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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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의꿈
작품등록일 :
2024.08.27 01: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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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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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사고들

DUMMY

「음? 저 슬기라는 애. 사고 난 거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길래, 머리 회전 빠르고 그저 독기만 가득한 신인인 줄 알았는데······. 어라? 뭔가 이미지가 다른데?;;;」


「어? 그런데 루나가 저 애를 상당히 좋아하는 거 같은데」


「ㅇㅇ 이 방송 전에 다른 방송에서 짝사랑 중이랬음.」


「응? 짝사랑?;;;」


「짝사랑??????」


「루나가 그 애를?」


「푸하하하하하하. 아, 대박.ㅋㅋㅋㅋㅋㅋㅋ」


「대놓고 고백하다니. 정말 루나답네요ㅋㅋㅋㅋㅋ」


「동성이고 나발이고, 그딴 거 모름!! 맘에 든 것에는 반드시 돌진한다!!!ㅋㅋㅋㅋㅋㅋ 루나 파이팅!!!! 쟁취해!!!」


「엌ㅋㅋㅋ 루나 그럼 전에 기사 났던 그 애 매니저랑 라이벌?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여자 후배 놓고 매니저랑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겠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르륵.


스르륵. 타앗.


“······.”


민세영은 빠르게 스크롤을 내리며 댓글들을 일일이 확인했다.


루나의 버프가 제대로 작용한 모양인지, 슬기에 대해서 악의적으로 댓글을 다는 이들도 분명 보이긴 했지만, 그 수가 확실히 줄었다.


대부분은 슬기를 가운데에 두고 그녀의 매니저와 루나가 삼각관계를 이루어 치고 박고 싸울 것이라는, 앞으로의 실제 전망과도 같은 시나리오를 두고 재밌어하고 있었다.


확인을 마친 민세영은 그대로 자신의 노트북을 덮어 버렸다.


까드드득.


주먹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하아!”


그녀는 벽에 기대어 앉아 있던 상태에서 고개를 뒤로 확 젖혔다. 그러고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어 버렸다.


꾸욱, 꾸욱.


양손의 검지로 미간을 세게 눌러 지압했다.


급작스럽게 스트레스가 밀려올 때마다 하는 버릇이었다.


그래도 영 개운한 감이 없었다.


얼굴을 가린 손가락 사이로 그녀의 눈동자가 알 수 없는 빛으로 번들거린다.


덮어 둔 자신의 노트북을 멍하니 바라보며 말했다.


“또······ 다시 기어 올라왔어. 또.”


그 애는 언제나 그렇다.


벼랑 끝 절벽에서 밀고 또 밀어도 지독스럽게 다시 위로 올라오고야 만다.


“······하! 류슬기.”


지금 그녀는 상당히 일그러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촬영 중은 물론이고 부모나 타인에게는 결코 보여 주지 않는 그런 모습이었다.


민세영이 가만히 읊조리듯 말했다.


“너를 저주해.”






“어? 어어어어? 스, 슬기 씨! 으악! 조심하세요!”


뒤쪽에서 다급하게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응?”


뭐지? 하고 그쪽으로 돌아본 슬기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키보다도 훨씬 높게 쌓아 올려진 나무 상자들이, 이동하고 있던 핸드카 위에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필이면 상자들이 기울어지고 있는 방향이 바로 슬기가 서 있는 곳이었다.


“으아악!”


문제의 핸드카를 밀고 있던 스태프가 뒤늦게 손잡이를 잡고 다시 상자의 균형을 잡아 보려고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맨 위쪽에 있던 상자는 슬기를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슬기!”


이번엔 은후의 목소리가 뒤편에서 들렸다.


덥석.


그는 슬기의 어깨와 허리를 감싸 안고, 품 안으로 재빨리 끌어당겼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 위험한 순간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사람들 눈에는 슬기가 그 자리에서 사라져 보였을 정도다.


쿠웅!


이내 묵직한 소리를 내며 상자가 바닥에 완전히 처박혔다.


우당탕.


데구르르르륵.


그렇게 부서진 나무 상자 안에서 무거운 아령들 몇 개가 데굴데굴 굴러 밖으로 나왔다.


아이돌 연습생들이 단체로 신체 트레이닝을 받는 장면에서 쓰였던 소품이었다.


“으아아악! 슬기 씨! 괜찮아요? 다, 다친 데 없어요? 네?”


핸드카를 밀고 있었던 스태프가 놀란 얼굴로 후다닥 달려왔다.


그와 함께 주변에서 상황을 목격했던 사람들도 슬기의 주변으로 잔뜩 몰려들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고였다.


