 거리가 멀수록 멀게졌다.


가옥의 문과 창문에는 문짝이 하나도 달려 있지 않았다. 경첩째로 박살이 나 실내 방향으로 쓰러진 문짝은 수북히 쌓인 잿더미에 보이는 듯 마는 듯했다.


여섯 사람은 굳이 어느 안쪽에다 발을 들이진 않았다. 하지만 그 안쪽엔 수많은 발자국이 남아 있으며, 벽면에는 할퀸 자국도 많다. 대다수는 악마 것인데 간혹 인간이 남긴 것도 있다···.


그런가 하면 중형 이상의 악마들은 굳이 문짝을 파괴할 까닭도 없었을 것이다. 주먹질 몇 방이면 외벽을 박살 낼 수 있으니 그러하다.


안쪽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공간을 마련하여 커다란 손아귀를 벗어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안전할 수 있는 한 뼘의 공간마저 시간에 의해 한정적이다.


악마는 구석에 내몰린 사람들을 붙잡기 위해 팔뚝을 난폭히 휘젓는다. 그럼 외벽 박살 난 부분의 양옆도 차츰 무너져 내린다.


결국 건물은 기반 삼은 균형을 상실하여 붕괴에 이른다. 악마는 어느 정도 부상을 입는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다 죽는다.


“길이 막혔군.”


“내벽을 따라서 걷는 게 나을 것 같슴다···.”


그런 식으로 무너진 건물이 도처에 존재했다. 지금은 대로변을 가로막는 천연의 방벽이다. 여섯이 걸어서 도달한 희뿌연 안개의 끝도 무너진 건물로 형성된 방벽이었다.


너머에서 헐떡이는 숨소리가 들렸다. 우는 것 같기도 하고, 여자 목소리인지 남자 목소리인지도 분간되지 않았다. 마칼룬과 크바플로드의 목소리는 확실히 아니었다.


일행은 슬그머니 왔던 길을 되짚어 올라갔다. 잿더미 말라붙은 길바닥은 거친 장화나 전투화에 밟힐 때마다 부스러지며 가루를 날렸다.


“마칼룬과 크바플로드의 옛날 집이 어디에 있었지? 기억하는 사람 있나?”


“둘은··· 저랑 같이 살았구만요. 제가 앞장서겠습니다요.”


초스토하임이 선두를 자청했다. 그 뒤를 세문두크와 바이탄, 키헨나가 따랐다. 최후방에서 걷는 것은 회이던과 카에키였다.


내벽 옆을 걷는 동안은 한적했다. 이따금 도시 심부에서 사람 목소리라곤 생각할 수 없는 비명이 들려오거나 할 뿐이었다.


그림자 속, 혹은 하수도 아래와 같은 곳에 악마들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얼어붙은 지옥불의 도시에 자리 잡은 악마들은 그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그 위에 머물며 인간 문명을 모독하는 것이 저들의 일이라는 듯, 혹은 인간 문명이 절망 위에서 다시 꽃피우는 것을 막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목적이라는 듯 그러했다. 도시를 사수하는 것처럼도 느껴졌다.


그래서 얼어붙은 지옥불의 도시를 토벌하는 것은 후순위에서 한참 후순위였다. 교단 입장에서 급급한 것은 각지에 돋아나는 지옥문의 해체이다. 건드리지만 않으면 바깥으로 나올 생각도 않는 악마들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실향민들이 고향 되찾는 일은 그 자식의 손자까지도 이루어지지 않을 예정이다. 하루에 세 번 있는 끼니 시간마다 거리에 피어올랐을 아궁이 뗀 연기는 안개로 대체되었다. 조용한 길거리에는 시체 하나 보이지 않았다.


“거리에··· 사람 시체가 하나도 없군.”


“악마 놈들이 씹어 먹었으려나 싶구먼요. 그러니 받은 만큼 돌려줘야죠. 저흰 이빨 대신 도끼날로 씹을 겁니다요···.”


철저한 학살이 대규모로 행해진 곳이라곤 생각하기 어려웠다. 잔혹함은 눈여겨봐야 짐작할 수 있는 맥락에서만 읽힐 뿐이었다.


마우리스의 멸망은 오래 전 사건이다. 당연히 파리 꼬인 시체는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백골 정돈 남아있을 법도 한데, 그마저도 없었다.


“흐케에에에에···.”


경로를 틀어 대로에 진입하자마자 울음소리가 들렸다. 앞장서던 초스토하임은 뒤돌아 상기된 얼굴을 보였다.


광대뼈가 위로 밀려 올라가 있으니, 덩달아 입꼬리도 웃는 듯 애매하게 올라가 있다. 그러나 광대뼈에 들러붙은 볼살은 떨리고 있다. 즐거워서 그런 게 아니었다.


뒤에 있는 일행들, 회이던과 카에키 제외한 모두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마우리아를 위하여! 우리는 죽이리라!”


