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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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의꿈
작품등록일 :
2024.08.27 01: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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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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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DUMMY

이도진은 자신을 방해하는 귀신놈을 잡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다 쏟아부었다.


그런데도, 놈의 흔적은커녕 정체에 대한 일말의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때문에 초반엔 몇 번 추적을 하다가 그냥 착각한 건가도 싶었다.


너무 아무것도 안 나오니까.


정말은 귀신이나 다른 누군가의 방해가 아니라, 진짜 그냥 자신이 여성에게 재수 없다 싶을 정도로 인기가 없어서 자꾸만 차이는 건가, 했다.


그러던 차에 예지몽을 꿨다.


놈이 자신의 꿈속에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그 예지몽에서도 녀석의 명확한 정체는 볼 수 없었다.


단지, 사람의 형상처럼 보이는 검은 그림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예지몽과 보통의 꿈은 다른 까닭에, 그렇게 제대로 된 모습이 보이지 않았음에도 이도진은 그 검은 형상을 보는 순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저게 그놈이라는 것을.


‘아, 그렇구나.’


하고.


꿈속에서 들은 녀석의 웃음소리는 또 묘했다.


음이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았다.


어쩐지 성별이 모호한 아이 같으면서도, 꽤나 허스키한 목소리었다.


뿐만 아니라 공기를 크게 울리며 주변으로 퍼져 나가서, 듣는 사람의 심장까지 떨리게 하는 신비한 매력이 있었다.


꿈에서 깨어난 이도진은 더욱 머리가 복잡해졌다.


자신의 연애사를 실제로 누군가가 방해하고 있다는 것은 예지몽으로 인해 틀림없는 사실임이 밝혀졌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그 정체를 모르겠다는 것에 있었다.


귀신이었는지,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그 외의 다른 무엇이었는지, 어느 것으로도 쉬이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놈의 정체가 뭐가 되었든, 그는 틀림없이 자신의 연애사를 방해하고 있고, 실력이 이도진, 자신보다 훨씬 상회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게 가장 이도진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었다.


스스로 말하긴 뭣하지만, 자신은 가문에서도 천재라고 기대를 쭉 받았었던 몸이다.


집을 나온 이후로도 그는 여전히 독학으로 실력을 키워 나갔고, 아직도 성장 중에 있었다.


솔직히 가문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혼자서 공부를 하게 되면 성장 속도가 더딜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루시퍼라는 새로운 환경은 오히려 그의 성장 속도를 빠르게 증폭시켰다.


그곳에서 다른 존재들과, 그리고 뛰어난 영 능력자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새롭게 보고 배우고 느끼는 게 가문 안에 틀어박혀 수련을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도움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큰 벽을 하나 만나서 조금 난항을 겪고 있긴 하지만, 이도진은 그것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여태껏 마주했던 그 어느 벽보다도 지금 마주 보고 있는 것이 가장 크긴 했다.


그러나 일단 이 벽만 무사히 넘게 되면 이제 자신은 이 중앙 차원 인간들 중에서는 열 손가락에 드는 실력자로 거듭날 것이 분명했다.


지금은 아직 백 손가락 안에 든다.


여하튼 인간이라면 결코 자신의 적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자신보다 뛰어난 인간이라면 세상 곳곳에서 은거하고 있는 몇을 제외하고서는 누군지 이름 정도는 다 안다.


그러나 설령 정말 그들 중에 하나라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자신의 눈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는 실력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이도진의 육감을 완벽하게 속일 수 있는 사람.


일반적이라면 무방비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예지몽 속에서까지 놈은 철저히 본인의 정체를 숨겼었다.






정체가 뭐든 간에 자신보다 높은 수준의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도진은 상대를 추적하는 것을 차츰 그만두게 되었다.


그래도 한 번씩 생각날 때마다 간간이 다시 시도를 해 보기는 하는데, 이것도 그냥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습관처럼 해 보는 것일 뿐, 큰 기대는 안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도진은 당장은 연애를 포기했다.


자신의 심장은 틀림없이 낭만과 로맨스라는 달콤한 시럽에 푹 절여 있다고 자부하는 자칭 ‘로맨티스트’인 그로서는 정말 복장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는 이유라도 먼저 알고 싶다.


왜 이렇게 끈질기게 괴롭히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이 장난을 계속할 건지.


‘설마 평생······?’


부들부들.


무서운 상상을 했더니 갑자기 몸에 오한이 들었다.


이도진은 애써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불안을 떨어 버렸다.