그로 인해 스태프인 남자는 상당히 당황했고, 혹여나 자신 때문에 슬기가 다쳤을까 봐 걱정했다.


“아, 네.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으아. 미안합니다. 많이 놀랐죠?”


오히려 다칠 뻔했던 당사자보다도 그가 더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슬기가 계속 안절부절못하는 그를 되레 진정시키기 위해 정말 괜찮다는 뜻으로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괜찮아요. 그리고 바쁘시잖아요. 곧바로 다시 촬영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니까 제 걱정하지 마시고 돌아가셔서 마저 준비해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나중에 어디 안 좋거나 그러면 말해 주세요!”


“네.”


슬기가 괜찮다고 몇 번을 더 안심시킨 후에야 스태프는 겨우 안도하며 핸드카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쓰러진 상자들을 정리하다가 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런데······ 진짜 이상하네······. 돌풍 같은 바람도 안 불었고, 바닥에 바퀴가 걸릴 만한 턱도 없는데······.”


다행히 별다른 큰 사고가 없음이 확인되자, 주변으로 몰려들었던 다른 스태프들 중 일부가 상자 정리하는 것을 도왔다.


나머지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며 하나둘씩 흩어졌다.


그들 중에 몇몇이 떠나가며 낮은 목소리로 서로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 슬기의 귀에도 얼핏 들렸다.


“슬기 씨야?”


“응.”


“또?”


“그치?”


“응. ······저기, 그런데······ 나도 루시퍼 쪽 연예인들과 일하게 되면, 거의 매번 이렇다는 소문을 듣긴 들었었는데, 그게 이 정도로 빈번한 거였어?”


슬기는 난감한 얼굴로 작게 웃었다.


그리고 방금 전에 들렸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자꾸만 귓가에 맴돌았다.




“또?”




그래, 저들이 말한 것처럼 ‘또’다.


벌써 이 같은 자잘한 사고들이 몇 번이나 일어나고 있었다.


진짜 이상하다 싶을 만큼 자주, 그것도 자신의 주변에서 더 집중적으로.


전에 이도진에게서 루시퍼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는 작업에서는, 유독 기묘한 사건 사고가 매번 일어난다고 들었던 적이 있었다.


거의 필수라고 할 만큼 빠짐없이.


일례로 자신의 첫 뮤비 촬영 때, 상대 남자 배우가 사고가 나서 병원으로 실려 갔던 적도 있었다.


이도진은 그런 것들이 액땜 비슷한 거라고 했다.


그건, 때때로 정말 귀신들이 장난처럼 저지를 때도 있었지만,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기의 흐름에 의해서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후자 쪽은 자신을 포함한, 이가 사람 모두에게조차 아직 불가해한 영역이라고.


거기다 이것은 하고 있는 작업의 결과가 대박이냐 중박이냐를 미리 가려 낼 수 있는 척도라고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말했던 이도진도 고개를 갸웃할 정도로 사고들의 횟수가 두드러지게 많았다.


루나의 주변에서도 사고가 몇 번 일어나긴 했었지만, 이미 한두 차례 일어난 뒤로는 잠잠해진 상태다.


그리고 그게 루시퍼의 일반적인 ‘평균’이라고 했다.


보통은 그 정도 일어나고 나면 아무리 대박 작품이라고 해도 또 다른 사고들이 추가적으로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하도 슬기 주변에서만 그러다 보니 이제는 나름 좀 눈치가 빠르다 하는 이들 중에서는 “슬기 씨, 혹시 사고를 부르는 이상한 체질이냐?” 하고, 걱정스레 물어오는 스태프들까지 있었다.


슬기가 그때도 그렇다 아니다 명확하게 대답을 못 하고 난감하게 웃기만 하자, 정말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했던 건지, 몇몇은 진심 어린 응원까지 해줬다.


운명에 지지 말고 꿋꿋하게 힘내라면서.


거기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작 당혹스러운 건, 그로 인해 최소한 여기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두 번의 데뷔 무대 사고에 대한 오해가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는 거다.


정말 슬기가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은 아닐 거라고.


데뷔 무대 때마다 똑같은 사고가 일어났던 것도, 순전히 저 이상한 체질 탓인 거 같다고.


언뜻 말도 안 되는 거 같은데도,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슬기의 주변에서 얼마나 사건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지를, 거의 전 스태프들이 직접 자신의 눈으로 목격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완전 예상치도 못한 엉뚱한 방향에서 지지자들까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촬영 작업은 어느새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청춘, 나빌레라>는 아직 첫 회도 방영되지 않았다.