초스토하임은 세 가지 이상의 감정 섞인 얼굴 그대로 고함을 내질렀다. 안개 너머의 울음소리들이 순식간에 둘, 셋, 그 이상, 그 한참 이상으로 불어났다. 모두가 무기를 치켜들었다.


“끼에엑!”


“캬아악!”


사냥꾼들은 뒤 없이 돌격했다. 내지르는 함성도 무기 내려치듯 짧았다. 전날에 비교하면 오히려 읽을 만한 감정이 없었다.


안개를 뚫고 커다란 무기 혹은 신체가 휘둘렸다. 모습 드러낸 악마들은 중형 정도의 크기였다. 희뿌연 대기 속에서는 그것들 눈이 발하는 빛마저 희미했고, 위협적으로 바닥 쓸어대며 일으킨 불꽃도 마냥 은은하게 산란할 따름이었다.


회이던은 전기톱 불러일으켜 한 손에 쥐었다. 그러나 쇠줄에는 손가락만 가져다 댄 채였다. 무언가 벌어지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래야 할 까닭이 없다면 쇠줄 들려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결국 그런 거다. 저들이 생을 쏟아부어 행하는 악마 사냥은 도시를 위한 진혼이었다.


전투 시작하며 내뱉는 함성부터, 모든 것을 끝낸 뒤 눈알을 밟아 터뜨리는 것까지 모두 제례의 일환이다. 그렇다면 회이던은 끼어들 필요가 없고, 끼어들어서도 안 되었다.


카에키 역시 회이던의 의중을 읽었는지 활시위에 화살을 걸어 놓기만 하였다.


“흐아아아압!”


“키야아아아아아!”


“되돌려 주마! 되돌려 주리라!”


안개 속에서 광란이 퍼졌다. 사냥꾼들이 내지르는 기합은 거의 발악에 가까웠다. 메아리가 되어 죽음의 색깔로 고요한 거리에 생명의 수축과 팽창을 지폈다.


그들이 휘두르는 맹격은 훨씬 커다란 덩치의 악마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도끼질, 망치질, 칼질, 방패질의 숙연한 향연이 겹치고 겹치다 보면 오히려 악마들이 사냥꾼들에게 대적하는 모양새가 되어 갔다.


그리고 마침내 신체를 끊어내며 몸을 피에 적신다. 세문두크는 한 치 앞을 가리는 안개 속을 증오 담긴 눈으로 헐떡이며 바라보았다. 앞에서 더 몰려오고 있었다.


“코, 코멜루우! 자네 그냥 지켜만 보러 온 겐가?!”


“아? 아아, 예. 죄송합니다. 딴생각하느라···.”


“따··· 딴생각?!”


괜히 의미 부여하며 시 쓰고 있었나 보다. 진혼은 진혼이고 악마 대가리 수는 대가리 수인데 뭘 혼자서만 분위기 잡는지···.


회이던은 개 목줄 풀듯 쇠줄을 풀어 놓았고, 카에키는 제한된 시야 속에서 사냥꾼의 청력을 발휘했다.


“악마 새끼들아, 저 소리가 네놈들 제사상에서 연주할 음악 소리다아아!”


전기톱 회전하는 소리가 사냥꾼들의 기합 소리와 섞였다. 회이던은 안개를 마구 활보하며 닥치는 대로 쓸고 지나갔다. 괜히 창칼과 합을 맞대며 전투의 진동을 즐길 기분이 아니었다.


사도의 시종 조날루 헤티치오가 그러했듯, 손목의 힘을 유연히 조정해 가며 육신을 베는 데에만 치중했다.


가끔 그의 귀 옆을 스치는 화살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러면 앞에 있는 악마는 눈에 띄게 괴로워하고, 창 혹은 칼 혹은 손톱이나 이빨과 씨름할 필요도 없이 베어 넘기면 그만이었다.


눈에 보이는 표면만 놓으면 고즈넉한 정도에 지나지 않던 거리는 이제 눈에 보이는 표면까지도 처참해졌다. 도처에 핏물, 핏덩이, 비집고 나온 내장, 잘린 신체 파편과 그 외 각종 다양하게 역겨운 것들이 즐비해졌다.


별로··· 신명 나진 않았다. 슬슬 한적해져서 뒤돌아보면 사냥꾼들이 2층짜리 건물 크기의 악마와 대적하는 게 보였다. 그게 마지막인 듯했다.


막 그렇게 두꺼운 상은 아니었다. 다만 팔이 조금 많이 기다랗게 뻗은 체형인지라 팽이처럼 마구 휘젓기만 해도 어찌 상대할 묘수가 없었다.


주변 그나마 멀쩡하던 건물들까지 야금야금 갉아먹으며 벽돌 조각을 튀겨선 부수적 피해를 야기시켰다. 그때 카에키가 악마의 얼굴 겨냥하여 화살을 쏘아 올렸다.