어서 하루라도 빨리 지금 당면한 벽을 넘자.


그 벽을 넘고 다음으로 한 단계 더 상승한다면, 그땐 상대의 정체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꼭 이 문제를 해결해서 반드시 첫 연애를 하고 말 거라고, 그는 요즘 늘 그렇게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루시퍼 동료들은 물론이고, 꽤 자주 마주쳤던 주변 업무 관계자들까지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멀쩡해 보이는데, 연애를 하는 낌새를 전혀 찾을 수 없었던 까닭이다.


루시퍼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외모가 준수하긴 했지만, 그들은 회사 소속 연예인들이 아니라 직원들이었으므로 연애에 대한 제약도 일절 없었다.


물론 루시퍼 소속 연예인들의 본질은 워낙에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이자, 본능에 충실한 요괴들이다.


그러다보니 설령 그런 제약이 있어도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이성이 나타나면 바로 다 연애들을 몰래몰래 잘하고 다녔을 것이다.


여하튼, 매니저인 이도진은 그런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사생활이 심하게 깨끗했다.


그래서 혹시 게이 아닌가, 고자 아닌가 하는 말들이 조금씩 나돌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을 이도진도 모를 리가 없었다.


사실 이성들 쪽에서 먼저 다가올 때도 많았지만, 방해받고 있다는 것을 안 이후에는 이도진이 먼저 그녀들을 거절했다.


그가 틀림없이 게이라고 생각한 다른 소속사의 남자 연예인들이 대놓고 대시를 해 오는 일도 간혹 있었다.


그때도 이도진은 역시 정중히 거절했다.


멀쩡한 양반이 대체 왜 연애를 안 하는 거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냥 일이 너무 바빠서 연애할 짬이 없다고, 그렇게 웃으며 둘러댔다.


물론 일이 바빠서 연애를 못 한다는 것도 핑계다.


루시퍼는 다른 회사라면 힘들다고 곡소리가 났을 매니저 업무도 사실 그리 힘들지 않았다.


그 이면에서 요괴들을 비롯해서 타 차원 존재들과 관련되어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뒷수습하고 다니는 게 더 힘들면 힘들었지, 매니저 업무는 오히려 쉬웠다.


보통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현장을 이동하는 업무도 그들에게는 큰일이 아니었다.


스케줄이 너무 복잡하게 꼬여 있는 날이면, 그들은 그냥 자신들의 능력을 써서 쉽게 문제를 해결했다.


누구든 눈 깜짝할 사이면 장소 이동이 가능하다 보니, 다음 촬영이 시작되기 한참 전에 먼저 현장에 도착해서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또 복지에 관해서도 루시퍼는 업계 최고였다.


청웅은 그런 면에서 그 어떤 인간들보다도 관대했다.


열심히 일한 만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들과 제도들이 다 잘 조성되어 있었다.


때문에 루시퍼 관계자들은, 특히나 이도진에게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자들은 그가 연애에 관해서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것이 주제로 던져지면, 이도진이 웃어넘기거나 반대로 더 입을 꾹 다물어서 더는 캐묻지 않고 있을 뿐.




똑똑.


이도진이 한참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그렇게 홀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대기실 밖에서 문을 노크했다.


“네? 누구세요?”


“아! 저기, 저기! 나 루나야! 있지, 있지! 들어가도 돼?”


“어? 루나 선배님······?”


루나는 어쩐지 상당히 들뜬 목소리였다.


그런데 어째서 그녀가 여기 있는 걸까.


슬기가 알기로 오늘 루나는 이곳에서의 촬영 일정이 없었다.


달칵.


“루나 선배님, 안녕하세······.”


“얏호! 슬기다, 슬기! 쪽.”


“······?!”


슬기가 대기실 문을 열고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마자 루나가 슬기에게 와락 안기더니, 볼을 마구 비비고 뽀뽀를 했다.


“아이,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이 하얀 볼 좀 봐! 진짜 부들부들하고 말캉말캉해! 찹쌀떡 같아! 쪽! 쪽! 쪽!”


“어? 어어? 저, 저기, 선배님, 이러시면 곤란······. 어? 어어?”


슬기는 당황하며 그녀를 저지하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녀도 요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무슨 힘이 이리도 센지 전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슬기 쪽이 루나에게 손쉽게 제압당하며 더욱 거센 뽀뽀 세례를 받아야 했다.


슬기가 당황하자 루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자, 웃어. 웃어! 내 팬들이 지금 우릴 보고 있다고!”