감독인 우태영과 작가 성지훈, 이 두 사람이 다 워낙에 완벽주의였던 까닭이다.


드라마를 완성도 높게 만들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넉넉한 분량을 사전에 미리 뽑아 두고 방영할 것이라고,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첫 방영이 이제 바로 다음 주다.


슬기는 힐끔 옆을 바라보았다.


다시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메이크업 수정을 받고 있는 민세영이 보였다.


그녀는 방금 전에 슬기에게 일어난 사고에도 전혀 시선을 주지 않고 자신의 일만을 하고 있었다.


촬영을 하면서 슬기가 가장 걱정을 하고 있었던 부분이 바로 민세영이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걱정했던 게 무색할 만큼 그녀의 행보는 무척이나 조용했다.


‘분명 도중에 뭔가를 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녀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처음엔 이런 잦은 사고들도 그녀의 소행인가 했다.


그러나 사고들은 민세영이 정작 촬영 현장에 없을 때조차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서 의심을 거둔 상태다.


더군다나 민세영은 지금, 그 속은 어떨지 모르지만, 어찌 되었든 겉으로는 슬기 자신을 신경 쓰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함께 촬영 스케줄이 잡힌 날에만 겨우 얼굴을 볼 수 있었고, 연기 속에서 서로 대사를 주고받는 게 아니면, 인사조차 나누지 않는 날들이 더 많았다.


오히려 민세영 쪽에서 접촉을 완전히 피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두 사람 사이가 계속 데면데면하다 보니, 한 팀으로 데뷔할 뻔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는 사람들도 있었을 정도다.


‘거기다 요즘 민세영은······.’


대체 어떻게 한 걸까 싶을 만큼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다.


최근 그녀는 엄청난 속도로 사람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쌓이고 있었다.


<청춘, 나빌레라>를 촬영한 지가 어느덧 한 달 반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그 전후로 그녀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와 반응이 완전 달라져 있었다.


물론 <청, 나>의 촬영 전에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인 그룹들 중에 하나이면서, 그 안에서 에이스로 꼽혔던 그녀였지만, 그 짧은 시간 사이에도 제대로 입지를 다졌다.


특히나 요즘 그녀의 외모는······.


정말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워져 가고 있었다.


한창 활동 중이라 성형 수술 같은 루머는 일절 나올 수가 없었다.


정말 독하게 자기 관리를 하나 보다, 방송 물을 먹더니 더 세련되어지고 아름다워졌다, 하고 가는 곳마다 모두 민세영을 칭찬하기 바빴다.


당연히 자꾸만 올라가는 인지도에 따라 그녀의 방송 활동도 더욱 왕성해졌다.


TV를 틀면 그녀가 나오지 않는 방송 프로그램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곧 이 <청춘, 나빌레라>의 방영이 시작되고 나면, 그녀는 또 얼마나 높이 도약하게 될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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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요괴 매니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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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행복을 찾아서(완) 24.09.03 21 0 12쪽
80 조우 24.09.03 11 0 11쪽
79 조우 24.09.03 8 0 12쪽
78 조우 24.09.03 10 0 11쪽
77 인생의 일부 24.09.03 9 0 12쪽
76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5 그녀, 민세영 24.09.03 9 0 11쪽
74 그녀, 민세영 24.09.03 10 0 12쪽
73 그녀, 민세영 24.09.03 12 0 12쪽
72 그녀, 민세영 24.09.03 14 0 11쪽
71 천재와 범재 24.09.03 10 0 12쪽
70 첫 방영 24.09.03 10 0 12쪽
» 사고들 24.09.03 11 0 11쪽
68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0 0 12쪽
67 할머니가 허락하심 24.09.03 11 0 12쪽
66 할머니? 24.09.03 11 0 11쪽
65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4 0 12쪽
64 슬기는 나의 것 24.09.03 12 0 11쪽
63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4 0 12쪽
62 너에게는 내가 있지 않느냐 24.09.03 13 0 12쪽
61 산신의 후손들 24.09.03 13 0 13쪽
60 산신의 후손들 24.09.02 13 0 12쪽
59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1쪽
58 산신의 후손들 24.09.02 12 0 12쪽
57 산신의 후손들 24.09.02 13 0 12쪽
56 대본 리딩 24.09.02 11 0 12쪽
55 다시, 도련님의 친우 24.08.31 14 0 12쪽
54 월하노인 24.08.31 15 0 12쪽
53 도련님의 친우 24.08.31 14 0 12쪽
52 도련님의 친우 24.08.31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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