대가리에 꽂힌, 악마 몸뚱아리 전체를 놓고 보면 작디작은 그 한 방이 커다란 틈을 마련했다. 무기 내려놓고 대방패만 양손에 쥔 바이탄이 틈을 놓치지 않고 악마 정면을 파고들었다.


거세게 몸통박치기를 가하였음에도 악마의 자세는 무너지지 않았다. 극심한 고통에 열이 단단히 받친 놈은 깍지 낀 양손으로 바이탄을 마구 내려찍었다. 위를 향하도록 받쳐 든 대방패는 후하게 베푸는 두들김에 의해 차츰 찌그러졌다.


“지금! 이 틈을 타 뭐라도 좀 해 보쇼!”


딱히 회이던 겨냥하고 외친 말은 아니었지만, 다른 사냥꾼들이 악마에게 접근하는 사이 회이던도 바이탄 곁을 향했다. 악마의 깍지 낀 손이 한번 더 내려치는 순간, 방패가 견디는 무게에 회이던 몸무게도 더해졌다.


“거 잠깐 실례 좀 하겠습니다.”


방패를 발디딤대 삼아 위로 크게 뛰어오른 회이던은, 손으로 내려찍느라 한껏 낮추어진 악마의 어깨 부근에 발바닥을 향했다. 그때 한 번 더 날아든 화살이 회이던 옆을 스쳤다.


악마 대가리에 한 번 더 꽂히기 직전. 그러나 궤적이 조금 애매했다. 그 찰나의 순간 휘둘린 회이던의 팔은 화살을 공중에서 낚아챘다.


그의 발바닥이 악마 어깨에 닿았다. 그대로 한 번 더 강하게 도약하며, 악마의 얼굴이 반으로 토막이 났다.


양분된 대가리는 톱날이 미처 파고들지 못한 아쉬운 부위에 매달려 덜렁거렸다. 바이탄이 위로 받쳐 든 방패에 뼈 부스러기나 뇌 조각, 눈알 한쪽이 우수수 떨어졌다.


“고오오오오오.”


회이던은 악마 정수리보다 높게 떠오른 위치에서 몸을 한 바퀴 돌렸다. 착지하는 곳은 악마의 목덜미다.


지능을 소실시켜버린 공격에, 악마는 그만 한쪽 무릎을 기울여 바닥에 내려놓고야 말았다. 그렇기에 밟기 좋은 각도였다.


회이던의 손에 붙들린, 냉기를 머금은 화살이 저주받은 생명체의 뒷목 깊숙한 척추를 노리며 내리꽂혔다.


2층짜리 크기에 비하면 미미한 정도 충격이다. 그러나 빗물 떨어져 마침내 암석이 갈라지듯, 그 조그만 일격이 악마의 꿇은 무릎을 완전히 바닥으로 꺼지게 했다.


“고오오.”


단말마 같은 소리를 내뱉는 악마의 몸은 완전히 엎드린 모양새가 되었다. 틈을 타 세문두크가 돌진해 와 악마의 옆구리, 등짝을 마구 난자했다.


죽어가는 짐승은 기다란 팔을 휘두르며 발악하더니, 이내 그런 것들도 멎었다.


“빌어먹으으으을!”


눈에 핏발이 선 세문두크가 입에서 침까지 튀기며 격앙된 함성을 내질렀다.


말에는 억눌러 놓았던 뜻이 실려 있기에 옛 북구 전사들의 전쟁외침 같은 것이 아니었다. 입술 타고 침을 뚝뚝 떨어뜨리며, 세문두크는 회이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서둘러··· 서둘러 여길 나가세. 멍청한 두 놈 집에만 들러 보고, 맞닥뜨리건 혹은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을 맞닥뜨리건, 결과에 승복하고 여길 빨리 나가야 해···.”


“그럽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요?”


“녀석들은··· 내 말을 들을 거야. 우리 모두 여기서 오랫동안 같이 살았어. 오랫동안 같이 밥 먹은 사이이니, 내 말은 잘 들을 게야···.”


“아뇨,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회이던은 뒤를 가리켰다. 세문두크는 허리 숙인 채 회이던 가리킨 쪽으로 고개 틀어 바라보았다.


안개뿐이었다. 키헨나, 초스토하임은 없었다.


“···이봐들, 여기 코멜루가 다 끝냈어. 어서 나와!”


대답 없다.


“···바이탄은요?”


대방패 받히고 서 있던 그는 어디로 갔는가. 회이던은 조금 전 그에게 발디딤대를 제공해 준, 지금은 비어 있는 바이탄의 위치를 찡그린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카에키 쪽으로 고개 돌리니, 그녀도 당황한 기색으로 회이던을 다급히 쳐다볼 뿐이었다.


“바이탄!”


대답 없다.


“키헨나! 초스토하임! 바이타아안!”


대답 없다. 안개는 여전히 짙어서 그 너머를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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