“어? 팬?”


루나가 손가락으로 뭔가를 가리켰다.


슬기는 그녀가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다가 흠칫 놀랐다.


루나가 자신을 붙잡고 남은 반대쪽 손으로 셀카봉을 들고 있었다.


그 위에 스마트폰이 고정되어 있었고, 액정 화면에는 두 사람의 얼굴이 찍히고 있었다.




「저 입술 감촉 삽니다.」


「으아아! 캐부럽.」


「루나 니이이임! 저도 뽀뽀 한 번만 해 주세······.」


「허얼? 뭐야? 프로그램으로 건드린 게 아닌가 봐. 지금까지 뮤비랑 기사 사진으로만 봤는데, 이렇게 라이브 방송으로 봐도 이쁘네. ㄷㄷㄷ」


「와씨. 모든 악성 기사와 댓글들이 망각된다. 이쁘다아아아아아!!」


「절세 미녀가 둘이라니. 이곳이 천국!」




······.


그리고 뭔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채팅창에 바뀌었다.


루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한 반응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그녀가 최근 취미 삼아 시작한 개인 채널의 라이브 방송이었다.


“자, 인사해!”


“아, 안녕하세요.”




「오, 움직인다.」


「캬 인형들이 말을 하네.」


「호옹 목소리 괜찮은데?」


「노래해 봐여 노래노래노래노래」


「아 맞다 그래 노래노래노래노래」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 한 명이 슬기에게 노래를 해 보라고 먼저 요청을 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채팅창을 온통 노래라는 단어로 완전히 도배를 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모두 지켜본 루나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아아! 정말! 우리 드라마 비장의 무기라 아직은 안 된다고 했잖아요! 슬기 곤란하게! 이러다 내가 슬기한테 미움받으면 책임질 거야? 나 오늘 모처럼 쉬는 날이라 슬기 응원하러 온 건데!”


뭔가, 화를 내는 모습까지 루나는 무척이나 귀여웠다.


한쪽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투정을 부리듯이 말하자, 채팅창은 다시 난리가 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기여웡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카와이이이이!」


「한국 톱 아이돌이 짝사랑 중이라니ㅋㅋㅋㅋㅋㅋ」


「그것도 같은 소속사 여자 후배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랑 응원합니당. 이뿐 사랑하세용!!!!ㅋㅋㅋㅋㅋㅋ」


「뽀뽀해! 뽀뽀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던 루나가 흘깃 화면을 보았다.


그러다 어느 시청자가 뽀뽀하라고 외치는 댓글을 발견했다.


순간 루나가 뺨을 발갛게 물들이고 다시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헤헤. 뽀뽀? 진짜? 정말 뽀뽀할까요? 킥킥!”


그러고는 입술을 닭똥집 모양으로 모아서 쭉 내밀고 슬기의 입술을 향해 돌진했다.


“어? 어어어어어?”


슬기가 당황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터억.


그러다 자신의 등이 곧 무언가 벽 같은 것에 부딪쳤고, 더 이상 도망갈 수 없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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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행복을 찾아서(완) 24.09.03 22 0 12쪽
80 조우 24.09.03 12 0 11쪽
79 조우 24.09.03 8 0 12쪽
78 조우 24.09.03 11 0 11쪽
77 인생의 일부 24.09.03 9 0 12쪽
76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5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4 그녀, 민세영 24.09.03 11 0 12쪽
73 그녀, 민세영 24.09.03 12 0 12쪽
72 그녀, 민세영 24.09.03 15 0 11쪽
71 천재와 범재 24.09.03 11 0 12쪽
70 첫 방영 24.09.03 10 0 12쪽
69 사고들 24.09.03 11 0 11쪽
68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0 0 12쪽
67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2 0 12쪽
66 할머니? 24.09.03 11 0 11쪽
65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4 0 12쪽
64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2 0 11쪽
»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5 0 12쪽
62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3 0 12쪽
61 산신의 후손들 24.09.03 14 0 13쪽
60 산신의 후손들 24.09.02 14 0 12쪽
59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1쪽
58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2쪽
57 산신의 후손들 24.09.02 13 0 12쪽
56 대본 리딩 24.09.02 11 0 12쪽
55 다시, 도련님의 친우 24.08.31 14 0 12쪽
54 월하노인 24.08.31 15 0 12쪽
53 도련님의 친우 24.08.31 14 0 12쪽
52 도련님의 친우 24.08.31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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